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고] 『산 자들』 작가와의 만남

D-29
팬레터님께서 쓰신 글 정말 감명깊게 읽었는데요, 저는 삶에서의 행복을 가정, 직업에서의 행복과 분리하지 않고 바라봐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정, 직업에서 행복이 충족된다면 자동으로 삶에서의 행복도 충족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팬레터님의 질문에 답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인생의 행복과 목표는 '끊임없는 인생의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 입니다. 인생의 각 '시점'에는 여러가지 도전 과제(마치 게임처럼)들이 주어질 것 입니다. 그 과제들에는 개인적인 목표(공무원 시험 합격)부터 해서 주위 사람들의 행복(부모님 빵집 돕기), 가정, 직업에서의 행복 등등 다양한 종류가 있을 것입니다. 저의 이런 행복 가치관을 바탕으로 장강명 작가님의 질문에 답을 해보겠습니다. 제가 만약 주영이의 입장이라면, 내 인생의 '시기와 시점'을 검토해본 후에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직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젊고, 너무 놀고 싶고 공무원 준비도 잘 안될 것 같고 이런 생각이 들면 차라리 저는 부모님을 돕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반면 내가 생각하기에 이제 나는 성인이고, 내 목표를 내가 스스로 개척할 마음가짐과 간절함이 마음속에 있다면, 저는 공무원 준비를 하는 쪽을 택할 것 입니다. 늦게 답잡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ㅠㅠ
만약 제가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빵집을 여셔서 빵집에서 일하라고 말하신다면 저는 대학 진학을 위해서 공부하는 시간이나 내가 원하는 직장, 직업을 얻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못 도와드린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내가 안정적인 직장을 얻어 부모님을 도와드릴 것 같습니다.
저의 의지에 달렸을 것같습니다 저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부모의 요구에 불응할 것같습니다 비록 부모에게 당장은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만은 언제나 완벽한, 부모가 바라는 자식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모님의 직업도 빵집을 운영하는것 인것처럼 저도 자신이 선택하고자 하는 진로를 선택하고싶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한국의 산업 구조를 호리병형이라고 진단합니다. 삼성, 현대차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굉장히 뛰어난 대기업이 있고, 곧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영세 가게들이 엄청나게 많고, 그 중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자기들이 알아서 잘하니 일반 소비자인 우리가 그들의 운명이나 전략을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쟁력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백종원 씨가 그런 가게들에 컨설팅을 해주는 방송 프로그램까지 나올 정도이지요. 그런데 이런 영세 자영업자들이 일하는 분야야말로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극도로 치열하다는 게 한국 경제의 비극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산 자들』을 쓰면서 그런 영세 자영업 분야 중의 하나로 빵집이라는 산업 분야를 골랐습니다. 치킨집으로 할까 빵집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빵집이 취재가 좀 더 쉬워서 빵집을 택했어요.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8) 거리를 다니면서, 혹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이 분야는 보상이 크지도 않은데 일하는 사람이 많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곳은 어떤 가게입니까? 혹은 업계입니까? 어떤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까?
제 경우에는 어제도 제가 사는 아파트 앞에서 ‘신문을 구독해 달라’며 길거리에서 영업을 하는 아저씨를 봤어요. 그런데 이제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거든요. 그 아저씨는 하루 종일 길거리에서 그렇게 영업을 할 것 같은데, 그런다고 보상을 제대로 받지는 못할 것 같았습니다. 가끔 지하철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를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이 관찰한 사례를 알려주세요.
저는 편의점 업계가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편의점은 요즈음 프랜차이즈도 많아지고 지점도 많아져 동네마다 편의점이 없는 곳이 더 찾기 힘들고, 동네에 편의점이 4,5개씩 몰려있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어디에 살던간에 집 앞에 편의점 하나쯤은 있으면서 살게되어 편리해 졌지만, 그만큼 모든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아져서 소위 말하는 '진상'들도 편의점에 많이 팢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은 장사가 잘되는,안되는 이유가 저점장들의 문제나 직원들의 노력과는 그다지 큰 상관 없이 그저 편의점의 위치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는지, 아닌지로 나뉘어 위치가 않좋은 편의점은 얼마나 서비스를 잘하는 지와 관련없이 금방 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나 서비스쪽의 일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하루 종일 사람을 상대하는것도 힘든데 가끔씩은 진상들이 와서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 그런 일들이 돈을 엄청 많이 받는 것도 아니라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번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상 크지 않은 직업은 구두방입니다. 요즘에는 광내서 구두를 닦지도 않을 뿐더러 구두를 수선하는 일도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집에 안신는 구두도 갖다 버릴 판에 고쳐 쓸 일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도 아직도 구두방은 많이 남아있고, 구두방은 길가에 아주 작은 점포로 되어 있다. 겨울은 춥고 여름에는 더울 것 같다. 열심히 일하는 것에 비해 보상이 적을 것 같은 직업이다.
청소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봉은 낮고 높은 강도로 청소구역을 청소하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모님께 빵집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제가 직접 정한 진로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씀드릴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한 마디 말로 학생 시절 동안 노력한 결과물이 한순간 뒤바뀐다면 너무 슬픈 일일것 같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뜻을 전하는 방법으로는 손편지를 택할 것 같습니다. 손편지를 쓸 일이 학교에서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편지를 쓰라고 시킬 때 말고는 없는데, 진로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에는 정성을 담은 손편지가 나을 것 같습니다.
저라면 부모님의 일을 도울 것 같습니다. 부모님도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 저의 손까지 빌리지는 않을 것아고 그렇다면 그 일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에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는 심정으로 말했을거고, 설령 그정도가 아니더라도 빵집장사를 막 시작해 어려운 형편에 대학 준비 혹은 취업 준비를 하기에는 돈이 많이 들어 힘들 것 같기 때문에요.
부모님께 대학에 가겠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벌어 부모님의 부담을 줄여드리고 대학에 졸업 후 고소득의 직장을 얻어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것이, 큰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빵집을 여럿이서 운영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겨울 쯤에 길거리에서 호떡을 사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연세가 많아보이시는 아주머니께서 혼자 호떡을 팔고 계셨습니다. 1500원을 주고 한개 사먹었는데 배도 부르고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문뜩 집 앞에 사람도 많이 없는데 이 호떡을 팔면 어느정도 용돈은 벌 수 있겠지만 들인 시간 대비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고 서울 내에서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꽤 힘들어보였습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라는 작품은 내용도 이해가 잘가고 스토리도 쉬워서 술술 읽혔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작가님께서 위에 남기신 댓글들을 읽어보니, '무급가족종사자', '한국 산업의 호리병형 구조' 와 같은 꽤 어려운 개념들이 작품 이면에 숨어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어 놀랐습니다. 저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불가피한 경쟁이란 소재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이 떠올랐습니다.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불가피하게 공부로 경쟁 해야 하는 현실 말입니다. 물론 이 경쟁 제도 자체를 비판할 수 없다는 것은 압니다. 경쟁을 통해 학생들을 나누는 것이 어찌보면 가장 효율적으로 학생들의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으니까요....ㅠ 현수동 빵집 가게들은 서로서로 원만한 협의,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망하게 되는 가게가 생깁니다. 우리 학생들은 이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어, 공부에서 경쟁이 불가피할지라도 서로 협력하고 동행하면 모두가 잘 될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저도 <현수동 빵집 삼국지>를 읽고 비슷한 생각을 한 거 같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모든 결정을 본사에서 제시한 기준을 근거로 내리고, 개인 빵집은 손님이 선호하는 잘 팔리는 빵을 만들고, 결국에 이 이야기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사람들 모두가 의사 결정 권한조차 가지지 못하는 노동을 하고 있었고 저는 이 부분에서 이러한 숨 막히는 노동 상황을 어떻게 극복 할 수 있을까를 생각 했던 거 같습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야기 속에 나와있는 거 같습니다. 책 마지막 부분에서 두 프랜차이즈 지점이 자신들을 괴롭게 했던 폐점 시간을 합의 하자는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을 주고 받은 두 인물은 자신들이 다른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저는 책 속에 나온 것처럼 결국에 힘든 노동 상황을 해결하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범위를 조금씩 차근차근 넓혀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딱 딱 떨어지는 정답과 같은 해결 방법을 찾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죠 모든 일들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현실 속에서 무언가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당장 무엇이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폐점 시간을 합의 하는 것처럼요.
좋은 의견이시네요 동의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지금 당장 하자! 하지만 하루하루 치열하게 본사의 지시를 따르며 살아가는 가맹주들에게는 약간은 추상적이고 막막한 해결책이네요
저는 이 책에서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의사 결정 권한조차 가지지 못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 책 속에서 두 인물이 폐점 시간을 합의 하는 것과 같이 일단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뭐든 하면서 자신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이야기 했고, 이런 해결 방법이 조금 추상적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 점에도 동의 하기에 글의 마지막 부분에 다들 정답과 같은 해결 방법을 원하지만 막상 정답을 찾아서 행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일단 실천을 해보는 해결 방법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는데 이 부분이 그렇게 와 닿을 수도 있는 거 같네요.. 동의 합니다..
이 글에 덧붙여 추가로 제 생각을 더 이야기 하자면 저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자영업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에 대한 문제는 과도한 경쟁 보다는 줄어드는 자영업자 수를 어떻게 늘리는가 에 대한 문제로 무게가 실리는 것 같지만 분명 아직도 자영업의 과도한 경쟁 문제는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 자영업의 문제와 단기적인 해결 방안들이 변해도 근본적인 자영업의 문제는 넘쳐 나는 자영업 종사자 수 , 그에 따른 과잉 경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잉 경쟁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 시키고,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개선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그 후에는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 이야기가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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