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오구오구
1930년대라서 술 때문에 망한 작가들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2020년대 작가들 이야기를 훗날 누군가 쓰게 된다면 분명히 약 때문에 망한 작가들 이야기가 꽤 나올 것 같아요. 마약이든, 신경정신과 약이든 간에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3. <증오의 시대, 광기의사랑>
D-29
장맥주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수요일 8월 28일은 1937년에 있었던 일을 읽습니다.
445쪽 뉴욕에 정착한 쿠르트 바일과 로테 레냐가 1937년 1월 19일에 다시 결혼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466쪽 1937년 9월에 영국 런던에서 결혼하고 다시 미국으로 망명하는 아도르노 이야기까지 읽습니다(덤으로 바일과 레냐의 미국 생활도 언급됩니다).
YG
오늘 읽을 부분(451~454쪽)에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부부 얘기가 나옵니다. 이 부부도 피해가지는 못하네요. :)
장맥주
“ 결국 베라는 남편에게 진실을 말한다. 자기를 배신한 것을 들었다고. 히틀러의 마흔여덟번째 생일인 4월 20일에 블라디미르는 뻔뻔하게 이런 거짓말을 한다. “똑같은 소문이 내 귀에도 들어왔소. 그런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의 더러운 낯짝을 갈겨주겠소. 어쨌든 사람들이 신나서 나에 대해 떠들어대는 혐오스러운 짓을 나는 전혀 신경쓰지 않소. 그리고 당신도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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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나보코프, 너마저...
장맥주
“ 9월 17일에 아나이스 닌은 임신 6개월인데도 임신중절수술을 해줄 의사를 구하는데, 베를린에서 도망 온 유대인 의사였다. 그 의사가 의료기구로 몸안에 있는 생명을 죽이려고 하는 동안에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유대인 박해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유혹했다”고 아나이스 닌은 일기에 쓴다. 그러니까 한 남자의 도움을 받고 있는 드문 순간에도 권력을 과시한 것이다(아나이스 닌은 실제로 “유혹”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아나이스 닌은 자기가 낳은 죽은 여자아이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런 다음 병원에 찾아올 잠재적인 아빠들을 맞이하기 위해 화장을 하고 실크 재킷을 입었다. 처음에 헨리 밀러, 그다음에는 오토 랑크, 그다음에 남편 위고 순서였다. 헨리 밀러는 곧 『남회귀선』이 출간될 거라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그러자 아나이스 닌은 이렇게 말했다. “내게 훨씬 더 흥미로운 탄생이네.” 헨리 밀러가 가고 나자 아나이스 닌은 남편 위고와 함께 병실에서 샴페인을 한잔 마신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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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상상해보라/한때 당신의 것이었던 모든 여성이/당신의 침대로 오는 것을.” 마르가레테 슈테핀이 절망에 가득차 일부다처제의 극치를 실천하는 애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에게 보낸 소네트의 첫 구절이다. 그러나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는 데 능숙하고, 아예 상상하지 않는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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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에바 헤르만은 이 상황을 자기 방식대로 해결하려 한다. 먼저 포이흐트방거와 동침하고, 그다음에 헉슬리와 동침하고, 그다음에 다시 쥐빌레 베드포드와 동침하는 것이다. 그러자 포이흐트방거는 일기에 이렇게 적는다. “에바 때문에 기분이 몹시 상함.” 리온 포이흐트방거는 다른 사람을 갖고 노는 것은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를 갖고 노는 기분이 드는 것은 싫어한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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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가톨릭교도는 이혼이 아니라 결혼이 무효화된 후에야 재혼할 수 있기 때문에 홀른슈타이너는 빈 가톨릭 대교구 법원장으로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오스트리아 수상 쿠르트 슈슈니크가 결혼 무효 소송을 신청하는데, 1935년에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수상은 베라 폰 체르닌후데니츠 백작부인과 결혼하려고 한다. 그런데 베라 폰 체르닌후데니츠 백작부인은 레오폴트 푸거 폰 바벤하우젠 백작과 결혼한 몸이자 둘 사이에 자녀 넷을 두고 있었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적어도 4중의 결혼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요하네스 홀른슈타이너는 수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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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곧 히틀러가 창녀와 결혼하는 장관의 결혼식을 축복해주었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고, 게슈타포가 경찰서에서 압수한 서류에 의해 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 마르가레테 그룬은 매춘부로 일했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포르노 사진 모델도 했던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블롬베르크는 당장 결혼을 무효화하라는 압력을 받는다. 그러나 블롬베르크는 장관직을 포기하고 아내를 선택한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아주 행복했다고 한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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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 이 파파 헤밍웨이는 둘의 관계가 지닌 문제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둘 사이에는 비극적이게도 “비동시성의 열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헤밍웨이가 디트리히를 미친 듯이 사랑할 때면 “크라우트는 때마침 다른 사람과 낭만적인 관계에 깊이 빠져 있었고, 디트리히가 그 아름다운 눈으로 뭔가 찾아 헤매며 수면에서 헤엄치고 있으면 나는 마침 잠수해 있었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385쪽,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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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 막스 에른스트는 갈라한테 써먹었고, 바로 얼마 전까지 메레트 오펜하임한테도 써먹은 상상력이 풍부한 글쓰기 기술을 이제 로테 레냐한테 편지 쓰는 데 마음껏 펼쳤고 로테 레냐는 그것을 실컷 즐겼다. 로테 레냐는 막스 에른스트의 관심을 만끽했고, 막스 에른스트의 말들에서 자기를 갈망하고, 사랑하고, 희롱하는 것을 느꼈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390쪽,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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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 그러나 마르가레테 슈테핀이든, 엘리자베트 하우프트만이든, 헬레네 바이겔이든, 루트 베를라우든 브레히트의 여자들은 모두 그 언젠가 이 안식 없는 운명에 서 그를 구원하게 될 여자가 바로 자기라고 믿는다.
그리고 브레히트는 어떤 여자 곁에 있든 너무 지루하다고, 당신이 너무 그립다고 다른 여자들에게 편지한다. 멀리 있는 애인들은 그 말을 믿는다. 아니면 그 말을 믿고 싶어한다. 망명 시절 내내 똑같았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413~414쪽,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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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리고 사르트르가 보부아르의 학생이었던 올가 코사키에비치의 마음을 얻으려 헛되이 애쓰다가 이제 올가의 동생 반다를 매일 쫓아다니는 동안(2년 동안의 구애 끝에 결국 반다와 동침하게 된다), 보부아르는 제자 비앙카 비넨펠트와 연애를 시작한다. 비앙카는 나중에 스승의 날카로운 지성과 군더더기 없는 몸매를 두고 “파도를 헤치고 질주하는 뱃머리”에 비유한다. 보부아르는 장기간의 하이킹 여행중에 제자 올가 코사키에비치의 약혼자인 자크로랑 보스트와 동침하고, 사르트르가 여전히 갈망하는 올가와도 동침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사르트르는 자기 아내의 새파랗게 어린 연인 비앙카 비넨펠트에게 구애하여 수개월에 걸친 편지와 노력 끝에 한 싸구려 호텔방으로 꾀어내는 데 성공한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편지를 통해 각자의 정복에 대해, 그 술책과 기쁨에 대해 자세히 들려준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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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리베르타스와 하로 슐체보이젠이 활동하던 저항조직 “붉은 악단”이 탄로나 1942년 12월 22일에 두 사람 모두 플뢰첸제에서 처형된다. 리베르타스는 죽기 몇 분 전에 하로에게 이런 편지를 띄운다. “우리는 이제 더이상 헤어질 필요가 없어. 얼마나 위대하고 멋진 일이야.”)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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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멋지네요, 정말.
장맥주
“ “리펜슈탈 특별 영화제작군단”은 총통의 특별 보호를 받는다. 영화를 찍는 이 괴짜 여자는 전선에 있는 군인들에게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가짜 군복에 왼쪽 허리띠에는 권총을, 장화 목에는 단검까지 차고 서 있는 리펜슈탈의 모습을 보았을 때 군인들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전쟁이 한창인 이 마당에 아마존 전사 놀이를 하는 여자가 전선에 나타나다니. 게다가 총통의 지시로. 그러나 남부 군단 사령관 폰 만슈타인 장군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레니 리펜슈탈은 폴란드 콘스키에에서 유대인 스물두 명이 총살당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는 “충격을 받은 채 전장을 떠난다”. 콘스키에에서 살상이 있고 나서 레니 리펜슈탈을 찍은 사진이 남아 있는데 얼굴에 경악이 서려 있다. 이제 이성을 넘어서는 <믿음의 승리>와 도덕을 넘어서는 <의지의 승리>가 어디를 향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바로 죽음이다.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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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완독했습니다. ^^
YG
이번 달도 고생하셨습니다. :)
장맥주
고생을 하지는 않았는데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땀내 나고(?) 경이로운(?) 책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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