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고] 『산 자들』 작가와의 만남

D-29
제 인생 최고의 노래는 퀸의 보헤미안 렙소디입니다. 왜냐하면 퀸을 다룬 영화 자체가 재밌었고, 보헤미안 립소디 노래가 요즘 노래와 달리 특이해서 더욱 인상깊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아이돌 산업에 대해 저도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노래 추천도 감사해요! 제 인생 곡은 ‘Hallelujah’라는 팝송인데요, 제목은 할렐루야지만 찬송가는 아니에요. 저는 이 곡의 멜로디도 좋아하지만 가사를 정말 좋아하는데, 가사가 좀 알듯 모를 듯한 내용입니다. 저는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슬픔에 대한 노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원곡은 레너드 코헨이라는 뮤지션이 불렀는데, 이후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습니다. 그 중에 특히 제가 좋아하는 버전 링크를 올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YrXK5ek_PQ
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단편인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를 읽는 날입니다. 이 단편은 원래 청소년소설 앤솔로지에 수록하려고 쓴 작품이에요. 제가 요즘 고등학생의 삶에서 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을 쓰기 전에 고등학생과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교 1학년생 10여 명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사 검색으로 찾으실 수 있을 텐데, 이 소설의 주요 사건 역시 실화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실제 사건의 당사자도 만나 인터뷰했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과 인물을 창작했기 때문에 소설 속 묘사와 실제 사건 내용은 꽤 다릅니다.
참고로 『산 자들』을 일본어로도 번역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책 전체의 제목이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鳥は飛ぶのが?しいか)』입니다. https://www.amazon.co.jp/%E9%B3%A5%E3%81%AF%E9%A3%9B%E3%81%B6%E3%81%AE%E3%81%8C%E6%A5%BD%E3%81%97%E3%81%84%E3%81%8B-%E3%83%81%E3%83%A3%E3%83%B3%E3%83%BB%E3%82%AC%E3%83%B3%E3%83%9F%E3%83%A7%E3%83%B3/dp/4909237550 일본 출판사에서는 이 단편소설이 책 전체를 상징한다고 본 모양입니다. 『산 자들』의 편집자도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으로 이 단편을 꼽았습니다.
참고로 새들은 비행하는 게 에너지 소모가 커서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동물학자들 중에는 까마귀 같은 새들이 하강기류와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래도 까마귀들이 그걸 즐기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청소년소설이기도 하지만, 저희가 함께 이야기 나눴던 대로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이 학습노동자라면 이 소설도 노동소설로 분류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학생이 학습노동자라면, 그 학생들이 일하는 직장은 학교인 셈이겠지요. 그런데 이 소설에서 그 ‘회사’는 학생들을 위한 곳이 아닙니다. 이 비유를 확장하면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은 무엇일까, 기업은 누구를 위한 곳일까를 묻는 질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아마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단어를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 이 논의는 ESG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 경영은 주주의 이익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주주자본주의라고 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영국에서도 전통적으로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런 관점이 대세였습니다. 특히 한국은 기업이 주주가 아니라 이른바 ‘오너’라고 하는 대기업 회장 가문을 중심으로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주주자본주의를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주주자본주의에서 회사와 직원은 계약 관계에 있을 뿐, 직원이 회사의 주인은 아닙니다. 회사의 주인은 주주들이지요. 그렇기에 주주자본주의에서는 노동조합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며, 경영진이 아닌 일반 직원은 경영에 대해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고 여깁니다.
이것은 회사가 노동자를 마구 부려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국가는 여러 가지 노동법으로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보호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노사는 노동자의 복지를 놓고 논의하고 협약합니다. 주주자본주의를 채택한 사회에서도 주주의 이익을 높이려면 기업이 잘 되어야 하고, 기업이 잘 되려면 유능한 노동자를 확보해야 하며, 유능한 노동자를 확보하려면 노동 조건이 좋아야 합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주주자본주의의 기본 전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주장하는 분들이 나왔습니다. 주주뿐 아니라 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사회가 모두 기업의 공동 주인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만큼 기업은 그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고, 직원이나 소비자도 기업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죠. ESG 경영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한 도시, 혹은 작은 국가 이상의 영향력을 갖게 된 초거대 기업들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주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성세대보다는 젊은 세대, 지역적으로는 미국보다는 유럽에서 폭넓게 지지를 얻는 듯합니다.
주주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이나 경제에 대한 시각 자체가 완전히 다르고, 양쪽 주장 모두 일리가 있는 반면 그 부작용도 각각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마 미래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은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가,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도 여러분 세대가 풀어야 할 문제일 겁니다.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에서는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대해 여러 등장인물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학교의 주인을 누구로 보는지에 따라 각각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질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교무 교감은 학교의 주인은 재단 이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주인공 3총사의 행동은 학교의 주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으로서 중대한 잘못이라고 여깁니다.
제문의 어머니는 학생과 학교는 교육서비스와 학습노동을 교환하는 계약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이 관점에서도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 아니지요. 학생이 학교를 졸업하면 계약은 종료되고, 양자는 서로 무관한 존재가 됩니다. 그렇기에 제문의 어머니는 “그 고등학교 이제 몇 달만 더 다니면 되잖니, 다시 볼 학교도 아니잖니”라고 말합니다. 비록 학교가 제대로 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고, 그것은 부당한 일이지만, 어차피 곧 종료될 계약이니 지금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손해라는 의견입니다.
기준은 학생 역시 학교의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학교가 어떤 정책을 실시할 때 학생이 거기에 참여해야 할 뿐더러 거기에 책임까지 진다는 것입니다. 기준은 자신의 후배들이 형편없는 급식을 먹게 되는 데에는 자신의 책임도 조금이나마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학 입학이 결정된 뒤에도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새 급식실 환경을 위한 학생 의견 조사’를 벌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19)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말에 동의하시나요? 동의하건 그렇지 않건 그 이유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학교는 학생이 다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문제점을 더 잘 알것이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학교를 더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 아니게 되면 학생들에게 피헤를 줄 수 있는 교칙 등이 만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도 하나의 작은 사회라고 볼 수 있기 떄문에 민주주의를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동의합니다. 학교의 존재의의는 학생들을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이 작품처럼 학생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옳지 않고,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교의 주인은 학교가 돌아가는데 기여하는 모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 한명이라도 빠진다면 학교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거나 다른 이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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