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고] 『산 자들』 작가와의 만남

D-29
위에 저의 글은 한돈스테이크 님의 이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에 나오는 세 빵집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빵집 주인의 사업을 돕는 가족이 있다는 점입니다. 하은은 어머니로부터 월급을 받고 일합니다. 그러나 주영과 순임은 아버지와 남편의 가게에서 무보수로, 근로계약서 없이 일하는 듯 보입니다. 이렇게 소규모 자영업 사업체에서 사장이 가족을 고용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일반적인 풍경입니다. 흔히 한국인들은 이를 고용 관계라기보다는 ‘아버지의 장사를 도와준다, 남편과 함께 장사를 한다’는 식으로 여기고 있지요.
특히 그 중에서도 주영과 순임처럼 임금을 받지 못하고 가족의 사업을 도와주는 경우에는 ‘무급가족종사자’라고 부릅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최저임금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등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의 바깥에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특징 중 하나가 영세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고, 이런 작은 가게들이 무급가족종사자를 굉장히 많이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당사자들이 ‘아버지의 장사를 도와야 한다, 남편의 가게에서 돈 안 받고 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법적인 안전망을 만들어도 그게 잘 먹히지 않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7) 주영은 어머니로부터 “네가 우리 가족 맞냐?”라는 말을 듣고 빵집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영은 공무원시험 준비를 사실상 포기하게 됩니다. 장사를 시작한 부모님 때문에 자신이 생각한 인생 진로를 포기하게 된 셈이죠. 한편으로는 공무원시험 합격이라는 게 한 사람의 인생을 건 꿈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날 부모님이 빵집을 열고 여러분에게 대학 진학 혹은 대학에서의 취업 준비를 포기하고 빵집에서 일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의 뜻을 부모님께 어떻게 전달하겠습니까?
7번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빵집에서 일하지 않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것 입니다. 그 이유로는 먼저, 대학에 진학 후 취업을 하게 된다면 빵집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인생은 한번 밖에 없기 떄문입니다. 자신의 인생은 한번 밖에 오지 않습니다. 만약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갖지 못하게 된다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것 입니다. 물론 부모님의 빵집 일을 돕지 않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주말등을 이용해 부모님께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께 저의 꿈에 대한 열정을 알려드려 저의 인생 진로를 향해 도전할 것이고, 주말에만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릴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꿈과 저의 꿈은 별개의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부모님과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왔고 또 부모님께서는 그 시간동안 많은 시간과 자본, 노력 등 투자를 하셨지만 그게 모두 제가 부모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서 투자 한것은 아닙니다. 부모님께서 저를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조건 그 방향으로 가라고 투자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게 바라는 바여도 제가 저의 확실한 목적으로 가지고 저의 행복을 찾는 다면 이는 부모님께서 침범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적에는 삶에서 행복한 영역과 직업에서 행복한 영역과, 가정에서 행복한 영역이 구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공무원 시험 합격과 같은 꿈이라면 한번 고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무원시험은 누군가의 행복과 꿈이라고 하긴 조금 거리감이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무원시험을 비하하거나 쉽고 누구나 할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저 공무원 시험의 보편적인 관점은 안정적으로 적당하다 이기에 이는 직업적 목표일 뿐이지 삶의 영역에서의 목표는 아닐수 있다는 것 입니다. 안정적으로 평범한 삶에서는 심리적 행복감 즉 안녕감을 느낄 뿐이지 삶에서 행복하다를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한다는게 정말 삶 속에서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저는 부모님의 뜻을 따라 줄 것입니다. 그걸 한다고 해서 행복을 잃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성취 했을때의 행복감의 정도는 삶에서 행복>가정에서 행복>직업에서 행복 순이라고 생각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의 기준에서 있는 행복과 목표는 어떤 것인가요??
팬레터님께서 쓰신 글 정말 감명깊게 읽었는데요, 저는 삶에서의 행복을 가정, 직업에서의 행복과 분리하지 않고 바라봐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정, 직업에서 행복이 충족된다면 자동으로 삶에서의 행복도 충족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팬레터님의 질문에 답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인생의 행복과 목표는 '끊임없는 인생의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 입니다. 인생의 각 '시점'에는 여러가지 도전 과제(마치 게임처럼)들이 주어질 것 입니다. 그 과제들에는 개인적인 목표(공무원 시험 합격)부터 해서 주위 사람들의 행복(부모님 빵집 돕기), 가정, 직업에서의 행복 등등 다양한 종류가 있을 것입니다. 저의 이런 행복 가치관을 바탕으로 장강명 작가님의 질문에 답을 해보겠습니다. 제가 만약 주영이의 입장이라면, 내 인생의 '시기와 시점'을 검토해본 후에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직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젊고, 너무 놀고 싶고 공무원 준비도 잘 안될 것 같고 이런 생각이 들면 차라리 저는 부모님을 돕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반면 내가 생각하기에 이제 나는 성인이고, 내 목표를 내가 스스로 개척할 마음가짐과 간절함이 마음속에 있다면, 저는 공무원 준비를 하는 쪽을 택할 것 입니다. 늦게 답잡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ㅠㅠ
만약 제가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빵집을 여셔서 빵집에서 일하라고 말하신다면 저는 대학 진학을 위해서 공부하는 시간이나 내가 원하는 직장, 직업을 얻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못 도와드린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내가 안정적인 직장을 얻어 부모님을 도와드릴 것 같습니다.
저의 의지에 달렸을 것같습니다 저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부모의 요구에 불응할 것같습니다 비록 부모에게 당장은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만은 언제나 완벽한, 부모가 바라는 자식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모님의 직업도 빵집을 운영하는것 인것처럼 저도 자신이 선택하고자 하는 진로를 선택하고싶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한국의 산업 구조를 호리병형이라고 진단합니다. 삼성, 현대차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굉장히 뛰어난 대기업이 있고, 곧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영세 가게들이 엄청나게 많고, 그 중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자기들이 알아서 잘하니 일반 소비자인 우리가 그들의 운명이나 전략을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쟁력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백종원 씨가 그런 가게들에 컨설팅을 해주는 방송 프로그램까지 나올 정도이지요. 그런데 이런 영세 자영업자들이 일하는 분야야말로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극도로 치열하다는 게 한국 경제의 비극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산 자들』을 쓰면서 그런 영세 자영업 분야 중의 하나로 빵집이라는 산업 분야를 골랐습니다. 치킨집으로 할까 빵집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빵집이 취재가 좀 더 쉬워서 빵집을 택했어요.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8) 거리를 다니면서, 혹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이 분야는 보상이 크지도 않은데 일하는 사람이 많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곳은 어떤 가게입니까? 혹은 업계입니까? 어떤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까?
제 경우에는 어제도 제가 사는 아파트 앞에서 ‘신문을 구독해 달라’며 길거리에서 영업을 하는 아저씨를 봤어요. 그런데 이제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거든요. 그 아저씨는 하루 종일 길거리에서 그렇게 영업을 할 것 같은데, 그런다고 보상을 제대로 받지는 못할 것 같았습니다. 가끔 지하철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를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이 관찰한 사례를 알려주세요.
저는 편의점 업계가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편의점은 요즈음 프랜차이즈도 많아지고 지점도 많아져 동네마다 편의점이 없는 곳이 더 찾기 힘들고, 동네에 편의점이 4,5개씩 몰려있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어디에 살던간에 집 앞에 편의점 하나쯤은 있으면서 살게되어 편리해 졌지만, 그만큼 모든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아져서 소위 말하는 '진상'들도 편의점에 많이 팢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은 장사가 잘되는,안되는 이유가 저점장들의 문제나 직원들의 노력과는 그다지 큰 상관 없이 그저 편의점의 위치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는지, 아닌지로 나뉘어 위치가 않좋은 편의점은 얼마나 서비스를 잘하는 지와 관련없이 금방 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나 서비스쪽의 일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하루 종일 사람을 상대하는것도 힘든데 가끔씩은 진상들이 와서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 그런 일들이 돈을 엄청 많이 받는 것도 아니라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번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상 크지 않은 직업은 구두방입니다. 요즘에는 광내서 구두를 닦지도 않을 뿐더러 구두를 수선하는 일도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집에 안신는 구두도 갖다 버릴 판에 고쳐 쓸 일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도 아직도 구두방은 많이 남아있고, 구두방은 길가에 아주 작은 점포로 되어 있다. 겨울은 춥고 여름에는 더울 것 같다. 열심히 일하는 것에 비해 보상이 적을 것 같은 직업이다.
청소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봉은 낮고 높은 강도로 청소구역을 청소하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모님께 빵집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제가 직접 정한 진로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씀드릴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한 마디 말로 학생 시절 동안 노력한 결과물이 한순간 뒤바뀐다면 너무 슬픈 일일것 같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뜻을 전하는 방법으로는 손편지를 택할 것 같습니다. 손편지를 쓸 일이 학교에서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편지를 쓰라고 시킬 때 말고는 없는데, 진로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에는 정성을 담은 손편지가 나을 것 같습니다.
저라면 부모님의 일을 도울 것 같습니다. 부모님도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 저의 손까지 빌리지는 않을 것아고 그렇다면 그 일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에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는 심정으로 말했을거고, 설령 그정도가 아니더라도 빵집장사를 막 시작해 어려운 형편에 대학 준비 혹은 취업 준비를 하기에는 돈이 많이 들어 힘들 것 같기 때문에요.
부모님께 대학에 가겠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벌어 부모님의 부담을 줄여드리고 대학에 졸업 후 고소득의 직장을 얻어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것이, 큰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빵집을 여럿이서 운영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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