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

D-29
오~ 소설 초반부에서 ‘1=2 증명이 오류가 나는 이유는 증명과정에서 0으로 나누기가 있어서이다’가 무슨 얘긴가 했는데 블로그 증명 보고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블로그의 글이 이해에 도움이 되네요. 0으로 나눈 답은 정의 될 수없다 라는 말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읽기 시작했는데 ‘증명과정 중간쯤 눈에 안 띄게 숨어 있는 것은 0으로 나누기이다.’ 요 부분에서 중간 부분 어디에 0으로 나누기가 숨어 있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어서 그믐에 들어와 보니 기대대로 이렇게 설명을 해주셨네요. ^^ 올려주신 글 덕에 숨어있는 0으로 나누기를 이해했습니다. ^^
르네는 자신의 굳게 믿어온 세상이 무너진 기분이었겠죠? 그것을 지켜보는 칼의 마음까지. 어딘지 공감되고 마음이 안좋았어요
제대로 읽었는진 모르지만, '영으로 나누면'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의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각 숫자는 수학에 관한 이야기, a는 르네에 관한 이야기, b는 칼에 관한 이야기인데, 숫자의 이야기는 르네와 칼의 의야기와 전혀 관련이 없지만(마치 소설 속에서 '수학과 현실은 관련이 없다'고 하는 것처럼..) 내용의 종류가 비슷합니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 보면, '수학의 엄밀한 기반을 만드는 이야기'가 3이라면, '수학적 세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기 인생의 길로 삼는 르네의 이야기'는 3a, '로라를 만나 공감을 배워 새로 태어난 칼의 이야기'가 3b라는 것. 그리고 1부터 9의 수학 이야기는 어떤 흐름을 가지고 흘러가고, a와 b에서 각각 전개되는 르네와 칼의 이야기도 비슷한 추이로 흘러갑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수학과 현실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하듯, 이 1~9의 이야기와 1a, 1b ~ 9a, 9b의 이야기는 층위가 다르죠.(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죠.) 물론 a와 b끼리는 부부로 함께 사는 르네와 칼의 이야기이니, 서로 관련이 깊습니다. 둘의 이야기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고.. 그런데 르네가 수학적 세계의 질서에서 추방되어 허방에 빠지고 텅 비어가듯, 그런 르네를 자신이 전혀 이해하지 못함을 깨달은 칼도 자신의 장기로 생각했던 공감능력(empathy일 것 같은데, '감정이입'이라고 나오죠,) 부분에 대해 비슷한 상태가 되고 맙니다. 자신은 더 이상 르네가 느끼는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즉 empathy를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그러나 르네가 겪는 고통의 바로 그 자리에 자신이 위치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르네와 헤어지겠다는 결심에 대해 큰 고통을 느낍니다.(이건 empathy 맞죠.) 그리고 마지막에 도달한 9a=9b. 칼은 르네에 대한 감정불능(공감불능)의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에 두 달쯤 뒤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인데, 르네는 그에게 감사(사랑)을 고백하고, 이때 그는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낍니다. 그녀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기 떄문에. 이래서 a와 b는 다른데, 9a=9b가 되고 맙니다.(맨 처음에 1=2라고 한 것과 대응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한 a와 b는 같기도 합니다.(그녀가 수의 세계에서 추방당한 그런 절망을, 칼이 그녀에 대해서 느끼고 있으므로(그녀로부터 추방당한 절망).) ---------------------------------------------------------- 이 소설에서 각 장의 수학에 대한 이야기와 삶의 이야기가 같이 전개되면서도 전혀 섞이지 않는데, 그게 이 소설 속 내용 모티브이기도 하다는 것이 재미있네요. / 그리고 수학적 세계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공감의 문제에 대한 생각거리(여기에 또 '이해'가 나옵니다.) 등도 재미 요소인 듯 합니다. / 르네가 수의 세계에서 절망을 느꼈는데, 그 절망이 삶에까지 건너와서 결국 칼과의 삶이 망가지는 것, 칼의 감정적 부분-공감 능력의 파괴로 이어지는 것도 흥미로웠네요.
숫자, a, b로 된 구조에 대해 저도 막연하게 인식하고 있었는데 소유 님이 너무 잘 정리해주셨네요. 특히 마지막에 9a=9b가 되는 것, 아무 상관 없는 무작위의 두 수가 같은 것으로 증명된 것처럼 완전히 다른 감정에 도달한 두 사람이 결국 같다는 게 증명되는 순간. 이중구조라고 해야 할까요? 작가의 치밀함에 정말 감탄만.. ㅎㅎ
이렇게 같은 숫자 내용끼리 짝을 지어볼 생각은 못했는데 한번 다시 살펴보고 싶어지네요. 왜 마지막 장면에서 칼이 고통스러워 했는지 긴가민가 했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헤어질 결심을 한 상태에서 르네가 태도를 바꾸니 그럴 수 있는 것 같아요.
읽으면서 각 챕터가 1, 1a, 1b 형식이어서 이것도 의미가 있겠구나…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렇게 글로 설명해주시니 좀 더 이해가 되네요. 마지막 9a=9b 부분에서 겉으로 보면 같은데 실제로는 다르다는 건가? 부부라면 살짝 공감될만한 메시지(?)인듯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소유 님 덕에 이해가 되었답니다.
이것은 에피파니였다. 결론은 필연적이었다. 그것에는 일종의 옳음이 존재했고, 타일의 매끄럽고 차가운 감촉이 이를 입증해 주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124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나는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신학자가 된 느낌이었어. 그럴까봐 단순히 불안해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사실이라는 걸 아는 거야.
당신 인생의 이야기 146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수학의 너무나도 많은 부분이 실제적인 응용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그것들은 단지 형식적 이론으로 존재할 뿐이고, 지적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연구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그것도 오래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기모순을 내포한 이론은 너무나도 무의미한 탓에 대다수의 수학자들은 혐오감을 못 이기고 내팽개칠 것이 뻔하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영으로 나누면' 137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수학의 완전무결함을 에피파니로 보았던 르네 입장에서 이런 깨달음은 그야말로 존재의 기반을 흔드는 것이었을 듯 해요.
칼은 르네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자기도 정확하게 알며, 그 자신도 그녀와 똑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입을 다물었다. 이것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떼어놓는 종류의 감정이입이었고, 그녀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영으로 나누면' 147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서로를 헤어지게 하는 동일성의 인식(감정이입)이란 게 새롭고 재밌었어요. 이 문장에서…. 우리가 흔히 ‘이해’한다가 얼마나 편의적이고, 대충 내 입장에서 퉁치는 것인지도 생각하게 되네요.
평행선 혹은 반대 방향으로 쏜 화살...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모든 이해는 오해'라는, 한때 저의 좌우명(?)이었던 문장도 떠오르고.. ㅎㅎ
자신은 그녀가 왜 그런 행동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는 인식이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영으로 나누면', 140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처음 읽었을 때는 수학의 장벽 때문에 이 소설이 너무 어려웠는데, 다시 읽으니 정말 재미있어요. 140~141쪽, 르네의 자살 시도 후에 칼이 직관한 것, 그리고 이후 르네를 돌보면서도 그가 어떤 '기시감'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진정한 단절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144쪽에서도 그런 서술이 나오죠. '이제는 더 이상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고 그녀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인간의 감정은 결국 이해에 기반한 것이고, 이해할 수 없는 대상에게는 감정이입도 아니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다는 것. '공감하는 것도 능력이다, 공감도 지능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은데, 이 소설이 그걸 확연히 보여주네요. '이해'가 중요한 키워드여서 그런지 앞의 소설 '이해'와도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의 바탕에 일관적으로 깔려 있는 중심 아이디어(작가가 집중한 주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맞아요. 이 소설에도 ‘이해’에 대한 생각이 깔려 있고, 또 언어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바빌론, 이해에서 중간 중간 나오고 하는 거 볼 때, 작가의 관심이 일관되게 소설들마다 조금씩 드러나는 듯해요. 그리고 칼이 느끼는 유일한 기시감은(기시감을 느끼는 대목이 두 번 나오던데요.) 르네가 고립되어 좌절하는(자살 욕구를 느끼는) 순간에, 르네의 자리에 자신을 위치시키는 기시감이죠. 이전에는 이것을 기반으로 ‘공감’을 느꼈는데, 이젠 이것 때문에 책임감(의무감)만 느끼죠. 상대와 자기를 동일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감정이입은 안 되고, 다만 이론적으로 ‘저럴 때 로라가 날 구했는데, 지금 내가 그때의 로라 위치에 있고 그때의 내 위치에 르네가 지금 있다. 그러니 나는 르네를 버리면 안 된다.’라고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만이 가능한…. 그래서 칼은 고통과 절망을 느끼는 듯해요. (근데 이것도 엄청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전개인지라, 작가는 굉장히 T가 아니신가 생각이….)
작가님은 (아주, 매우, 어마어마한) T, 칼은 F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감정이입이 안 되는 자신에게 고통과 절망을 느끼는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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