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땅을 가진 자가 부를 먼저 가져가는 거 같아요! 지금까지도요
조선/역사/부동산에 관해 배우고 읽고 이야기 나눠봐요!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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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불안정한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기에, 부동산에 축재하여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축재가 공동체의 안위를 위협하는 정도라면,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교정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끊임없이 시장의 실패를 관찰하고, 부동산으로 얻은 이익을 재분배하는 데 힘써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박영서 지음) 중에서 ”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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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상승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당백전(當百錢)’ 발행입니다. 1866년(고종 3년), 흥선대원군은 경복궁 중건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합니다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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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백전 통용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고, 다만 아주 옛날 기록에서 도입의 근거를 찾을 뿐이었죠.
결과는 끔찍했습니다. 물가와 땅값은 조선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으로 치솟습니다. 그런데 조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1883년(고종 20년) 명목 가치의 다섯 배였던 당오전(當五錢)을 발행하고
1892년(고종 29년)에 백동화(白銅貨)를 도입하는 등 통화정책 무리수를 반세기 동안이나 이어나갔습니다. 종국에는 망국이라는 최악의 대가를 치르고 말았죠. ”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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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에 이르면 극심히 불평등해 보이는 계약이 일반적이고 흔한 형태로 자리 잡습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발생한 걸까요? 한국의 기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업은 성장을 위해 일감을 최대한 많이 따내는데, 직접 고용한 정직원만으로는 이 많은 일감을 다 처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특정 분야를 다루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협력업체를 통해 일감을 처리하죠. 노동시장의 구조상 정규직을 고용하는 것보다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는 편이 인건비를 더 절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협력업체를 통해 일감을 처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대기업은 자회사와 협력업체를 타고 골목 깊은 곳까지 들어와 상권을 지배하게 되죠. ”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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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료들이 쓰인 시기는 주로 겨울, 즉 추수가 끝난 농한기인데요. 소작인은 매년 근무 태도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내년에도 소작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치 일 년 계약직처럼요. 이문건은 한술 더 떠서 공권력까지 이용합니다. 소작인에게서 법적으로 불리한 허점을 찾아내고 지방관에게 처벌을 맡김으로써, 소작인이 감히 저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꼼꼼한 일 처리’를 뽐냈죠. ”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 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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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 불안은 단순히 정서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결혼·교육·육아·직장·노후 등 삶 전체를 뒤흔듭니다. 주거 불안이야말로 현대인에게 ‘타노스급 빌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동시에 내 집 마련을 향한 욕구는 우리가 고된 출퇴근길과 상사의 막말에도 사직서를 내지 않고 버티게 해주는 최후의 보루가 되기도 하죠.
우리가 그리는 안정된 삶이란, 치안과 교육 환 경이 좋고 양질의 오락 및 문화예술 체험 기회가 보장되면서 직장과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서, 방이 충분하고 반려동물과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마당 딸린 집을 마련해 사는 것일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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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후기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서울 사대문 안 양반이 진짜 양반’이란 말도 있습니다. 18~19세기 서울 사대문 안에 산다는 건 조선이 쌓아 올린 사회적 자산을 고스란히 누릴 기회를 보장받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조선에서 가장 큰 시장이 근처에 있었고, 조선의 가장 뛰어난 예술가들과 조선을 움직이는 정치인과 경제인이 모였으며, 가장 탁월한 교육 기회가 제공되었죠. 서울 외에는 그 어느 곳도 이러한 문화적 특수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인구가 많아 덜 쾌적한 게 흠이었는데, 상류층은 서울 교외에 별장을 지어 이를 극복하고 서울의 모든 특수를 ‘쾌적하게’ 누렸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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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나라 조선은 개성에서 한양으로의 천도를 결정합니다. 그에 맞게 ‘서울 신도시 프로젝트’가 가동되는데요, 서울 신도시는 풍수지리학과 성리학 등 철학적 개념이 투영된 당대의 계획도시였습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거죠 ”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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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일본인은 그 문서의 위조 여부나 문서를 갖고 온 사람이 재산을 처리할 권리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례를 보면, 일본인은 그자에게 권리가 없거나 문서가 허위라는 사실을 뻔히 알고서도 토지를 헐값에 사거나 그 문서를 담보로 고금리로 돈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부동산의 원소유주는 재산을 강탈당합니다. 합법적으로든 불법적으로든, 일본인은 위조되거나 절취당한 문서의 힘으로 그 재산을 가로채기 때문입니다. 일본인이 이런 식으로 약탈하면 항소도 할 수 없습니다.
- 1906년 1월 7일 『윤치호 일기』 ”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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