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님, 반가워요~
드림님의 sf에 대한 말이 너무 좋네요. 이번 독서를 통해서도 그런 것들을 발견하면 좋겠어요.
바쁘시면 바쁘신대로, 하실 수 있는 만큼만 참여 가능한 게 그믐의 매력이죠. 여유가 되는 만큼만 함께해 주세요^^
[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
D-29
흰벽
joy
@흰벽
흰벽님 이야기가 소설을 이해하는데 너무 도움이 되어요. 탑을 따라 올라가면서 보는 세상은 제가 알고 있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구의 모습에 대한 전제가 참 신선합니다. 하늘 위로 올라가야 지구가 어떤 모습인지 가장 정확히 알 수 있겠죠.
근데 왜 다시 땅으로 돌아왔을까요? 원통형 인장이라는 부분 세계를 천장과 지상을 인접하게 만들었다는 것, 이것이 경외심을 일으킨다는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질 않아요. 제겐 소설이 너무 어렵답니다.
흰벽
@joy 원통형 인장과 관련해…
아래 링크에 그림이 있어요. 한 번 보셔요. 근데 저는 그림 보니까 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ㅋㅋ
https://namu.wiki/w/%EB%B0%94%EB%B9%8C%EB%A1%A0%EC%9D%98%20%ED%83%91
흰벽
링크 속 그림과 관련하여… 여기에는 도넛 모양으로 그려져 있지만(->이게 뭔가 수학적 의미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추가 링크로 들어가보면… 저는 문과바보라 이해 불능ㅎㅎ), 책에서는 ‘원통형 인장’이라고 했으니까 실제로는 우리가 흔히 보는 도장 모양을 떠올리면 될 것 같아요. 즉 이 세계에서는 지구가 ‘구’가 아니거나, 아니면 구 모양인데 힐라룸이 잘못 생각한 것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하늘을 뚫었더니 땅이 나온 거니까 구는 아니겠네요. 아… 그러면 역시 원통이 아니러 고리라야 말이 되나요? 공간지각력이 부족해서 상상이 잘 안 되네요;;;) 여튼 말하자면 힐라룸은 코페르니쿠스적 발견를 한 것…!
근데 저는 궁금한 게, 그러면 애초에 대지의 가장자리에 가서 심연으로 물이 떨어지는 걸 본 사람들은 뭘 본 걸까요? 원통형이라면 그런 광경을 볼 수 없을 텐데…
흰벽
그리고 힐라룸이 느낀 경외심에 대해서는, 전 이렇게 생각해요.
힐라룸은 처음 탑에 올라갈 때부터 과연 인간이 이런 짓을 해도 되는가를, 야훼가 벌을 내리지 않을까를 걱정하잖아요. 실제로 성경의 바벨탑은 야훼의 분노를 사 고요. 그러니까 힐라룸은 인간의 오만을 왜 야훼가 묵인하는가를 걱정하는데, 실제로는 천장을 파 들어가면 다른쪽 지상이 나오니까(마치 웜홀처럼?!) 야훼는 일부러 인간을 막을 필요가 없었던 거죠. 정말로 끝에 도달하면 알아서 깨달을 테니까. 아마 그런 섭리를 느끼고 야훼의 존재를 깨달아 경외심을 느낀 거 아닐까요? 애초에 탑을 쌓는 목적이 야훼에게 도전하는 게 아니러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거니까(그게 그거같지만)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게 된 사실을 알리러 가는 거고요…
joy
흰벽님 자료 감사합니다.
흰벽님 이야기처럼 아무리 올라가도 결국 지상으로 돌아오니 그냥 두어도 경외심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가 되네요
아니면 천상은 도달할 수 없는 곳일까요? 이런 생각은 제가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 걸까요?
흰벽
천상이 신(야훼?)가 있는 곳이라면 도달하지 못할 것 같지만… 야훼라는 존재가 없다면 천상도 따로 없고 그냥 원통의 일부일 테니 그러면 힐라룸은 도달했던 게 아닐까요?
joy
힐라룸은 야훼가 없다는 것을 받아 들일 수 있을까요? 야훼가 없다는 것은 정말 큰 패러다임의 전환이네요. 전 사람들이 힐라룸의 경험을 믿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흰벽
힐라룸은 천장이 지상으로 이어지는 경이로운 세계의 구조를 통해 야훼의 경이를 느꼈으니… 야훼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듯해요.
저도 힐라룸이 세계의 구조에 대해 이야기한들 사람들이 믿을까? 싶기도… 하지만 힐라룸의 존재 자체가 증거이긴 하겠죠? 탑으로 올라갔는데 땅에서 나타났으니까…
JEAN
https://youtu.be/mgY8WsVQuCg?si=ep_aWPlBgYK8vGZh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가 메소포타미아관련 전시를 하고 있어서 가서 봤거든요~ 꽤 많은 원통형 인장을 볼 수 있습니다..^^ 한번 가서 보세요~
읽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냥 그때의 제 느낌은.. (좀 깊이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바벨탑에서 보인 인간의 무모함 을 빗대어 표현한 것 같다.. 이정도 생각이었어요.
흰벽님의 자세한 설명을 읽어보니 이번에도 역시 대충 읽었구나를 깨닫고 다시한번 읽어봐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다시 읽어볼게요~^^
흰벽
저도 지난번 읽었을 때는 대충 읽어서 저런 세세한 걸 생각 안했었어요 모임을 하니까 꼼꼼히 읽게 되어 좋네요!
joy
원통형 인장이 이런 거였군요! 너무 감사합니다. 계속 돌리면 반복되는 무늬처럼 천상과 지상이 맞다아 있는 것으로 세상을 생각한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김새섬
"원통형 인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저런 모양의 도장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분들 혹시 계신가요? 올려주신 동영상이 정말 엄청 도움되었습니다. 저는 인장이 도장 말하는 건 줄도 몰랐네요.
우리가 지금 쓰는 현대의 도장이 납작한 바닥에 식별 그림을 새겼다면 원통형 인장은 그 도장의 몸통 바깥에 식별 그림이 새겨진 형태였던 거네요.
흰벽
“원통형 인장”이라고 했는데 그냥 도장을 떠올린 저… ㅎㅎ @JEAN 님이 올려준 동영상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거 같아요.
joy
이렇게 하여 인간은 자신의 위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p.5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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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저도 이 문장이 좋았습니다. 힐라룸을 통해 이 행성의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구의 형태가 아니고 도너츠 형태임을 알게 되겠군요.
joy
그렇게 될 것 같아요.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이 사는 세상의 모습을 알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위치를 깨달은 행성 사람들은 이제 무엇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흰벽
아! 원통형 인장의 가운데가 뚫려 있군요! 그러면 도넛 모양이 맞네요. 그리고 아마도 심연으로 떨어지는 물을 본 대지의 가장자리는 인장의 양끝일까요?
그러면 천장은 어디일까요…
김새섬
저는 하늘을 뚫었는데 갑자기 땅이 나왔다는 게 당최 이해가 안 되서 이게 무슨 상황인가 그냥 넘어가려 했다가 올려주신 그림 보니까 이해되네요. 작품이 말하는 바는 "인간은 스스로가 가진 인식의 한계에 갖혀 있다." 라고 해석했어요. 우리가 세상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야훼 때문이 아니고 세상은 이럴 것이다 라는 우리의 생각 때문.
제가 계속 "하늘을 뚫었는데 갑자기 땅이 나왔다" 라고 하면서 소설 속 상황을 이해 못 했잖아요. 도너츠 그림이 없었다면 아직도 이해 못 했을 듯 합니다.ㅎㅎ 아래 그림에서 힐라룸은 A (땅)에 있었는데 점점 흰 색의 탑을 올라서 B점(천장)까지 갔고 거기서 사고가 납니다. (B점은 그냥 제가 임의로 찍었어요.) 힐라룸은 이렇게 죽을 바에야 나는 더 하늘 높이 올라가서 죽을거야 라면서 B에서 더 위로 올라가는데 그러면서 물살에 휩쓸려 결국 다시 A로 오게 되죠. 왜냐면 이 세상은 도너츠 형태라서 결국 그 안에서 원통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joy
그런가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이해가 되어요.
물에 휩쓸려 위기가 왔을때 더 높이 가는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것인데... 어려운 길을 선택하니 세상을 알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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