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읽기

D-29
무더운 여름, 장마의 연장인지, 스콜인지 갑자기 비가 내리는 나날이 계속 되고 있다. 여름엔 전설의 고향 드라마를 보듯이, ( 나 옛날사람) 공포소설을 읽어야 제맛이겠지. 몇년전 조금 읽다 포기했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을 읽어보기로 했다.
우리의 운명은 분명 심연을 향한 최휘의 돌진을 하지못한 채, 끊임없이 영원의 언저리에서 서성대는 듯하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20 병속에 발견된 원고,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내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가장 끔찍한 죽음과도 화해할 수 있을거 같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23 병 속에서 발견된 원고,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벽돌들이 완벽하게 맞물려 있는 모습과 곧 바스러질 듯 보이는 벽돌 하나하나 사이의 부조화가 엄청났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57 어셔가의 몰락,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혈통이 바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간 적이 없는 한식구로 구성되어 있는 완벽해 보이는 집안. 하나가 바스러지면 모든것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잠은 내 침대 근처로 다가오지 않았다. 시간은 계속 다가왔다 흘러갔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74 어셔가의 몰락,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인간의 타락은 보통 서서히 일어난다. 하지만 내 경우엔 내가 가진 모든 장점이 마치 망토가 단 한순간에 몸에서 툭 떨어지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85 윌리엄 윌슨,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이 지상에 궁극적인 형태의 절대적 독재정권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로 소년시절에 박약한 정신을 가진 친구들 위에 군림하며 대장 노릇을 하는 소년의 독재정권이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93 윌리엄 윌슨,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이름도 같고, 입학일도 같은 윌리엄 윌슨 그저 다른것은 작은 목소리일뿐이었다. 어긋나는 나에게 잔소리를 해대는 그에게 나는 더 어긋나버렸다. 그가 참견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렇게 어긋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끝내 나는 그를 죽여버린다. 나의 또 다른 나를,,, 나는 또 다른 나를 죽이고, 살리며 누가 진짜 나인가를 찾아가는 것이 삶이 라고 생각한다.
밝혀지지를 거부하는 흉측한 비밀 때문에 마음속 깊은 속에 절망을 품고 목에 경련을 일으키며. 참으로 슬픈 일이지만, 인간의 양심은 이따금씩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짐. 오로지 무덤속에서만 부릴 수 있는 짐을 지게 된다. 그렇게 때문에 모든 범죄는 본질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되는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118 군중 속의 사람,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처음에 나는 그 얼굴이 전달하는 의미를 다소나마 분석해 보려는 의도로 그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내 마음속에서는 상반되고 혼란스러운 인상이 서로 교차했으니, 나는 그 얼굴에서 뛰어난 지력과 조심성, 궁핍과 탐욕, 냉혹, 악의, 피에 굶주림, 의기양양, 희희낙락, 극단적 공포, 그리고 너무도 강렬한 절망, 절망 중에서도 최악의 절망을 읽을 수 있었다. 난 독특한 호기심과 소스라칠 듯한 경이감, 그리고 매력을 동시에 느꼈다. "얼마나 사나운 역사가 저 사람의 가슴속에 기록되어 있을 것인가!"라는 혼잣말이 저절로 나왔다. 이어 그 사람을 계속 시야에 넣어두고 싶다는 욕망, 즉 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이 나를 사로잡았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126 군중 속의 사람,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나는 결국 노인 뒤를 쫓아가기를 멈춘 채 생각에 잠겼다. “이 노인은." 나는 마침내 말했다. "지능이 뛰어난 흉악범 같은 사람이다. 그는 혼자이기를 거부한다. 그는 군중 속의 사람이다. 그를 쫓아가 보았자 소용없는 일이다. 그에 대해서나 그의 행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더 이상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마음은 《호르툴루스 아니마에》보다도 더 모호한 책이다. 그리고 그것은 읽히기를 거부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아마도 신이 내려 주시는 가장 거대한 자비 중 하나라고 봐야 할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133 군중 속의 사람,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그러고 나서 화가는 자신이 열심히 일해 얻은 결과물인 자신의 작품 앞에 잠시 넋을 놓고 서 있었다. 한시도 작품에서 눈을 떼지 않던 그가 점점 몸을 떨다가 얼굴이 창백해지며 아연실색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 '이 그림은 정말로 생명 그 자체로구나!' 그리고 곧바로 몸을 돌려 아내를 바라보았는데 - 그녀는 죽어 있었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170 타원형 초상화,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내가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공포와 후회의 감정이 솟아났다. 그러나 그래 봤자 그런 감정은 희미하고 애매한 것에 지나지 않았으며, 영혼 깊숙한 곳까지 미치치는 못했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225 검은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그 고양이는 그날 저녁 내내 내 눈앞에 얼씬거리지 않았고, 덕분에 나는 그날 밤 그 짐승을 집에 데리고 온 이후 처음으로 편안하고도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그렇다, 난 잠을 잘 수 있었다. 내 영혼에 살인의 짐을 지고서도 말이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235 검은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으면, 먼저 그 사람의 얼굴 표정에 제 얼굴 표정을 가능한 한 똑같이 맞춰 봐요. 그런 다음 잠시 동안 제 마음속에 마치 그 표정에 맞추기라도 하는 것처럼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을 기다려요.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254 도둑맞은 편지,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시인으로서의 포는 새로운 시 이론을 수립하고 성고적으로 실천했고, 단편소설 작가로서의 포는 고딕소설 형식의 완성자이자 현대적인 추리소설의 창시자였다. 평론가로서의 포는 호손이나 쿠펴 등에 대해 날카로운 평문을 썼을 뿐 아니라, 당시에 만연하던 표절에 문제를 제기하고 수준을 높였으며, 이론가로서는 새롭고 선구적인 시, 단편소설, 그리고 문학에 대한 이론을 제기했다. -작품해설가운데,
포의 작품을 읽으면서 200년전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았다. 자꾸만 작가가 몇세기 인물인지를 연보를 확인하게되었다. 붉은 죽음의 가면극은 코로나 시대의 우리를 보는 거 같았고, 인간의 이기심 자만심을 극대로 보여주는 배반의 심장, 검은고양이 구덩이와 추는 단편영화로 만들만 하다. 여러작품들 중에 나는 [윌리엄 윌슨]과 [군중 속의 사람]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나의 마음이 여러갈레로 갈피를 잡기 힘든 요즘이어서 이 두 작품이 좋았다. 윌리엄 윌슨는 읽는 내내 '너 잖아! 왜 받아들이지 않는거야' 했다. 윌슨의 악한 행동에 또 하나의 윌슨은 훈계와 고발을 작은 목소리로 하고 있다면, 나는 내면에 욕망과 비뚤어짐을 누르고 어찌어찌 안과 밖을 비스무리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군중 속의 사람이 꼭 나같기도 하다. 고독을 꿈 꾸지만 누군가와 함께 마음을 나누고 싶기도 하다. 나이 먹으면 마음이 얼굴로 드러나는 시기가 온다고 하는데, 지금의 인상 좋다는 소리가 어느새 "저 할머니 험상궂다." 소리를 듣게 되지 않을까 . 여러개의 내 마음중에 나에게 어울리는 마음들을 잘 간직하고 싶다. 그것이 무엇이든 말이다.
소설 병렬독서중이다. 그 중에 포의 작품을 제일로 먼저 완독을 했다. 나와의 약속이 중요한 나이가 된 것인지 단편소설의 이점인지 포의 작품이 매력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다음 책 선정에 고민이 좀 된다. 민음사 책으로 하려면 일주일 정도 쉬어야 한다. 병렬독서 책 중에 고전문학이 두권이나 포진해 있으니, 아무래도 마음의 부담을 덜기 위해 그 중에 한권으로 해야 할까 싶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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