12장. 무엇보다 모차르트가 드디어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났다는 게 기쁘네요. 잘츠부르크에서 한 해 동안 벌어들였던 돈으로, 빈에선 집세를 냈다니. 자유 음악가의 길을 걷고 겨우(!) 3년만에 이뤄낸 성과라니 멋지고요. 저도 @제제10 님처럼, 프리메이슨 내용에선 다빈치 코드를 떠올렸습니다.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예전에 모차르트도 프리메이슨이었다는 글을 여러 번 읽었는데 그때마다 정말일까 싶었는데요. 정말이었네요. 그리고 정치 의식마저 높았던 모차르트! 모차르트 평전을 읽다보니 자꾸 모차르트가 멋져보여요 :)
<모차르트 평전> 함께 읽으실래요?
D-29
보름삘
제제10
마자요. 읽을수록 모차르트가 멋져보여요. 의식과 철학이 있었던 음악가~~👍
이채훈
모차르트가 직접 자금을 대서 오페라를 제작할 생각까지 했다니 정말 대단하죠.. 통큰 사업까지 구상할 줄 알았던 모차르트.^^
물망초
드디어 피협20번이 등장했네요. 저의 모차르트 최애곡 중 하나인 피협 20번은 시작부터 감정이 벅차오르다가 이내 다른 차원으로 이끄는 것 같아요. 하이든과의 일화도 흥미롭고 두 거장이 서로를 통해 더 발전하는 사이였다는 게 감동적입니다. 모차르트가 하이든에게 보낸 편지도 감동이에요. 사소한 질문을 드리자면 현악사중주 여섯 곡을 출판할 때 악보를 인쇄하는 데만 12플로린이 들었는데, 판매를 6플로린 30크로이처에 팔면 손해 아닌가요? (바보 같은 질문에 죄송^^) 모차르트 피협21번 안단테에 아버지 작품을 오마주한 것도, 그래서 레오폴트가 눈물을 흘린 것도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이 안단테를 해석한 작가님의 통찰과 감성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네요.
이채훈
피협 20번은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 가입한 뒤 쓴 첫 협주곡이죠. 일부 음악해설가 - 서울시향 SPO 편집자 포함 - 가 "이 곡이 모차르트의 가난을 반영한다"는 식으로 엉터리 해설을 하는 걸 보고 깜놀한 적이 있어요. 성공의 정점에서 맘껏 자신감을 표현한 작품인데 말이죠. 음악 해설한다는 사람들이 이 책을 좀 보고 똑바로 얘기해 주면 좋겠어요.
막보가격과 출판비용은 참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한부 인쇄비용이 12플로린인데 이걸 6.5플로린에 팔면 손해겠죠. 이 내용은 Deutsch의 Documentary Biography에 있는 걸 참고했는데, 저도 옮기면서 갸우뚱했어요. 따로 설명도 없고요. 제 추측으로는, 초판 100부 정도 찍을 때 단가가 12플로린이고 200부, 300부를 찍게 되면 단가가 6.5 아래로 내려간 게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몇부나 팔렸는지는 모르겠어요. 모차르트는 작곡료로 100두카트(450플로린)을 받은 걸로 추정..(p.441)
피협 21번 안단테에 대한 얘기는 다른 연구자들이 한 적이 없을 거예요. "이 곡을 듣고 레오폴트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는 전해지지만 아무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어요. 2006년 파리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시프리앙 카차리스는 이 곡 2악장에 아버지의 피아노소나타의 느린 악장이 인용돼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그 순간 "아, 이 때문에 레오폴트가 감격의 눈믈을 흘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 거죠. 이건 확증된 팩트가 아니라 꽤 그럴듯한 가설에 불과합니다. 암튼 제가 세운 가설..
보름삘
작가님이 세운 가설이 너무 좋습니다. 음악에 맞는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부자의 마음에 더 감정이입하게 됐어요. 오늘 내 용을 읽으며 k.466 k.467 연주를 들었는데 연주자들의 특권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모차르트의 마음과 감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한 사람들이 연주자들일 테니까요.
제제10
👍👍👍
이채훈
🙏
제제10
13. 모차르트와 레오폴트 부자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들의 성공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고, 아버지에게 바치는 오마주도 받았고, 뜻깊은 화해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습니 다. 아버지와 아들은 이 이후로 다시 만나지 못했다는게 슬프지만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채훈
피협 20번 K.466, '모차르트의 모차르트'로 불린 클라라 하스킬 연주, 다시 듣습니다. https://youtu.be/fLTZzFBmMZo?si=IHSUoLMkFh2dqIQa
아래는 꽤 오래전에 쓴 글인데 지금 보니 너무나 창피한 오류가 있네요. 미하엘 켈리(X) 마이클 켈리(O), 영국 출신의 테너.. https://naver.me/5JpPYzkD
피협 21번 K.467은 잉리트 헤블러 연주 https://youtu.be/fP90e8U_4jc?si=6IQaZ2ZFXZKQLwsi
물망초
클라라 하스킬, 정말이지 명불허전 입니다!!! 모차르트가 피가로의 결혼을 단 육 주만에 완성했다니... 세 시간이 넘는 오페라(당시 발레까지 포함하면 최소 네 시간 이상)의 오케스트라, 아리아, 레치타티보의 음표를 다 채웠다니, 입이 다물어 지질 않습니다. 계몽군주이자 절대 군주 요제프2세의 '찰하임 사건' 처벌은 끔찍하고, '피가로의 결혼' 공연에 대한 살리에리의 공작은 비겁하기 짝이 없네요. 아마 저승에서 이불킥 하지 않을 까 싶어요. 모차르트가 성공의 정점에서 최고 걸작 <피가로의 결혼> 때문에 고립을 자초했다는 사실, 의사와 약사, 희귀한 일이 대성공을 이룰 때 그것을 지켜봐야 했을 모차르트를 생각하면 그의 피협23번 2악장 아다지오가 떠오릅니다. 눈물 나네요.
이채훈
“ 마르틴 이 솔레르의 <희귀한 일>은 1786년 11월 7일 초연되어 이듬해 봄 시즌까지 무려 78회나 공연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희귀한 일>이 오페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인 <피가로의 결혼>을 압도한 것이다. <피가로의 결혼>을 쓴 로렌초 다 폰테는 <희귀한 일>의 대본도 썼다. 스토라체, 켈리, 베누치, 만디니 등 <피가로의 결혼> 주요 출연자들은 <희귀한 일>에도 출연했다. 작가와 성악가는 이 작품 저 작품 넘나들며 갈채를 받았지만 모차르트만 배제된 모양새였다. 모차르트는 이 모든 상황을 묵묵히 지켜보 았다. ”
『모차르트 평전 - 음악, 사랑, 자유에 바치다』 p.496, 이채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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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10
전 이번 14장에선 혁명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식이 인상깊었어요. 프랑스대혁명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부터 .. 뭔가 극우주의파시즘이 심각한 지금의 시대와도 오버랩되는 기분도 들었구요. 자유,평등, 형제애라는 프리메이슨의 신념이자 모차르트의 신념이 피가로의 결혼에 담겨있다는것, 의식있는 작품이었기에 후세에도 길이길이 남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되었습니다.
(쇼생크 탈출) 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 .이장면에서 자유를 느끼게 해주고 뿌듯해하는 앤디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이 장면이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 오페라의 의미와 이 영화가 같은 메세지를 담고 있다는것도 정말 👍👍👍 작가님 말씀대로감독의 의도된 연출일것 같아서 이영화도 더 멋있어지네요.
이채훈
공감이요.^^
보름삘
모차르트의 혁명적 의식이 없었대도 지금을 사는 우리가 그를 기억했을까요. 살리에르 일당처럼 그 시대에만 갇혀 있는 음악만 했을지도 모르니까요. 커리어의 정점에서 기득권 층에게 밉보일 일(< 피가로의 결혼> 작곡)을 했다는 것이 그를 당대의 음악가들과 다른 미래를 만들어준 것같아요.
이채훈
맞아요!!! 모차르트와 그 시대 평범한 음악가들의 차이는 '그 시대에 갇힌 음악을 썼느냐, 그 시대를 초월한 음악을 썼느냐" 차이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망초
이번 장은 슬프네요. 레오폴트도 사망, 찌르레기도 사망. 비슷한 시기에 가까웠던 두 생명을 잃은 모차르트가 찌르레기의 죽음에 레오폴트의 죽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을 수 있을 것 같고 '음악의 농담'도 그런 차원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짧은 만남이 아쉽고, 모차르트가 좀 더 오래 살아서 두 사람이 같이 빈에서 활동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봤어요.
이채훈
아버지의 죽음에 말을 잃은 모차르트가 찌르레기의 죽음에 말문을 열었던 게 분명하죠? 음악적 농담의 배경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럴싸한 설명을 못 했어요. 저는 극한의 슬픔을 이렇게 승화시켰다는 가설을 써 보았죠. 가곡 <라우라에게 보내는 저녁상념> 참 좋지요. 바바라 보니 노래. 가 사 pp.522~523
https://youtu.be/r9-GesedW-c?si=szgMV35FLhh7-Saa
모차르트가 한 3~40년 더 살았다면? 어떤 음악을 썼을지 제 평범한 머리로는 상상이 안 되네요.. 베토벤과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을지...
이채훈
지금 다시 주욱 읽었는데 슬프네요. 현악오중주곡 G단조K516은 진정한 걸작! 제일 좋은 연주를 아직 못 찾았지만 아르투어 그루미오가 참여한 연주가 템포, 음색, 밸런스가 좋은 듯요. https://youtu.be/Pfd7M2JbX_o?si=Ztb-KPdsP0Qd9JIt 부다페스트 사중주단은 이 곡을 여러 번 녹음했는데 비올라에 Milton Katims가 참여한 녹음이 열정과 호흡이 제일 좋은 듯요. https://youtu.be/WWf54pdtk2Y?si=KGRzjefe2pY6ghPi
제제10
아버지의 죽음은 모차르트에게 엄청나게 큰 상실감이었을 것 같아요. 애증도 있었지만, 모차르트 삶엔 항상 아버지의 존재감이 커다랗게 있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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