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 '웃는 남자' 함께 읽기 (7.17.~8.17)

D-29
콤프라치코스, 국왕의 권력까지 함께 하면서 아이들을 사고 팔고, 거기에 기괴하고 이상할수록 높은 값을 받는다며 신체를 늘리고 줄이고 자르는 행위를 서슴없이 했던 이야기다. 경제행위는 항상 이렇게 비인간적 모습을 띠어야만 성공하는 것일까? 이런 일을 당하는 아이들 눈에 어른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을까? 이어지는 내용이 "인간보다 덜 어두운 밤" 이라는 것이 이해가 된다.
인간보다 덜 어두운 밤 1부에서는 두 개의 장면이 나온다. 콤프라치코스 무리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배를 이용해서 한겨울, 한밤중에 급하게 바다로 떠난다. 그 과정에서 한 아이가 배에 타지 못하고 버려지는? 남겨지는 상황이다. 하나는 남겨진 아이가 겪는 밤 이야기, 다른 하나는 바다로 떠난 사람들이 배 위에서 겪는 밤 이야기이다. 70쪽에서 시작하여 229쪽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추위, 바람, 파도, 암초 속에서 겪는 일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감정과 자연현상을 연결하여 작가가 서술한다. 남겨진 아이가 바람에 삐걱거리는 교수형에 처한 말라빠진 시신을 보는 장면은 마치 그림으로 보는 듯, 아이의 마음이 내 마음이 되는 듯 섬뜩한 오싹함이 몸으로 느껴진다.
죽음에는 수의가 필요하고 무덤에는 경건함이 있어야 하는데 이곳에는 수의도 경건함도 없다. 냉소적이고 적나라한 부패만 있다. 죽음이 자신의 일을 보여주는 것에는 약간의 뻔뻔스러움이 있다. 자신의 실험실인 무덤 밖에서 일을 할 때 죽음은 죽은 자의 평온 같은 것은 무시하고 모욕을 가하는 것이다. p.101 시신이란 건 죽음이 몽땅 뒤집어 비워버린 하나의 주머니이다. p. 102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모든 운명은 하나의 교차로이다. 방향을 선택한다는 것은 언제나 두렵다 p. 118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바람은 구름으로 볼 수 있으며, 파도는 포말을 통해 볼수 있다, p 123 폭풍이란 바다의 신경발작이고 정신착란이다. 바다도 두통을 앓는다. p.126 배는 바다의 거미줄에 걸린 파리일세 p. 149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왕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이야기하는 것은 파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왕의 백성이듯 우리는 파도의 먹이다. 우리는 그들의 모든 폭정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배도 파도에 따라 표류할 수 밖에 없다) 186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난파, 조난)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듯하면서 또한 전부이다. 우리는 입으로 숨을 쉬어 탁하게 만드는 공기와 우리의 손으로 떠 마시는 물에 의존한다. 험한 물결에서 한 모금 떠 마셔 보라. 약간의 쓴 맛에 불과하다. 물 한 모금은 구토를, 거대한 물결은 절멸을 의미한다. 사막의 모래 알갱이와 대양의 물거품은 어지러운 감정의 표시이다. 전지전능함은 티끌을 숨기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연약함을 강하게 만들고, 자기의 전부로 허무를 채운다. 한없이 큰 것이 한없이 작은 것으로 사람을 짓누른다. 대양은 물방울로 우리는 으깨어 부순다. 누구든 놀림감이 된 느낌에 사로 잡힌다. 200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침몰) 물이 그들을 향해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물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무덤이 저절로 파이고 있었다. 그들의 체중이 곧 무덤을 파는 일꾼이었다. 그들은 인간의 법이 아니라 자연의 법에 의해 처형되고 있었다 213 절대의 순간에 영혼은 전율을 일으킨다. 삶 이후에 무엇인가가 시작된다. 그와 같은 압박이 임종을 고통스럽게 한다. 임종은 계약기간의 만기이다. 그 운명적인 순간에는 누구든지 작게라도 책임감을 느낀다. 과거에 있었던 일이 미래에 일어날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 과거가 돌아와 다시 미래 속으로 들어간다. 알고 있던 것이 미지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심연이 되는데, 그 심연의 한 쪽에는 저지른 잘못이 있고, 다른 한 쪽에는 기대가 있어 그것들의 반향을 뒤섞는다. 죽어가는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이러한 두 심연의 뒤섞임이다. 219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이제 2장 읽고 있는데... 아직은 큰 재미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명작이니 끝은 내야겠죠?
노인의 구부러진 몸, 그것은 삶의 침하물이다. 서글프라고 자연이 그렇게 만들었다. (...) 늙은이란 생각하는 폐허, 우르수스는 그러한 폐허였다.
웃는 남자 - 상 p.24,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웃는 남자 - 상<레 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작품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숨겨진 걸작으로, 위고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뛰어난 소설이라고 평했던 작품이다. 시와 소설, 희곡 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많은 걸작들을 남긴 대문호의 탁월한 재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권 초반에 [알아야 할 유일한 것들] 이하 잉글랜드의 귀족의 품계와 특권, 영토 소유 규모 등을 길게 나열한 부분을 읽으면서 일종의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일리아스」2권 아가멤논의 꿈에서 함선들의 지휘자들과 함선 목록이 여러 장에 걸쳐 나열되는 장면이 떠올랐거든요. 이게 위고적 유머인가 싶습니다:)
1편 296쪽까지 읽었습니다. 한 아이가 도망가는 배에서 어른들로부터 버림받고 밤새도록 눈보라 속에서 맨몸둥이로 허기진 자신을 이끌고 헤매다가 우르수스 수레오두막을 만나는 장면이 1편이었습니다. 눈보라, 안개, 바람의 움직임을 서술하면서 사람의 감정과 세상 이치들을 녹아내는 서술력에 감탄을 자아냅니다. 약 6시간 정도되는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약 300쪽으로 완성하다니 . . . !!! 아이는 자기도 곧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갓난아기를 구출합니다. 그런데 그 덕분에 아이는 더욱 심해지는 허기와 눈보라속에서 또다른 생명에 대한 책임감으로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다 우르수스를 만납니다. 우르수스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와 아기에게 자신의 한 끼니를 기꺼이 건네 주면서 그들을 끌어 안아줍니다.
우박은 때리고, 들볶고, 상처를 내고, 귀를 아프게 하고, 부순다. 그러나 눈송이는 더욱 치명적이다. 냉혹하고 부드러운 눈송이는, 조용히 자신의 할 일을 할뿐이다. 눈송이를 탐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면 즉시 녹아버린다. 위선자가 천진해보이는 것처럼 눈송이는 순결해보인다. 순백이 천천히 쌓이고 쌓인 눈송이는 눈사태에 이르고, 위선자는 범행에 도달한다. 제 3부 어둠속의 아이, 1. 체스힐 p.231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해변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함정이다. 바위는 미끄러웠고, 모래톱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의지할만한 곳으로 보이는 것은 모두 덫이다. 마치 유리판을 걷는 격이다. 모든 것이 발 밑에서 갑자기 갈라질 수 있다. 그러면 갈리진 틈으로 영영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제 3부 어둠속의 아이, 1. 체스힐 p. 214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겨울과 무덤은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이다. 시신이란 인간으로 만든 얼음덩이이다. 벌거벗은 젓가슴은 비장하게 보였다. 그 젓가슴은 이미 제 할 일을 다 했다. 그리고 삶이 결여된 존재가 준 숭고한 생명의 낙인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 위에는 처녀의 순결함 대신 모성의 위엄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쪽 젖꼭지 끝에 하얀 진주 하나가 얹혀 있었다. 꽁꽁 안 젖 한 방울이었다.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제 3부 어둠속의 아이, 2. 눈의 효과 p. 244 ”,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결코 넘어져서는 안된다. 넘어지고 나면 영영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극도로 지친 상태였기 때문에 납덩이 같은 암흑이, 이미 죽은 여인처럼, 그를 땅바닥에 넘어뜨리면, 얼음이 살아있는 그를 땅바닥에 접합시켜 버릴 것 같았다. ~ ~ 단순한 넘어짐은 곧 죽음이었다. 잘못 헛디딘 한 걸음이 무덤의 뚜껑을 열지도 몰랐다 그러기 때문에 결코 미끄러지지 말아야했다.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제 3부 어둠속의 아이, 3. 괴로운 길은 집으로 인해 더욱 어려워진다. 249 ”,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따스한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것 만큼 인간의 심장을 딱딱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제 3부 어둠속의 아이, 4. 황무지의 다른 모습 p. 256 ”,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기갈이 심한 배는 듣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는 남자가 심한 욕설을 내뱉어도 신경쓰지 않았다. 게다가 욕설은 남자가 베풀어준 자비로움으로 인해 완화되었다.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제 3부 어둠속의 아이, 5. 인간 혐오증이 가족을 만들다 p. 271,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인생이란 아주 길어. 우리가 용기를 잃지 않도록, 우리가 존재하는 것에 만족하는 멍청함을 간직할 수 있도록, 온갖 밧줄과 못을 이용해서 목을 매 자살할 멋진 기회들을 우리가 이용하지 못하도록, 자연은 가끔씩 인간을 보살피는 척하지. 오늘 밤은 그것조차 하지 않았어. 음험한 자연은, 밀을 성장하게하고, 포도를 무르익게 하며, 꾀꼬리에게 노래를 부르도록 하지. 이따끔씩 비추는 서광 한 줄기, 혹은 진을 한잔 마시는게 사람들이 행복이라고 부르는 것들이야 제 3부 어둠속의 아이, 5. 인간 혐오증이 가족을 만들다 p. 282 ”
웃는 남자 1~3 합본 (스페셜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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