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2부의 첫 장을 다 읽었는데 분량이 상당하네요. 절반은 읽은 기분입니다. 계속해서 다들 즐거운 독서 바랍니다.
[작법서 읽기]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함께 읽기
D-29
밥심
메롱이
2부에서 다들 좌절하시죠. 좋은 시작 같습니다.
밥심
제2부 이야기의 구성 요소를 요약해봤습니다.
이야기는 변화를 유발하는 사건 선택, 즉 구조를 설계하며 창작한다. 구조 설계의 방식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낙관적이고 인과적인 특성이 있는 아크플롯이 대표적이고 미니플롯은 비관적이며 안티플롯은 흔히 예술 영화들이 많이 채택하는 구조이다. 시대 배경, 기간, 장소, 갈등의 정도와 같은 네 가지 요소로 이야기를 설정할 때 상투성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작가는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 안의 세계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잘 짜인 이야기는 당연히 좁고 잘 알아볼 수 있는 세계를 배경으로 할 수밖에 없다. 같은 맥락에서 한계를 설정해 두었을 때 그 한계를 넘지 않기 위한 창조적인 이야기가 탄생한다. 이때 장르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어떤 장르인가에 따라 이야기 안에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르의 규칙에 정통해야 규범을 지키되 상투성을 피하고 좋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 구조, 즉 사건은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로의 상황에서 하나의 선택을 하는 인물의 성격과 깊은 관련이 있고 구조와 성격이 맞물려가며 절정에 이르는 순간은 늘 작품의 마지막 부분이어야 한다. 이야기 창작은 ‘만약 이렇다면?’ 하는 전제를 만드는 상상에서 시작하여 핵심적인 가치를 선정하고 이 가치가 변화하는 과정과 변화 원인을 서술하는 행위이다. 가치와 원인으로 구성되는 주도적인 아이디어는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장면, 시퀀스, 장이 진행되어 가면서 낙관적인 상황과 부정적인 상황을 수차례 오고 가며 절정으로 향하다가 낙관적으로 끝나는 이상론적인 경우, 부정적으로 끝나는 비관론적인 경우, 그리고 두 경우가 혼합된 아이러니인 경우로 끝을 맺게 된다.
밥심
제2부에서는 94쪽에서 106쪽까지에 쓰인 예술영화에 대한 작가의 의견이 인상 깊었습니다. 한때,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한 예 술영화를 집중적으로 본 적이 있는데 이해도 어렵고 재미도 없고 해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이 경험 후 예술영화 관람 능력이 조금은 향상된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매우 흥미로운 서술이었습니다. 구조와 성격에 대한 서술도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던 내용이라 재밌었고 미학적 정서의 개념 설명도 유익했습니다. 상투성의 원인을 잘 모르는 세계를 쓰려고 해서 그런것이라는 저자의 호통이 아직도 들리는 듯 합니다. 그리고 제가 세 가지 플롯 중 아크플롯을 선호하는 평범한 대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ㅎㅎ
메롱이
아크 플롯 선호가 평범한 대중의 취향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만든 보편적인 이야기의 구조가 아크 플롯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가장 오래되었다는 길가메시 서사시나 각종 신화 의 이야기들도 아크플롯의 구성을 따라가는 게 많은 거 같고요.
밥심
“ 59쪽
이야기적 가치는 인간 경험의 보편적인 성격을 말한다. 이 보편적인 성격은 긍정으로부터 부정으로, 부정으로부터 긍정으로, 한 순간으로부터 다른 순간으로 옮겨 다닌다.
106쪽
작가는 자신이 확신하는 것만을 써야 한다.
108쪽
모든 상투성의 근원을 추적해 올라가다 보면 단 한 가지의 원인에 도달하게 된다. 작가가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 안의 세계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121쪽
창의성이란 어떤 것을 포함시키고 어떤 것을 제외시킬지를 결정하는 창의적 선택을 의미한다.
151쪽
관객들은 가장 첨예하게 당대의 삶을 살고 있을 때의 느낌이 어떤가를 알고 싶은 것이다. 오늘날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과연 어떤 뜻인지.
157쪽
진정한 성격은 인간이 어떤 압력에 직면해서 행하게 되는 선택을 통해 밝혀진다. 그 압력이 크면 클수록 성격은 더 깊숙이까지 드러나게 되며, 성격의 핵심적인 본성으로부터 행해지는 선택은 좀더 진실성을 띤다.
177쪽
숙련된 이야기꾼은 절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렵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199쪽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기쁨의 깊이는 자신이 기꺼이 감수해 내는 고통의 양에 정비례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제2부 이야기의 구성 요소,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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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이
“ - 55 대가는 이들 중 다만 몇 순간을 골라내지만 그를 통해 삶 전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57 작가는 삶에 관한 이야기의 거대한 흐름으로부터 몇 가지를 골라내야한다.
- 59 이야기적 사건은 등장 인물의 삶의 조건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며 이 변화는 가치의 변화라는 형태로 경험되고 표현된다.
- 73 플롯을 짠다는 것은 이야기의 위험 지형 속을 헤매고 다니다가 수많은 미로를 만났을 때 단 하나의 확실한 통로를 선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롯은 사건들에 대한 작가의 선택이며 시간 속에 그것들을 직조해 넣는 일을 말한다.
- 74 존 카펜터가 말했 듯이 영화란 정신적인 것을 물질화시키는 일이다.
- 99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은 완전하고 취소 불가능하고 닫힌 결말이 있으며, 자신들의 갈등의 주원인은 자신들 외부에 있으며, 자기 자신이야말로 자신의 삶에 있어서 유일한 활동적인 주인공이며, 자기 자신이야말로 자신의 삶에 있어서 유일한 활동적인 주인공이며, 자신의 삶은 연속적인 시간 속에서 지속적이고 인과적인 내적 연관성을 지닌 사실성에 근거해 유지되고 있으며 모든 사건들은 바로 이 사실성 안에서 이해될 수 있고 의미 있는 이유를 가지고 일어난다고 믿는다.
- 104 오직 자기 손으로 써낸 후라야 자신이 그 형식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 105 작가가 창작해 내는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모두 관객에게 이렇게 말을 건낸다. 나는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믿는다고. 작가의 열정적인 신념이 대본 속의 매 순간마다 들어차 있지 않으면 독자들은 금세 그것이 가짜라는 것을 눈치 챈다.
- 106 단지 남과 달라 보이기 위해 유별난 짓을 하는 것은 상업 영화의 문법을 노예처럼 따라해서 성공을 거두는 것만큼이나 공허한 일이다. 작가는 자신이 확신해야하는 것만을 써야 한다.
- 111 사실은 모든 장르 중에서도 판타지야말로 구조 면에서 봤을 때 가장 엄격하고 인습적이다. 우리는 판타지 작가로부터 연실로부터 엄청난 비약을 기대하지만, 또 그 반면에 꽉 짜여진 개연성과 필연성을 요구한다.
- 112 어느 지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란 없다. 정직한 이야기는 단 하나의 시간과 공간만을 근거지로 한다.
- 115 작가의 창조적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록 이야기의 상투성은 늘어나게 된다.
- 119 이야기란 서술형으로 이어지는 집적된 정보가 아니라 의미가 집약된 절정을 향해 고나객을 몰아가는 사건들의 설계를 의미한다.
- 121 창의성이란 어떤 것을 포함시키고 어떤 것을 제외시킬지를 결정하는 창의적 선택을 의미한다.
- 124 천재성이란 살아있는 비트와 장면들을 창조해 낼 수 있는 힘뿐만 아니라 격이 있는 취향과 판단력, 그리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추려내고 진부함과 자만 거짓 따위를 단호히 제거해 낼 의지력 또한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 142 재능이란 근육 같은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시킬 만한 장애물들을 의도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 154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나 당신이 겪었던 경험에 대한 열정은 잦아질 수 있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은 영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 155 당신이 선택한 장르 안에서 솔직해져라. 왜냐하면 작품을 쓰고 싶게 만드는 모든 이유들 중에서, 작품을 쓰는 기간 전체를 통하여 작가를 추슬러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작업에 대한 애정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 156 구조와 인물의 성격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하는 질문은 사실상 성립되지 않는다. 구조가 곧 등장 인물의 성격이고 등장 인물의 성격이 곧 구조이기 때문이다.
- 157 진정한 성격은 인간이 어떤 압력에 직면해서 행하게 되는 선택을 통해 밝혀진다. 그 압력이 크면 클수록 성격은 더 깊숙이까지 드러나게 되며, 성격의 핵심적인 본성으로부터 행해지는 선택은 좀더 진실성을 띤다.
- 166 모든 이야기들은 인물 중심적이다. 사건의 설계와 인물의 설계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인물의 성격은 이야기의 설계, 즉 구조를 통하지 않고는 깊이 있게 표현될 수 없다.
- 168 이야기는 인생에 대한 은유이고 인생이란 시간 속에서 사는 것이다. 따라서 영화는 조형 예술이 아니라 시간 예술이다.
- 172 실제 인생에서는 의미와 정서가 분리되어 있는 데 반하여 예술에서는 이 두 가지를 통일시킨다. 이야기란 이런 초자연적인 일을 의지적으로 실현해 내는 도구인데 이 두 가지가 토일되어 있는 현상을 일컬어 미학적 정서라고 한다.
- 173 예술에 의해 형식화되지 않은 인생 그 자체는 혼란스러운 경험으로 남아 있을 뿐이지만 미학적 정서는 우리가 아는 것, 느끼는 것들에 질서를 부여해서 이 세계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게 만들어준다.
- 174 이야기는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의 기이한 결합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 176 글쓰기는 발견의 과정이다.
- 178 작가의 아이디어가 직접적으로 설명되기 시작하면 영화의 수준은 현격하게 떨어진다.
- 179 가난, 전쟁, 사랑 같은 것들은 주제가 아니다. 이런 것들은 설정이나 장르들에 연관되어 있다. 진정한 주제는 한 단어가 아니라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 201 아이러니는 우연을 뜻하는 말도 아니다. 진정한 아이러니는 명백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 204 예술가란 일상 생활에서는 남에게 심지어는 자기 자신에게까지 거짓말을 하더라도 작품을 만들 때만은 진실을 말하는 존재이다. ”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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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이
어쩐지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제2부를 읽으시다가 다들 중도에 책을 접는 케이스가 많을 거 같습니다. 분량도 제법되고 작법서 특유의 톤에 익숙해지는데에 시간이 걸릴 거 같아서요. 다만 여기에 적응하고 나면 3부까지 쉽게 나아가게 됩니다.
이 책이 영화 시나리오 작법서의 클래식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연식이 있다보니 예시로 들어지는 영화 작품들이 다소 오래된 느낌이 있습니다. 최신 영화라고 소개하는 작품이 뱀파 이어와의 인터뷰나 스피드 등이니까 시간차가 있긴 하죠.
2부에서는 계속해서 예술가들 특유의 자의식 과잉을 놀려주시며 타격감 있는 멘트로 무장해제시켜주시네요. 여기까지 오셨으면 책의 절반쯤 지났고 이제 반환점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메롱이
3주차입니다. 반환점을 돌아서 9월 2일~9월 8일 : 제3부 이야기 구성의 원칙들을 읽습니다. 한여름에 시작했던 거 같은데 가을이 되었네요.
밥심
제3부 이야기 구성의 원칙들을 요약해보았습니다.
이야기의 실체는 언어가 아니다. 자신의 행동이 야기할 반응에 대한 기대와 실제로 돌아오는 반응이 다를 때 인간의 내부에서 벌어지기 시작하는 간극이 이야기의 실체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동력이 곧 간극이다. 작가는 내가 만약 그 상황에 처한 그 인물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통해 간극을 벌려나가야 한다. 이와 같은 작업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다섯 단계인 도발적인 사건의 발생, 발전적 갈등인 전개, 위기, 절정, 그리고 결말로 이루어진다. 도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주인공에게는 깨진 삶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의식적, 무의식적 욕망이 일어나고 이 욕망을 추구하는데 있어 주인공에게 적대적인 내적, 개인적, 초개인적 힘들에 맞서나가는 과정이 곧 이야기이다. 도발적인 사건이 주요 원인이 되어 갈등이 생기고 발전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 때 장면 설계의 구성 요소로는 전환점, 복선/보상, 감정의 동학, 선택이 있다. 이 구성 요소들을 이용해 장면을 설계한 후 장면을 배치하고 연결하는 구성에는 몇 가지 표준이 있다. 통일성과 다양성, 속도 조절, 리듬과 템포, 사회적 진행과 개인적 진행, 상징적 상승과 아이러니한 상승,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동의 원칙이다. 위기에서는 주인공이 궁극적인 결정을 하게 된다. 이때 항상 딜레마가 있기 마련이며 위기에서의 결정은 반드시 느리게 정지된 순간이어야 한다. 위기 뒤의 절정은 긍정에서 부정으로 또는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는 가치의 대변화인 의미가 충만한 순간을 말한다. 절정이 만들어지면 그에 맞게끔 이야기를 대대적으로 수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말은 관객에 대한 예의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좋다. 절정의 상태로 관객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보통은 마지막 장의 절정 만들기가 가장 어렵고 중심 플롯의 도발적인 사건 만들기가 두 번째로 어렵다.
밥심
제3부는 분량이 많아서 읽기 전에 두려움이 있었는데, 사례 분석의 내용이 많이 삽입되어 있어서 실질적인 양은 우려보다 적어 다행이었습니다. 게다가 작가가 사례로 들고 나온 ‘차이나타운’과 ‘카사블랑카’는 제가 본 영화여서 더 편하게 다가왔습니다. 오래 전에 봐서 영화 내용이 가물가물했었는데 작가가 사례로 제시한 대사들을 보니 생각이 조금씩 나더라구요. 도발적인 사건에서부터 시작해서 전개, 위기, 절정, 그리고 결말로 이어지는 이야기 창작의 다섯 단계에 대해 잘 읽었습니다. 주인공이 욕망을 추구할 때 맞닥뜨리게 되는 적대적인 힘들에 대항하며 티격태격하는 것이 이야기라는 핵심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개봉작인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관람하면서 이 책에서 주장하는 시나리오 작성의 원칙들이 어떻게 적용 되었나 살펴보니 영화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메롱이
차이나타운을 예전에 제법 지루하게 봤던 기억이라서 새삼 이 영화가 이렇게 흥미진진했었나 싶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최근 <원더랜드>를 보면서 시나리오 원칙 적용을 비교해보게 되더군요. <에일리언: 로물루스>와는 다르게 아 이래서 이 영화가 실패했구나 싶었던 부분이 짚어졌습니다.
밥심
“ 229쪽
인생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어떤 인간 욕망의 가치는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감수해야 하는 위험의 정도에 직접적으로 비례한다는 사실이다.
234쪽
정서적 진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참고 자료는 작가 자신이다.
267쪽
사람들이 무언가를 위해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불균등한 권력 관계가 발생한다.
277쪽
신빙성은 <세부 사항의 전달>에 달려 있다.
278쪽
독창성은 특이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투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312쪽
사르트르의 말마따나 희소성, 즉 보편적이고 영속적인 결핍이야말로 실재의 본질이다.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 충분한 건 이 세상에 없다.
312쪽
작가들 가운데도 인생무상이라는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313쪽
인간이 부족함이 없어 욕구를 상실할 때 겪는 내적인 갈등이 바로 지루함이다.
314쪽
인생은 갈등이다. 그게 인생의 본질이다.
343쪽
전환점은 놀라움, 호기심의 증대, 통찰, 새로운 방향이라는 4중 효과를 유발한다.
347쪽
이야기를 하는 건 관객과 약속을 하는 행위다.
348쪽
관객의 인생 경험과 작가의 면밀한 설정이 만났을 때 관객의 머릿속은 보편적인 통찰로 가득해진다.
349쪽
설정해 둔다는 건 인식과 인식 사이에 틈을 만들어 둔다는 말이고, 보상한다는 건 관객에게 인식을 선사해서 그 간극을 메운다는 말이다.
353쪽
수차례의 설정과 보상이 계속 아슬아슬하게 맞물리며 이어질 때야말로 작가의 창의력이 가장 번쩍이는 순간이다.
355쪽
감정에는 즐거움과 고통, 이 두 종류만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368쪽
표면상 인물들이 어떻게 말하고 움직이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겉모습 뒤에서 실제로 무엇을 행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371쪽
이야기 작가는 삶이 주지 않는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373쪽
모두 자기 생각대로 움직였다가는 세상이 온통 정신 병원같이 될 것이다. 실제로 그게 정신 이상자를 구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415쪽
반복적인 운율을 다양하게 만드는 비결은 조사를 많이 하는 것이다. 겉핥기 지식은 시시하고 단조로운 이야기를 낳을 뿐이다.
418쪽
리듬을 결정하는 건 장면들의 길이다.
420쪽
템포는 한 장면 안에서 대사와 행동, 또는 둘의 조합을 통해 진행되는 활동의 수준을 일컫는다.
421쪽
<절정 같다>는 말은 짧고 폭발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심오한 변화가 일어남을 뜻한다.
423쪽
사사로운 문제에서 출발해 세상으로 가지를 뻗어가며 이야기를 강력하게 진행시키는 원리야말로 주인공들의 역할이 특정 직업에 편중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428쪽
상징주의와 마찬가지로 직접 가리켜 보이는 건 아이러니를 쓸모없게 만드는 행위다.
436쪽
반전이 있는 절정만큼 만족스러운 것은 없다.
442쪽
의미(긍정에서 부정으로 또는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는 가치의 대변화)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444쪽
윌리엄 골드먼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이야기 결말의 핵심은 관객이 원하는 것을 주되 관객이 기대치 못한 방식으로 주는 것이다.
445쪽
관객이 원하는 것은 감정적인 만족이다. ”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제3부 이야기 구성의 원칙들,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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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이
“ - 214 대부분의 인간들은 이루지 못할 욕망을 쫓는 일에 전 생애를 낭비하고는 다만 자신이 조금 부족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죽어간다.
- 214 우리는 누구나 다 아무리 실현 가능성이 낮더라도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바로 그런 까닭에 정말 아무런 희망도 없고 자신의 욕망을 성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도 없어 보이는 주인공은 관객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 215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이 영하에서 보여준 것과 다른 결말 부분의 장면들을 상상하면서 극장을 나선다면 그건 영화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 217 자기 자신과 허구적 인간과의 연계인 자기 동일시를 통하여 관객은 자신의 인간성을 시험해 보고 확장시킨다.
- 218 호감이 선택항이라면 자기 동일시는 필수항이다.
- 229 인생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어떤 인간 욕망의 가치는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감수해야 하는 위험의 정도에 직접적으로 비례한다는 사실이다. 그 가치가 높을 수록 위험 또한 높다.
- 229 진지한 작가라면 이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 자기 삶의 많은 중요한 부분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 234 작가가 인물들의 외부에만 머물러 있으면 자연히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상투적인 정서만을 그려내게 된다.
- 261 작가들이란 본능적으로 변증법적인 사고 구조를 갖춘 존재들이다. 언젠가 장 콕토가 말했듯이 창조의 정신이란 보이는 것을 뚫고 들어가 감춰져 있는 현실성을 드러내는 대결의 정신이다.
- 261 삶을 구성하는 것들의 표면을 벗겨내고 그 안에 감춰져있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적절해 보이는 어떤 것, 다시 말해 진실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 진실은 간극 안에 들어 있다.
- 264 언어는 종착점이 아니라 그에 도달하려는 수단이자 매개일 뿐이다. 자신의 행동이 야기할 반응에 대한 기대와 실제로 돌아오는 반응이 다를 때 인간의 내부에서 벌어지기 시작하는 간극, 즉 기대와 결과, 개연성과 필연성 사이의 단절로 인해 형성되는 공백 그 자체가 바로 이야기의 실체이다. 장면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 작가는 끊임없이 이 틈을 만들고 벌려야만 한다.
- 273 저자라는 말은 소설가나 극작가에게는 쉽게 부여되지만 시나리오 작가에게는 좀처럼 붙여지지 않는 호칭이다.
- 274 신빙성은 이야기에 구현된 세계가 내적인 일관성을 가지고 있고 그 세계의 폭과 깊이 그것을 채워주는 세부 사항들이 서로에 대해서 진실일 때에 얻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이야기의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는 설득력 없는 가능성보다는 차라리 설득력 있는 불가능성이 더욱 쓸모 있다.
- 275 신빙성은 또한 이른바 사실성이라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다.
- 278 독창성을 특이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투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중략) 개인적인 스타일이란 자의식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디다. 그보다는 이야기의 설정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작가로서의 지식이 작가의 갯어과 만날 때 다시 말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정리되지 않은 자료들 속에서 작가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것들을 골라내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개인적 스타일이 형성되는 것이다.
- 280 도발적인 사건은 주인공의 삶의 균형을 급격하게 뒤흔들어놓는 힘을 가지고 있다.
- 288 이야기의 골격은 삶의 균형을 다시 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욕망과 노력의 내부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 296 사실상 작가가 행하는 모든 선택, 즉 장르, 설정, 인물, 분위기 등은 예시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 298 관객들이 중심 플롯의 전개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그들의 관심을 잡아끌 만한 하위 플롯이 필요하다.
- 307 작가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최고 또는 최악을 향해 확장시킨다. 왜냐하면 이야기 예술이란 인간 경험의 중간 지대를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308 이야기를 얽는다 함은 인물들의 삶을 꼬이게 만든다는 뜻이다.
- 310 영화적 흐름의 상승세를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상상과 기억과 사실에 대한 연구 조사뿐이다.
- 311 마흔 개에서 예순 개의 장면을 중복 없이 만들려면 실제로는 수백 장면을 고안해 내야 한다.
- 313 다양한 층위에 따라 갈등의 질이 변할지라도 인생 전체에서 갈등의 양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점이다. 언제나 무언가는 부족하게 마련이다.
- 322 그래 다 죽었다 하자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말이지? 관객의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여기는 제 3의 전환이 빠져있다. 최소한 한 번 더 반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아직 한도에 이른게 아니라는 걸 관객은 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기 이전부터 벌써 수세기 동안 3막 구조의 리듬이 모든 이야기 예술의 기초가 되었다.
- 338 소설가는 인물의 내면으로 들어가 내면의 갈등을 1인칭이나 3인칭으로 직접 서술할 수 있지만 시나리오 작가는 그럴 수 없다.
- 338 시나리오를 쓰는 건 정신적인 것을 물질화시키는 예술이다. 시나리오 작가는 내적 갈등의 시각적 상관물을 창조한다. 대사나 내레이션으로 생각이나 감정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인물의 선택과 행동의 이미지를 통해서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 358 일격을 가하는 농담을 날릴만큼의 설정이 무르익었을 때가 언제인가?하는 문제가 코미디 타이밍이 비결이다.
- 444 윌리엄 골드먼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이야기 결말의 핵심은 관객이 원하는 것을 주되 관객이 기대치 못한 방식으로 주는 것이다. ”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키 지음, 고영범.이승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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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이
이번 장을 읽으면서 로버트 맥키에 관한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을 perplexity를 통해서 확인하고 있었는데 흥미롭게도 AI가 여기 그믐 페이지를 크롤링하고 있더군요.
밥심
하하. 서로를 학습하고 있는 것인가요.
메롱이
아무래도 이렇게 책의 본문이 집중적으로 발췌되고 외부에서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독서 모임이 그믐이라서 그런 거 같아요.
메롱이
영화 시나리오를 삶에 빗대어 이야기하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자기 개발서 느낌 의 내용들이 있네요. 무언가의 선택까지의 에너지 소모가 가장 크고 막상 이후 실행부터는 그리 크지 않다는 내용도 기억에 남습니다.
밥심
436 쪽에 나오는 내용이네요. 결정하기가 행동하기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는 문장이요. 살아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메롱이
이제 마지막 한 장만 남았습니다. 3장의 절반이 채 못미치는 분량이니 3장의 고비(?)를 넘기셨다면 쉽게 완독하실 수 있으실 거 같네요. 벽돌책까진 아닌데 의외로 밀도가 있는 책이라 힘드셨을 거 같습니다.
어쨌든 오늘부터 추석 연휴 직전 9월 16일까지 제4부 작가의 직업을 읽고 모임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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