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 죄송합니다. 제 세대에서는 나기사=나기사 카오루, 마도카=아유카와 마도카였어요. ㅎㅎㅎ
[보성고] 『산 자들』 작가와의 만남
D-29
장맥주
가나다라
네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가나다라
<대기발령>에서 연아가 대기발령이 옳은일이냐고 물었었던 장면에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홀란스럽다
저는 연아의 대기발령이 옳은일인가에 대해서 옳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회사인 티앤티로 고용승계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기발령 이후 티앤티 회사가 반성문을 쓰라는등의 행동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나다라님이 말했던 장면을 보고 저는 우리나라는 아직 직원들을 제대로 보호해줄 수 있는 제도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또, 회사가 연아와 같은 사례들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게 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을 휴지 취급하지 말고, 조금 더 사람답게 대해야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홀란스럽다
작가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대기 발령>을 쓸 떄 실화를 바탕으로 한건가요? 또, 작가님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장맥주
@홀란스럽다 님, 질문 감사합니다. 먼저 이 단편소설은 실화에 기초한 게 맞습니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많이 변형하기는 했어요.
장맥주
「대기발령」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하려면 『산 자들』의 집필 배경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거 같네요. 『산 자들』은 대략 5년에 걸쳐서 쓴 단편들을 모은 연작소설집이에요. 처음에 「알바생 자르기」와 「공장 밖에서」, 「모두 친절하다」를 먼저 썼는데, 세 편이 모두 2000년대의 노동에 대해 말하고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동안 다른 단편들도 썼는데, 저는 저 세 편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2000년대 한국에서 먹고사는 풍경에 대해 사실적으로 말하는 소설집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맥주
그래서 그 아이디어에 ‘산 자들’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다른 소재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한국 노동 관련 리얼리즘 소설집이라면 취업 문제, 부동산 문제를 다뤄야 할 것 같았고 그 현장들도 취재를 했습니다. 해고에 대한 단편은 세 편을 쓰고 싶었는데 「알바생 자르기」는 비정규직 한 사람을 해고하는 이야기였고, 「공장 밖에서」는 구조조정으로 1,000명이 넘는 직원을 감축하는 내용입니다. 그 중간에 한 팀 정도를 정리해고 하는 상황을 다루는 단편소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는 현장을 찾아다녔고, 대기발령 당하는 한 팀 이야기를 쓰자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답이 되었을까요? ^^
장맥주
사이트가 덜컹거려서 죄송합니다. 오늘 휴대폰 접속이 안 되거나 글을 올렸는데 지워지는 일이 일어났을 거예요. 저희 개발자들이 수선 중입니다. 완전히 안정화하기 전까지 가급적 글을 미리 메모장 등에 써놓고 복사해서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장맥주
보성고 학생들께 질문 (3) 「대기발령」에서 드러나는 서글픈 현실 한 가지는 이러합니다. 행복동행팀 직원들이 함께 대기발령이라는 굴욕적인 상태에 빠져들었지만, 저마다 속셈이 다르며, 단결하지 못한다는 것. 희정은 “우리 다 각자도생하는 거야. 처음부터 그랬어.”(70쪽)라고 말하지요. 만약 여러분이 희정과 같은 상황에 빠졌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자신은 홍보팀에 가기로 내정되어 있다고 다른 팀원들에게 미리 알리시렵니까, 아니면 끝까지 아닌 척 침묵하시렵니까? 내가 홍보팀에 내정됐다는 사실을 슬며시 알려주면 동료들이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고, 회사를 상대로 좀 더 유리한 협상에 나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홍보팀 내정이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써야 합니다.
가나다라
저는 도덕성의 문제로 봤을때는 다른사람들에게 알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회사에서는 서로가 비즈니스적 관계이기 때문에 이익을 위해 행동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기사
제가 만일 희정의 상황이였다면.. 글쎼요, 잔인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친한 사이였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자신이 홍보팀에 내정되어있다는 사실을 알릴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알리지 않을 경우에는 알렸을 떄보단 좀 더 힘들 수 있겠지만, 조금만 버티면 바로 좋은 보직에 앉을 수 있고, 알린다면 다른 팀원들이 그걸 이용해서 회사와 협상에 나선다면 작가님의 말대로 홍보팀 내정이 취소될 수도 있고 심지어 팀원들에게 말했을 때 그들에게 원망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떄문에 저라면 글의 희정같이 행동할 것 같아요.
추억
저라면 동료들에게 말을 해주되, 지나가는 말로 아주 조그마한 귀띔 정도만 해줄것 같습니다. 이기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양심상 아주 약간의 힌트?정도는 줄것 같습니다. 물론 저 자신에게는 불이익이 없을 정도로요. 홍보팀에 가기로 내정이 되어 있다는 것은 자신이 열심히 일을 해서 이루어낸 성과이고, 팀원들도 다들 각자의 안위부터 챙기고 단결하지 못하고 있으니 저 자신을 희생할 정도로 돕진 않을것 같습니다.
펜레터
만약에 제가 희정과 같은 상황이였다면 미리 알려서 회사를 상대로 조금 더 유리한 협상을 할 수있게 도왔을 것입니다. 공익보다 개인의 이익이 물론 중요하고 공익 때문에 나를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개인의 이익은 일의 성취도와 효율성을 향상 시켜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후회할것 입니다. 한가지 탑의 높이만 바라보고 올라가기만하면 안정성을 잊고 쌓아 올리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그 높게 쌓은 탑은 불안정하고 주변을 둘러볼때는 아무도 없는 혼자만 있는 상태일 것 입니다. 이렇듯 만약에 동료들에게 끝까지 조용히하고 계속 버텨서 외로운 위치에 서 있을 것이고 저 스스로에 대한 인지부조화와 맞물리게 되면서 더 높은 탑을 쌓기만 할 것 같습니다.
다시책으로
몇 년 후 희정와 연아가 다시 만나죠. 이때 희정은 연아에게 얼마 안 있다가 회사를 나왔다고 말합니다. 홍보팀에 남아서 회사를 잘 다닐 수 있었는데 희정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펜레터님의 글을 읽으니, 희정이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제로콜라
희정과 같은 상황에서 미리 알려서 회사를 상대로 조금 더 유리한 협상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하셨는데, 희정이 홍보팀에 간다는 사실을 다른 팀원들이 알았다는 것만으로 회사를 상대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까요? 슬픈 현실이지만 애초에 회사가 대기발령을 시행한다는 것은 팀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는 것이고, 또 회사가 팀원들을 원하기보다 팀원들이 회사에 더 오래 근무하고자 원하는 상황에서 희정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팀원들의 상황은 더 나아지진 않았을 것 같아서, 차라리 안말하는게 낫다고 개인적인 생각이 드네요
스프라이트
"대기발령" 에서 가장 서글펐던 장면은 '내가 굴욕이라고 생각하면 굴욕이지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게 굴욕이라고' 라는 구절을 읽었을 때 였습니다. 아직 사회에 나가 사회생활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구절을 읽고 마음 한 구석이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존심이 밥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라는 대사도 기억이 나는데요, 현대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은 사람들은 항상 자존심vs돈벌이, 정의vs실리..이러한 선택지에 놓인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만약 제가 그 상황에 놓인다면,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고통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딜레마? 문제상황?의 해결방안을 고민해보았는데, 저는 그 해답을 '사필귀정'이라는 한자성어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옳다고 여기는 선택을 한다면, 처음에는 그릇되어 보일지 몰라도, 결국에는 옳은 이치대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 믿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프라이트
저는 이 질문의 답을 부메랑 논리(방금 제가 만든 말입니다)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내정이 확정된 상황에서 다른 팀원들에게 그 정보를 알리지 않는 이기적인 행위를 하게 된다면, 그 이기적인 행위의 대가는 필연적으로 부메랑처럼 돌아와 다른 인생의 시점에서 치르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내가 팀원들에 도움을 주고자 사실을 미리 동료들에게 알린다면, 이런 나의 이타적인 행위는 부메랑이 되어 타인이 나에게 이타적인 행동을 베푸는 일로 돌아오게 되는, 그런 선순환이 계속될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저라면 내가 홍보팀에 내정됐다는 사실을 동료들에게 슬며시 밝힐 것 입니다.
정이십면체
제가 희정이였다면 끝까지 침묵할 것 같습니다. 굳이 홍보팀에 가기로 내정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은, 회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해질 수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같은 동료들에게 질투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협상이 결렬되게 되면 자신의 자리도 위태로워져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말해주지 않아 동료들이 모르는 상태로 일자리를 구하게 되는 것이 감정적으로도 서로에게 좋으며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몽테크리스토
저는 동료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것이 전체적으로 보았을때는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제가 저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모두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자신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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