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D-29
3장 마지막 부분은 중요한 내용인 것 같은데, 잘 따라가기가 어렵네요. 이런 이야기인 거겠지요? 우리 몸의 주 제어기 역할을 하는 것이 DNA다. 방사선이나 유독한 화학물질은 DNA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데, 이에 대응해 자연은 DNA 복구 기전(문제가 생긴 부분을 잘라내어 수선)을 이미 수십 억 년 전부터(세균에서 고등한 생물이 갈라지기 전에) 진화시켰고, 그 결과 모든 생명체는 이러한 복구 기전을 갖고 있다. 방사능과 유독물질만 문제가 아니다. 물과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DNA의 시토신이 우라실로 바뀔 수 있다(이것만으로도 매일 모든 세포 하나하나마다 약 10만 번의 DNA 손상이 일어날 것으로 추정). 게다가 세포가 한번 분열할 때마다 줄잡아 수천 개의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우리 몸에서는 이렇게 해서 잠시도 쉬지 않고 DNA 손상이 일어난다. 엉뚱한 지침이 몸에 하달되고, 이는 결국 세포의 기능 상실, 혹은 암 발생이라는 위험한 결과로 이어진다. DNA 손상을 효과적으로 복구할수록 노화에 대한 저항성도 높아진다. 그런데 중대한 DNA 손상이 감지되면 세포는 ‘DNA 손상 대응’에 나선다. 세포가 분열을 멈추거나(세포 노쇠), 나아가 스스로 죽게 만드는 것이다(세포자멸사). 이런 대응 과정에서 노화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대응하지 않으면 [기능을 상실하거나] 암 세포가 증식해 일찌감치 죽게 될 터이니, 다소 노화를 앞당기더라도 ‘손상 대응’은 필요하다. 손상 대응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p53이라는 단백질인데, 이건 ‘게놈의 수호자’로 불리는 종양억제유전자 TP53의 산물이다.[TP53은 인간의 유전자 중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인기 있는 유전자 https://v.daum.net/v/20210214114011651] 이 녀석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암이 걸리기 쉽다. 코끼리는 세포수도 많은데 왜 암 잘 걸리지 않는가? 종양억제 유전자가 20개(인간은 TP53 하나뿐)나 되기 때문이다. 종양억제유전자가 제기능을 해줘야 DNA 복구, 혹은 세포 노쇠, 혹은 세포자멸사 같은 처리가 이뤄진다. [맞나요? 인간에게는 DNA 복구에 관계하는 유전자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네요.] 새로운 암 치료법 중에 암세포의 DNA 복구 기전을 차단해 사멸하게끔 하는 방법이 있다. 공격적인 암을 없애는 데 단기적인 해결책일 수는 있지만, 오래 쓰면 암 발생 위험도 높아지고 노화도 빨라진다.
지금 찾아보니 인간에게는 DNA 복구에 관계하는 유전자가 130개가 넘네요. p53에 대해서는 수 암스트롱이 쓴 <p53>이라는 책이 있네요. 암스트롱은 예전에 <A Matter of Life and Death>란 책을 읽어봤는데 아주 글을 잘 쓰는 병리학자지요. <p53>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
130개가 넘는군요.. 수 암스트롱 책 존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한국어판은 절판되었는데, 번역되었었다는 것도 조금 놀라웠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9894538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습니다^^
오 번역이 되었군요. 굳이 영어로 읽을 게 아니라 한국 들어갔을 때 도서관을 찾아봐야겠네요. 유전자만을 다뤄서 무슨 이야기가 되겠나 싶으면서도 의외로 재미있는 책이 많습니다.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다룬 책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네요. 지금은 풍진 백신에 대한 기나긴 책을 읽고 있는데, 홍역이나 소아마비도 아니고 풍진이 얘기가 되나? 했다가 놀라는 중입니다.
오늘 이런 기사가 눈에 띄네요. 예쁜꼬마선충과 자가포식은 우리 책에서 상당히 비중있게 다루는 것들이라 함께 읽었으면 해서 링크합니다. 기사에서 좋은 부분과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도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40718/126002414/1
자가포식의 활동을 백혈구의 활동으로 인식해도 될까요?? 내부적으로 생긴 것이든 외부적으로 생긴 것이든 내 몸에서 필요없는 것들을 없애는 활동으로 이해해도 될지요??
자가포식에 대해서는 이 책의 6장에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유가 아주 좋아서 재미있게 옮긴 기억이 나네요. 모든 세포가 생명활동 결과 생긴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데, 그 과정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끈따끈한 기사 공유 감사합니다. 동아사이언스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네요. https://v.daum.net/v/20240718110018108 (자가포식 활성화가 면역반응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예쁜꼬마선충 수컷과 자웅동체에서 그 정도의 차이를 확인했다는 것이지요? (요즘은 뭘 읽어도 통 눈에 들어오질 않고 이해도 되질 않습니다.)
저는 기사가 이해가 안 되는 게, 선충 수컷과 자웅동체에서 자가포식 정도를 확인한 것이 어떻게 인간 남성과 여성 면역력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연구자가 그렇게 얘기했다는 식으로 기사를 써 놓아서 원래 논문을 확인하려고 했더니 쉽게 찾아지지 않네요.
예, 저도 아무리 인간과 선충이 비슷하다고 해도 저렇게 표현해도 되나 의구심이 들더라구요. 찾아보니 대학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되어 있네요. <연구를 주도한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별에 따른 면역력 차이의 원인이 자가포식 활성화 정도에 있음을 밝혀낸 중요한 연구이며, 이를 통해 향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면역반응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https://news.kaist.ac.kr/news/html/news/?mode=V&mng_no=38450
논문은 이거 아닌가 싶은데 돈을 내야 볼 수 있는 모양입니다.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5548627.2024.2375779?scroll=top&needAccess=true
유료로 볼수 있는 논문도 많이 있지요 ㅎㅎ
자가포식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읽을 <우리는 왜 죽는가> 6장(쓰레기 재활용)에서, 예쁜꼬마선충에 대해서는 8장(하찮은 벌레의 교훈)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장을 읽으면서 오래전 읽은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에 나오는 HeLa세포 생각이 났다. 헬라(발음은 히라)세포는 1951년 헨리에타 랙스의 자궁경부암 조직에서 배양한 세포로 73년이 지나도록 수 만 번의 분열을 하면서 증식이 진행되고 있고 세계 의학, 생물학 연구실에선 현재도 그 세포를 이용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말 그대로 불멸의 삶을 사는 그녀의 몸속에서 나온 암세포는 헤이플릭 한계에 예외라는 사실이 다시금 상기됐다. 또한.염색체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인간 수명 또는 세포 분열의 큰 영향을 미친다는 소리와, 특히 텔로머라아제가 비활성화시 텔로미어 단축이 빨라지고 노화와 관련된 질병이 생긴다는 내용은 다른 책을 통해 읽은 것과 같았다. 그런데, 그 길이가 길어도 흑색종 같은 암 발병이 높다면 도대체 그 놈의 텔로머라아제를 길이를 늘리려는 노력은 할 수 없을뿐더러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장 마지막을 읽으면서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의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축복이다"란 말이 맴 돌았다.
"죽음은 삶이 남긴 최고의 축복이다." 참 멋진 말이네요. 곱씹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우아, 이거 소설보다 더 기막힌 이야기네, 하면서 읽었는데 <가디언>이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100'이기도 했네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8188161
스트레스는 몸의 생리적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정확히 어떻게 노화 과정에 관여하는지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텔로미어를 빠른 속도로 단축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대량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텔로머라아제 활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죽는가 - 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새로운 과학 115쪽, 벤키 라마크리슈난 지음, 강병철 옮김
텔로미어를 다룬 4장은 분량이 비교적 적은 편이네요. 길지 않은 글에 레너드 헤이플릭, 알렉세이 올로브니코프, 허먼 멀러, 바버라 매클린톡, 엘리자베스 블랙번, 잭 쇼스타크, 캐럴 그라이더 등(뒤의 다섯 명은 모두 노벨상 수상자네요) 여러 연구자들의 이름을 줄줄이 호명하며 인간 세포에 분열 횟수에 한계가 있다는 것, 그렇게 되는 까닭, 텔로미어 및 텔로미어 반복서열 연장 효소인 텔로머라아제의 발견, 텔로머라아제 조절 약물 개발 시도 등을 깔끔하게 정리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장에서는 dna 복구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암과 노화에 반대 효과를 준다는 걸 지적했는데, 4장 말미에서는 텔로머라아제 억제가 암과 노화에 역시 대략 반대되는 효과를 낸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흥미로웠고요. "텔로미어가 짧은 사람이 장기 부전, 섬유화, 기타 노화 증상을 일으키는 변성 질환에 취약"한 반면, "텔로미어가 긴 사람은 흑색종, 백혈병, 기타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116쪽)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아제를 다룬 엘리자베스 블랙번의 책이 참 좋긴 한데 만만치 않게 지루하기도 하다는... 저는 알렉세이 올로브니코프가 기차역에서 텔로머라제가 차지한 공간 아래는 재생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대목이 기가 막혔습니다. 상식적인 사고의 중요성이랄까...
저도 그부분이 인간적이었어요.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드리는 이유는 강병철선생님이 역자이시기도 했지만, 저자의 과학적 전문성과 이러한 인간적인 스토리를 담아내는 분이라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죠.
4장을 보고나니 조금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이 책은 노화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텔로미어 길이가 암에 영향을 준다면 소아암은 또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가 약간은 벗어나는 생각도 들고...어쨌든 4장 마지막 문장대로, '고쳐 쓰는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고 뒷부분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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