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가민가하고 있다가 장군님의 얘길 듣고 떠올랐습니다.
두 번째 쌍은 부사장(파동)-희주(입자) 가 아닐까 합니다.
[📕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강츄베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영장군
아, 책 속 그 장면은 코미디 같은 장면이에요...ㅎㅎ 왜냐하면 '안개로 유명한 고장'은 김승옥의 <무진기행>에 나오는 표현인데, 무진은 실제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곳(지명)이 아니라 작품 속 가상 공간이거든요
그러니까 가 볼 수 없는 곳에 김 실장이 가 봤다면서 좋더라고 하는 거나 이정우가 가 봤다는 사람 처음 봤다고 하는 내용이 희극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무진기행은 소설임에도 많은 분들이 제목 때문에 기행문으로 알고 있다는 점에서 소설과의 연계적 해석 측면에서는 코믹하고 가벼운 인식론적 상황을 나타낸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고요~
siouxsie
그쵸? 저도 가상공간으로 알고 있었는데....아닌가? 또 이눔의 기억력이 이상한 건가 했어요~
최영장군
그놈의 기억력 정확하신 것 같아염~ㅎㅎㅎㅎㅎ
밍묭
아, 유머러스한 장면이었군요...ㅎ 굉장히 진지한 장면인 줄 알았는데..ㅋㅋㅋㅋㅋ
김의경
저도요. 유머인줄 몰랐어요ㅋㅋㅋ 그런데 17장 '염소'에서 동생과 만났을 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고향인 무진을 벗어나 서울에서 살고 싶어했다는 점 정도였다'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것도 '유머'인 걸까요?
최영장군
그건 유머가 아닐 것 같아염~ㅎ
최영장군
진지하게 생각한 분들이 많아서 더 블랙코미디 같아진 것 같기도 합니다~ㅋㅋㅋ
바닐라
저는 이후 배팀장네 돌잔치에서 만나는 동향 선배 이야기 때문인지 나중에는 무진이 실재하는 곳처럼 느껴지더라고요 ㅋㅋ
최영장군
우리가 어쩌면, 모두 소설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몰라서.... 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의경
열두 번째 질문입니다. 논란이 많은 라운지바 장면에 대한 질문이네요.
12. 14장 ‘규소’부터 16장 ‘황’까지는 독자들의 호불호가 상당히 있는 부분입니다. 어떤 독자분들은 빨리 범인을 추적해야 하는데 삼천포로 빠진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반대로 어떤 독자분들은 아주 주목해서 본 부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특히, 모 중앙 일간지에서는 이 라운지바 장면에 포커스를 맞춰 특집기사로 신문 전면을 할애해서 싣기도 헸는데요. 여러분은 이 부분이 어떠셨나요?
(덧붙임. 가방과 향수, 싸구려를 들었으면 들었지, 절대 가짜는 안 든다는 희주의 말,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전리품 등은 어떤 의미로 해석되나요?)
슝슝
덧붙임 질문에서 희주의 말에 공감이 갑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ㅋㅋ 명품 안 들고 말지, 가짜는 안 갖고 다녀요. 가품을 드는 사람만 티 안 난다고 생각하지, 사실 눈에 다 보이거든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이 언급된 건, 속된 말로 전공자 바이브를 드러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자에게 ‘이 정도까지 알 수 있어? 이 정도 식견이 돼?’라고 티낼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러기에 이 차장은 대중적인(그나마 들은 풍월이 있는) ‘백조의 호수’를 언급하는 선에서 그치는 거죠. ‘전리품’이라는 발언으로 보건대 부사장은 라운지 바에서의 에피소드의 최종 승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네요. 사실 참으로 그렇게 보여요. 그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 건 저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부분이거든요. 아무리 그런 지위까지 올라갔다 할지라도요.
‘라운지 바에서 생긴 일’ 전부가 곁다리라고 생각되진 않아요. 밤 문화를 그렸다는 점에서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지금도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있을 법한 사실이거든요. 읽어가면서 <로메리고 주식회사>는 장르 문학인 것 같아서 속았다(?)는 기분이었는데, 라운지 바 장면 때문에 순수 문학이 맞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하염
저는 이 장면에서 권력과 서열의 세계에 스며 들지 못한 채 주변을 부유라고 있는 정우의 모습을 엿본 것 같아요. 바의 알바생인 수지조차 비록 제일 하위 서열이지만 권력의 세계의 속해있는데 정우만이 그 세계에 속하지 못한 인물처럼 보였어요. 이런 맥락에서 가방과 향수,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그리고 전리품까지 그 권력 관계를 보여주는 장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직 고급 커피의 세계에 속하지 못한 정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밍묭
범인을 추적하다가 뜬금없이 나온 장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어쩌면 추후에 이 상황이 필요한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련 지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들어간 장면은 아닌 것 같아요.
최영장군
추후 전개와의 연계 가능성... 경영지원실 회식장면이나 오피스텔 유리창 깨지기 직전의 장면 등과 관련지어서 프랙탈 구조처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ㅎ
아린
가짜는 들지도 않는다는 희주와 레플리카를 입는 운기풍과 대조를 이루는 거 같아요.
명품만 들지만 멀쩡한 직업이 있지만 온갖 불만을 갖고 내 집에서 내맘대로 담배도 못피우냐며 피워대고 남자친구 몰래 다른 남자를 사귀는 이중적이고 거짓된 삶과
레플리카를 입고 장풍이나 쏘대면서 백수처럼 살지만 나름 사회정의 구현과 동생의 원한?을 갚겠다고 한 것 말이예요.
명품을 들지만 가짜의 삶을 살고 레플리카를 입지만 나름 진실된 삶을 살려고 했던 두 주인공의 대조 일까요?
가짜인 윤기풍에게 희주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상황을 공개적이고 우습게 장풍을 맞고 대 공개되었다는 점도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최영장군
오~~ 아주 새롭고 흥미진진한 해석이 나왔습니다!! 권력관계 속 인간, 권력장이라는 사회생활 속 인간은 위선적이고 자신의 행동과 상황을 정당화하려 애쓰는... 마음포인트 드리겠습니다!!ㅎ
강츄베베
저는 오히려 이 부분이 좋았습니다. 너무 사건 내용 중심으로 흘러가면 내용이 무거워져서 경색될 수 있는데 중간에 플로우 형태로 들어가니 라운지바 장면이 전체 구성에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희주의 말 속에서 자신은 사회 속에 비주류로 살아가고 있지만 소유물을 통해서 주류가 되길 원하는 열망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영장군
새롭고 설득력 있는 해석이 또 나왔네요~👍 마음포인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siouxsie
언제나 예상을 배반하는 인간이다. 윤기풍.
『로메리고 주식회사 - 2019 제7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259p, 최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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