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③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D-29
@하뭇 님 말씀대로 "한국의 국제결혼 제도는 노총각을 장가보내려고 마련된 국가정책이었으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었어요. (*참고 <우리 안의 인종주의>) 결혼 이주 여성에겐 철저히 한국 문화에 동화되기를 바라는 압력이 작용하고, 자녀에게 출신국의 언어를 가르치려고 하면 못 알아듣는 말을 가르친다는 호통이 날아들고, 아이가 학습 부진이면 그 책임이 오로지 엄마 몫이 돼요. 가부장주의, 인종주의라는 원인 외에도 법적으로 폭력 등의 문제를 방조하는 장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결혼 이주 여성의 도주와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결혼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쪽으로 법이 바뀌었는데, 그게 출산이랍니다. 아이가 없는 상태에서 이혼이라도 할라치면 바로 출국 대상이고, 남편의 귀책사유가 입증되면 체류 가능하지만 가정폭력을 물리적으로 증명해야 한답니다. 2014년 12월 20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 '우리는 살해당하러 오지 않았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는데, 남편이나 아는 남자에게 살해당한 이주 여성 일곱 명을 추모하는 자리가 그곳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2019년에는 베트남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한국 남편 영상이 SNS에 공유되었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때렸다는 남편의 말이 공분을 사면서, 이주 당사자 대표들이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정책과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며 법무부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대요. 이것이 결혼 이주 여성들이 권리 투쟁에 나선 첫번째 사례라고 합니다.
이 책도 추천합니다.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 여기, 더 이상 차별과 편견과 혐오에 당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주여성들이 있다.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말하고, 혐오에 맞서겠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더는 친구를 잃지 않기로 다짐한 이들이 있다. 옥천군에 사는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나’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1장에서 아프간에서 온 특별기여자들의 탈레반 입성 전과 직후의 경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짧게 중요한 일들만을 추렸을 1장의 뒤에 각 가정 안에는 어떤 삶과 이야기가 있을지 상상하게 됩니다. 또 내가 전쟁으로 인하여 부역자로 처단 받을 위험에 처한다면, 특별기여자들을 구출하러 피랍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상은 점점 가지를 키워가요. 난민, 특별기여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저에게는 1장 내용이 큰 간접 경험이 되었습니다.
'세계화'는 자연스럽고 환대받는 것이지만 '다문화'는 그렇지 못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3장 내 이웃이 될 줄은 몰랐다. 중, 김영화 지음
저도 이 부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밑줄 그은 문장이었습니다.
저도 이하동문입니다. 세계화와 다문화는 분명 같은 흐름인데 왜 이렇게 다른 결로 받아들여질까요?
3장에서는 울산 기존 주민들과 특별기여자들의 불안이 느껴졌습니다. 모르는 것은 두려움을 가져옵니다. 울산 기존 주민들은 특별기여자들을 알지 못합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그들을 거부하게 합니다.(모든 울산 기존 주민들이 아니어도 상당 수가) 특별기여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돌아갈 수 있는 터전이 없기에 모르는 것으로 가득찬 환경에 새로 적응해야만 합니다. 이런 집단 간의 갈등 해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한참 적다가 지웠습니다. 왜냐하면 말로 하는 것은 쉽고 정론을 모두 알지만 실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주민들도 공무원들도 회사원들도 특별기여자들도 각자 어려움을 얼마나 겪으셨을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갑니다. 그런 상황에서 여유를 가지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런 여유를 가지게 하기에는 우리의 삶이 지나치게 팍팍하지요. 그래서 의미 없는 말들을 지우며 글을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순간의 어려움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하지 않고 더 나아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신 분들께 사회 구성원으로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책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인데, 집단 간의 갈등을 중재하는 '정치와 행정'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문제를 보면, 행정 수뇌부나 리더들이 차별을 부추기거나 방관할 때 지역사회가 어떻게 둘로 쪼개져 대립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요. 얼마전 여당 대표 경선 때 후보들이 "외국인들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 "국제노동기구(ILO) 차별금지 협약을 깨는 것이 더 이득이 된다면 그것도 논의해보자" "적응을 잘할 수 있는 사람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더라고요. 이런 공적 시그널이 알게 모르게 개인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두려움이 정치 활동을 위한 지침이 될 수는 없다. 아무 목표도 없이 겁만 주면서 우리의 결속력을 깨려는 이들이 우리 삶의 방식을 파괴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91쪽, 김영화 지음
그래서 위 문장이 더욱 인상적이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사전에 충분한 안내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이 사실을 고지 받게 된 울산 주민들의 불만이 저도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책에는 이주를 반대한 주민 김혜진 님의 이야기도 실려서 참 좋았습니다. 김혜진 님의 이야기도 억지로 훈훈하게 끝내지 않아 더욱 좋았어요. @김영화 기자님의 담담한 서술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여기 그려져 있지 않은 상황들을 더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는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을 구출한 것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는 게기가 되지 않았냐 생각이 듭니다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에 대하여 지역주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저도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외국에서 살 때 그 나라의 언어를 몰라서 힘들었던 게 컸습니다. 한국어 교육과 문화에 대해 그들에게 많이 알려줄 수 있으면 좋겠고 그 수단이 한국 소설이나 한국 동화가 되어도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나라의 문화에 관한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하면 좋겠고요. 제가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었어요. 감명 깊고 재미있게 읽었던 할레드 호세이니의 책 2권 책장에 꽂아놓습니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2003년 아프가니스탄의 굴곡진 역사가 문신처럼 새겨진 성장소설 <연을 쫓는 아이>을 발표, 미국 문단에 파란을 일으키며 데뷔한 카불 출신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두 번째 작품.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장편소설이다. 전쟁의 포화가 휩쓸고 간 아프가니스탄. 그곳에 나이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른 두 여자가 살아남아, 절망과 고통을 희망으로 바꿔나가는 이야기이다.
연을 쫓는 아이「뉴욕타임스」5년 연속 베스트셀러,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이 읽을 만한 성인 도서’ 선정 도서. 아프가니스탄의 질곡 어린 역사를 배경으로, 부유한 상인의 아들 아미르와 비극적인 숙명을 지닌 그의 하인 하산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전 세계 51개국에 소개되어 각 나라 베스트셀러 리스트의 정상권에 올랐으며, 2007년에는 마크 포스터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기도 했다.
우어어어 반갑습니다. 저도 두 책 읽고 아프간 역사에 관심갖고 좀 더 알게 되었어요. 건조한 뉴스 보도 말고 이런 서사적 전달이 저에게는 더 맞더라구요.
헉. 이 책 제 동생의 추천 책인데요.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아프가니스탄이 배경이었다니 이건 몰랐습니다. 동생이 몇 년 동안 읽어보라고 했을 때 무시(ㅜㅜ혹시 관계자분 계시면 죄송함다)했는데요. 읽어봐야겠어요.
어떻게 하면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알 수 있을까 했는데, 이 방법이 정말 좋겠어요:)
저는 작가의 책들중 이 책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2. 집단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중요할까? 집단 간 갈등의 궁극적인 원인은 (내가 지금껏 쌓아온 것을)뺏길 수 없다는 사회적 지위 불안, (일부를)뺏기면 결국 다 뺏길 수도 있다는 존재적 불안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지구상에서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은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처음부터 원래, 우리의 것이라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누가 먼저 차지하고, 그것을 유지해나가느냐에 따라 선집단과 후집단이 구분될 뿐이며, 이것은 사회적 환경, 가치관, 이데올로기 등등 수많은 것들에 의해 바뀌고 전복되기 마련입니다. 집단 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면 집단과 개인이 지닌 특수성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집단은 견고하고 개인은 느슨합니다. 집단은 강하고 개인은 약합니다. 개인이 집단화 되어가는 과정, 반대로 집단이 개인화 되어 가는 과정에 집중한다면,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집단과 개인 사이의 고리를 찾아낸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3. “지금의 이주 노동은 정주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라는 의견에 보태자면, 주변의 외국인 노동자 혹은 이주민 노동자들을 보면 가족이 함께 오기 보다는 혼자 지내는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들이 가장 많고, 드물게 아내와 함께 온 경우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까지 모두 데리고 한국으로 온 경우는 거의 못 본 듯합니다. (한국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경우를 제외하면요) 또 하나.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함께 한국에 정착하여 사는 외국인을 보는 시선은 그닥 곱지 않습니다.(서양, 영어권, 한국보다 부유한 국가 출신을 제외하고) 심각하게는 세금은 내지 않으면서 한국의 서비스는 모두 누리는 세금 도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주민 노동자들이 반사회적이거나 이기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한국 정부의 고용 시스템의 한계 때문에 기인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른바 3D노동을 중심으로 한 산업 분야에 노동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자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노동자를 유입 조건으로 노동자 당사자만 입국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혹시나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정주할 것을 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개인으로 인간이라면 가족을 구성하고 싶고, 그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음에도 우리 나라 제도는 이런 개인의 욕망을 원천봉쇄하여 정주를 막고자 했습니다. 이들이 더 이상 한국에서 노동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자의든 타의든 한국을 떠나야 했는데 이들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사람들은 이들이 벌만큼 돈을 벌어 고국으로 떠나는 거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의 사정과 이유는 그렇게 묵살되고 말았죠. 과거 이주민이나 해외 노동자 유입은 한국 경제 부흥을 위한 필요에 의해서였을 지는 몰라도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다양해졌습니다. 따라서 한국 제도는 이러한 변화에 발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한국에서 살기를 선택한 이주민(노동자)들이 한국을 떠나든 떠나지 않든 이것은 개인의 결정으로 남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적 제도가 나서서 개인의 선택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주민 노동자가 자신의 나라도 돌아간다고 욕할 것이 아니라 돌아가게 만드는 제도를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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