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3. <증오의 시대, 광기의사랑>

D-29
바람 피우는 인간들 이야기 계속 읽다가 나보코프의 일화를 접하니 청량함마저 느껴집니다.
하하하!
앞부분 읽고있는데....이건....불륜 퍼레이드 인가요...ㅡㅡ;;;;
저랑 똑같은 생각을... ^^
1929년에 피카소가 올가를 그릴 때는 더이상 초상화 그리기가 아니라 퇴마 의식에 가깝다. 피카소는 올가의 영혼을 그리려고 한다. 그것이 올가에게 무엇을 뜻하든 상관없다. 피카소는 그 그림에 <붉은 안락의자에 앉은 누드>라는 제목을 붙인다. 긴 드라마의 대단원이 시작된 것이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붓은 마법이 사라진 시대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법 지팡이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p.15,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메리D @장맥주 제가 이 책을 함께 읽어볼까, 하면서도 망설였던 이유 가운데 하나였어요; 한편으로는 이 빛나는(?) 인물들의 결핍의 바닥을 문명의 몰락과 함께 같이 확인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앞부분을 읽어나가며 저는 살짝 묘한 상태에 있어요. 저 명사들의 인간적인 매력에 빠지지는 않고 반대로 ‘재수 없네’ 하는 기분이 들어요. 남의 불륜이야 사생활이니 제 알 바 아닌데, 그들이 자신들의 특출한 지성이나 매력을 어떤 특권처럼 행사하고 ‘우린 이래도 괜찮아’ 하면서 뻔뻔하게 구는 거 같아서요. 서술에 생략이 많아서 그렇겠지만요. 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의 시동 단계라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고 있습니다. 일단 재미는 ‘오지네요’(이 표현이 딱인 거 같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나와서 서로 유혹하고 머리채 잡기 직전 상황에도 빠지다 보니... 야해요(이번에도 ‘선정적이에요’보다 이 표현이 맞는 거 같습니다). ㅎㅎㅎ
저도 그 "특권처럼" 행사한다는 부분에서 공감해요. 나는 이래도 괜찮아. 너무 당당한 느낌이예요. 세세한 서사 없이 얘기가 흘러가서 그럴까요?? 보다보니, 뒷통수를 한대 때려주고 싶은 사람이 여럿이네요.
편견일지 모르지만, 가끔 발라드 가수가 현실에선 과격(?)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과격한 노래를 하는 락커가 되려 점잖은 모습을 보일 때가 있던데, 여기 나오는 예술가, 지식인들도 그러한건가 싶었어요. 나보코프가 의외더군요
그런데 일상생활 중에도 그런 사람들 종종 있어요. :) 반전 있는 사람들.
첫날치 읽고서. 1. 작가가 어느 정도 고증(?), 사실 확인 후 쓴 책인지 궁금해졌습니다. 2. 요즘은 미디어, 각종 SNS 발달로 예술가의 사생활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예술가 개인과 창작품 분리가 잘 안되는 편인데, 1929 -1939년 인물의 사생활은 저한테 그렇지 않다는 말이죠. 그렇게 생생히는 모르는 건데 책을 읽어가면 위에 누가 쓴 대로 ‘와장창’의 순간이 계속 나올 것 같아요. 이 책을 계속 읽어볼 것인가의 기로가 첫날부터! 오늘의 작은 ‘와장창’은 학생 때 열심히 읽었던 에른스트 블로흐가 아도르노 약혼자와 ‘육체적 관계도 맺고’ 있었다는 겁니다. 에른스트 블로흐에 대해서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것.
기차를 타고 빈에 들어서는 조세핀 베이커를 열광적으로 환영하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그와 동시에 파울라너 교회는 지나친 육욕과 죄악의 춤을 지탄하고 “검은 악마”를 경고하기 위해 종을 울렸다. 목사들이 일요일 아침 예배마다 조세핀 베이커가 밤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혐오스러운 춤의 위험성을 너무나 절절하고 생생하게 경고해서 많은 신도들이 주기도문을 마치자마자 공연 표를 샀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와우! 조세핀 베이커는 무용수도 무용수이지만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무용수 스파이로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면서 유명해졌던 모양이에요. 이런 대변신이라니!
안 그래도 사진 찾아보려고 했는데... 정말 매력적인 분이시네요. 책이 묘사하는 열광이 이해가 갑니다. 외교 파티에서 들은 내용을 몸에 메모하고 다시 악보에 옮겨 적어 레지스탕스들에게 알렸다니, 진짜 영화 같네요. 설마 동영상은 없겠지 하고 검색했더니 여러 개 나옵니다. 21세기 K-팝 뮤직비디오에 길들여진 눈에 베이커의 춤은 엑조틱하거나 섹시하다기보다는 무슨 재롱잔치 같은 느낌인데요. ^^ https://www.youtube.com/watch?v=XBPHceq_6jQ
그러게요. 책에서 본 느낌과는 너무 다르네요.^^;; 특히 표정까지 더하니, 코믹 댄슨가..싶기도 하고요. 그당시에는 대중앞에서 벗었다는것 자체로도 파격적인 이슈였겠죠?
춤이나 표정은 어린애 같은데 노출 수위는 높아서 좀 불쾌한 골짜기에 빠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설마 그걸 의도한 건 아니겠지요?
그당시 그런 "코믹함" 이 유행이었을까요?? 찰리 채플린처럼요.. 뭔가 "춤"이란 느낌보다는 그냥 보고 웃는..코미디를 보는 느낌이기도 해요. "성인" 이라는 키워드를 넣어서 약간 흥미유발.. 근데. 책을 보고 상상했던것과는 다르게, 화면을 보니 확실히 "불쾌함"이 먼저 느껴지네요. ㅠ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와, 다들 책의 첫 인상이 '뭐래?' 이런 분위기이네요. :) 꾹 참고 그랬던 1929년의 그들이 10년간 시대의 격랑 속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따라와 보시죠. 오늘 화요일(8월 6일)은 (한국어판 기준) 38쪽 사라트르와 보부아르의 첫 만남부터 64쪽 토마스 만의 딸이자 배우 에리카 만의 결혼 생활의 마무리까지 읽습니다. 저는 과문해서 토마스 만의 아들(클라우스 만)과 딸(에리카 만)이 이렇게 유명한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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