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과 스토리, 분위기, 작가님의 문체까지 너무 취향이라서 너무 애정하는 소설입니다ㅠㅠ❤️❤️
어떤 것에 영감을 받아 집필하게 되셨나요?? 낙론이라는 소설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한국 소설이 좋아서 2> 정선우 소설가와의 온라인 대화
D-29
만개토끼
정선우
만개토끼님, 작품을 전반적으로 애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별히 영감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폭우 속 전투 장면이 떠올라서 일단 써서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그 뒤는 쓰면서 확장했습니다.
만개토끼
김서혁은 과연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지 궁금하네용..ㅎㅎ
정선우
김서혁은 평생 독신으로 삽니다.
원체 연애에 관심이 없고, 오히려 제 삶에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쪽입니다. 그런 김서혁에게 유은우는 예외였습니다. 아주 특별한 예외였죠. 김서혁은 유은우 같은 예외를 다시는 만나지 못합니다.
학생1
작가님 낙원의 이론 추가 외전은 나올 확률이 아예 제로일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선우
학생1님, 외전을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외전을 쓰고 싶은데, 제 일정상 당장 나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학생1
재희랑 은우랑 잘 살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고 윤환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너무 궁금하고 대장님도 잘 계시고 있겠지요??ㅠㅠㅠㅠㅠ
정선우
주요인물들 안부를 궁금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시기지만, 서로 의지하며 한 발짝씩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중입니다.
비슷한 질문에 드렸던 답변을 아래와 같이 첨부합니다.
- 은우와 재희는 여전히 알콩달콩 지내는지
*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하게 잘 지냅니다만, 그래서 가끔 다투기도 합니다. 서재희가 예민한 감정을 비치거나 유치하게 토라지는 방식으로 맞서는 상대는 유은우가 유일합니다. 서재희는 보통 조율이 필요할 때 소모적인 말싸움보다는 훨씬 더 세련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러나 유은우에게는 매사 솔직하고 꾸밈없이 대하기에 가감 없이 입장이 부딪히고 감정이 격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툼은 하루를 넘지 않으며, 무엇보다 둘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 먼저 사과하는 쪽은 언제나 서재희입니다. 유은우는 항상 타이밍을 빼앗깁니다.
* 유은우와 서재희가 다툴 때면 정윤환은 중간에서 서툴게나마 화해를 하도록 애쓰는 편이고, 김서혁은 그런 정윤환에게 서재희는 화를 낼 때 가장 사람 같으니 가끔은 싸우도록 내버려 두라는 쪽입니다.
- 차예원의 결혼 : 차예원은 서재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안기헌과의 결혼을 강행합니다. 애정없이 실리를 얻기 위한 결혼인 만큼 차예원은 안기헌의 마음을 계획적으로 빼앗은 뒤 온갖 술수로 권력을 전부 가져오고 집안마저 박살 냅니다. 이를 기반으로 차예원은 자신감을 얻고 서재희에게서는 감정적인 독립을, 전 동조자들과는 독자적인 노선을 걷게 됩니다. 안기헌은 차예원에게 단물을 쏙 빼 먹히고 폐인이 되다시피 하여 복수를 위해 이를 갑니다만, 어쩐지 이혼만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안기헌은 차예원을 힘으로 찍어누르는 데 성공한다면 혹시 남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반면에 차예원은 안기헌이 이 이상으로 껄떡거린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묻어버릴 생각입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물론 세워두었습니다. 그러나 안기헌이 낮엔 주제도 모르고 욕을 지껄이고, 밤이면 술에 취해 잠긴 침실을 두드리며 정말 날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느냐 울며 매달릴 때마다, 세상에 저렇게 멀끔한 허우대로 저만치 하찮을 수도 있구나 싶어 제거하는 수고조차 아깝습니다. 어쩔 수 없이 비교하게 되는데, 정윤환과 결혼하지 못한 것은 차예원으로서는 못내 아쉬운 지점입니다.
- 정윤환과 서재희 : 정윤환은 사해에서 수송선을 겨누었던 순간이 영상으로 공유되고 회자되어 너무나 민망합니다. 실제로 인터넷상에서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하기 위해 디지털 장례 업체를 소개받기도 합니다만, 개인들이 배포하는 것이야 어찌 막는다고 해도 임시정부에 원본이 보관되어 있고 매스컴에서 정기적으로 활용하는 것까지는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는 지극히 상식적인 답변을 받고 적잖이 상심합니다. 그렇게 혼자 실망하고 끝날 줄 알았건만 업체 홍보물을 업무일지에 끼워 집무실에 던져두는 허술함으로, 마침 방문했던 차예원에게 발각됩니다. 차예원은 정윤환의 이런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아무리 민망해도 그렇지 그런 얼굴로 태어나 영웅 노릇을 하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어떻게 이런 방법까지 알아보냐며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대차게 비웃습니다. 대번에 말싸움으로 번지고 큰 소리가 나자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 안기헌이 말리려고 뛰어 들어와 어쭙잖게 차예원을 감싸고, 그런 안기헌을 정윤환이 대놓고 인간말종 납셨느냐 경멸하며 싸움은 둘에서 셋으로 불붙습니다. 차예원을 보러 온 유은우가 이를 뒤늦게 발견하고 정윤환에게 두들겨 맞은 안기헌을 부축하여 끌고 나오며 상황을 종식시킵니다. 이 사건은 곧 서재희의 귀에 들어가고, 정윤환이 이런 식으로 공적인 사안에 사사로운 감정을 개입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서재희는 이번만큼은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서재희는 정윤환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정윤환은 귀중한 사료를 훼손하려 시도했다는 사유로 심한 문책을 당합니다. 이 일과 더불어 신경안정제와 비슷한 효과를 내어 정윤환이 손을 대기 시작한 각성제까지 서재희의 주도로 금지되자 정윤환은 서재희에게 상당히 마음이 상하여 죽을 때까지 말을 걸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정윤환이 아무리 냉담하게 굴어도 막상 서재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처럼 다정히 대하여, 정윤환은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도 잊고 무심코 대답하기를 반복합니다. 중간에서 유은우 혼자 발을 동동 구르며 화해하게끔 노력하나 딱히 기여한 바 없이, 오로지 서재희의 한결같은 다감함에 정윤환 홀로 마음을 풀어 평소와 같은 관계로 돌아옵니다.
- 김서혁과 연다희 : 서재희가 추천하여 김서혁의 측근으로 일하게 된 연다희는 홀로 다섯 명분의 업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치웁니다. 김서혁은 처음엔 연다희를 서재희가 자신을 믿지 못해 심어둔 사람이 아닐까 하여 경계하지만, 곧 소연주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함에 적잖이 놀라게 됩니다. 연다희는 김서혁을 갑질 없고 깔끔한 상사라고 평합니다. 김서혁과 연다희는 지극히 사무적이고 서로 상사와 부하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으나, 연다희와 소연주는 급격히 친밀해져 언니 동생 하며 잘 지내고, 유은우와 셋이서 자주 만나 놀기도 합니다. 연다희가 김산과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돌릴 때 김서혁은 혹시나 싶어 주례를 원하냐고 묻지만, 연다희는 사회는 고세민이 주례는 황종길 교수가 맡기로 했다며 의장님은 주례를 서기엔 지나치게 젊은 데다가 여태 연애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무슨 조언을 할 수 있겠느냐, 아무리 당신이라도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라며 단칼에 거절합니다. 김서혁도 예의상 물어본 거라 딱히 서운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다희가 서재희에게 주례를 부탁한 적이 있고 서재희가 난처해하며 황종길 교수를 추천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이선규로부터 전해 듣고-어찌나 깝죽거리던지- 며칠간 심기 불편한 나날을 보냅니다.
- 이선규의 프러포즈 : 어느 겨울, 서재희는 임시정부 곳곳에서 폭죽을 발견합니다. 연다희도, 정윤환도, 박민준도 너도나도 어쩐지 한 개씩 들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가끔 설명서를 보며 당기는 시늉까지 해댑니다. 유은우의 집무실에서까지 알록달록한 폭죽을 다섯 개나 목격하자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게 무어냐 묻는 서재희에게, 유은우는 꼭 비밀을 지켜달라며 사실 이선규가 소연주에게 프러포즈를 계획하고 있으며, 첫눈이 오는 날 이선규가 신호하면 즉시 임시정부 뒤뜰로 나가 폭죽을 쏴주기로 약속했다고 고백합니다. 하트모양 촛불과 풍선과 꽃가루도 대기 중이랍니다. 유은우의 말로는, 이선규가 서재희에게 책을 잡히지 않도록 손톱만 한 꽃가루까지 꼭 깔끔하게 치우겠다고 호언장담했답니다. 서재희는 임시정부 뒤뜰이 사사로운 개인 이벤트로 어지러워지는 것보다, 소연주 성격에 이따위 프러포즈는 결혼은커녕 헤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합니다. 그래서 업무를 빌미로 소연주를 찾아가 혹시 열 명 이상의 사람들이 폭죽을 쏘며 지켜보는 프러포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넌지시 운을 띄웁니다. 눈치챈 소연주는 경악하여 즉시 편의점에 들러 아무 초콜릿이나 산 다음 이선규를 불러내 쥐여 주면서 결혼하자고 먼저 프러포즈하고, 네 프러포즈는 무슨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받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이선규는 행복에 겨워 지인들에게 나누어주었던 폭죽과 촛불과 풍선과 꽃가루를 수거한 후, 너 프러포즈할 때 요긴히 쓰라며 선심 쓰듯 서재희에게 건네주지만 서재희는 정중히 거절합니다. 그래서 주인 잃은 이 이벤트는 이듬해 김서혁 생일 때 활용됩니다. 김서혁은 생에 그렇게 조잡하고 끔찍한 생일은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합니다.
- 거북이멜론빵 : 빵집에 들어간 어린아이가 예쁘고 귀여운 디자인의 빵을 고르는 것처럼 유은우도 사회경험이 미숙할 때야 귀여운 거북이멜론빵을 좋아했으나 이제는 더 좋아하는 디저트가 제법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막상 밀레에서 거북이멜론빵이 단종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유은우는 서재희와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 내심 기운이 없습니다. 이를 눈치챈 서재희는 김서혁의 집무실이나 회의실 곳곳에 거북이멜론빵을 무심히 놓아두고 브리핑 때 임시정부 공식 간식으로 배치함으로써 ‘의장 빵’으로 화제를 유도합니다. 대중들의 관심에 밀레는 거북이멜론빵을 단종시키기는커녕 다양한 버전의 상품을 출시하기에 이릅니다. 급기야 밀레에서 김서혁의 빵 사랑에 감사를 표하며 다양한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겠다고 제안하자 김서혁은 의문을 느끼고 자신은 빵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고 언급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김서혁도 그다지 개의치 않습니다. 김서혁의 집무실로 매일 배달되는 신선한 빵은 유은우와 정윤환이 업무 시작 전 아침으로 나누어 먹습니다. 두 사람이 참새처럼 부슬부슬 흘리고 간 빵 부스러기는 비서가 보기 전에 김서혁이 나름 치운다고 치우지만, 직원들은 김서혁 집무실에 들어갔다 나온 결재판을 펼칠 때마다 심심찮게 빵 부스러기를 목격합니다.
펭귄
헐 작가님께 질문하고 싶은 거 정리 해뒀는데~ 이렇게 열리다니 너무 기뻐요. 제가 궁금한 건요~ 1. 낙원의 이론 주인공들이 책밖으로 나오면 작가님께 어떻게 할 것 같나요? / 2. 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가능하다면 스포 조금만 해주시면 넘 감사할 것 같아요. / 3. 앞으로 블로그나 에스엔에스를 하실 계획이 있나요. / 4. 낙론단이 미니멀리스트인 작가님을 방해하려고 선물을 열심히 보냈는데 잘 받으셨는지 궁금해요~ / 5. 이미 완벽하지만, 낙원의 이론 외전 계획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6. 보통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는지 궁금해요. / 7. 어둠속에서 빛을 선택한다는 어떻게 나오게 된 대사 인가요? / 8. 작가님이 좋아하는 컨텐츠 (영화, 드라마, 소설, 노래 등)가 궁금합니다. / 9. 낙원의 이론 모의고사가 있는데 작가님은 몇점 나오실지 궁금합니다! https://quizby.me/q/NPPGBakg 고난이도로 유명해서 괜히 궁금해요. / 10. 작가님도 솔직히 낙원의 이론 쓰고 나 쫌 천재지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선우
펭귄님,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1. 와, 귀엽고 신선한 질문이에요! 제가 등장인물들을 힘들게 몰아붙였기 때문에, 좋은 관계가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유은우나 정윤환과 마주치면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 같긴 한데, 서재희한테 제일 먼저 발견된다면 소리 소문 없이 제거될 것 같아요. 서재희로서는 작가인 제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처럼 느껴지겠지요? 작가를 죽이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봉쇄되고 해피엔딩으로 고정될 테니까 절 살해함으로써 유은우와의 관계를 공고히 할 것 같습니다.
2. 제 답변이 늦어 차기작이 11월 11일 나오는 바람에 더는 스포가 아니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차기작 ‘함박꽃식당’의 로그라인은 ‘요괴에 트라우마가 있는 톱스타와 요괴임을 숨기고 사는 구미호가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사랑에 빠지고, 서로를 위해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입니다. 주제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11일 이전에 답변을 드렸다면 좋았을 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3. 현재는 없습니다. 관리할 여력이 없어서입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4. 선물을 보내주신 분 중 한 분이로군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선물과 편지를 출판사를 통해 전달받을 때마다 굉장히 기쁩니다. 아껴서 먹고, 쓰고, 보관하고, 지칠 때 들여다보면서 힘내고 있습니다. 제게 미니멀이란 가진 것을 추리고 추려 가장 소중한 것만 최소로 남김으로써 정말 중요한 것에 삶을 집중하는 태도인데요. 그래서 독자분들께서 보내주시는 마음들은 제게 간직해야 할 물건 1순위입니다. 받을 때마다 몸 둘 바를 모르고, 가끔은 쑥스럽지만 조금 울기도 했답니다. 감사합니다.
5. 완벽하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외전을 쓰고 싶은데 현재 일정상 당장은 어렵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이 마무리되면 혹은 도중에 여유가 생기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6. 영감이 절 외면하는 것 같습니다. 제발 와줬으면 하는데 만난 적이 없어요. 그냥 앉아서 계속 쓰고 고치는 작업을 반복하는데, 가끔 ‘이렇게 전개하면 되겠다’라고 퍼뜩 떠오를 때가 있긴 합니다. 이걸 영감이라고 칭하기는 좀 애매한 것이, 같은 구간을 서너 번 다시 쓰게 되면 그제야 나오는 결과물이라 영감이 왔다기보다는 누구라도 이 정도 수정하면 나올 생각이 아닌가 싶기 때문입니다.
7.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로 글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열악하더라도 선택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주요인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실낱같은 빛을 주도적으로 선택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 선택의 기반에 사랑이 있습니다.
8.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입니다. 올해 상영작 중 좋아서 여러 번 극장을 방문했던 작품은 ‘탑건’, ‘큐어(재개봉)’, ‘헤어질 결심’입니다. 수요일마다 ‘나는 솔로’를 챙겨보고, 지금 한창 빠져서 보는 건 ‘환승연애2’입니다. 올해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본 작품은 ‘좋좋소 시즌 1~3’, ‘와이 우먼 킬 시즌 1~2’입니다. 좋아하는 감독은 봉준호, 아리 에스터, 크리스토퍼 놀란, 쿠엔틴 타란티노, 알폰소 쿠아론, 요르고스 란티모스, 미카엘 하네케, 고레에다 히로카즈, 스티븐 스필버그, 미야자키 하야오입니다.
OTT를 이용하면서 독서량이 현저하게 줄고 있습니다. 올해 읽었던 책 중 좋았던 책은 ‘플랫랜드’, ‘성채’(A.J.크로닌), ‘13계단’, ‘아몬드’입니다. 좋아하는 작가는 조앤 롤링, 로알드 달, 구병모, 최은영, 한강, 히가시노 게이고, 무라카미 하루키, 켄 리우입니다.
음악은 가리거나 선호하는 장르 없이 무난하게 듣습니다. 집에서 작업할 때는 잔잔한 드라마나 영화 ost를, 카페에서 작업할 때는 강렬한 음악을 주로 듣습니다. 음악 자체가 좋아서 듣는다기보다는 글을 쓰는 루틴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9. 성명 정선우, 수험번호 2211080014, 등급 5, 점수 17, 백분위 60% 나왔습니다.
정답 : 1,2,6,7,9,10,12,14,15,16,17,19,22,26,27,28,30
오답 : 3,4,5,8,11,13,18,20,21,23,24,25,29
모의고사를 만드신 분께서 글을 꼼꼼히 읽으시고 공을 많이 들이신 게 느껴져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점수가 좋지는 않지만 푸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0. 낙원의 이론을 쓰는 내내 즐겁기는 했지만 동시에 시간이 너무나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제가 재능이 없어서 손이 지나치게 느리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노력으로 천재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제 몸으로 실험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번 생은 그른 것 같아요.
사유
작가님 낙원의 이론을 쓸 때 전체적인 스토리랑 결말을 다 생각하고서 썼는지 아니면 써가면서 생각했는지 궁금해요!
정선우
전체적으로 구상을 따로 하지 않고, 한 편 한 편 써 가면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하루살이처럼 4권 초반까지 무료 연재를 했을 때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완결까지 시놉시스를 써보았습니다. 이 시놉시스에서 세계관이나 권력 구도, 연표 등 설정은 거의 그대로 반영되었으나, 전개는 상당히 틀어졌습니다.
차기작인 ‘함박꽃식당’도 마찬가지인데요. ‘낙원의 이론’보다 효율적으로 집필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놉시스부터 작성하였으나 본문으로 들어가자마자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중간에 전개에 맞춰 시놉시스를 수정해도, 본문을 쓰기 시작하면 몇 문장만에 또 틀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안 맞는 시놉시스만 여러 개 가진 하루살이가 되었습 니다.
nuii
작가님! 혹시 윤환이의.. 꼬옥 끌어안고 자야 하는 잠버릇은 그대로일까요 아니면 그것도 고쳐졌을까요? 고쳐졌다면 토끼 인형의 행방은 어디로...가 되었는지도 궁금해요!
그리고 윤환이 방은 여전히 우당탕탕 질서의 방일까요??ㅎㅎ
정선우
정윤환은 자신이 계속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는 죄책감으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불면증이 심각했고, 꼭 지켜주고 싶었으나 그렇게 하지 못한 유은우를 대신할 토끼 인형이라도 꼭 끌어안고 자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끝에서 정윤환은 모함에서 뛰어내려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끊임없이 스스로를 미워하던 패턴을 끊어내고 한결 성숙해졌습니다. 때문에 이제 언제 어디서든 잘 잡니다.
정윤환에게 끌어안는 대상은 유은우가 아닌 이상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토끼 인형은 단지 유은우와 체구가 비슷해 끌어안고 자는 용도였을 뿐 특별한 의미가 없는 물건이라, 기숙사에서 짐을 뺄 때 버렸습니다.
정윤환의 집무실은 여전히 엉망진창입니다. 그래서 본인 집무실에 잘 안 갑니다. 주로 서재희의 집무실에서 일을 합니다. 서재희의 집무실은 깔끔하고, 서재희가 오며 가며 정윤환의 일도 처리해 주기 때문에, 정윤환으로서는 여러모로 서재희 곁에 딱 달라붙어 있는 게 편합니다. 물론 신뢰하는 친구 가까이 있는 게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요. 유은우를 자주 볼 수 있는 건 덤입니다.
정윤환은 임시정부 건물과 가까운 곳에 오피스텔을 구했으나 워낙 출장이 잦아 함선에서 자는 날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오피스텔은 깔끔합니다. 어지를 시간이 없었거든요.
공영
안녕하세요 정선우 작가님, 작품 정말정말 재미있게 읽은 독자입니다!! 저도 앞선 질문처럼 추가 외전을 바라보며...ㅎㅎ 재희랑 은우 결혼식 장면이 아른거리네요. 혹시 외전으로 다룰 계획이 없으시다면, 결혼식은 어떤 형태로 진행했으며, 정윤환과 김서혁을 비롯한 주변인들이 참석했을지의 여부 또한 여쭙고 싶습니다.
정선우
공영님, 반갑습니다.
결혼식이 궁금하시군요. 웨딩드레스를 입은 유은우가 너무 예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보이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 서재희와, 그런 서재희가 치밀하게 세워온 결혼식 계획을 한번 쓱 훑어보고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고 선선히 수락하는 유은우에 의해, 결혼식은 비공개 소규모로 진행됩니다. 다만 비공개로 진행하고 싶다는 주장과 반대로, 서재희는 결혼식 전후로 관련 기사를 어마어마한 물량으로 내보냅니다. 유은우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내 여자라는 것만은 세상에 똑똑히 알리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습니다. 유은우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며 서재희가 경계해야 할 남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유은우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입니다. 만인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을 독점한다는 건 품이 많이 드는 일이에요.
결혼식에 정윤환과 김서혁, 차예원도 참석합니다. 차예원은 자신의 배우자인 안기헌과 함께 찾아옵니다. 차예원은 청첩장을 받은 순간부터 까탈스러워지기 시작하여, 식장에 도착하고서는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라 옆에 있는 안기헌만 죽어납니다. 차예원은 결혼식에 엄선되어 참석한 인사들을 꼼꼼히 훑어보고, 새삼 서재희의 위치를 실감하며 그와의 결혼이 얼마나 큰 권력을 가져다주는지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자신의 안목이 정확했음을 확인 사살하자, 옆에 앉아 있는 안기헌이 꼴도 보기 싫어집니다. 안기헌은 영문도 모르고 차예원에게 표정 좀 풀어라, 여기가 결혼식장이냐 장례식장이냐 핀잔을 주다가 뼈도 못 추립니다.
김서혁은 유은우에 대한 감정을 완전히 정리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축하하지만, 정윤환은 상황이 다릅니다. 기분이 아주 복잡합니다. 어엿하게 축하해 주리라 매일매일 열심히 다짐한 건 어디로 가고, 입이 까끌까끌하니 음식도 잘 안 들어가는 데다가 자꾸 가슴이 답답합니다. 피로연에서 정윤환은 빈속에 잘하지도 못하는 술을 많이 먹습니다. 인사하러 온 서재희의 등을 장난으로 마구 때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막상 유은우는 잘 쳐다보지도 못합니다. 너무 예뻐서요. 나중에 취해서 구석에 박혀 우는 정윤환을, 가까이서 주시하고 있던 소연주와 이선규가 재빨리 수습합니다. 다음날 정윤환은 소연주와 이선규 신혼집에서 깨어납니다.
재희선배
'만인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을 독점한다는 건 품이 많이 드는 일이에요.'
중앙학교 시절 (철저한 의도였지만) 만 인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재희였는데, 은우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재희가 그런 사람들을 견제하게 된다는 것 보니 뭔가 신기하고 감회가 새롭네요ㅋㅋㅋ 은우를 소유해서는 안 되지만 내 여자라는 걸 세상에 널리널리 알리겠다는 결심으로 똘똘 뭉쳐있었을 재희 생각하니 귀엽습니다...!
공영
단행본 기준 1~4권 중, 작가님의 최애 권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권 별로 분위기라던가 상황도 천차만별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집필할 때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있으시다면 그것도 좋습니다^_^///
정선우
가장 수월하게 쓴 건 3권입니다만, 1~3권이 고루 즐거웠습니다. 무료 연재를 하며 독자들과 함께 달렸거든요. 한 해 동안 혼자 쓰는 즐거움과 함께 읽는 행복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습니다. 4권부터는 혼자 쓰고 혼자 읽어서 조금 외로웠습니다. 특히 1~3권에서 벌인 사건을 수렴해야 했기에 작업도 한층 까다로웠습니다. 대신 힘든 만큼 쓰고 나서 가장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집필할 때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비슷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갈음합니다.
- 가장 몰입해서 쓴 장면은, 유은우와 정윤환의 모의 전투입니다.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손으로 따라잡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적확한 묘사를 위해 공을 들였다기보다는, 워낙 급류처럼 몰아치는 장면이다 보니 쓰는 속도가 빨라야 고조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 꼭 쓰고 싶었던 부분은 사해에서 정윤환이 자신을 희생하는 순간입니다. 글을 처음 시작할 때는 그리지 못했던 장면이나 이야기의 중반쯤 닿았을 때 정윤환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완성된다는 생각이 들어 미리 몇 문장 써두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란 게 정해진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아서 때때로 그 장면을 과연 쓸 수 있을까 염려스럽기도 했습니다.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지점에 다다라 제대로 쓰기 시작했을 땐, 이 장면을 쓸 수 있어서, 정윤환이 이런 결정을 해주어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쓰고 난 직후 만족감이 가장 컸습니다.
해서리
안녕하세요 작가님!
낙원의 이론 너무 좋아하는 독자입니다><
작가님께서 낙원의 이론이란 책을 어쩌다가 구상하게 되셨 는지, 어디서 영감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낙원의 이론을 구상부터 완결 집필까지 대략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작가님 차기작도 너무 기다리고 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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