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의 암종이 우리를 파먹어 들어가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살해버렸거나, 지금 자살해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주인공은 시간이 아니라 바로 무시간인 셈이다. 우리는 서로 밀치락 거리며 죽음의 감옥을 향해 행진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도피할 곳은 하나도 없다. 날씨가 바뀌지는 않으리라. ”
『나쁜 책 - 금서기행』 헨리 밀러, <북회귀선>, 11쪽/ p.180,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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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축이 없는 자오선을 따라, 일제히 그 드라마를 펼쳐나갔다. 잠깐 손을 대기만 해도 발사되는 이 촉발 방아쇠와 같은 영원 속에,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절대적 정당성이 주어지는 것을 나는 느꼈다. 나는 시끄러운 비명소리가 되어 내일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여기서 들끓고 있는 ‘죄악’을 느꼈다. 시간의 자오선 위에는, 부정이라곤 하나도 없다. 거기에는 진실과 드라마의 환영을 만들어내는 운동의 시가 있을 뿐이다. 두려운 점은 인간이 분뇨더미 속에서 장미를 창조하여온 일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장미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
『나쁜 책 - 금서기행』 헨리 밀러, <북회귀선>, 110쪽 / p.180,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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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모두 길을 잃어버린, 시간의 고아입니다. 혼란스러운 시대, 시간이라는 암종이 우리를 파먹어 들어가고 있다고 헨리 밀러는 씁니다. 어디론가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 그러나 그곳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것. 바로 <북회귀선>이 말하려 했던, 인간의 영원한 주제일 것입니다. ”
『나쁜 책 - 금서기행』 헨리 밀러 <북회귀선>에 대한 내용 중, p.186,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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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성이 자기 육체를 마치 ‘채석장’처럼 취급하고 있으며, 소량의 음식만으로 식욕을 통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말이지요.
『나쁜 책 - 금서기행』 넬리 아르캉, 「창녀」,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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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영혼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고 도덕적 승리 속에 안주하도록 하는 힘들, 세계의 질서에 순응하도록 억제하면서 개인의 영혼을 끝장내려는 바로 그 힘들에 대한 반기
『나쁜 책 - 금서기행』 필립 로스, 「포트노이의 불평」,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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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북회귀선』은 ‘나’ 자신이 타락했다고 느낄 때, 인생의 항로가 한참 잘못되었다고 느낄 때 펼쳐볼 만한 걸작입니다.
『나쁜 책 - 금서기행』 헨리 밀러, 「북회귀선」,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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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초록
한 개인이 겪은 역사가 한 시대를 움켜쥐는 보편성을 획득할 때, 자전소설은 단지 개인의 일기가 아닌 시대의 일기가 됩니다.
『나쁜 책 - 금서기행』 넬리 아르캉, 《창녀》,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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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초록
“ 모든 문학은 자기고백적이며, 자전소설 작가는 그 글의 대상이 되는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매번 이탈됩니다. 그렇게 글쓰기를 통해 문자 안에 자신의 내면을 관통했던 시공간을 정박시키고, 작가 자신은 그 시공간으로부터 떠나오기 마련입니다. ”
『나쁜 책 - 금서기행』 넬리 아르캉, 《창녀》,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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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꼬리별
[5부 신의 휘장을 찢어버린 문학/8.2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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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의 굴레 속에서, 인간은 십자가에 매달려 인류의 죄를 대속한 예수 앞에 무릎 꿇고 죄책감을 실토합니다. 그런데 주제 사라마구는 저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인간이 느껴야 하는 원죄의 죄책감을 바로 그 십자가에 매달렸던 예수에게 고스란히 '돌려주는' 충격적인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
『나쁜 책 - 금서기행』 주제 사라마구 <예수복음>에 대한 내용 중, p.199,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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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종교의 이름 뒤에서 희생됐던 연민까지 기억해야 하는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겠지요. 사라마구의 작품은 바로 이 지점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룹니다. 인간의 고통에의 연민, 그리고 신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을 그가 대신 수행한 것이지요. ”
『나쁜 책 - 금서기행』 주제 사라마구의 <예수복음>에 대하여, p. 201,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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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잔스키는 예수 그리스도가 한 명의 인간으로서 경험했을 진짜 고통은, 그 분의 육체에 가해졌던 통증만이 아니라 바로 '평범한 인간의 삶'의 가능성을 박탈당한 바로 그 점이 아니었겠느냐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
“ 첫째, 남성적 성욕에서 기인하는 젊은 여체에의 복종(성애의 위계). 둘째, 지식인으로서 갖는 학계 시스템에의 복종(지성의 위계). 셋째, 무신론자였던 자신에게 주어지는 유일신에의 복종(종교적 위계)입니다. 냉소적이고 당당했던 무신론자 지식인인 프랑수아도 성과 학문과 종교 앞에서는 '복종'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때 우엘벡이 프랑수아를 통해 설정한 복종은 '굴종이나 항복'이 아닙니다.
결국 <복종>은 무언가에 복종함으로써 안주할 것인가, 혹은 저항함으로써 본래의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것인가라는 심오한 물음을 던집니다. ”
『나쁜 책 - 금서기행』 미셀 우엘백의 <복종>에 대하여, p.215,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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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의 근본주의는 성서와 경전의 무오주의(절대 오류가 없음)를 추종하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닐까요. 문구 하나하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세계 종교사에서 늘 반복되는 비극의 씨앗과 같았습니다. ”
『나쁜 책 - 금서기행』 타슬리마 나스린의 <라자>에 대하여, p.231,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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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는 생소한 타슬리마 나스린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저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곧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인간의 선량한 마음을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니까요. 악은 선의 반대말이 아니라, 어긋난 믿음이 종교를 잘못 이해하는 순간 잉태되는 하나의 가혹한 현실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나쁜 책 - 금서기행』 타슬리마 나스린의 <라자>에 대하여, p.234,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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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불행에 대한 비명으로 새겨듣는다면 『예수복음』은 인류를 대표해 신에게 종교의 모순과 인간 고통의 원인을 묻고자 하는 눈물의 서書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나쁜 책 - 금서기행』 주제 사라마구, 「예수 복음」,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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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가 한 명의 인간으로서 경험했을 진짜 고통은, 그분의 육체에 가해졌던 통증만이 아니라 바로 ‘평범한 인간의 삶’의 가능성을 박탈당한 바로 그 점(…)
『나쁜 책 - 금서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최후의 유혹」,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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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은 무언가에 복종함으로써 안주할 것인가, 혹은 저항함으로써 본래의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것인가라는 심오한 물음을 던집니다.
『나쁜 책 - 금서기행』 미셸 우엘벡,「복종」,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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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아이들』은 이처럼 본래 하나였지만 지금은 너무나 다른 길을 걷는 인류가 다시 하나가 될 가능성, 그런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걸작입니다.
『나쁜 책 - 금서기행』 나지브 마흐푸즈,「우리 동네 아이들」, 김유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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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근본주의는 성서와 경전의 무오주의無誤主義(절대 오류가 없음)를 추종하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닐까요. 문구 하나하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세계 종교사에서 늘 반복되는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