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③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D-29
저도 완독했어요. 저는 외국에서 나온 논픽션을 주로 읽습니다. 한국에는 현장에 발을 단단히 디딘 글들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번 책으로 저의 이런 갈증을 해결한 느낌이 들어 일단 개인적으로 이 책이 많이 반가웠습니다. 어려움을 겪고도 한국에서 잘 적응하고 살아내신 아프간 분들도 대단하시지만 울산 동구의 시민들 역시 정말 멋지십니다. 성북구의 비문학 한 책 후보도서인만큼 만약 성북구였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도 해보게 되네요. 이주민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자신들의 문화를 지닌 이들이 먼저 정착한 곳이 지내기에 마음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게 차이나타운, 코리아타운, 리틀이탤리가 생겨나는 것이겠지요.
60페이지에 나온 글귀가 책을 다 읽은 다음에도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한국에 막 도착한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이 6주간 머물 진천 숙소에는 아프간어로 쓰인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합니다. 머무는 동안 편하게 지내다 가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미래에 어떤 일이 닥칠지는 모르겠으나 타인의 고통을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 그 마음이 있다면 우리의 미래도 썩 괜찮지 않은가 싶습니다.
완독, 고맙습니다~ 대표님 말씀대로 대단한 해외 논픽션이 많지요. 최근에는 정말 좋은 국내 논픽션과 작가들이 많아지고 있어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저도 울산 동구 주민들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시면 좋겠어요. 난민을 환대한 경험이 한국 사회의 귀한 자산이 되리라 믿어요:)
29일동안 성심성의껏 모임을 운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도 좋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 모임을 통해 메멘토 출판사 박숙희 대표님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메멘토에서 어떤 책들이 나올지 관심 갖고 지켜보면서 계속 응원할게요!
@김새섬 대표님,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좀 부끄럽고 쑥스럽네요 ㅎㅎ 저 또한 두 분의 열정에 놀랐어요. 제가 그믐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했듯이 많은 독서인들의 안식처이자 놀이터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먹고사니즘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이주도 이민도 결국은 먹고 살기 위해 선택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울산 동구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었던 건 결국 먹고사니즘을 가능하게 한 노동공간이 있고, 또 이민자의 가족응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의 확장 때문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사회구성원들의 갈등은 하나도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또 알게 되었습니다. 갈등을 두려워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결국 아무 것도 변하지않을 거란 믿음도 생겼습니다. 고인물은 썩듯이 말이죠. ^^
@나무가되고싶은늘보 님 후기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아프간 가족 157명 중에 아이들이 85명이나 돼서 울산 주체들이 긴장해서 정착을 지원하고, 시스템을 갖추는 데 더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합니다. 갈등이 쓸모가 있다는 점을 저도 이 책에서 배웠어요^_^
다양성이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든다
지난 1년은 적응에 얼마나 품이 많이 드는지 알게 된 시간이다. 돈과 시간과 노동이 적잖이 투입되는데 티는 안 난다. 그렇다고 지원을 게을리하면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가 터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늘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 무슬림 난민 가족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다는 사업 목적부터 전무후무한 데다 사회복지사 한두 명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일이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199, 김영화 지음
다문화센터에 남는 고민이 있다.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자립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아프간 특별기여자를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한 것이 그렇다. 생계급여가 기준 중위소득 30퍼센트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원 수에 따라 지원되는데, 이 때문에 소득이 늘면 생계급여가 깎이는 상황이 된다. 수혜자의 노동능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원래 하던 일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하는 장기적 교육이나 훈련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정숙 씨의 고민이 깊다. 그래서 울산의 아프간인 정착이 '모범 사례'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도 조심스럽다. 애초에 선의나 배려만으로는 정착을 도울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저희가 끝까지 그 가족들을 책임질 수 없으니까요. 주변에서 모이던 자원과 관심이 한순간에 싹 빠질 때 이분들이 무너지면 안 되잖아요. 그때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하거든요."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06-207, 김영화 지음
"미라클 작전이 성공했을 때만 해도 한국 국민으로서 뿌듯하다고만 생각했지, 이 사람들이 내 옆집에 내 이웃으로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막상 부딪히게 되었을 때 감정은 달랐어요. 언젠가는 한국도 다문화 사회가 될 거잖아요.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좀 더 빨리 겪어 봤어요. 이슬람이 전 세계 4분의 1에 해당하는 거대한 문화권인데, 우리 사회에는 정착과 교류의 경험이 없었어요. 미래 세대는 무슬림과 사업을 하고 정치를 할 수도 있잖아요. 이제 울산은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터질 폭탄인 줄 알았는데, 잡고 보니 기회였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08, 김영화 지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 게 '학부모 소통·참여협의체'다. 2022년 2월 11일,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의 공교육 진입 지원 방안'에 대한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이 기구에 서진규 교육협력담당관을 비롯해 서부초등학교 학부모 세 명, 학교 관계자 두 명, 교육청 주요 업무 팀장 네 명이 포함되었다. 장 팀장도 그 일원이었다. "언제부터 시작한다, 교육청과 학교가 어떻게 관리하겠다, 이런 걸 학부모 대표와 계속 상의했죠. 아마 학부모들도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셨을 거예요." 의사 결정 과정에 학부모를 참여시키겠다는 교육청의 약속이었는데, 의견을 전달할 '중간 통로'가 생기니 산발적인 민원이 줄어들고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장 팀장이 설명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11-212, 김영화 지음
소통이 정말 중요하죠. 이렇게 중간 통로를 만드는 수고를 보이니까 불만도 덜해졌다고 보고요.
울산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을 때마다 장영복 팀장은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그분들을 배척해 버리면 안 되거든요. 단순히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학부모님들이 이해해 주세요.' 이렇게 하지는 않았어요. 학부모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안을 먼저 제시한 거죠." 교육청 직원과 담당 장학사가 짝을 이루어 매일 학교에 가다시피 했다. 아프간 학생과 한국 학생이 만나는 등하굣길이나 급식 시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교육청의 태도에 학부모들도 안심하지 않았을까, 장 팀장은 생각한다. "어떤 갈등이든지 현장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16-217, 김영화 지음
-다른 지역에서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였다면 울산 동구와 같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같은 결과를 냈으리라 생각한다면 왜 그런지, 결과가 달랐으리라고 생각하신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다른 결과가 나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울산 동구는 그나마 한국에서 난민들에게 유리한 지역이었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생산직 노동자가 필요한 곳이었고, 주민들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균질한 편이어서 의견을 모으기도 쉬웠다고 봅니다.
"울산인 덕분에", 라는 이야기를 꽤 들었어요. 중공업 업계에서 일하고 계신 두 분이 각기 다른 북토크에 오셨더랬어요. 울산과 다른 지역에서 일해 본 분들이었는데, 지역별로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같은 중공업 업계지만 다른 지역은 이주민에 대해 더 배타적이기도 하다고요. 노옥희의 정치력, 현대중공업의 경험, 선주민 자체가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온 분들이 대다수라는 점도 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축구 선수가 꿈인 마르와, 체육을 가장 좋아하는 경아는 축구를 하면서 친해졌다. 생각보다 한국어를 잘하는구나, 집에서는 히잡을 벗네, 돼지고기만 안 먹는 줄 알았더니 닭고기도 잘 안 먹는 구나‥‥‥. 경아는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 가는 중이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33, 김영화 지음
위에서 언급한 <더 커뮤니티>에서 바누도 축구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란에서는 여자는 축구를 볼 수 없어서 다른 나라에서 축구를 실제로 보고 너무 좋아서 울었다고 해요. 영상을 볼 때도 이런 사연이 있을 수 있구나 놀랐는데요. 여기서도 축구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신기했어요. 아이들이 또 축구를 무척 잘하나 봅니다!
축구 하나로 대동단결 분위기라고 하더라고요 ㅎㅎ. 어떤 독자는 이주 배경 인구가 늘어나면 한국 축구가 강해질 거니까 더 좋지 않겠냐고 하시고요. 모든 이야기가 '축구'로 수렴돼서 웃음이 났는데, 그분은 진심이시더군요. 얼마 전에 귀화 선수가 한국 축구대표팀으로 선발됐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어요. "U14 축구대표팀에 귀화 선수 찰릭 아르카디로마노비치 선발. 광성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 러시아 부모 사이에서 한국 수원에서 태어나 지난해(2023년) 아버지와 함께 귀화해 한국 국적을 획득. 한국 축구 연령별 대표팀에 귀화 선수가 선발된 건 아르카디 선수가 처음." https://imnews.imbc.com/original/mbig/6614506_29041.html
알려주신 뉴스보고 떠오른 게 조나단의 형 라비 욤비예요. 인간극장에서 나왔을 때 축구를 잘 하고 계속 하고 싶어했는데 아버지 토나 욤비께서 반대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토나 욤비 입장에선 장남이 나중에 콩고민주공화국에 도움이 될만한 공부를 하길 바랐을 거예요. 이후에는 방송에도 관심이 있었던 걸 아버지께서 반대한 걸로 아는데... 이후에 라비 욤비가 범죄를 저지른 상황을 보면 좀 안타까워요. 지금 조나단과 동생 파트리샤가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걸 보면 형 사건 이후로 아버지가 방송을 허락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위에서 말씀 나누신 것처럼 1세대 2세대 갈등이 쉽지 않겠어요. 개인적인 아쉬움은 형 라비 욤비가 축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비 욤비도 한국 축구팀으로 뉴스에 나오지 않았을까, 이 후의 혼란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거 같은데... 싶습니다. 이것도 위에서 언급이 됐었지만 초반에 지원과 보호가 안전한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중요한 것 같고요. 단지 일꾼만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들어오는 일인데, 적대적인 반응과 차별을 경험하고 자란 사람들이 이후에 자라 한국 사회에 기여하며 세금내고 열심히 살아갈 의지가 생길 것 같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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