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씩 끝내기

D-29
올해 읽기로 한 책들, 하나씩 끝내보자... (소설편) 1. 휴먼 스테인. 필립 로스 저. 박범수 옮김. ~7/26 완독. 2. 클라우드 쿠쿠랜드. 앤서니 도어. 최세희 옮김.
12~15쪽에 묘사된 빌 클린턴 성 추문과 관련한 미국사회 분위기는 이것만 읽어서는 제대로 상상이 안 된다. 호손은 그렇다치고 아벨라르에 호메니이까지 언급되니 좀 벅차다.
17쪽. '쉽게 격분하는 인물인 아킬레우스는 어떤 작가라도 기꺼이 그려보고 싶어할 법한, 그야말로 폭약같이 아주 쉽게 격발되는 거친 인물입니다.' ㅋㅋ 왠지 웃김. 콜먼 교수 강의 잘 하시네.
~24쪽. 와... 콜먼 실크가 처한 상황, 정말 기막히다. 어느 나라, 어느 조직이든 결국 변혁을 꾀하는 인물은 공공의 적이 되기 십상이군. '콜먼이 새로 임용했던 교수는 물론이고 기존의 교수 가운데 계속 유임시켰던 젊은 교수들도 점점 연수를 더해가면서 실크 학장에 대해 반발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거지.
고소와 혐의 부인과 맞고소, 둔감함과 무지함과 냉소, 야비하고 고의적인 오독, 힘겹게 반복되는 해명, 고소인 측의 심문. 그리고 항구적이고 항시적으로 만연한 비현실성.
휴먼 스테인 1 (무선) 27쪽,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그자들이 그런 행동을 한 건 그냥 그렇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일 뿐이었네.
휴먼 스테인 1 (무선) 35쪽,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하지만 그건 편협하고 반사회적인 지혜에 지나지 않아. 야만적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한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의 지혜지. 그게 그녀의 지혜고 긍지이기도 하지만, 소극적인 지혜인데다 방향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가게 해주는 그런 지혜는 못 된다네. 이 여자는 거의 살아 있는 내내 자신을 짓밟으려 드는 삶과 대면해왔어. 이 여자가 터득한 건 전부 그런 삶에서 얻은 걸세.
휴먼 스테인 1 (무선) 51쪽,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비아그라 덕분에 나는 애정 행각을 위해 온갖 변신을 감행했던 제우스를 이해하게 되었네. 비아그라에 그 이름을 붙였어야 했네. 제우스라고 불렀어야 마땅해." 아 웃기다ㅋㅋ 제우슼ㅋ
섹스라는 오염물은 인류를 이상으로부터 분리하고 우리의 물질성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우리를 구원하는 타락인 것을.
휴먼 스테인 1 (무선) 68쪽,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인간과 소라는 대단히 구별되면서도 거의 구별되지 않는 우리에게 살아 있으라고, 그것이야말로 난제이자 삶이 지닌 무의미한 의미심장함이니,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으라고, 계속해서 받고 주고 먹이고 젖을 짜고 진심으로 인정하라고 하는 명령에 대한 나의 매혹.
휴먼 스테인 1 (무선) 89쪽,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119쪽. PTSD 환자 레스터 팔리.... 전쟁은 정말 끔찍하다.
1장 모두가 알고 있다 읽음. 영화 <휴먼 스테인>(2004)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 때문에 언젠가 읽을 책으로 정해두었던 소설인데... 와 이런 내용이었나? 솔직히 영화 내용은 거의 하나도 기억 안 나긴 한다. 어쨌든 1장에서는 콜먼 실크가 겪은 부조리한 상황,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군인인 레스터 팔리의 PTSD가 가장 인상적임. 영화 정보를 찾아보니 포니아 팔리 역을 니콜 키드먼이 했던데... 소설 속 포니아 설명에 비하면 너무 예쁜 거 아닌가? 싶다가도, 그런데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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