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고] 『산 자들』 작가와의 만남

D-29
전자책이 보급되었을 때, 이제 종이책은 필요 없고 그러니 곧 도서관도 없어질 것이며 사서는 미래에 사라질 직업 순위권 안에 항상 있었죠. 저는 도서관과 제 직업의 존폐 여부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어느 순간 스트리밍 서비스에 밀려날지 모르니까요.) 전자책 보급이 작가에게 미칠 경제적인 측면은 깊이 있게 고민하지 못했어요. 여러분, 디지털 경제가 등장함에 따라 기존의 노동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등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위 질문에는 글을 안 남겨도 됩니다. 충분하게 공부할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18번 질문에 대해 답해 보겠습니다. (1) 저도 지푸라기 개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아이돌이라는 말 자체에 인기가 우선임이 드러나있고, 그것은 곧 돈을 벌기 위한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것일 테니까요. (2) 그런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 극한의 감정노동, 육체노동이 필요한 게 당연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돌의 나이가 지금의 우리 나이와 비슷한 것으로 볼 때 과연 그런 노동이 괜찮은 건지 당연히 점검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하지만 그런 아이돌로 하여금 위로받고 격려를 얻는 팬들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비록 비즈니스가 깔린 관계에서 비롯되었어도 비즈니스 이상의 위로와 격려를 받고 있다면 그건 말릴 수 없다고 봅니다,
17번 질문에 답해보자면 저는 인생곡이랄게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그때 그때 즐겨 자주 듣는 노래가 다른데 지금은 신용재-가수가 된 이유를 듣는 중입니다 이유는 훅 부분이 흥얼거리기 좋고 최근 저에게 맞는 감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https://youtu.be/qNZ3A39m9c8
다른분들에 인생곡들 중에 아는것도 있고 모르는것도 있는데 전부 좋네요. 좋은 노래들 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제 인생 최고의 노래는 퀸의 보헤미안 렙소디입니다. 왜냐하면 퀸을 다룬 영화 자체가 재밌었고, 보헤미안 립소디 노래가 요즘 노래와 달리 특이해서 더욱 인상깊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아이돌 산업에 대해 저도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노래 추천도 감사해요! 제 인생 곡은 ‘Hallelujah’라는 팝송인데요, 제목은 할렐루야지만 찬송가는 아니에요. 저는 이 곡의 멜로디도 좋아하지만 가사를 정말 좋아하는데, 가사가 좀 알듯 모를 듯한 내용입니다. 저는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슬픔에 대한 노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원곡은 레너드 코헨이라는 뮤지션이 불렀는데, 이후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습니다. 그 중에 특히 제가 좋아하는 버전 링크를 올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YrXK5ek_PQ
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단편인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를 읽는 날입니다. 이 단편은 원래 청소년소설 앤솔로지에 수록하려고 쓴 작품이에요. 제가 요즘 고등학생의 삶에서 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을 쓰기 전에 고등학생과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교 1학년생 10여 명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사 검색으로 찾으실 수 있을 텐데, 이 소설의 주요 사건 역시 실화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실제 사건의 당사자도 만나 인터뷰했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과 인물을 창작했기 때문에 소설 속 묘사와 실제 사건 내용은 꽤 다릅니다.
참고로 『산 자들』을 일본어로도 번역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책 전체의 제목이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鳥は飛ぶのが?しいか)』입니다. https://www.amazon.co.jp/%E9%B3%A5%E3%81%AF%E9%A3%9B%E3%81%B6%E3%81%AE%E3%81%8C%E6%A5%BD%E3%81%97%E3%81%84%E3%81%8B-%E3%83%81%E3%83%A3%E3%83%B3%E3%83%BB%E3%82%AC%E3%83%B3%E3%83%9F%E3%83%A7%E3%83%B3/dp/4909237550 일본 출판사에서는 이 단편소설이 책 전체를 상징한다고 본 모양입니다. 『산 자들』의 편집자도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으로 이 단편을 꼽았습니다.
참고로 새들은 비행하는 게 에너지 소모가 커서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동물학자들 중에는 까마귀 같은 새들이 하강기류와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래도 까마귀들이 그걸 즐기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청소년소설이기도 하지만, 저희가 함께 이야기 나눴던 대로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이 학습노동자라면 이 소설도 노동소설로 분류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학생이 학습노동자라면, 그 학생들이 일하는 직장은 학교인 셈이겠지요. 그런데 이 소설에서 그 ‘회사’는 학생들을 위한 곳이 아닙니다. 이 비유를 확장하면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은 무엇일까, 기업은 누구를 위한 곳일까를 묻는 질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아마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단어를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 이 논의는 ESG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 경영은 주주의 이익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주주자본주의라고 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영국에서도 전통적으로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런 관점이 대세였습니다. 특히 한국은 기업이 주주가 아니라 이른바 ‘오너’라고 하는 대기업 회장 가문을 중심으로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주주자본주의를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주주자본주의에서 회사와 직원은 계약 관계에 있을 뿐, 직원이 회사의 주인은 아닙니다. 회사의 주인은 주주들이지요. 그렇기에 주주자본주의에서는 노동조합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며, 경영진이 아닌 일반 직원은 경영에 대해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고 여깁니다.
이것은 회사가 노동자를 마구 부려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국가는 여러 가지 노동법으로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보호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노사는 노동자의 복지를 놓고 논의하고 협약합니다. 주주자본주의를 채택한 사회에서도 주주의 이익을 높이려면 기업이 잘 되어야 하고, 기업이 잘 되려면 유능한 노동자를 확보해야 하며, 유능한 노동자를 확보하려면 노동 조건이 좋아야 합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주주자본주의의 기본 전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주장하는 분들이 나왔습니다. 주주뿐 아니라 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사회가 모두 기업의 공동 주인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만큼 기업은 그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고, 직원이나 소비자도 기업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죠. ESG 경영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한 도시, 혹은 작은 국가 이상의 영향력을 갖게 된 초거대 기업들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주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성세대보다는 젊은 세대, 지역적으로는 미국보다는 유럽에서 폭넓게 지지를 얻는 듯합니다.
주주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이나 경제에 대한 시각 자체가 완전히 다르고, 양쪽 주장 모두 일리가 있는 반면 그 부작용도 각각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마 미래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은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가,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도 여러분 세대가 풀어야 할 문제일 겁니다.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에서는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대해 여러 등장인물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학교의 주인을 누구로 보는지에 따라 각각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질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교무 교감은 학교의 주인은 재단 이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주인공 3총사의 행동은 학교의 주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으로서 중대한 잘못이라고 여깁니다.
제문의 어머니는 학생과 학교는 교육서비스와 학습노동을 교환하는 계약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이 관점에서도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 아니지요. 학생이 학교를 졸업하면 계약은 종료되고, 양자는 서로 무관한 존재가 됩니다. 그렇기에 제문의 어머니는 “그 고등학교 이제 몇 달만 더 다니면 되잖니, 다시 볼 학교도 아니잖니”라고 말합니다. 비록 학교가 제대로 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고, 그것은 부당한 일이지만, 어차피 곧 종료될 계약이니 지금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손해라는 의견입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우리 옆 동물 이야기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은 쓰는 사람이 됩니다_글쓰기를 돕는 책 3
피터 엘보의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를 읽고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요글쓰기 책의 고전, 함께 읽어요-이태준, 문장 강화[책증정] 스티븐 핑커 신간, 『글쓰기의 감각』 읽어 봐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2025년을 위해 그믐이 고른 고전 12권!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빅토리아 시대 덕후, 박산호 번역가가 고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3!
[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③ <두 도시 이야기>
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