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이제 질렸다. 이 여자는 나에겐 너무 버겁다. 좋은 여자지만, 내 손에는 너무 버겁다. 나는 무력한 인간이다. 나는 평생 이 여자를 위해 이런 고생을 해야만 하는 건가. 싫다, 이제 싫다. 헤어지자. 나는 내 힘으로 하는 데까지 했다. ”
『다자이 오사무×청춘』 p.200,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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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이 문장 보는데 갑자기 "야! 됐거든? 난 알아서 잘 살테니 꺼져"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죄송합니다~ 성격 나왔네요. ㅜ.ㅜ 저 문장 보고 갑자기 흥분해서....
ㅅㅅㅈ
옛날 생각이 나서 담아봤어요. 말씀하신 반응을 들었다면 마음 편했을텐데 싶네요.
ㅅㅅㅈ
안녕을 벗고 사람들을 보는 것도 좋다. 상대의 얼굴이 모두 다정하고 곱게, 웃는 것처럼 보인다.
『다자이 오사무×청춘』 p.209,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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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ㅅㅈ
'진정한 의미에서', '본연의' 같은 형용사를 많이 썼지만, '진정한' 사랑, '진정한' 자각이 무엇인지 또렷하게, 손에 잡힐 듯 이해되지는 않는다.
『다자이 오사무×청춘』 p.221,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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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ㅅㅈ
<여학생>
나도 사춘기 때 이랬으려나 싶었어요. 진짜에 대한 갈망. 혼란스러움. 휙휙 넘어가는 관심사.
끊임없이 이어지는 의식의 흐름을 읽는 재미가 있네요.
내로
<우바스테>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읽었던 것 중에 제일 나았습니다. 다만 다자이 오사무가 자기변호라고 해야 하나요? 화자를 통해 이야기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 있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토로하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이 너무 찌질해 보여서, (지난번에도 말했듯 저 또한 찌질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반복해서 읽고 싶은 단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단편에서 아내가 함께 죽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도대체 뭐지?’ 했는데, 불륜이었습니다.
<1937년 오야마 하츠요가 자신이 입원한 동안 집안 친척 코다테 젠시로(小館善四郎)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 타니가와 온천(谷川温泉)에서 하츠요와 함께 칼모틴을 복용하여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나 역시 미수에 그친다. 이 경험 역시 <인간실격>에서 묘사되었다. 이후 잠시 절필했으며, 귀경 후 하츠요와 결별했다. _ 나무 위키>
불륜으로 아내가 무엇까지 각오했는지 모르겠으나, 단편의 첫 대목에서는 무엇을 각오했다고 설명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자살까지였을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내의 생에 의지가 단편 곳곳에서 드러나잖아요. 그러니 남주가 여주에게 일종의 자살에 대한 단초와 거시적 프레임을 제공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지속해서 읽혔습니다. 첫 문단부터, 그 후 대부분의 문단에서도.
즉, 동반 자살을 향해 2명 모두가 비슷한 에너지로 나아가는가 했을 때, 확실히 이 단편에서는 아니었습니다. 어떤 특징이든, 그것에 상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단편에 따르면 더 철면피적인 사람이 동반 자살을 향한 자극과 반응을 이끄는 것으로 보였죠.
내부적으로는 사랑에 대한 진정성 표현(정말 당신을 사랑했어요), 외부적으로는 불륜에 대한 미안함(달리 할 말이 없어요, 몸이 원했다는 것 뿐.), 이 두 가지가 동반 자살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된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생각해봤어요. 제가 혹시 바람을 피웠고, (단편의 남주처럼) 아내가 같이 죽자고 하면 시도할 것인가? 아니요.
그런데 반대로,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단편의 남주처럼) 제가 같이 죽자고 말하면 아내가 시도할 것 같은가? 네.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비난하는 대상이 나일 수 있음을. 우바스테의 남편이 하나도 안 멋지고 역겹기까지 했는데, 지금은 덜 역겨워졌어요.
연해
"동반 자살을 향해 2명 모두가 비슷한 에너지로 나아가는가 했을때"라는 문장에 공감합니다. 저도 바로 그 질문 때문에 이 단편이 다른 단편들과는 다르다고 느꼈거든요(좀 유쾌하게 풀어낸 면도 있고요).
@내로 님이 남겨주시는 감상을 읽을 때마다 계속 느끼는 건데, 한 편 한 편을 굉장히 깊게 읽고, 통찰력 있게 풀어내시는 것 같아요. 읽으면서 제가 애매모호하게 갖고 있는 의문점들이 '아 이거구나!'싶을 때가 많답니다. 덕분에 개운할 때도 있고, 부끄러울 때도 있어요.
내로
<여학생>
음, 여학생은 다른 사람이 쓴 단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정말로 다른 사람의 문체를 훔쳐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 같았어요. 같은 문체로 인간실격이 쓰였다면, 읽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더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남의 것을 훔쳐서 제 것으로 다시 만드는 재능은, 그 교활함은, 나의 유일한 특기다.” _ 여학생, 219p
중간중간 주인공의 생각이 아니라 다자이의 생각이 쓰여진 것 같은 문장에서는 불쾌함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자살 얘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자살 프레임에서 벗어난 얘기가 나온 것 같아서 마음이 후련했다고 할까요? 다자이의 최초의 청춘 소설을 맛본 것 같기도 해요. 드디어, 말이죠.
또 부분적으로 충분히 자유롭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날카로워서 뼈 아픈, 그러나 통쾌하다고 느낀 부분도 적지 않았어요. 다시 말하지만 부분적으로
“내 개성 같은걸, 사실은 사랑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사랑하고 싶지만, 그걸 확실히 내 것으로 체현하는 것은 두렵다.” _ 224p
“본능의 거대함, 우리 의지로 움직일 수 없는 힘, 그런 걸 가끔 이런저런 일을 통해 알게 되면 미쳐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쩌면 좋을까, 머리가 멍해진다.” _ 226p
최근에 <미세 좌절의 시대>를 한 편씩 읽고 있는데, 221~222p(~하지만 부터) 읽을 때는 장작가님이 생각났습니다. “뭐지 장작가님이 슬쩍 오셨다가 쓰고 가신 건가?” 나머지도 좋았지만, 특히 좋았습니다(혹시라도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ㅠ).
마지막 엄마와의 대화 그리고 주인공의 독백과 생각까지 읽으며 그리 나쁜 단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썼지?’하는 생각이 불현듯 일었어요. 그 당시 청춘들 특히 여학생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던 걸까요? 그에 대한 결과물로 인기를 얻고 싶었던 걸까요? 정말 왜 썼지….
도리
<우바스테>
동반자살이라니+다자이 오사무의 실제 경험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니 흥미로웠습니다. 주인공이 아내에 대해서 또 이랬다 저랬다 평가(이 여자는 살아야한다, 이 여자의 행동이 멍청하다)에 역시 다자이상.. 싶었고요. 다른 분들 이야기 나눠주신 것처럼 찝찝하기도 하고 블랙코미디 같고 하며 읽었습니다.
<여학생>
중간 중간 다자이상이 보여서 이게 무슨 여학생...웃겼습니다. 위에 독갑님과 장맥주님이 대화 나누신 거에 너무 공감했고요. 저는 의외로 또 이야기 뒷부분 중간 중간은 꽤 나쁘지 않았는데요. 괜찮았던 부분은 진짜 일기에서 가져온 부분이었을까 싶고 하네요. 제가 다른 성별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저도 남자 주인공으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요. 저도 이렇게 동떨어지게 썼던 걸까 싶고 그렇습니다 허허.
화제로 지정된 대화
비욘드
[완독파티] 공지
시간 : 8/16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약 2시간 예정)
장소 : @살롱드북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도보 10분) https://naver.me/xorYSsIb
*완독파티 메뉴 안내*
완독을 축하하며 여러분께 완독주를 1잔씩 드립니다.
-알콜류
아쿠타가와가 살아있었으면 분명히 좋아했을 맥주, 버드와이저 (이하 아쿠타가와 주)
오사무가 살아있었으면 분명히 좋아했을 맥주, 호가든 (이하 오사무 주)
청춘은 레드, 이 붉은 와인은 우울한 내 피를 닮았구나, 그랑발리에뜨 까베르네쇼비농 (이하 청춘 주)
-논알콜
아쿠타가와가 살아있었으면 분명히 좋아했을 논알콜, 레몬에이드 (이하 아쿠타가와 에이드)
오사무가 살아있었으면 분명히 좋아했을 논알콜, 자몽에이드 (이하 오사무 에이드)
청춘은 레드, 여름이라고 아이스를 마시는 약한 녀석들과는 달라, 뜨겁고 붉은 히비스커스 티 (이하 청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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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 살롱드북 서점의 주방에서 화기를 사용하기가 조금 어렵다고 합니다.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니 식사가 필요하신 분들은 각자 드실 음식 또는 안주를 가져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달 음식을 책방 주소로 주문하셔도 된다고 하네요.
비욘드비어 북클럽 구매자 분들 중 8/16 완독파티 참석 가능하신 분들은 저의 이 글에 답글을 달아 주세요. 그럼 곧 만나요~~~
도리
참석합니다! 아쿠타가와주와 다자이 오사무주 중에 고민하고 있을게요!!!
장맥주
저는 아쿠타가와 주, 아쿠타가와 에이드, 오사무 주, 오사무 에이드 이렇게 순서대로 넉 잔을 마시며 두 문호의 문학 세계를 기리고 살롱드북 매출에도 기여하렵니다. 살롱드북 대표님 계산하기 편하시게 그냥 처음부터 세트로 계산하고 냉장고에서 알아서 꺼내 마시겠습니다. 청춘은 아니니까 청춘 티는 마시지 않겠습니다. ^^
ㅅㅅㅈ
청춘티 마시겠습니다.
연해
오호, 알콜류에 와인도 있군요.
평소 술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마시는 날에는 주로 알콜향 가득한 도수 높은 술을 좋아해서 맥주를 마신 기억은 정말이지 까마득한데요(마지막으로 마신 게 7~8년 전인가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이번 모임 이름이 'Beer Bookclub'이니까, 이번만큼은 맥주로 도전하고 싶어집니다! 저는 아쿠타가와 주로 하겠습니다(아 근데 여기서 고르는 거 맞나요?).
저는 저녁은 먹고 갈 예정이라 안주는 따로 준비하지도, 먹지도 않겠습니다(술만 홀짝홀짝 마실 거예요). 근데 탄산을 먹지 않은지도 너~~무 오래돼서 그날 맥주 먹고 깜짝 놀라 기절(?)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심장이 두근두근).
1인 참석입니다. 파티다! 파티:)
소향
참석합니다. ^^
siouxsie
참석합니다 +그믐아이디 '종이인형'(총2명)도 함께 갑니다.
리타73
<등롱>
내가 변했나? 그런가봅니다. 8,90년대에 좋아했던 다자이 오사무에게 이토록 반감이 들다니… 뇌리에 박혀있는 <인간실격>과 <사향>을 꺼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ㅠ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작품을 읽을 때는 백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만큼 현재성이 느껴졌는데 다자이 오사무 작품은 낡을대로 낡아, 이제는 버려도 좋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물론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아마도 작품보다 작가의 욕망이 더 보이고, 인간보다 예술을, 존재나 본질보다 계급과 사상이 앞서있기 때문은 아닌지… 내피와 외피가 뒤바뀐 채로 사족 같은 말만 늘어놓고 있으니, 그만 하라고 말리고 싶었어요. <등롱> 역시 그랬어요. 사키코의 변을 들으면서 ‘그건 네가 할 말이 아니지.’라는 안타까움. 그렇게 독자가 생각하고 느낄 감정까지 뺏더니 미즈노는 또 가르치려 들고… 저는 좌도 우도 아니지만 미즈노의 계몽적인 부분이 오히려 좌파 같았고 사키코의 사랑이 자본주의에 편승한 우파 같았습니다. 나중엔 정신승리를 했지만요.
사랑이 혐오로 바뀌는 순간,
그건 사키코의 일만은 아니었을 거란 생각도.
siouxsie
"하지만 당신의 '사실'은 믿을 수가 없거든요. '사실'이라는 말로 또 한번 거짓말을 덧칠하는 것 같아서요."
『다자이 오사무×청춘』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47p,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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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나흘간의 추억이 오 년, 십 년의 생활보다 소중할 수 있다. 나흘간의 추억이 아아, 일평생보다 소중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