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3. <증오의 시대, 광기의사랑>

D-29
8월에 함께 읽을 열세 번째 벽돌 책은 플로리안 일리스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감정의 연대기 1929~1939』(문학동네)입니다. 네, 맞습니다. 2012년 『1913년 세기의 여름』(문학동네)으로 당시 기준으로 100년 전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서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1년 동안을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 준 그 작가의 신작입니다. 역사학자 가운데는 지금 우리 시대가 짧게는 1929년부터 1939년까지 길게는 1919년부터 1939년까지의 전간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역사학자가 유럽 근대사에 정통한 도널드 서순입니다. 그의 이런 시각이 짙게 깔린 책이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뿌리와이파리)입니다.) ‘벨 에포크’로 상징되는 서유럽의 번영이 전쟁(제1차 세계 대전), 혁명과 반혁명으로 산산조각나고 나서 잠깐의 부흥은 1929년 세계 대공황으로 박살이 납니다. 그러고 나서, 10년간 세상은 지옥으로 한 발 한 발 걸어들어가죠. 100년 전의 그 10년간 우리가 역사 속 인물로 기억하는 그들은 어떻게 다채로운 삶을 빚었을까요? 바로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 플로리안 일리스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감정의 연대기 1929~1939』입니다. 부제처럼 1929년부터 1939년까지 10년간 증오와 파멸로 치닫는 세계에서 당대 최고의 지식인-예술가-정치인이 어떻게 교류하고 사랑하고 불화했는지를 수백 장의 스냅 사진처럼 보여주면서 서술하는 책입니다. 60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하이데거와 아렌트, 비트겐슈타인, 브레히트와 벤야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피카소와 마그리트, 앤디 워홀 그리고 히틀러까지. 보통 사람도 이름만 알 만한 역사 속 유명인부터 지금은 잊힌 하지만 문화사에 존재가 또렷한 그때 그 사람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10년의 시기를 독특한 방식으로 머릿속에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10년과 우리 시대의 유사성을 고민하고 또 우리가 앞으로 그릴 세상은 100년 전에 그랬듯이 지옥이 될지 아니면 그나마 살 만한 세상이 될지 가늠할 수 있는 지혜도 얻게 되죠. 벽돌 책이라고 하기에는 분량이 약소합니다. 본문 515쪽. 100년 전의 사랑과 증오, 파멸과 광기 그리고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현장으로 함께 가고 싶은 이들은 8월의 벽돌 책 함께 읽기에 참여하세요. 8월 5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에서 참가비 없이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합니다. * 지금까지 함께 읽은 벽돌 책 (총12권) 2023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년 8월) 『권력과 진보』 (2023년 9월) 『위어드』 (2023년 10월) 『변화의 세기』 (2023년 11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23년 12월) 2024년 『사람을 위한 경제학』 (2024년 1월) 『경제학자의 시대』 (2024년 2월) 『앨버트 허시먼』 (2024년 3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년 4월) 『나쁜 교육』 (2024년 5월) 『화석 자본』 (2024년 6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024년 7월)
전자책으로 구매했습니다! 참여합니다~~. ^^
아, 환영합니다. 『불안 세대』(웅진지식하우스) 바로 나올 줄 알았으면 그 책도 후보지로 넣을 걸 그랬어요. 어차피 읽어야 할 책이니.
불안 세대 -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의 신작 『불안 세대』가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베스트셀러 『바른 마음』으로 ‘영미권에서 가장 논쟁적인 학자’으로 부상한 그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인터넷이 청소년 정신 건강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불안 세대』는 저 역시 어차피 읽어야 할 책이고, 그래서 이렇게 플로리안 일리스의 책을 읽게 되어 기쁩니다. 『1913년 세기의 여름』도 흥미가 생기고,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감정의 연대기 1929~1939』도 기대가 큽니다. 지금이 1차 세계대전 직전과 비슷한가, 2차 세계대전 직전과 비슷한가, 그런 질문을 던져보게 됩니다.
@장맥주 작가님께서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해요!
앞에 몇 페이지 읽었는데 글이 아주 유려하네요. 되게 문학적인 책이군요. 그나저나 사르트르는 참 무슨 일화를 들어도 다 마음에 안 듭니다. ^^
@장맥주 저는 읽어보고 나서, 일제 강점기 1920~30년대나 혹은 우리나라 1990년대, 2000년대 등을 무대로도 이런 걸 써볼 수 있나,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예술인과 지식인들의 관계망 지도가 되겠네요. 누가 허브일지도 궁금합니다. 그런데 1990년대와 2000년대 이야기는 소송 걸리기 쉬울 거 같은데요. 특히 연애 이야기라면... ^^
1990년대, 200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이런 책을 쓴다면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배우 커플이 한 꼭지 차지할 거 같다는 생각이 뒤늦게 드네요. (거기에 얽혀서 이정재 배우와 임세령 부회장 이야기도?) 그보다 조금 앞선 배경이라면 윤여정 배우님과 조영남 씨가 나오려나요.
순정 커플로 장강명-김새섬 부부 얘기도 등장하겠네요. 하하하!
그 부부는 제가 알기로는 문학과 예술을 논하다가 사귀게 된 건 아니고... 술 마시다가 사귀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장강명 씨는 스콧 피츠제럴드 꼴 나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
아 ㅋㅋㅋ
@장맥주 제가 아는 훨씬 더 이 책과 비슷한 이야기도 많은데 저도 살아야 하니 참겠습니다. :)
오오... 나중에 따로... ^^
저도 이 작가의 이전 책을 첨에 아무 사전지식 없이 읽고 놀랐어요. 첨엔 논픽션인 줄 알았는데 혹시 이거 historic fiction인가?했어요. 문체도 매우 문학적이고 마치 그 당시 여러 인물들의 삶을 bird's eye view(혹은 God's eye view?)로 두루두루 바라보며 몽타쥬 시퀀스를 찍는 느낌이었어요. 영화나 문학작품에서 이런 게 종종 나오던데.. 지금 당장 생각나는 영화는 4321에서 나왔던 <전함 포템킨>, 책은 에밀리 세인트존 만델의 <Station Eleven>,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등 이네요. 예술이나 문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몽타쥬 기법 자체가 약간 20세기 초반의 cubism, dadaism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프랑스어 monter (assemble)에서 비롯된 말이니.. 분열과 혼란이 가득한 20세기 초에 어울리네요.
많은 역사적 인물들을 소설 캐릭터처럼 그려냈다는 점에서, 또 연애에 대해 말한다는 점에서 마리아 포포바의 『진리의 발견』이 떠올랐습니다. 피터 왓슨이 쓴 20세기 지성사인 『생각의 역사』 2권(1권과 사뭇 톤이 다릅니다. 원래 다른 책이에요)과 현대 과학사 책이라 할 『컨버전스』도 좀 생각나네요.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
진리의 발견 - 앞서 나간 자들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한 책이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생각의 역사 2 - 20세기 지성사우리 세기를 형성한 주요 지적 관념을 문화, 예술, 과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착한 역사서. 전통적 역사책이 정치와 군사적 사건에 집중되는 것과는 차별화를 두었다. 작가주의 탄생을 알린 프랑스 영화, 청년을 사로잡은 비트 문화와 로큰롤,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20세기를 종횡무진 여행한다. 과학 발전 또한 상세하게 다룬다. 저자가 우리 세기를 '지적으로 과학과 정면 대결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컨버전스 - 현대 과학사에서 일어난 가장 위대한 지적 전환인류 지성사를 종횡무진 누비는 지적 탐사가, 피터 왓슨. 그가 이번에는 현대 과학사를 고찰하여 명쾌하게 설명한다. 컨버전스(convergence)는 여러 가지 것들이 통일이나 단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 혹은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합쳐지는 일을 뜻한다.
말씀하신 두 권의 책은 읽었지만, 마지막 책은 읽지 못한 책이라 관심책으로 챙겨두고 기회가 되면 꼭 읽어봐야겠네요.
조금 어렵지만 저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어요. 저한테 피터 왓슨은 믿고 읽는 저자입니다. ^^
@장맥주 작가님, 저도 피터 왓슨 책은 따라가면서 읽는 편인데요. 정작 현업(과학자, 과학사, 기술사 등) 종사자는 팩트 오류와 무리한 해석이 많다고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참고하시라고 전해드립니다.
아, 그렇군요! 이런 정보 너무 소중합니다. 제가 뭘 제대로 공부해 본 분야가 없고 누가 논리적으로 말하면 쉽게 설득되는 경향이 있어서 책 한 권 읽고 생각이 휙휙 바뀔 때가 많습니다. 이런 메타 지식들 계속 많이 부탁드려요. ^^
@새벽서가 님, 저한테는 다 계획이 있어요! 제가 연도, 인물, 사건 등을 고려해서 매일 읽을 분량을 안내합니다. 보통 전날 저녁이나 아침에 안내하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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