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고] 『산 자들』 작가와의 만남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산 자들』을 쓰면서 그런 영세 자영업 분야 중의 하나로 빵집이라는 산업 분야를 골랐습니다. 치킨집으로 할까 빵집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빵집이 취재가 좀 더 쉬워서 빵집을 택했어요.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8) 거리를 다니면서, 혹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이 분야는 보상이 크지도 않은데 일하는 사람이 많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곳은 어떤 가게입니까? 혹은 업계입니까? 어떤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까?
제 경우에는 어제도 제가 사는 아파트 앞에서 ‘신문을 구독해 달라’며 길거리에서 영업을 하는 아저씨를 봤어요. 그런데 이제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거든요. 그 아저씨는 하루 종일 길거리에서 그렇게 영업을 할 것 같은데, 그런다고 보상을 제대로 받지는 못할 것 같았습니다. 가끔 지하철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를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이 관찰한 사례를 알려주세요.
저는 편의점 업계가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편의점은 요즈음 프랜차이즈도 많아지고 지점도 많아져 동네마다 편의점이 없는 곳이 더 찾기 힘들고, 동네에 편의점이 4,5개씩 몰려있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어디에 살던간에 집 앞에 편의점 하나쯤은 있으면서 살게되어 편리해 졌지만, 그만큼 모든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아져서 소위 말하는 '진상'들도 편의점에 많이 팢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은 장사가 잘되는,안되는 이유가 저점장들의 문제나 직원들의 노력과는 그다지 큰 상관 없이 그저 편의점의 위치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는지, 아닌지로 나뉘어 위치가 않좋은 편의점은 얼마나 서비스를 잘하는 지와 관련없이 금방 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나 서비스쪽의 일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하루 종일 사람을 상대하는것도 힘든데 가끔씩은 진상들이 와서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 그런 일들이 돈을 엄청 많이 받는 것도 아니라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번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상 크지 않은 직업은 구두방입니다. 요즘에는 광내서 구두를 닦지도 않을 뿐더러 구두를 수선하는 일도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집에 안신는 구두도 갖다 버릴 판에 고쳐 쓸 일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도 아직도 구두방은 많이 남아있고, 구두방은 길가에 아주 작은 점포로 되어 있다. 겨울은 춥고 여름에는 더울 것 같다. 열심히 일하는 것에 비해 보상이 적을 것 같은 직업이다.
청소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봉은 낮고 높은 강도로 청소구역을 청소하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모님께 빵집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제가 직접 정한 진로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씀드릴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한 마디 말로 학생 시절 동안 노력한 결과물이 한순간 뒤바뀐다면 너무 슬픈 일일것 같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뜻을 전하는 방법으로는 손편지를 택할 것 같습니다. 손편지를 쓸 일이 학교에서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편지를 쓰라고 시킬 때 말고는 없는데, 진로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에는 정성을 담은 손편지가 나을 것 같습니다.
저라면 부모님의 일을 도울 것 같습니다. 부모님도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 저의 손까지 빌리지는 않을 것아고 그렇다면 그 일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에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는 심정으로 말했을거고, 설령 그정도가 아니더라도 빵집장사를 막 시작해 어려운 형편에 대학 준비 혹은 취업 준비를 하기에는 돈이 많이 들어 힘들 것 같기 때문에요.
부모님께 대학에 가겠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벌어 부모님의 부담을 줄여드리고 대학에 졸업 후 고소득의 직장을 얻어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것이, 큰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빵집을 여럿이서 운영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겨울 쯤에 길거리에서 호떡을 사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연세가 많아보이시는 아주머니께서 혼자 호떡을 팔고 계셨습니다. 1500원을 주고 한개 사먹었는데 배도 부르고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문뜩 집 앞에 사람도 많이 없는데 이 호떡을 팔면 어느정도 용돈은 벌 수 있겠지만 들인 시간 대비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고 서울 내에서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꽤 힘들어보였습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라는 작품은 내용도 이해가 잘가고 스토리도 쉬워서 술술 읽혔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작가님께서 위에 남기신 댓글들을 읽어보니, '무급가족종사자', '한국 산업의 호리병형 구조' 와 같은 꽤 어려운 개념들이 작품 이면에 숨어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어 놀랐습니다. 저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불가피한 경쟁이란 소재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이 떠올랐습니다.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불가피하게 공부로 경쟁 해야 하는 현실 말입니다. 물론 이 경쟁 제도 자체를 비판할 수 없다는 것은 압니다. 경쟁을 통해 학생들을 나누는 것이 어찌보면 가장 효율적으로 학생들의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으니까요....ㅠ 현수동 빵집 가게들은 서로서로 원만한 협의,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망하게 되는 가게가 생깁니다. 우리 학생들은 이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어, 공부에서 경쟁이 불가피할지라도 서로 협력하고 동행하면 모두가 잘 될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저도 <현수동 빵집 삼국지>를 읽고 비슷한 생각을 한 거 같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모든 결정을 본사에서 제시한 기준을 근거로 내리고, 개인 빵집은 손님이 선호하는 잘 팔리는 빵을 만들고, 결국에 이 이야기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사람들 모두가 의사 결정 권한조차 가지지 못하는 노동을 하고 있었고 저는 이 부분에서 이러한 숨 막히는 노동 상황을 어떻게 극복 할 수 있을까를 생각 했던 거 같습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야기 속에 나와있는 거 같습니다. 책 마지막 부분에서 두 프랜차이즈 지점이 자신들을 괴롭게 했던 폐점 시간을 합의 하자는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을 주고 받은 두 인물은 자신들이 다른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저는 책 속에 나온 것처럼 결국에 힘든 노동 상황을 해결하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범위를 조금씩 차근차근 넓혀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딱 딱 떨어지는 정답과 같은 해결 방법을 찾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죠 모든 일들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현실 속에서 무언가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당장 무엇이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폐점 시간을 합의 하는 것처럼요.
좋은 의견이시네요 동의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지금 당장 하자! 하지만 하루하루 치열하게 본사의 지시를 따르며 살아가는 가맹주들에게는 약간은 추상적이고 막막한 해결책이네요
저는 이 책에서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의사 결정 권한조차 가지지 못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 책 속에서 두 인물이 폐점 시간을 합의 하는 것과 같이 일단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뭐든 하면서 자신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이야기 했고, 이런 해결 방법이 조금 추상적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 점에도 동의 하기에 글의 마지막 부분에 다들 정답과 같은 해결 방법을 원하지만 막상 정답을 찾아서 행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일단 실천을 해보는 해결 방법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는데 이 부분이 그렇게 와 닿을 수도 있는 거 같네요.. 동의 합니다..
이 글에 덧붙여 추가로 제 생각을 더 이야기 하자면 저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자영업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에 대한 문제는 과도한 경쟁 보다는 줄어드는 자영업자 수를 어떻게 늘리는가 에 대한 문제로 무게가 실리는 것 같지만 분명 아직도 자영업의 과도한 경쟁 문제는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 자영업의 문제와 단기적인 해결 방안들이 변해도 근본적인 자영업의 문제는 넘쳐 나는 자영업 종사자 수 , 그에 따른 과잉 경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잉 경쟁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 시키고,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개선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그 후에는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 이야기가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네요..
정부와 기업의 어떠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할까요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구체적인 노력에는 뭐가 있을지 궁굼해지네요
자영업의 과잉 경쟁은 무엇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21세기 자본주의가 극도로 심화된 시기에, 경쟁 시장에서 끊임없이 경쟁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는 도태되고 누군가는 살아남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편의점, 구두방. 길을 가다보면 참 많이 보이는 곳이고 자주 이용하는 곳인데, 여러분의 말을 들으니 다시 돌아보게 되네요. 계속해서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소감도 좋습니다.
여러분. 위의 글을 올리고 나니, 다양한 글이 올라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여러분의 글은 잘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늦은 밤까지 소통하려는 태도가 기특합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는 평소에 삼국지에 관심이 많아서 더욱 관심있게 졸 수 있었고, 이 소설에서 나오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에 사회구조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학생으로써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하루키'라는 장르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오늘의 문장 - 은화
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7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1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3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0월 31일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인생> 함께읽기 챌린지
🎨 책으로 그림 읽기!
[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