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

D-29
@ssaanngg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의 주제가 사랑인 것 같습니다. 진정한 신앙심이란 것이 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한다면요. 그리고 작가가 생각하는 신에 대한 사랑이란, 신이 깃든 모든 사물에 대한 사랑, 즉 세상에 대한 사랑인 것 같습니다. @김새섬 님 말씀처럼 삶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구요. 다만, 그 사랑이 무조건적이어야 한다, 즉 세상과 삶이 이러이러해서 좋고 나는 그걸 사랑한다, 하는 태도가 아니라 그런 조건이 없는 사랑이고, 그것은 천상의 빛을 받는 일처럼 어떤 기적처럼 일어나는 일이지 의지와 의도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의지와 노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 이루어지는 일도 아니라는 것이겠죠.) 한편으로 창작 노트 내용을 보면, 욥기의 결말처럼 목적과 의도를 가진 신의 섭리를 전제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려고 하면 불만족스러운 결론들이 나온다는 것도 함께 보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드디어 마지막 소설이네요! 오늘부터는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를 읽습니다. 구성이 독특해서 내용에 더 잘 몰입이 되었던 소설이에요.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매 소설마다 생각해볼 질문을 던지려고 했는데 좋은 질문을 떠올리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러나 참여해주신 분들이 너무도 수준 높은 대화를 이끌어 주셔서… 저는 모임지기지만 숟가락만 얹었네요. 마지막 소설에서도 재미난 이야기가 오가길 기대하며, 모두 즐거운 독서!
이거 끝나면 숨도 해요~ 테드창 뽀개기
최고의 SF에 수여되는 모든 상을 석권하며 전 세계 21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작가, 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2002년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출간한 이래 17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이다.
ㅋㅋㅋ 실은 저도 욕심내고 있습니다! 같이 읽고 싶어서요~ ㅎㅎ
이 책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네 인생의 이야기>이고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작품이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 입니다. 이 작품 읽으면서 이게 바로 SF의 힘이구나 싶었어요.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하는 것이 차별의 정의입니다. 근대 사회가 시작되면서 타고난 조건들로 인한 차별 (인종, 성별, 나이 등)에는 이를 타파하자는 인식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마만큼 좋아졌냐 하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요즘 세상에 저 위의 조건들로 차별적인 멘트를 공적으로 당당히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속으로야 여전히 차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요.) 그런데 유독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당당한 것이 외모 차별입니다. 여전히 우스개와 놀림의 대상으로 만들고 놀리는 사람들도 어찌나 태도가 당당한지. "너도 예쁜 사람 좋아하잖아. 솔직해져 봐." "서비스직에서 외모는 경쟁력이지." "자기 관리를 못 한 거 아냐." 그나마 비만인에 대한 태도는 요즘 살짝 바뀐 것 같은데 대머리 남성은 어디서나 동네북이죠. 유머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나마 별거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이 갖게 되는 사회적 베네핏은 엄청납니다. 짝 찾기가 쉽고 취업이 잘 되는 것은 물론 죄 지으면 형량까지 경감.
루키즘은 저를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든 주제여서 갑자기 열변을 토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목소리 높여 외모 차별에 대해 얘기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니가 못 생겨서 그래. 자격지심 좀 버려." 저는 이제 외모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그나마 조금 낫습니다만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은 이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특히나 다른 사회적 차별은 어느 정도의 인식 개선이 이뤄진 데 반해 외모지상주의는 제가 젊었을 때보다 조금도 나아진 게 없습니다. 오히려 더 강화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들고요. 작품으로 돌아가서 저는 칼리를 꼭 써보고 싶네요. 미에 끌리는 것이 진화가 가져다 준 우리의 본능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정합니다만 인간은 본능대로만 살아선 안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남자가 당신을 바라보는 걸 깨닫고, 그 남자도 당신이 자기를 바라보는 걸 깨닫고, 모든 것이 이런 식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겁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49-350,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외모에 대한 불안이나 집착 없이 서로가 서로를 바라봄을 깨닫고 이 과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관계가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편안하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뭐랄까··· 해가 지는 광경이나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느낌이었어요.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59,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이렇게 표현하다니 재밌었습니다. 그쵸. 멋지고 아름다운 외모를 봤을 때 이런 느낌이죠...
우리들 자신의 성질에서 육체적인 부분을 극소화할 경우 우리는 더 완전해질 수가 있는가?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66,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이 질문이 중요하겠어요. 제가 그 예전에 외모에 대한 타인의 평가가 답답하고 싫어서, 온라인 대화가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요. 외적인 이미지 말고 정신적인 부분의 저를 진정한 저라고 생각해서 그랬어요. 글자로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상대방이 절 외모로 가둬 놓고 판단하지 않는 게 좋더라고요. 그런데 AI시대를 만나고 나니 AI와 다른, 사람이 가진 특징이 뭘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요. '몸'에서 오겠구나 싶더라고요. 사람의 형태를 가진 몸, 얼굴, 눈, 코, 입. 뭐 이런 것들을 그 사람과 떼어둘 수 없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외모차별, 외모계급은 그 가치가 과도하게 올려치기 되어있다고 봅니다. 여성에게는 특히 그 압력이 심하고요. 칼리가 있다면 저는 무조건 써보고 싶어요. 의무화에도 찬성했을 것 같습니다. 교육으로 외모 압력을 의식적으로 낮춰야 된다는 것에도 납득이 가지만, 교육만으로는 외모 탐미주의의 욕망이 영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름다움으로부터 우리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모욕적이야.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69,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이 주장도 재밌었어요. 이후에 나오는 음악 실인증은 외모랑은 멀리 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이 주장에 동의하진 않지만요.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군 싶네요. 이야기 구성으로 찬성, 반대 의견이 번갈아가며 나오니 논의의 살이 붙어서 더 현실감있게 느껴졌어요.
@흰벽 님 저 호기롭게 참여 해놓고... 책을 못 읽었습니다. 광광광... 이틀 내로 절대 불가능할 거 같은데요. 대신 (제가 꼬셔서) 이미 책을 절반 이상 읽은 동생에게 저 대신 글 남겨 달라고 조르고 있습니다.. 호호호.
안녕하세요 모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도리 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돼서 모임이 끝나기 전에 후다닥 말 얹으러 왔습니다. SF 소설은 자주 안 읽어봤는데 무척 흥미롭더라구요! 지금은 저도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를 읽던 도중이라 그 이전의 단편들에 대해서 얼른 얘기해볼까 합니다. 사실 소설류는 분석보다는 그냥 재밌다!재밌다!! 하고 읽는 편이라 자꾸 쓸 내용이 부실해질까 염려되지만 힘내서 시작해볼게요~~ 1. 바빌론의 탑 : 성경에서의 바벨탑은 '신의 권위에 닿으려는 인간들을 벌해서 무너지고 만다'는 사실만 간략하게 알고 있어서, 이 소설에 나오는 바벨탑도 결국 무너지겠거니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스포를 즐기는 타입) 힐라룸의 세상에선 이미 대홍수로 신께서는 인간을 벌한 바가 있어서 하늘의 저수지의 존재를 아는데도 왜 다들 하늘의 천장을 뚫으려했을까요? 천장을 열어봐야 저수지가 열릴지 안 열릴지를 아는 거라며 모른척 굳게 닫힌 천장을 부수려는 행위는 위험천만할 뿐만 아니라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문이 열려있지도 않는데 굳이 문을 깨부수고 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무례한 일이니까요. 신으로 치면 아래층에서 자기 집 바닥재를 뚫는 거려나요? 이런 답없는 상황에서 하늘의 저수지가 지상의 저수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하늘 무겁게 저수지는 뭔 저수지야'라며 이해를 어려워하던 저한텐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공간의 수미상관이라고 생각하니 중력은 어느 기점에서 작용하나 싶긴 했지만, 신의 개입 없이도 인간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깨달을 수 있게끔 저수지를 배치한 것만으로 역시 신은 신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와와. 무맹님 힘내주세요. 제가 나중에라도 이 책 꼭 읽을 거거든요!!!! 그때 이 모임 참고할 겁니다. 제 몫까지 꼭 남겨주세요. 광광광.
한계까진 기록 남기려고 노력 중입니다만, 쉽게 후루룩 적을만한 책이 아니라 자꾸 더뎌지네요ㅠ 열심히 책 다시 펼쳐보며 복기 중이에요!!
ㅋㅋㅋ 도리님 너무 웃겨요 화이팅!! 나중에 ‘숨’ 독서모임 열면 그때도 와주실 거죠?
2. 이해 : 호르몬 요법을 통해 얻게 된 초지능으로 신의 영역에 다다르려는 레온과 그와 같이 초지능을 가진 레널즈의 대립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특히나 생명과학 전공이라서 그런지 생명 지식만 나오면 반갑더라고요. 도리님이 왜 저한테 추천해줬는지 알 것 같더군요! 그치만 뇌의 발달이 곧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너무 사기같았습니다.. 너무 부럽네요. 레온과 레널즈의 대립 상황에서 레널즈가 기억자극을 통한 자기 파괴 커맨드를 시행하는 부분에서는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레온이 레널즈의 '자기 파괴 커맨드'라는 언급을 들은 후에, 자신을 모방하여 감각 정보를 받아드릴 시뮬레이터를 만들어내 자신은 간접적으로 모니터하는 방향으로 대비했는데도, 레널즈의 '이해해'라는 말 손짓으로 결국 붕괴했단 말이죠? 이것을 일련의 지각들을 연속해서 형성한 '기억자극'으로 일컬었는데 그럼 감각정보를 차단하고 시뮬레이터로 정보를 전달받던 레온이 기억자극을 시작하게 된 트리거는 무엇이었을까요? 시뮬레이터로 습득한 '이해해'라는 의미 자체가 트리거였을까요? 해당 시뮬레이터에는 그동안 레이놀즈가 쌓아왔을 기억들이 없었을테니 레온 본체만이 붕괴한 거겠죠? 이거와는 별개로 레이놀즈가 레온에게 기억자극용 정보들을 심어놓기 위해서 길가는 소년이 레온이 지나갈 때 사이키델릭 셔츠를 입게끔(또는 액정 셔츠에 자기가 원하는 신호가 레온 눈에 띄게끔) 조작했을 레이놀즈의 노고가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역시 초지능 선배는 무시하면 안되는 거였어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우리 옆 동물 이야기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은 쓰는 사람이 됩니다_글쓰기를 돕는 책 3
피터 엘보의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를 읽고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요글쓰기 책의 고전, 함께 읽어요-이태준, 문장 강화[책증정] 스티븐 핑커 신간, 『글쓰기의 감각』 읽어 봐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2025년을 위해 그믐이 고른 고전 12권!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빅토리아 시대 덕후, 박산호 번역가가 고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3!
[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③ <두 도시 이야기>
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