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서 읽기]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함께 읽기

D-29
마지막으로 '제4부 작가의 작업'을 요약해봤습니다. 이야기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이 대립의 원칙이다. 이야기를 지적으로 흥미진진하고 감정적으로 흡인력 있도록 만드는 것은 적대 세력의 역할이다. 이 때 인간 경험의 최대치는 부정의 부정, 즉 이중으로 부정적인 대립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약할 때는 대립 세력이 약한 게 필연적인 원인이다. 이야기에는 부정의 부정에까지 이르는 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사실을 알려주는 것을 해설이라고 한다. ‘말하지 말고 보여줘’ 라는 격언으로 해설의 원칙을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관객이 알고 싶어 하고 꼭 알아야 하는 해설만큼만 드러내고 나머지는 감춰야 한다. 시나리오를 작성하는데 있어 꾸준히 제기되는 여덟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 흥미, 놀래기, 우연의 일치, 코미디, 장면 내의 시점, 시점, 각색, 멜로 드라마, 그리고 논리적 결함이다. 이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을 잘 숙지해야 한다. 주인공은 등장 인물들 중에서 가장 다차원적이어야 한다. 이 때 차원이란 모순을 뜻한다. 작가가 영화 속의 인물들을 창조할 때는 배우가 개입할 여지를 남겨야 하고 작품의 모든 인물들과 사랑에 빠져야 하며 인물은 결국 작가의 자기 인식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즉, 내가 이 인물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스스로에게 묻고 정직하게 대답해야 한다. 대사는 압축되고 경제적어야 하며 방향과 목적이 있어야 한다. 잘 만든 영화에서의 거의 모든 대사는 미결된 문장이라는 특성이 있고 대사는 적을수록 좋다. 묘사를 하려면 정확하게 무엇을 묘사할 것인지 먼저 인식하고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것만 묘사해야 한다. 이미지 조작 양식은 반드시 잠재 의식적이어야 한다. 즉, 관객이 의식하지 못해야 한다. 영화 제목은 배우나 설정, 주제, 장르 등 무언가 알찬 것을 가리키는 것이 좋다. 작가가 시나리오를 쓸 때는 밖에서 안으로 글쓰기보다는 안에서 밖으로 글쓰기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계별 개요를 먼저 작성하는데 각 장면의 서술을 한 두 문장으로 작성한 후 이를 한 단락으로 늘린 트리트먼트를 쓰는 방식이다. 시나리오는 다양한 트리트먼트를 가지고 작성한다. 좋은 시나리오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한 줄 한 줄, 한 장 한 장, 한 시간 한 시간 날마다 글을 써야 하며 항상 이 책을 가까이에 두고 타고난 재능만큼이나 이 책의 원칙들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 세상이 작가에게 요구하는 것은 상상력과 기술보다도 용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 4부는 사실 한 번 읽는다고 해서 머리에 쏙 들어올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시나리오를 쓰면서 원칙을 체화하는 단계에까지 가지 않으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시나리오 보다는 소설 쓰기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시나리오 작법에 특화된 내용보다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넓게 적용될 수 있는 내용에 집중해서 독서했습니다. 사실 4부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은 미스터리, 서스펜스, 극적인 아이러니의 개념 차이를 설명한 부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미스터리와 서스펜스가 어떤 점에서 다른지 잘 몰랐거든요. 미스터리는 작중 인물들이 관객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서스펜스는 똑같이 알고 있으며 극적인 아이러니는 관객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설명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이 책 전체를 통해 이야기란 도발적인 사건이 발생하여 주인공의 욕구와 상반되는 갈등이 점점 커지면서 주인공의 본심이 드러나는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위기의 순간이 오고 마침내 절정을 거쳐 결말을 맺는 단계를 거친다는 사실을 이해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곧 다가오기에 그 전에 독서를 마치려 서둘렀습니다. 다들 추석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4부는 보편적인 작법과 창작론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시나리오 글쓰기의 컨벤션에 대해 할애한 부분이 많아서 다른 장르의 글쓰기를 따라가시는 입장에서는 생경할 수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한 10년 전쯤에 읽었다가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요. 재독하는 입장에서도 책의 밀도나 분량이 부담이 되긴 하더군요. 맥키의 근작부터 역순으로 읽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맥키의 후속작들은 이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의 변주이거나 동어반복에 가까운 부분이긴 했습니다. 일상의 혼잡함에 이번 독서의 경우 몇 번은 포기할 타이밍이 찾아오곤 했지만 꾸준한 @밥심 님 덕분에 텐션을 잃지 않고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소설에도 성과가 있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저야 말로 모임 만들어주신 덕분에 책장에 고이 모셔있던 책을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457쪽 부정의 부정이란 인생의 상황이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악화되는 복합적인 부정을 말한다. 인간 본성의 어두운 힘이 닿을 수 있는 한도가 부정의 부정이다. 471쪽 작가의 위해함은 부정적인 측면을 어떻게 다루는가에서 좌우된다. (중략) 이야기가 약할 때는 대립 세력이 약한 게 필연적인 원인이다. 475쪽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 라는 것은 인물과 카메라의 움직임이 진실해야 한다는 뜻이다. 477쪽 관객이 알고 싶어하고 꼭 알아야 하는 해설만큼만 드러내고 나머지는 감춰라. 480쪽 작가는 차라리 잃을 게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다. 482쪽 장면을 전환하는 방식은 둘 중 하나이다. 행동이 바뀌거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거나이다. 486쪽 빠르게 화면을 바꾼 이미지들의 연속으로 시간을 급격히 압축하거나 확장시키는 기법을 몽타주라 일컫는다. 487쪽 내레이션을 빼도 이야기가 지장 없이 잘 진행된다는 건 내레이션이 좋은 용도로만 쓰였다는 뜻이다. 489쪽 해설의 능숙한 구성을 연구하고 싶으면 <JFK>를 자세히 분석해 볼 것을 권한다. 491쪽 호기심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양식을 완결 지으려는 지적인 욕구이다. (중략) 관심은 삶의 긍정적인 가치들을 원하는 감정적인 욕구이다. 495쪽 미스터리는 호기심만으로 관객의 흥미를 얻는 방법을 말한다. 497쪽 서스펜스는 호기심과 관심을 함께 결합시킨다. 498쪽 극적인 아이러니는 사실이나 결과에 대한 호기심을 제외하고 주로 관심을 통해 관객의 흥미를 유발한다. 507쪽 이야기의 중반 이후로는 우연의 일치를 끌어들이지 말아라. 511쪽 코미디가 약해서 문제라면 먼저 작가가 이런 물음을 던져봐야 한다. 도대체 내가 무엇에 대해 화가 난 걸까? 사회의 어떤 측면이 가지 피를 달구는지 찾아내어 공략하면 된다. 523쪽 각색을 배우려면 루스 프라워 자발라의 작품을 공부해 보라. 531쪽 인간 본성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법이 없는 유일한 이야깃거리이다. 537쪽 전체 인물들 가운데 주인공이 가장 다차원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540쪽 단역을 필요 이상으로 흥미롭게 만들어서 괜히 헛된 기대를 자초하지 말아라. 547쪽 우리는 서로 다른 점보다 닮은 점이 훨씬 더 많다. 우리 모두 인간인 까닭이다. 548쪽 중대한 인간적인 경험은 우리 모두에게 똑같다. 누구나 희로애락을 경험하고 뭔가 가치 있는 일을 꿈꾸고 소망한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 나름대로 작가와 똑같이 근본적인 생각과 감정을 지니고 있을 게 틀림없다. 그런 까닭에 <내가 이 인물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하고 작가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정직하게만 대답하면 그게 항상 정답니다. 551쪽 영화는 보는 것이고 연극은 듣는 것이다. 585쪽 모든 인물들의 의식적, 무의식적인 생각과 감정이 다 담긴 보조 텍스트를 깔면서 모든 행동의 매 순간을 묘사하는 게 트리트먼트다. 588쪽 안에서 밖으로 글쓰는 방식은 엄격하면서도 자유로운 작업 방식이다. 작가가 최상의 작품을 쓰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589쪽 늘 하던 일을 어떻게 하는지 의식하게 되면 자연스러움이 손상될까 두려워 이런 글쓰기 기법을 절대 공부하지 않는 작가들이 있다. 591쪽 한 줄 한 줄, 한 장 한 장, 한 시간 한 시간 날마다 글을 써라. 항상 이 책을 가까이에 둬라. 타고난 재능만큼이나 이 책의 원칙들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이 책에서 배운 것을 지침으로 삼아라. (중략) 다른 무엇보다 상상력과 기술보다도 더 세상이 작가에게 요구하는 것은 용기다.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제4부 작가의 작업,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수료증을 발급해보려고하니 대화가 100개 이상이어야 해당 기능이 가능하네요. 대화를 늘리기 위해 어뷰징 같지만 발췌한 텍스트를 좀 도배해보겠습니다.
뭔가 대화를 100개 채운 거 같긴 한데 모임지기가 남긴 대화는 대화에 카운트가 안 되네요. 수료증을 발급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아 모임지기 글도 카운트는 되는 거 같네요.
마지막 어뷰징에도 불구하고 100개를 다 못 채웠던 거 같습니다.
올해 초부터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를 시작으로 맥키의 글을 내내 읽었습니다. 작법서들이 여러 스타일이 있는데 이론과 개인적은 사견 사이의 비율이 있는 거 같아요.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는 에세이에 가깝고 사샤 블랙의 책들이나 크리스토퍼 보글러는 이론서에 가깝고 맥키의 책은 둘 사이의 중간쯤 포지션인 거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흐름이 중구난방에 샛길로 빠지는 흐름이 많긴 합니다만 뭐 이런 게 이 책의 매력 같기도 하고 맥키 강의의 차별점인 거 같기도 하고요. 배우부터 시나리오 닥터와 작가로 영화 주변을 맴돌았지만 정작 이거다 싶은 결과물은 내지 못했던 저자의 잡다한 인생의 여정이 반영된 부분같기도 하네요.
맥키 강연 마지막 날 카사블랑카 이야기를 하면서 70살 먹은 노인이 울었던 기억이 있는데 수 천 회 같은 내용을 강의했을 텐데 이렇게 감정적으로 격해질 일인가 싶으면서도 새삼 이분은 영화라는 장르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후 로버트 맥키의 사후에도 이 책이 클래식으로 남을 수 있을 진 모르겠네요. 오늘날 영화라는 매체도 변했고 무엇보다 작품 예시들이 현세대의 창작자들이 접하기엔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요.
어쨌든 무리했지만 잡다한 글의 쓰레드로 100개를 채우고 수료증 발급이 가능해진 거 같네요.
에구구. 전 수료증 안 중요합니다. 발급 못 받아도 상관없으니 개념치 마십시오.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본질적으로 보수적이다.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453,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극 안에 융화된 해설은 두 가지 목적에 부합된다. 첫째, 가장 중요한 목적은 당면한 갈등을 심화하는 것이다. 두번째 목적은 정보 전달이다. 조급한 초보자는 이 둘의 순서를 뒤바꾸어 극적인 필요보다 해설적인 기능을더 앞세운다.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474,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첫째 관객이 이성적으로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일은 절대 포함시키지 않는다. 둘째, 몰라서 환란이 생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해설을 그냥 전달하지 않는다.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476 캘리포니아 식 장면들이란 서로 거의 모르는 두 인물이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곧바로 자기 삶의 깊숙하고 어두운 비밀들을 속살거리기 시작하는 장면들을 일컫는다.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480 이야기에 갈등이 부족할 때는 작가가 어쩔 수 없이 지루한 해설을 나열한다.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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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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