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고] 『산 자들』 작가와의 만남

D-29
작가님, 별말씀을요. 사이트 개선 피드백도 바로 해주시고, 더 좋은 환경에서 토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그리고 이 모임 자체가 정말 즐겁네요. 곧 뵙겠습니다! ^^
작가님, 저와 학생들은 즐거움을 넘어서 쉽게 겪지 못할 귀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어서 뵈어요!
그렇다니 정말 뿌듯하고 기쁩니다!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노사 갈등이라는 문제는 매우 생소할 것이고, 아직 학생인 여러분께는 더 그러할 거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여러분 중 상당수 역시 머지않아 노동이라는 경제 활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고용하는 형태인 전문직 종사자나 사업가, 자영업자, 투자자가 되지 않는다면 누군가에게 고용이 되어 일을 하게 됩니다. 그때 여러분의 권리나 이익은 고용주의 이익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개 이런 관계에서,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노동자가 불리한 처지에 서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나중에 노동자가 되시더라도 여러분의 몫을 당당히 주장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런 지혜와 용기, 힘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덕목들은 어디서 구매할 수도 없고 누구에게 빌려달라고 할 수도 없어서, 온전히 자신이 키워야 하더라고요. 거기에 더해 그런 갈등 관계 속에서 여러분의 몫을 당당히 요구하는 한편 전체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피고 다른 이해관계자의 처지와 아픔도 배려할 줄 아는 멋진 어른이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저도 못하는 일을 여러분께 당부하고 있네요.
내 주체적인 시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려면 ‘남의 입장에 서 보기’를 자주 훈련해야 할 거 같아요. 특히 한국 사회는 모든 사안을 한국이라는 나라의 국익 관점에서 보려는 경향이 강한데, 여러분은 저나 여러분 부모 세대보다 훨씬 더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며 의견을 나누고 협업할 일이 많으실 겁니다. 그때 국익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는 여러분 손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현수동 빵집 삼국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날이네요. 참가 신청 때 적어주신 글을 보니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이 느껴졌는데, 궁금한 점 많이 물어봐주세요. 저는 저녁때까지 질문 두 가지를 준비할게요. 참가 신청서에는 ‘빵을 좋아하느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예전에는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자꾸 살이 쪄서 고탄수화물 음식을 멀리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ㅠ.ㅠ 모두 감사합니다! 즐겁고 편안한 금요일 보내세요~.
이제 자르기에서 싸우기입니다. ‘싸우다’는 서로 이기려고 다투다, 우열을 가리다, 시련 따위를 이겨내려고 애쓰다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 부터 시작해 봅시다.
p.149쪽의 "그게 정말 우리 손에 달린 일 맞나요? ~~그냥 다 운인 거 같고요,~~"라는 말이 저는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현수동 삼국지의 결말을 보면서 어쩌면 누가 떠났느냐 남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누구와의 경쟁이 아닌 나의 내면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 소신있게 버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한돈스테이크 님, 의견 감사해요. 제가 나이가 들다 보니까, 자기 신념을 지키며 소신 있게 사는 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다 정확히 말하면, 신념과 소신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감당하지 못해 무너집디다. 저도 그럴 뻔했습니다.
제가 맨 처음 이 글을 읽고 바로 떠오른 것은 자영업자들의 고단함과 치열한 생존 경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온라인 독서토론을 하기 위해 다시 천천히 글을 읽다보니 생각한 것은 '자신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는 노동'이었습니다. 프렌차이즈 가맹점에서는 제빵사 채용과 빵의 종류 결정 등 대부분의 결정을 본사의 지침에 따라야 했고, 개인빵집은 단지 빵을 만드는 것이 즐거워 빵을 만들었지만 결국 살기 위해서는 손님들이 선호하는 빵만을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영이가 프렌차이즈 본사의 의사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하은이에게 찾아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서술되어 있는 것처럼 자신들에게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좌절하고, 명령을 받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정확하고 날카로운 견해입니다. 사실 저희가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믐〉이라는 플랫폼도 그런 생각 속에서 나왔어요. 〈그믐〉 대표님은 이전까지 외국계 대기업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급여를 받고 잘 나가던 팀장이었는데, ‘자신의 의지로 일하고 싶다, 보다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믐〉을 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본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빵을 만드는 것이 좋아 빵집을 운영하던 사람이 돈 때문에 신경질적으로 변한 것이 마음이 아팠고, 프렌차이즈 기업들의 지시에 따라 기계적으로 일을 하는 현실도 안쓰러웠습니다. 특히 프렌차이즈 기업이 구멍가게를 경쟁을 통해 없앴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아파트의 구멍가게가 ㄹㄷ마트에 의해 없어졌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이러한 현실을 보고 자본주의 사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사회 제도의 개선과 사회 인식의 변화를 통해 자영업자들에게도 사람다운 삶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라고 느꼈습니다.
위에 저의 글은 한돈스테이크 님의 이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에 나오는 세 빵집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빵집 주인의 사업을 돕는 가족이 있다는 점입니다. 하은은 어머니로부터 월급을 받고 일합니다. 그러나 주영과 순임은 아버지와 남편의 가게에서 무보수로, 근로계약서 없이 일하는 듯 보입니다. 이렇게 소규모 자영업 사업체에서 사장이 가족을 고용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일반적인 풍경입니다. 흔히 한국인들은 이를 고용 관계라기보다는 ‘아버지의 장사를 도와준다, 남편과 함께 장사를 한다’는 식으로 여기고 있지요.
특히 그 중에서도 주영과 순임처럼 임금을 받지 못하고 가족의 사업을 도와주는 경우에는 ‘무급가족종사자’라고 부릅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최저임금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등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의 바깥에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특징 중 하나가 영세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고, 이런 작은 가게들이 무급가족종사자를 굉장히 많이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당사자들이 ‘아버지의 장사를 도와야 한다, 남편의 가게에서 돈 안 받고 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법적인 안전망을 만들어도 그게 잘 먹히지 않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7) 주영은 어머니로부터 “네가 우리 가족 맞냐?”라는 말을 듣고 빵집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영은 공무원시험 준비를 사실상 포기하게 됩니다. 장사를 시작한 부모님 때문에 자신이 생각한 인생 진로를 포기하게 된 셈이죠. 한편으로는 공무원시험 합격이라는 게 한 사람의 인생을 건 꿈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날 부모님이 빵집을 열고 여러분에게 대학 진학 혹은 대학에서의 취업 준비를 포기하고 빵집에서 일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의 뜻을 부모님께 어떻게 전달하겠습니까?
7번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빵집에서 일하지 않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것 입니다. 그 이유로는 먼저, 대학에 진학 후 취업을 하게 된다면 빵집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인생은 한번 밖에 없기 떄문입니다. 자신의 인생은 한번 밖에 오지 않습니다. 만약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갖지 못하게 된다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것 입니다. 물론 부모님의 빵집 일을 돕지 않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주말등을 이용해 부모님께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께 저의 꿈에 대한 열정을 알려드려 저의 인생 진로를 향해 도전할 것이고, 주말에만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릴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꿈과 저의 꿈은 별개의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부모님과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왔고 또 부모님께서는 그 시간동안 많은 시간과 자본, 노력 등 투자를 하셨지만 그게 모두 제가 부모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서 투자 한것은 아닙니다. 부모님께서 저를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조건 그 방향으로 가라고 투자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게 바라는 바여도 제가 저의 확실한 목적으로 가지고 저의 행복을 찾는 다면 이는 부모님께서 침범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적에는 삶에서 행복한 영역과 직업에서 행복한 영역과, 가정에서 행복한 영역이 구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공무원 시험 합격과 같은 꿈이라면 한번 고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무원시험은 누군가의 행복과 꿈이라고 하긴 조금 거리감이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무원시험을 비하하거나 쉽고 누구나 할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저 공무원 시험의 보편적인 관점은 안정적으로 적당하다 이기에 이는 직업적 목표일 뿐이지 삶의 영역에서의 목표는 아닐수 있다는 것 입니다. 안정적으로 평범한 삶에서는 심리적 행복감 즉 안녕감을 느낄 뿐이지 삶에서 행복하다를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한다는게 정말 삶 속에서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저는 부모님의 뜻을 따라 줄 것입니다. 그걸 한다고 해서 행복을 잃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성취 했을때의 행복감의 정도는 삶에서 행복>가정에서 행복>직업에서 행복 순이라고 생각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의 기준에서 있는 행복과 목표는 어떤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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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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