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3. <증오의 시대, 광기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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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 아나이스 닌과 준 밀러의 사진을 보니, 1990년 영화로 만들면서 배우를 정할 때 고심했겠구나 했어요. 실제 아나이스와 준의 모습과 배우의 싱크로율이 아주 높지 않아요?
와 그러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목요일 8월 22일은 1933년 편을 마무리합니다. 347쪽 1933년 9월 18일의 클라우스 만과 같은 날 결국 이혼하는 로테 레냐와 쿠르트 바일의 이야기부터 370쪽 1933년의 마지막 날 자신의 망명 생활을 자평하는 토마스 만의 이야기까지입니다. 내일(8월 23일)부터는 1933년 이후를 읽습니다. 이제 이 책도 뒷부분으로 가고, 우리의 도파민 친구들은 더 더욱 절망의 나락으로 빠집니다.
얼마 후 마르가레테 슈테핀이 임신을 한다. 브레히트는 마르가레테의 병과 개인적인 사정을 핑계로 임신중절을 권한다. 게다가 아이를 키울 돈도 없지 않느냐면서. 물론 이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브레히트는 그저 헬레네 바이겔이 이혼하자고 할까봐 두려운 것뿐이다. 그러면 오직 자기에게만 헌신하는, 자신의 쾌락과 정치 투쟁에 헌신하는 “군인다운 동반자”를 잃게 될 거라면서, 아이는 모든 것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이다. 브레히트는 몇 시간이나 슈테핀을 설득한다. 마르가레테는 눈물을 흘린다. 브레히트는 냉혹했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육성으로 욕 나올 뻔... 3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금요일 8월 23일은 1934년에 있었던 일을 읽습니다. 373쪽 슈타우펜베르크 백작의 이야기부터 404쪽 마그누스 히르쉬펠트(1868~1935)가 죽기 직전 1934년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회고하는 장면까지 읽습니다. 히르쉬펠트는 '섹스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면서 성 과학과 동성애 옹호 운동가로 이 책의 초반부터 등장했던 인물이죠.
아직까지도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ㅜ 아래 문장들을 읽다보면 1933년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고 현장감있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이런 글이 주는 효과인 듯도 하네요 :) 1 "본회퍼는 재앙으로 이르는 문턱에 서 있는 민족에게 호소하면서 강단에 서서 인간이 새로운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꾸짖는다."(258쪽) 2 "헬레네는 오빠 게오르크에게 이렇게 편지한다. “내가 이곳에서 듣고, 보고, 느끼는 것은 대중 환각이요, 대중 광기요, 대중 정신병이야. 이곳 분위기는 1914년을 떠오르게 해.”(274쪽) 3 "이셔우드의 <베를린 이야기>는 1932년과 1933년 사이의 어느 겨울날 일기로 끝난다. “베를린의 공기에는 깊은 불안이 깔려 있었다”(299쪽) 4 "사나리에서 보낸 이 시절을 그린 단편소설이 있는데 제목이 ‘어떤 여름의 고통’이다. 그렇다, 모두 이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낙원에 추방되어 있는 기이한 상태를."(322쪽) 5 "릴리 클레는 아들 펠릭스에게 이렇게 편지한다. “나는 이렇게 세상으로 나간다. 처음으로 고향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는구나. 올해는 끔찍한 해였어. 뒤돌아보면 소름이 돋는다.”"(367쪽) * 이셔우드의 <베를린 이야기> 읽어보고 싶네요~ * 영국인 '낸시 큐너드'에 대한 궁금증도 생깁니다. 첫 책이 조이스와 파운드라니요! "낸시는 파리에서 아방가르드 문학 출판사 ‘아워스 프레스’를 세웠고 첫 책으로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과 에즈라 파운드의 <캔토스>를 펴낸다. "(361쪽)
이날 불 속에 던져진 책들의 저자 가운데 그 현장을 지켜본 이는 에리히 캐스트너뿐이었다. 증오가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피부로 느낀 것이다. 한 여대생이 캐스트너를 알아보고 소리쳤다. “저기 캐스트너가 있다!” 캐스트너는 이렇게 쓰고 있다. “이른바 내가 매장되는 자리에서 비통에 빠진 사람들 가운데 나를 발견한 놀라움이 얼마나 컸던지 그 여자는 그 순간 나를 손으로 가리키기까지 했다. 그래서 곤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주위 학생들은 모두 아방가르드 책들을 집어삼키고 있는 불꽃을 탐욕스럽게 지켜보느라 이 젊은 여성의 외침은 듣지 못한다. 이 순간 캐스트너가 왜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았는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자기를 빼고는 불길 속에 불타는 책들의 저자들 모두 이미 망명했다는 사실을 에리히 캐스트너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간다. 훗날 에리히 캐스트너는 “목격자가 되기 위해” 남았다고 말한다. 맷집이 셌던 게 틀림없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1933,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이 맷집은 존경합니다. 대단하네요.
그렇다, 에리히 캐스트너는 재앙조차도 멋진 사회로 쫓아버리려는 듯 보인다. 제국의회 의사당이 불탔을 때 캐스트너는 취리히에 있었는데 “우리만의 방식으로 정권에 맞서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자 책무”라면서 수도로 돌아오는 그를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어쩌면 분서 사건 때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보여주고자 한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었는지 모른다. 캐스트너는 새로운 작품 『하늘을 나는 교실』을 계속 써나갔고 12월에 벌써 이 책이 서점에 깔리게 된다. 이 작품을 쓸 때 캐스트너의 곁을 지켰고 작품 머리말에도 등장하는 카라 길은, 책이 출간되었을 무렵에는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어버렸고 캐스트너의 관심은 스무 살의 연극배우 헤르타 키르히너에게 가 있었다. 캐스트너는 드레스덴에 있는 어머니 이다에게 이 소식을 바로 전했다. “늦은 저녁 시간은 스무 살짜리 금발의 여배우와 함께 보내고 있어요. 열다섯 살 때부터 제 작품을 읽고 저를 사랑해왔대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1933,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멋진 것 같은데 안 멋진 것 같기도 한...
그리고 베를린에 남은 사르트르는 빌머스도르프에 있는 프랑 스 소우주인 호화로운 빌라에서 지내면서 이제 막 증오의 시대가 시 작된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353,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1933년 광기와 증오의 시대가 열리고 있었는데, 2024년, 한국도 증오의 시대를 관통하는 느낌입니다.....
1929-1939 유럽, 광기의 도파민 친구들을 보며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동성애나 양성애 등 다양한 성 정체성과 사랑의 방식이 혼란의 시대에 젊은이들에게 휘몰아쳤다는 생각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남성, 여성의 이분법적 가치만 절대 진리로 가르치는데 유럽에서는 성의 다양성에 대해 폭넓게 가르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하더라구요.. 유럽에서는 성의 범주를 10개? 이렇게 가르친다고 하는데 맞나요? 인간 본성, sexuality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정희진 선생님의 공부, 23년 8월호 무성애를 생각한다, A/AHLGBTIQQPPZ 도 떠올랐어요. https://www.podbbang.com/magazines/1785996/issues/3495
안 돼, 오늘은 제발 가재는 안 돼, 라고 사르트르는 말한다. 그러고는 보부아르에게 인생의 단조로움을 한탄한다. 억지로 학교수업을 하고 의무를 다해야 하는 시민세계의 포로가 된 것 같다고. 이제 서른인데 벌써 인생의 끝에 있다고. 다음에 일어날 중요한 일은 은퇴가 될 것이라면서. 늘 뭔가 느끼기 전에 이미 그것을 느끼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안다고 사르트르 는 말한다. 그러면 안타깝게도, 자기가 느끼게 될 것을 정의하고 그 것에 관해 생각하는 데 너무 몰두한 나머지 정작 절반밖에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감정의 인간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저 사막 일 뿐이라면서. 그렇게 사르트르는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갈매기들은 멀어지고, 바다는 점점 짙어지고, 어느 순간 보부아르 눈에 눈물이 맺힌다. 보부아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401,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이들이 느꼈을.. 억지로 의무를 다해야 하는 시민세계의 포로가 된 것같은.. 느낌이 종종 들 때가 있는데 말이죠. 저는 50 코 밑에 있는데.. 서른인데 인생의 끝에 있다고 느끼는 그 감정은 무엇일가요. 거장들이, 다 이룬것 같은 그런 느낌일까요... 그 감정이 완전히 이해는 안가지만.. 보부아르의 눈에 맺힌 눈물은 이해가 갑니다.
400쪽에 나오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노화의 손길을 느끼며 '남성성의 위기" 등등의 내용에서 사르트르가 나이를 70 이상 먹었을 때 감정들인 줄 알았다가, 서른이라는 말에 당황했습니다....하지만 앞에서의 사르트르에 대한 내용들을 읽어서인지 그에 대한 공감이나 연민이 들기보다 조금 짜증이 났습니다. .. "T"여서인지 아님 연애세포가 1도 없어서이거나 제가 너무 차가워서인지 모르겠지만.... 실존주의의 대가 사르트르에게..."어디서 어리광"이란 말이 저도 모르게 나왔다는 ㅠㅠ 보부아르 눈에 맺힌 눈물을 보니 정말 사르트르를 사랑하는 건가라는 리스펙도 들고 .... 이 책, 사랑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회의/질문을 하게 하는 듯 합니다 ㅠㅠ
저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사르트르도 자신한테는 참 너그러웠구나, 혹은 사르트르는 역시나 자신한테 참 너그러운 인간이었구나, 싶었어요.
먼저 리온 포이흐트방거는 그가 쓴 충격적인 일기들이 입증해주듯이 섹스뿐만 아니라 집필 활동에서도 엄청난 생산성을 발휘하고 있었다. 아내 마르타 말고도 비서 롤라 제르나우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독일에서 이곳까지 리온 포이흐트방거를 쫓아온 터였다. 그런데 리온 포이흐트방거는 토마스 만 건너편에 살고 있는 브루노 프랑크의 아내 리즐 프랑크와도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고, 루트비히 마르쿠제의 아내 사샤 마르쿠제와도 마찬가지였다. 나중에는 에바 헤르만을 비롯해, 사나리와 그 주변 마을 출신의 다양한 젊은 여성들이 리온 포이흐트방거의 애인 대열에 합류했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1933,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가장 큰 스캔들의 주인공은 미국 여행 작가 윌리엄 시브룩이었는데, 헉슬리 부부의 집 바로 건너편에 있는 웅장한 빌라에 살면서 사도마조히즘 기질을 마음껏 펼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윌리엄 시브룩의 여자친구는 사슬에 묶인 채 천장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그 집에 손님으로 묵고 있었던 골로 만은 그걸 보고 즐거워했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1933,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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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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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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