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

D-29
저는 부장을 뜯어먹고 있던 장면에서 이미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버렸던 것 같아요. 사람이 사람을 찢어서 먹기는 너무... 어려우니까요 ㅎㅎㅎ 저는 막 갑자기 입이 엄청 커진다거나 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저는 약간 뱀파이어 같은 이미지로 상상했어요. 키도 크고 피부도 하얗다는 묘사가 많아서 더 그렇게 느낀 것 같습니다ㅎㅎ
뱀파이어로 상상하며 읽은 분들이 많네요. 말씀하신 대로 작가의 인물 묘사가 그 쪽을 의도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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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 작품의 주인공은 두 번이나 '영노'에게 도움을 받게 되죠. 사실 도움이라는 말이 적절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ㅎ 자신을 끔찍하게 괴롭히던 존재가 다른 존재에 의해 목숨을 잃는 상황, 만약 여러분이라면 그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두려웠을 지, 통쾌했을 지, 죄책감이 들었을지, 작품을 읽으며 어떤 감정을 느끼셨는지 공유해주세요.
일단 잘못을 한 사람이 그에 맞는 벌을 받는다면 점에서는 순간 통쾌할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목숨을 잃는다는 것은 좀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죽은 이유가 나 때문이라면 좀 맘에 짐이 될 것 같아요.
통쾌하긴 하겠으나 찝찝할 것 같아요. 죽길 바랐겠지만, 나 때문에 죽길 바라지는 않았으니까요. 잘못한 사람이 살아 있거나 나 아닌 이유로 죽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상황을 잊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나 때문에 죽은 순간부터는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 같기도 해요. 따라서 통쾌한 마음은 잠시, 이후로는 쭉 그 상황과 죽음에 시달렸을 것 같습니다. 🥲
와... 그 말씀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죽길 바라지만, 나 때문에 죽길 바라지는 않는다.' 나쁜 사람한테 '죽어라!'라고 악담은 해도 '죽여버릴거야!'라고 하긴 어려운 일이죠... 저도 특히나 '먹히는 장면'을 목격했다면 평생 PTSD에 시달렸을 것 같습니다 ㅠ
저는 장르물을 좋아하는데요, 이런 권선징악이 뒤탈없이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냥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겼을 것 같아요. 잘됐다. 쌤통이다! 아무래도 영노 같은 존재도 있는데 일개 인간의 생사에 매달리기엔 삶이 아깝죠!
그렇죠.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통쾌하고 속이 후련한 결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소설의 큰 장점 중 하나죠 ㅎ 가끔은 리얼리즘 따위 잊고 그냥 즐기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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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다크히어로적 존재인 '영노'가 나의 고통을 해결해 준 것과는 별개로, 그런 존재와의 로맨스가 가능할 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앞서 '영노'와 교감하고 친해지는 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본능적인 거부감이 더 크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아무래도 나의 동족을 먹는... 존재니까요. 여러분은 이 로맨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1번 질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왠지 [트와일라잇]이 생각나는 질문이네요. 뱀파이어가 사람의 피를 먹거나 죽이는데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끝내는 자신도 뱀파이어가 될 수 밖에 없게 되잖아요. 처음에는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같은 존재가 되지 않고서는 함께 하기 힘들 것 같아요. 일반 사람들도 식성은 맞아야 오래 가잖아요.
식성이 맞아야 오래 간다는 말씀이 와닿네요 ㅎㅎ 물론 극중에서 주인공이 영노에게 먹잇감을 물어다 주는 역할로 자리매김하면서 나름 해피엔딩을 맞기는 하지만, 같은 먹이를 즐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겠죠~
사랑…은 못 할 것 같아요. 솔직히 만나는 동안 끊임없이 저 자신을 검열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영노의 식성이 못된 사람이라는데, 언제 내가 영노 식성을 자극하는 사람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 착한 사람에 강박을 느끼고 영노를 두려워할 것 같거든요. 사실 책 마지막에 사랑스러운 식인귀인가? 그 표현을 보고 의아했어요. 타인의 죽음에 전혀 개의치 않고, 사회부 기자로 알게 되는 맛집(?)을 남자 친구에게 소개해 주는 사람이 착한가…? 하는 의문이 들어서… 그냥 이런 의문을 계속 품느라 오래 만나진 못할 듯합니다……!
"일단 난 해수 씨를 먹지 않을 거예요. 아니, 먹기 싫은 것에 가까워요." 로맨틱한 이유에서일까. 그간 그와 보냈던 시간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하긴 아무리 식인귀라도 몇 번이나 데이트한 상대를 잡아먹진 않겠지. "내가 편식이 심하다고 말했잖아요. 해수 씨는… 미안하지만 정말 맛이 없을 것 같아요."
로맨스 도파민 P.37, 최영원 외 지음
영노에게 '먹고 싶은 사람'이 되지 않으려 자기 검열을 한다라... 이런 생각은 또 못 해봤네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나로 인해 죽은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은 '착한' 사람이나 '정의로운' 사람으로 보이지 않기도 하죠 ㅎㅎ 역시 책은 혼자 읽는 것보다 같이 읽고 의견을 나누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나르시스 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맛있는 녀석들>은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라 로맨스 외로도 여러모로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어요. 주인공 해수가 겪는 일들이 너무 흔해진 세상을 계속 생각해 보게 됐어요. 차라리 식인귀가 덜 무서운, 미친 스토커이자 전 남자 친구를 보면서 저도 해수의 감정에 공감됐거든요…! 부장은 말할 것도 없고요. 해수가 영노를 사랑스러운 연인으로 인식하는 점 제외하곤 정말 다 이해되고, 이해되어서 조금은 착잡한 소설이기도 했습니다…!
두 분 말씀처럼 '맛있는 녀석들'은 읽은 후 곱씹어 볼 여지가 많은 소설인 것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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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아이스크림이 유독 맛있게 느껴지는 폭염의 날씨에 다들 무사하신가요? 오늘은 이런 날씨에 잘 어울리는 오싹오싹 좀비물, 조수연 작가의 '러브러브 좀비템플'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려 합니다. 이 작품은 그 소재만큼이나 제게 기괴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주인공의 삶에 대한 서사가 흐르는 인트로를 지나면,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만큼 빠른 템포로 기상천외한 좀비 아포칼립스 로맨스가 전개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데에만 한 시간이 걸리는 깊은 산사에 좀비떼가 나타난 것도 당황스러운데, 좀비어를 하는 남자는 라따뚜이의 '레미'마냥 주인공의 조종을 받아 종횡무진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좀비떼를 기어이 물리치는 것은 존귀한 부처님 말씀의 힘이죠. 온갖 허무맹랑하고 당황스러운 설정의 범벅인 이 이야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어떤 분명한 메세지를 던져줍니다. 그 메세지를 여러분도 모두 찾으셨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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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정세라는 남주인 하길동이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곁을 지키는 데에서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계기로 사랑에 빠져본 경험이 있으실지 궁금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친구들이 어디가서 하지 말라고 했기는 했지만 저는 '글씨체'가 좋은 사람을 좋아해요.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악필은 거르고 '글씨체'가 좋은 사람에게는 호감이 가는 편이지요. ㅎㅎ 일단 신랑은 글씨체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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