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저는 첨에 목차를 보고 ‘이건 뭘까?’하는 궁금증이 확 들어와서 제목이나 표지는 별로 신경도 안썼습니다. 오로지 목차만! 기호를 순서대로 쓰면서 얼개를 맞춰가는 건 좀 억지스러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각 장마다 해당 원소와 관련된 이스터 에그 같은 것을 숨겨놓았나? 하는 기대를 하면서 읽었는데 여태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그런게 아닌가요? ㅎㅎ
이스터에그 몇 개 발견하신 독자분도 계셨는데, 이스터에그 없는 챕터가 더 많아서 다시 원점으로 복귀하셨다고 합니다~ㅋㅋ😂
나이든 문과출신이어서 원소가 전혀 기억 나지 않더라구요. 각장에 원소에 대한 의미가 있으면 독자의 자유로운 상상에 해가 될까봐 안써주신거겠죠? 미생에서 바둑을 몰라도 재밌게 봤듯이 원소의 의미를 모르고도 책장을 순식간에 다 넘겨버렸습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자유로운 상상'이 문학 독서의 중요한 축인 것 같습니다!! ㅎㅎ
선생님께 손바닥 맞아가며 외운 주기율표.. 저도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ㅎㅎ
1. 제목을 봤을때 첫 느낌은 '몬스터 주식회사' 애니메이션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주식회사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게 저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였거든요... ㄷㄷ 로메리고라는 말은 로마+아메리고 라고 설명이 나오는데, 그게 뭐를 말하는지는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제목에 주식회사 라는 말은 왜 붙이셨나도 아리송하네요 ^^; 그냥 회사도 아닌 주식회사 라는 타이틀을요... 근데 또 생각해 보면 그냥 회사 라고 하는 것 보다는 주식회사 라고 하는게 4글자 4글자 뭔가 리듬이 있는것 같기도 합니다. 2. 표지는 사람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원소기호들이 돌아다니네요. 각각의 원소기호들끼리 (개개인들이)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게 사람의 삶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3. 처음엔 잘 몰랐는데 작가님 답변을 들으니 약간 이해가 가는것도 같습니다. 2번과 비슷한데요. 각각의 원소기호들은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다른 원소와 결합, 충돌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서로 잘 부대끼며 스파크가 튀며 사랑을 하든, 함께 공생을 하든, 기생을 하든, 어떻게든 사람과의 관계로 엮일 수밖에 없고 그게 바로 인간의 삶이다 정도로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서로간의 관계로 얽히지 않는 18족 원소들을 제외할까 생각하셨을것 같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넣으신 이유는, 남들과 소통하지 않는, 관계를 맺지 않는 그런 부류의 사람도 극소수 이지만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런지 싶습니다.
오, 로메리고 무림에 고수 독자분이 나타나셨군요~ㅎㅎ 결합과 충돌, 공생과 기생, 엮임과 얽힘 등등 함축적이면서 새로운 각도의 의견을 주신 것 같아요 출현하시자마자 마음포인트 획득하셨습니다~!!
처음에 책 제목과 각종 원소기호로 된 목차들이 어떤 것을 의미하며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작가가 독자들이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려는게 아닌가"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목과 내용이 깊은 연관은 없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표지의 색과 주인공을 둘러싼 원소기호, 그리고 검은 색의 주인공의 실루엣은 과학적인 미스테리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식회사라는 이름에서 미래의 대체식량이나 약품 등을 제조하는 다국적 기업의 이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비활성 기체를 뺄까 고민하신 이유는 주인공의 변화와 중심 사건에 등장하는 소재가 안정적인 비활성기체보다는 다른 것들과 반응을 만들어 변화하는 활성기체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다고 생각하신 것은 아닐까요. 어떤 인간군상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 새로운 화합물로 바뀔 수 있는 활성기체와 더 맞다고 생각하신 건 아닌지요.
안정, 반응, 변화, 군상... 깊이가 완전 느껴집니다!!
처음 참여하는 거라 어떻게 진행되는 지 몰랐는데 차근차근 나아가는 재미가 있네요. 그런 것도 모르고 주말동안 단숨에 읽어버렸네요. 구체적 내용은 피해야할 것 같아 추상적인 단어들을 고르게 되었어요. ㅎ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궁금한 이야기들울 곧 나누게 되길 기다리며 오늘은 이만 꿈나라로 가보겠습니다.
기이한 이야기만큼 기이한 질문들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ㅋㅋ 꿈나라 잘 다녀오시길~!! (쇼핑도 많이 하시고요 ㅎ)
꿈속에서 윤기풍을 만나셨나요?^^
제 이상형이 아니라 그런지 나오진 않으시네요. 주로 배우, 아이돌 등이 기억에 남는 타입이라 꿈에 나오셨다하더라도 금방 흩어진 기억이 되셨을 지도요. ㅎㅎ 대신 예상 못했던 책은 받았습니다. 문자가 없어 미선정으로 생각했는데 깜짝 선물소식에 뭘까싶어 빨리 퇴근하고 싶었어요!
수림문학상 수상작인걸 몰랐다면 제목만 보고 해외소설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 표지도 얼핏 보고 행성 궤도의 미스테리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원자 궤도? 였네요! 그런데 질문요! 목차를 자세히 보니 숫자 3,4,6 에만 *(별표)만 있던데, 왜그럴까요? 뭔가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아 재밌네요. ㅋㅋ 이와 별개로 이야기가 술술 읽혀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점점 심상치 않은 빌드업을 쌓는 느낌이랄까..^^
저도 편집자분께 여쭤보았는데, 디자이너분만 아는 비밀이라고 해서... 시각적 요소인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미스터리입니다(그러고보니 미스터리적 요소를 반영했나 싶기도 하군요. 엑스파일에 나오는 숫자 표기의 미스터리 같은 ㅎ)
앗 그렇군요! 저는 혹시나 숨겨진 단서인 줄 알았어요 ^^; 원소기호 목차도 그렇고 이야기도 그렇고 계속 궁금함을 유발하는 게 독자입장에선 무척 흥미롭습니다! 뒷 얘기 솔직하게 들려 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목차의 원소 기호에 관해 @장맥주 독자님을 비롯해서 여러 분들이 의견을 주셨는데요 거의 대부분 비슷하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는 알겠는데, 혹은 약간의 추측은 하겠는데, 결론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 '모름', '무지'가 제가 끄집어낸 원소 기호 목차와 결이 맞는 느낌입니다. 수소의 의미는 무잇일까? 산소의 의미는 무엇일까? 화학도 그렇지만, (우리 삶을 닮은) 이 소설의 인물들도, 그들이 내뱉는 대사도 그리고 시건들도 그 의미가 파악되는 시기는 다른 인물들, 사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밝혀지는 '나중' 같았습니다. 마치 원소가 결합된 화합물처럼요. 그런데 주기율표의 제일 오른쪽에 있는 18족 비활성기체들은 다른 원소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워서 뺄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화학 반응을 일으킬 소설 속 원소들(대사, 물건, 사건 등)은 목차의 원소만큼이나 너무 많거니와 또 스포일러가 되면 안 되니까 다른 이야기로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2017년이니까 제가 소설가로 데뷔하기 한참 전의 일입니다. 그때는 소설을 쓰지도 않았습니다. 책에 관한 교양지 성격의 <월간 책>이라는 잡지사에서 '한국 소설이 좋아서'라는 제목의 전자책 서평집을 낼 건데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왔습니다. '작품성은 따지지 말고, 소규모 출판사에서 낸 순수한 재미 위주의 소설에 대한 비평이 아닌 서평'으로 기획자는 장강명 작가이고 그분이 문학상 상금 받은 돈을 문학계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기획이라고 하였습니다, 필진은 라디오PD, 온라인 서점 MD, 음악가, 번역가, 응급의학과 전문의, 소설가, 동네서점 대표 등 책 많이 읽기로 소문난(?) 다양한 직종의 사람 50명을 추렸다고 했습니다. 저는 번역가 직종으로 추천받았고, 당연히 서평집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제가 소설가가 될 줄도 몰랐고, 당시 기획자였던 장강명 작가님을 또 다시 만나게 될 줄도 몰랐습니다. 누가 알았을까요? (로메리고 주식회사를 계속 읽으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아무도 모르는 것인지, 누군가는 알았을지, 그믐 회원님들과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저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조금은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에 소설가가 될 줄 모르셨지만 결국 작가님의 의지로 소설을 쓰고 현재에 이르렀으니 앞으로 일어날 일을 조금은 예측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 소설을 쓰고 있으니 언젠가는 소설을 출간해서 소설가가 될 것이다, 라고 한 번쯤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타고난 운(그런 것이 있다면요)과 개인의 의지가 화학작용을 일으켜서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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