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고] 『산 자들』 작가와의 만남

D-29
오늘은 「공장 밖에서」를 이야기하는 날이네요. 『산 자들』에 실린 단편 10편 중에 가장 스케일이 큰 이야기인데요, 2010년대에 한국에서 있었던 실제 대규모 파업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습니다. 아마 기사 검색하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소설에 묘사된 풍경과 실제 사건은 다른 점도 많기에, 이 소설만으로 실제 사건을 예단하시면 곤란합니다. 「공장 밖에서」는 초기의 특정 기간만을 다루고 있고, 제가 창작하거나 앞뒤 순서를 바꾼 일화도 여럿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 단편은 특정한 주인공이 없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여러 사람의 시선으로 보여주게 되는데, 그 시선들 각각은 일리가 있는 듯 하면서도 다른 시선과 보는 방향이 너무 달라 독자를 불편하게 합니다.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5) 「공장 밖에서」에서 어떤 인물의 처지에 가장 공감이 가시나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6) A라는 기업이 B라는 기업을 인수했을 때, 자신들의 직원을 B 공장으로 보내 B가 여태까지 개발한 기술을 배워가는 것은 괜찮은가요? A 기업이 중국 기업, B 기업이 한국 기업일 때와, A 기업이 한국 기업, B 기업이 미국 기업일 때를 각각 생각해보시고 대답해주세요.
이 단편은 작가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특별한 주인공이 없기 때문에 회사와 노조, 사장과 위원장, 산 자들과 죽은 자들, 그리고 중소기업들 등등 많은 사람들 각각의 사정이 충돌하여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모순된 상황이 보여집니다. 여기에는 옳은 주장도, 틀린 주장도 없어요. 단지 개개인의 슬픈 사정일 뿐입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저는 죽은 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회사도 물론 어쩔 수 없이 이 지경까지 왔다지만 그럼에도 꼭 직원을 해고해야 했을까요? 태평한 말일 지도 모르지만,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든 함께 하려고 했다면 결말은 이렇게까지 비극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애초에 차의 퀄리티에 대한 잘못도 결국은 회사일 거고요. 반면, 글에서도 나왔지만 근태가 있긴 했어도 직원들은 단지 평소대로 했는데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죠. 근태 또한 회사가 노력했다면 더욱 좋아졌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만일 사회에 나가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죽은 자들에 속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한 몫 하고요. 질문 6의 경우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 회사 샀을 때에는 선진 기술 보유할 수 있게 됐다면서 좋아하지 않았습니까?" 라는 부분이 있죠. 이건 자신이 피해자일 때와 가해자일 때의 모순이라 생각해요.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봤을 때, 저는 역시 옳다, 라고 생각합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중국이 우리나라에 진출하여 기술을 배워가는 것도 우리나라가 미국에 진출해 기술을 배워가는 것과 결은 같고, 그렇다면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기술의 부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은.. 선진국이 해야하는 최소한의 예우가 아닐까요. 물론 이것 또한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말이죠.
A라는 기업이 B라는 기업을 인수하는것은 B기업의 권리를 넘겨받는것이기 때문에 기술을 배워가는것은 A기업 입장에서 정당한 권리를 사용하는것 이므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6번질문에 답하자면, 두 케이스 모두 기술을 배워가는 것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단. 제가 생각하는 포인트는 '배워간다' 라는 것 입니다. 배워가려면 배워가는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지불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당한 대가를 B회사에 주지 않고 기술을 강탈해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제가 가장 공감하며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인물은 이 소설 속에 등장했던 '산 자들'도 '죽은 자들'도 아닌 이 회사와 일을 하고 있는 협력업체 직원들입니다. 물론 갑자기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갑자기 살 길이 막막해지며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게 된 죽은 자들이나 간신히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았지만 죽은 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이 죽은 자들에 의해 정상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산 자들도 충분히 공감되며 불쌍하지만 갑자기 자신들의 협력업체였던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시작하여 이로 인해 그동안 산 자들과 죽은 자들보다 더욱 열악하고 힘든 노동환경과 적은 임금으로도 착실히 살던 자신들이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되었습니다.
(5)저는 어느 특정 인물 보다는 '죽은 자들'이 처한 상황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그들은 잘 일하다가 회생 계획이라는 이상한 해고 계획에 의해 하루아침에 해고 당할 위기에 처했고, 회사가 그러한 상황에 저한 것에 그들의 잘못은 사실상 없습니다.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왜 책임을 그들이 지어야 하며, 진짜로 잘못한 것은 누구일까요? 그들은 이제 가만히 있으면 해고 당하고,그렇다고 가만히 있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위기입니다. '산 자들'은 "왜 너희들 900명 때문에 우리 20만 협력업체 직원 가족들이 다 죽어야 하냐"며 '죽은 자들'을 원망하고, 불법 파업이라고 손가락질 합니다. 저는 여기서 전체주의 사상에서의 소수 측이 생각났습니다. '죽은 자들'은 살고 싶어 최대한 발버둥치고 있는것 뿐인데 다른이들이 보기에는 그들이 희생하는 것이 매우 '합리적'이고 '옳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더 낮은 임금을 받는 곳으로 옮기는 것 뿐이라고 그들의 상황과 겪어야 하는 일들을 별 것 아닌 것으로 만듭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죽은 자들'은 자신들이 보기에도 소수인 자신들이 희생하는게 합리적으로 보이면서도, 자신들이 살아야 한다는 내적 갈등에 빠지게 합니다. 그들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이런 부분들 때문에 저는 죽은 자들에게 더 감정 이입이 되었습니다.
(6)번 질문에 대답해 보겠습니다 B가 한국 기업일 때는 너무 억울한 일이지만 B가 미국 기업일 때는 많이 배워야 할 거 같습니다. 정말 입장 차가 큰 쟁점인것 같습니다. 어쨌든 자국이 강국이면 디른 나라에게 피해줄 일도 피해 받을 일도 없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도 더 강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5) 산 자들에게 공감이 갔습니다. 회사가 경영 문제로 구조 조정에 들어 갔을 때, 해고 대상자들은 무작위로 정해진 것이 아닌 일정 기준에 대하여 정해진 것입니다. 죽은 자들이 파업 하는 문제로 자기들 또한 일자리를 잃게 되는 상황이 안타까워 공감이 갔던 것 같습니다.
어느 국적의 기업이든 인수를 한 후에 개발한 기술을 배워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술을 빼앗아 가기 위한 목적만을 가지고 인수를 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께서 하신 질문과 이에 대한 여러분의 진솔한 답변을 읽으며, 살아가면서 마주쳤던 현실과 그 때의 제 선택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작가님의 질문에 대해 잘 생각하면서 <공장 밖에서>를 이야기 해보도록 해요.
6번 질문에 대해 답하겠습니다. 저는 어떤 기업이든 간에 기술을 배워가는 것에 대해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술은 그 기업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것이므로, 그 권리도 그 기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기업을 인수한 회사에게는 그 기업에 대한 권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현실적으로 기술을 배워가는 것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을 배워가는 것을 막기보다는 그 기술을 배울때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해서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기술을 배우는 것을 막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장 밖에서>를 읽고 '노동자와 회사의 갈등을 어떻게 완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에 대해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사이트가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니, 본인의 글은 기록장에 복사해 놓기 바랍니다. 홀란스럽다님께서 노동자와 회사의 갈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노사 갈등은 뉴스에서 많이 접하는 내용이죠. <공장 밖에서>를 읽으면서 떠올랐던 세상 일(실제 노동자와 회사의 갈등, 대립, 조율, 해결 등 사례)을 떠올려 보면서 같이 고민해 보기를 바랍니다.
'공장밖에서'가 10개의 단편들 중 가장 긴박감 넘치고 팽팽한 줄을 양쪽에서 당기는 긴장감 있는 느낌이어서 몰입이 잘되었습니다. 노동문제가 평범한 사람들을 폭력을 행사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처음 읽었을 때는 쇠파이프, 타이어 같은 무기를 이용해서까지 무력으로 투쟁하는게 조금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님께서 모티프로 삼으셨던 실제 사건을 찾아보니 실제로 무력 싸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굉장히 놀랐습니다
사실 이 책에 나온 가장 큰 주제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대립이겠지만, 사실 꼼꼼히 읽어보면 83p의 "장관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망하게 하느냐, 살리느냐, 얼마나 정직해지느냐. 이것은 법원의 산수였다.", 86, 87p의 "월급이 반년 동안 두 번 나왔는데 제때 나오지도 않았고, 부부 자신이 고기 반찬을 줄이고있는 형편이었다.", 94p의 "두 사람은 이 상황에서 자유의지라 할 것이 거의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107p의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기자들도 직원들도 술렁였다." 등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 또한 작가님은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런 부분들을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여러분의 생각도 듣고싶네요
(5)질문에 대해 저는 자동차 생산 기업 하청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처지에 가장 공감이 갔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해고되는 것은 죽은 자들임에 분명하지만, 죽은 자들이 파업하며 자동차 생산을 못해 하청에 있는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아무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직장에 잘리거나 아예 회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소설의 내용을 읽던 중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분노에 가장 공감이 갔습니다.
노조와 파업에 대한 주제를 얘기하다보니 작년에 코로나 병동 의료진이 단체로 파업에 들어간 사례가 생각이 납니다. 물론 이 사례는 죽은 자들과 같이 해고되는 정도의 극한의 쟁점을 다룬 파업은 아니었지만, 의료진의 처우 개선과 공공의료 증진 등의 요구사항을 쟁점으로 10여차례가 넘게 정부와 협의를 거쳤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요, 여러분들은 작년에 있었던 의료진 파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의료진의 입장에선 참다참다 분노해 환자들을 돌보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고 진행한 정당한 파업인지, 정부나 국민 입장에선 생명의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정당하지 않은 파업일까요..
코로나가 절정이었을 때 전국의 바쁘게 일하셨던 의료진 분들 저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의료진 분들도 갑자기 심각해진 코로나에 준비도 못하고 몰려오는 코로나 환자 수에 자신이 걸릴 위험을 감수하고 가족도 오랫동안 못 만나면서 바쁘게 일하는 분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도움이 크지 않았다는 것은 저도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도덕적으로 판단하였을 때는 아무리 힘들었어도 그 상황에서 심각한 코로나 환자의 경우는 생명까지도 왔다갔다 하는데 파업을 하는거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6)저는 중국기업이든 미국기업이든 기술을 배우는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기술을 배운 이후입니다. A기업이 오로지 B 기업의 기술만을 빼가기 위해 인수를 해 기술을 배워가고 이후 토사구팽 식으로 B기업을 방치하거나 버린다면, B기업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그들이 개발한 독자적 기술을 빼앗긴 것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업적(공로)를 세웠음에도 다른 이에게 그냥 넘겨주어야만 해 매우 억울할 것입니다. 때문에 저는 기술을 배운다는 것보다는 사후 처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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