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소설을 보면서 비로소 ‘월급사실주의’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 생활 안팎의 묘사가 그만큼 현실적이고 사실적이었거든요. 뭐 그냥 똑같다고나 할까? 그런데 장풍이라니요! 이렇게 황당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뭐랄까? 저는 황당함보다는 통쾌함, 짜릿함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장풍이 정말 되는건가 긴가민가 싶어 친구를 똑바로 세워놓고는, 손바닥에 힘을 주면서 손목을 살짝 돌리며 끊어치기를 반복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죠. 남자분들은 아마 대부분 흠흠. 물론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입으로는 바람소리를 몰래 내면서 말이죠. 당연히 실패를 했지만 어리석은 마음에도 안될거라 생각했나 봅니다.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윤기풍의 장풍을 보고 있자니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는 겁니다. 비록 소설 속이지만 나의 한을 풀었다고나 할까요?
전 당황하지 않았다는 간단한 얘길 이렇게 적어봅니다. ㅎㅎ
[📕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윈도우
최영장군
패러디도 바로 감을 캐치하시고... 뭔가 순수하지 않은 세계의 순수함을 해독해 낼 것만 같은 공력이 짧은 글이지만 느껴집니다!!
siouxsie
저도 당황하지 않고 갑툭튀 장풍 짱~~ 이러면서 박수쳤어요. 얼른 무림의 고수가 나타났음 좋겠어요.
밍묭
초반에 언급했듯이, 책의 제목과 목차를 통한 내용 예측이 어려운 상태인 것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분명히 이러한 내용이 올 것 같은데...' 라는 예상을 벗어난 신선한 충격 때문이랄 까요?
최영장군
아~ 예상을 벗어나는 신선한 충격... 감사드립니다 ㅎㅎ
바닐라
저는 소설을 거의 안 읽어서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장풍의 등장이 크게 당혹스럽지 않았어요. 그동안 영화와 OTT로 (예. 무빙, 초능력자) 면역이 생겨서 그런가? ^^ 대신 주인공이 조현병환자로 끝나지 않길 바라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어요. 휴~ ㅎㅎ
siouxsie
악! 조현병 환자 등장이 더 충격적인데요? ㅎㅎ 아니시라니 다행입니다.
최영장군
아하~ 꿈일까봐 여러 독자님들이...ㅎㅎ 그런데 '조현병'의 느낌은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닐라 님께 마음포인트 드리겠습니다~
siouxsie
전 재미있는데요. ^^;
이 작품에 장풍 없었으면 '월급사실주의2019'가 될 뻔 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우워워워(강백호 버전)하면서 읽고 있어요.
요즘에 좀 닭가슴살 같은 책들만 읽어서 가슴이 답답했었는데(내용은 좋으나 먹으면서 목 막히는), 오랜만에 군침 흘리면서 책 읽고 있답니다~슈압
그런데, 당황하신 분들은 초반에 현실 보다 더 현실적인 작가님의 직장+진상 묘사 때문에 @김의경 님이 말씀하신 미생 류의 소설을 생각하셨다가 당황하신 거 같아요. 근데 전 미생 읽을 때 '이거 판타지인데...'하고 읽었습니다만...ㅎㅎ
김의경
저도 재밌었어요. 리얼리즘 소설인줄 알았고 장풍이 나올 거라고 상상도 못해서 당황했던 거고요. 하지만 머리를 띵하게 하면서 시원하게 만드는 장풍의 매력을 무시할순 없었어요. 저도 그 인간을 너무나 죽여버리고 싶었거든요. 장풍을 맞아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너무 쉽게 죽이면 안 될거 같기도..? 실장 나쁜 넘 바로 죽지 않고 더 고통받다 가길요...
최영장군
"금메달의 원동력은 분노..."
최영장군
(어떤 곳의 미생인가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보편 혹은 다수의 ㅇ의미에서) 진짜 현실 세계 미생의 삶이란...
슬하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다른 분들처럼 치열한 현실을 그린 소설일 줄 알았는데 갑자기 장풍이 등장해서 당혹스럽긴 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소재가 등장해서 뒷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최영장군
이질적인 분위기가 느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김의경
(실장 포함해서)여기 있는 인간들 몽땅 다 확 쓸어버리는 건 장풍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씁쓸하면서도 통쾌한(?) 결말이었어요.
장맥주
사실적인 묘사와 판타지 소재의 결합 자체는 드물지 않은데, 장풍이라는 소재가 매우 튀는 것 같고, 저는 그게 좋습니다. 사이코메트리라든가 자연발화능력 같은 명사와 장풍이라는 단어는 본질은 별 다를 게 없지만 어감이 너무 다르네요. 장풍은 도무지 진지하게 들리지가 않거든요. 독자들은 소설 속 현상에 대해 한동안 '이거 장풍이잖아!' 하고 외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기간이 있고, 그 뒤로 이 소설 전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렵게 됩니다(저는 그랬어요). 소설이 '한국 사회 진짜 우습죠? 천박하죠? 황당하죠?' 하고 말하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
최영장군
달밤에 발코니에서 기마자세로...ㅋㅋㅋ 장면을 떠올려 보니까 제가 써 늫고도 웃기네요~😂
새벽서가
갑자기 현대판 미생에 어릴때 명절에나 보던 소림사… 뭐 이런 권법영화에서나 다루던 장풍이 나와서 어어어어엉?! 장푸우우우우우웅?!!!
이랬습니다.
최영장군
언밸런스의 미학이죠~ㅋ
강츄베베
편견을 가진다는 건 세상은 편리하게 재단한다는 말이다. 편견이 없으면 세상살이가 불편해진다. 그 불편함을 극복하는 일에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 불편을 감수하는 용기.
『로메리고 주식회사 - 2019 제7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59, 최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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