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D-29
성숙한 이기심은 이타심이다 이기심과 이타심은 반대개념인데, 이 말은 형용모순이고 말이 안 되는 궤변 같다. 이 명제(命題)는 유시민 작가에게서 들은 것도 같고, 남녀 연애 프로인 <나는 솔로>의 20기 영수가 현숙과의 대화에서 한 말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게 무슨 뜻인지 유시민 작가에게 직접 물을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나는 솔로> 영수에게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여자에게 멋있어 보이려고 무심결에 한 말인지, 누구에게서 들었는지, 아니면 (아, 물론 이런 건 있겠다. <나는 솔로>는 연애 프로니까 상대에게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이기적으로 자기 본연의 일을 하면서 여유가 있을 때 연락하는 거, 이건 상대에게 집착이나 부담을 줄 염려는 없으니까 상대를 안심시켜 결국 이기심이 이타심으로 바뀌는) 자신이 고안해 낸 통찰인지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럴 처지가 못 되어 나름 여기에서 추론해 본다. 이기심(Egoism)은 남보다 자기를 우선 생각하는 마음이다. 남을 돕는 게 먼저가 아니라 남을 돕기 전에 자기 이익부터 챙기는 것이다. 남이 자기에게 도와달라고 해도 그를 돕는 게 과연 나에게 유리한지 따져 본 다음에 자기에게 최종적으로 그렇게 하는 게 더 이익이면 돕고 아니면 외면해 버리는 것이다. 철저히 자기 위주다. 인간은 남을 위해 밤을 새워가며 고민하지 않는다. 자기를 위해 밤을 새우는 것이고, 남을 걱정하는 것도 자기의 죄책감이나 책임감 때문에, 자기변명, 정당화에 유리하니까 그러는 것뿐이다. 자기보다 남을 우선했다는 건 거짓말이다. 자신조차 속이는 것이다. 남을 우선하는 것조차 자기를 우선했기에 그러는 것이다. 나쁜 것이라도 아니라고 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하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잘 활용해 뭔가 하려는 게 중요하다. 그럼, 성숙한 이기심은 뭔가. 단순한 이기심과 다른가. 아마도 그냥 이기심은 다분히 표피적인 것 같다. 자기 유전자나 뇌가 시키는 대로 자기 위주로 단순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성숙한 이기심이라면, 인간과 세상에 대해 깨달은 다음 이기적인 행동에 돌입한다. 순서가 중요하다. 앞을 생략하면 단순한 이기심에 불과한 것이 된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고 자기 위주여서 자기 본위로 행동할 수밖에 없어, 일단은 그렇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자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자기를 합리화하는 것 같지만, 결국 돌고 돌아 자기가 있고 건강해야 남도 도울 수 있다고 깨달은 것이다.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결국 자기를 위한 것이다. 이걸 인정하고 들어가자는 것이다. 이것에서 아니라고 하면 더 이상의 전개는 무의미하고 불가능하다. 자기가 있은 다음에 남도 있는 것이다. 자기가 없는데 어떻게 남과 세상이 존재하나? 이런 인간 속에 흐르는 이치를 깨달은 후에 생기는 것이 성숙한 이기심이다. 그냥 단순히 피상적이고 동물적인 이기심이 아니다. 자기에게 진심인 사람이 남에게도 진심인 경우가 많다. 몰라서 못 하는 것과 알고도 안 하는 것은 다르다. 후자만이 전체 그림을 보고 거기에 맞게 적절한 행동을 취할 줄 안다. 모르면서도 객기로, 단순한 이기심으로 하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남에게 피해만 줄 뿐이다. 결국, 아무리 단순한 원리도 고뇌 끝에 진정한 자기 것이 되어야 성숙해진다. 인간은 역시 한계가 있어 자기 위주이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행동하지만 단지 그렇게만 하면 단순한 이기심에 불과해 그걸 뛰어넘어, 극복해 남 또한 다른 한 인간으로 이해하고 동정하고, 내가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남의 공감과 배려를 필요로 할 때도 있으니 좀 내가 지금 여유 있고 상대를 도울 수 있을 때,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다. 단순한 이기심은 항상 남이, 상대가 어려운 처지에 있건 말건 자기 위주로 무조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단순한 이기심은 남을 돕는 것은 다 소용없는 짓이라며 오직 자기만을 위해 행동한다. 인간은 위선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동물농장으로 변해 엉망진창이 된다. 이걸 방지하기 위해 인간은 예의와 도덕을 만들었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법을 만들어 강제하고 있다. 속은 안 그렇지만 남에게 좀 더 잘 보이려고 하는 사람이 결국 타인에게 더 잘하는 결과를 낳는다. 위악적인 것보다 위선적인 게 인간 사회에선 결과적으로 차라리 낫다. 자기는 겉과 속이 같은, 표리부동(表裏不同)이 아니라 표리일체(表裏一體)라고 주장하는 인간도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표리부동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인간 사회에서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실패만 거듭할 것이다. 아니면 그냥 표리일체(表裏一體)로 동물처럼 살면 된다. 위선적인 게 결국 남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가 인류 보편적 가치나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과 상통해 그런 것도 있다. 위선이 착한 척하는 것이고, 위악이 그 반대라고 할 때, 인지부조화라는 건, 자기 생각, 자신이 한 말이 행동과 일치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이다. 자가당착(自家撞着), 자기모순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이 두 간극을 메우려고 노력한다. 좋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행동과 간극이 더 벌어져도 나쁜 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결과적으로 실제 좋은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는 남에게 누가 되는 행동을 하지 말자는 원칙으로 살겠다고 해놓고 결국 남의 약점을 다시 들추어 2차 가해와 돈벌이를 하는-쯔양, 밀양 성폭행 사건 같은- 사이버 레커로 결국 남에게 폐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정도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인간들은 인지부조화 같은 건 신경도 안 쓰고 그냥 개돼지처럼 살지만 말이다. 이게 위선이 아닌 위악이 낳은 병폐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표리일체, 동물적 행동이다. 이런 상태에서, 권력이라도 잡으면 위험한 게 자기 생각을 현실과 체제에 맞추는 게 아니라 그걸 자기 생각대로 뜯어고치려 하기 때문이다. 히틀러와 스탈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민주 사회라면 이를 막을 수 있는데, 이들이 폭주하려고 하면 중간에 멈춰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재나 전체주의에선 폭군이 멋대로 해도 손 놓고 구경만 할 뿐, 할 수 있는 게 없다. 지금도 세계 곳곳엔 이런 자들이 즐비하다. 고개를 살짝 돌리면, 아니 안 돌려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서로 도우며 이렇게 진화해 살아남았다. 자기 위주지만 위태로울 때는 남과도 기꺼이 협동해 위기를 극복해 왔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남과 서로 도우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깨달은 것이다. 본래 인간은 혼자만 행복할 수 없는 존재다. 완전한 이기주의의 세계에 진입해 혼자만 덩그러니 남으면 그는 곧 불행에 빠질 것이다. 남이 관심 가져주고 도와주고 나를 지켜봐 줄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아이가 신나게 놀다가 어른들이 아무도 안 본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는 놀이를 멈추고 곧 울음을 터트릴 것이다. 갑부가 혼자만 계속 돈을 축적하고 노동자들은 모두 빈털터리가 되면 그가 만든 물건은 누가 사주겠는가. 그렇게 되면 사회 전체가 모두 망하는 길밖에 없다. 내가 잘되려면 남도 잘되어야 한다. 나만 잘될 수는 없다. 이런 게, 결국 자기의 이 어려움을 혼자서는 절대 벗어날 수 없어 남보단 상대적으로 내가 좀 여유가 있고 안정적일 때, 어려운 처지에 있는 남을, 나에게 하는 것처럼, 도우려는 마음과 행동을 낳는다. 알고 보면 결국 이 이타심도 자기를 위한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성숙하게 생각해, 인간 사회에서 이타적인 게 결국 이기적임을 깨달은 것이다. 성숙한 이기심의 확장이 결국 이타심에 이른 것이다. 성숙한 이기심이 결국 남까지 돕게 되는, 이타심(Altruism)으로 발전한 것이다. 단순한 이기심 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 항상 언제나 자기만을 위해 행동한다. 선무당이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 결국 이기적으로만 행동한 게 자기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성숙한 이기심 인간과 세상의 운영 원리를 깨달은 후, 나무만이 아닌 전체 숲을 보면서 현명함과 유연성이 바탕이 된 이기심을 가진다. 성숙한 이기심은 이타심 성숙하게 이기적으로 행동하지만 그게 결국 자동으로 이타심으로 이어진다. 이 이타심은 또 상대의 이타심이 되어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
원룸 고시원에서 혼자 살고 이렇게 푹푹 찌고 더운 날에도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홀라당 벗고 있는 것보다 팬티라도 걸치고 있는 게 덜 덥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이미 비릇이 되고 그래 다 벗고 있는 것버다는 더 안정감이 들어 그럴 것이다. 더위도 심리적 요인 때문에 더 더울 수 있다. 심리와 정신이 이래서 인간에게 중요한 것이다.
순수하다는 것은 지금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지금 벌어진 상황만 보고 그대로 행동한다는 것인데 이게 위험할 수도 있다. 감안 없이 행동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문맥을 고려해 유연하게 적절히 행동하는 것보단 결과적으로 상대에게 좋을 게 없다.
지금을 즐기라는 말은 그게 안 올 수도 있으니 더 많이 행복감을 느끼라는 말이다. 그 순간은 유한한 인생에서 다시는 만나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 지금 좋을 대로 행동하라는 말이다. 그게 옳을 수도 있다.
독재자의 출현을 방지하려면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세상이 하도 이상해지니까 독재자의 출현을 원하기도 한다. 지금 현실이 자기 맘에 안 들어 자기가 싹 쓸어버리고 싶은데 자기는 힘이 약해 안 되고 자기의 분신인 독재자를 선출시켜 대리만족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에 불만이 많은 자들이 많아질수록 독재자, 그들의 영웅이며 자기 분신을 창조하려고 한다. 이런 자들이 안 나오게 하려면 사회가 뭔가 희망이 넘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지금을 사는 우리는 그런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늙은이들만 늘어나고 젊은이들이 없어 현역이 부족해 나라는 누가 이제 지키냐?
못 살아아서 그런지 아프리카나 남미 나라, 남아공 나라는 이름도 비슷한 것 같고 그나라가 그나라 같다. 자메이카가 아프리카에 있나 남미에 있나?
히루키는 여자의 행동에 대해 관찰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나도 그렇다.
여자는 현실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
방송에서도 마른 여자는 안 좋아한다고 하는 말은 그대로 여과 없이 나온다. 그런데 뚱뚱한 여자는 안 좋아한다는 말은 안 나온다. 아마도 이게 더 큰 욕 같다. 그리고 상대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주는 것 같다.
인간만이 가진 것 인간에게만 기질과 마음과 기억이 있다. 동물도 기질(성깔, 그러나 결국 본능)은 있을 수 있는데, 인간만이 의지와 방향을 갖고 그것으로 자기를 구현하려고 한다. 인간을 가장 잘 특징 짓는 건 이 기질과 마음과 그 궤적의 흔적인 기억(추억)이다. 인간은 기질이 있어 자신을 가장 특징 지으며 산다. 이 기질로 인해 인간의 큰 궤도가 주로 결정된다고 보는데, 인간엔 또 마음(감정)이라는 게 있어 일탈인 탈선을 통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게 인간을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만든다. 인간은 사실 불완전해서 절대자를 만들어 섬기고 불행과 행복의 시소를 타면서 모순과 부조리 속에 있지만, 인생의 큰 줄기인 기질 대로 살다가 갑자기 마음(감정)의 작용으로 중간에서 생을 중단할 수도 있다. 자기 생을 이만 마감하는 것이다. 기질은 한 인간에게 다소 운명적이지만, 감정으로 그것을 얼마든지 배신할 수 있다. 고정과 변화를 오르락내리락한다. 기질은 꾸준하고 마음은 일시적이다. 그러나 마음이 인간으로부터 영영 떠나는 일은 없고 다시 돌아와 붙어산다. 인간의 가장 큰 미덕인 이성에 의지해 살아야지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감정의 지배를 받으며 감정이 그 몸에서 분리될 때는 그의 생명이 다할 때뿐이다. 인간은 이성보다는 마음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빙산에서 겉으로 드러난 일부만이 이성이고, 그 밑에 묻혀 안 보이는 거대한 부분이 감정이다. 기질과 마음은 서로 견제하기도 하고 돕기도 한다. 지지고 볶으며 싸우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기도 하면서 타협하며 어떻게든 살아간다. 붙어 있으면 진저리를 치는데, 떨어지면 또 서로 그리워한다. 기질은 자기 생긴 대로 살려고 하지만 그 경로를 마음이 있어 이탈할 수도 있다. 기질과 마음의 길항작용(拮抗作用)으로 수놓아진 자기만의 인생길을 되새기고 기억(추억)하는 게 인생 아닐까? 이 타고난 본성과 성정인 기질이 한 인간을 가장 특징짓게 하고, 마음으로 인생을 변화무쌍하게 창조적으로 꾸미며 나중에 나이 들어, 아니 중간중간 그 기질과 마음의 행로를 기억하며 정리하기도 하고 인생철학으로 결론지으며 후회하고 미소 짓는 게 인간의 삶, 인생 아닐까.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고 조류독감이 인간에게 전염되고 세상이 점점 더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다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자업자득이다.
이제 글을 읽으면 한 페이지마 두 페이지를 읽으면 연감이 떠올라 글을 쓰게 된다. 내 글을. 그런 경지에까지 내가 도달하다니, 너무 좋다.
나는 남의 글을 쓸 수 없고 어디서 흔히 보고 들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는 글은 절대 쓰고 싶지도 않고 쓰지도 못한다.
일본인의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성향 유튜브에서 일본에서 10년 차로 생활하고 있는 젊은 여자에게서 들은 얘기인데 일본인과 한국인이 근본적으로 차이 나는 것을 말했는데 그게 내게 다소 충격이었고 새롭게 다가온 거라 그것을 글로 표현하지 않을 수 없어 여기에 적는다. 물론 이런 것도 다 일본에 대한 내 관심과 사랑이 심해 그럴 것이다. 나와 약간 비슷한 게 많은 사람들이라 뭔가 동정심이나 연민 같은 게 작용했으리라. 사람은, 상대가 자기와 같아 어쩔 수 없이 맘대로 못하는 걸 보고, 이유 없이 괜히 눈물이 나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자동으로 이는 것 같다. 이게 실은 인간의 보편적 마음인데 약간 자기 마음을 들들 볶으며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하는 사람을 일본에서는 좀 병이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고 한다. 꼭 칭얼거리고 응석만 부리는 애 같다는 거다. 한국 사람들은 뭔가 끓어오르는 흥과 주체못하는 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인데 실은 인간은 한국 사람에 더 가깝다고 본다. 한국인은 잘 끓어오르는데 식기도 잘한다. 냄비근성이다. 그러나, 불닭볶음면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히트 치고, 매운 고추를 매운 고추장에 찍어 먹는 못 말리는 민족이라 그런지, 한번 끓어오르면 그게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그래 그것으로 당한 경험도 있어 한국의 위정자들이 이런 한국인의 근성에 겁을 덜컥 먹는 것도 사실이다. 그전에도 각종 민란이나 민주화 시위도 있었지만, 근자의 것으로, 2002년 월드컵 축구 붉은 악마와 2016년 촛불 집회로 정권이 바뀐 것을 가장 쉽게 들 수 있다. 이렇게 인간은 마음의 작용으로 시도 때도 없이 변한다. 그것을, 실은 다 겉으로 드러내는 게 더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 (여자를 옭아매는 코르셋으로 대변되는) 히스테리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것도 중세에 여자들을 종교적으로 옥죄는 문화 때문에 여자들이 욕구 불만, 집단 히스테리라는 정신적인 병을 앓은 것이다. 이런 감정은 억누르는 게 아니고 어떤 식으로든 겉으로 드러내는 게 좋다고 본다. 안 그러면 한꺼번에 폭발해 큰 사달이 날 수 있다. 이걸 분출 잘하는 게 한국인이고, 일본인은 참고 억누르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본다. 나도 무척 일본인을 닮은 것 같다. 일본인 스스로도 자기들을 세상에서 가장 소심한 국민으로 곧잘 표현한다. 이건 이글과 직접 관련 없는 여담으로, 한국도 이런 성향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그걸 또 자기 스타일로 여겨, 그런 유의 노래를 곧잘 듣는 사람도 있다. 나도 물론 자주 들으면서 내 마음을 달랜다. MSG워너비의 <바라만 본다> 라는 노래인데, 한 여자를 향해 그저 바라만 보는, 짝사랑하는 소심한 한 남자의 눈으로 노랫말을 쓴 것 같은데, 그의 심정이 이 노랫말을 통해 너무나 잘 녹아 있다. 짝사랑이라는 가슴 찢어지는 이런 사랑을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절대 쓸 수 없는 노랫말이다. 내 사랑이 그녀도 알아 자기만 바라봐, 그녀가 행복에 겨워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그녀는 알지도 못하는 나만의 일방적인, 다가가지 못하는 그저 바라만 보는 사랑이라 고구마를 물 없이 먹은 듯 너무나 답답한 사랑이다.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면, 노래 가사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의 입을 빌려 대신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다. 이 노래는 커버로 씨야의 이보람도 잘 부르는데 (아니, 어쩌면 더 잘 부르는 것 같다. 맑고 또렷하고 청아한 목소리로, 이보람은 슬픈 노래에 가장 특화된 가수라고 본다.) 이보람은 나와 같은 A형인데, -난 MBTI도 INTP로 글을 쓰기에 안성맞춤인 기질로 태어났다-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 약간 슬픔에 젖은 목소리로 부리는 <바라만 본다>를 듣고 있으면 마치 내가 그 주인공이 된 것 같아, 바로 그 노래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언제 들어도 절대 질리거나 싫증 난 적이 없다. 다시 본래의 글로 돌아가서, 일본은 또 상대에게 미움을 받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 연인끼리도 연락을 잘 안 한다. 내가 연락할 때, 마침 그가 운전하고 있어 위험한 상태거나 중요한 회의 시간이거나 강의를 듣고 있을 수도 있고 조용히 영화를 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연락을 못하는 것이다. 대신 한국은 시시콜콜하게 “지금 뭐 해?” “밥은 먹었어?” “뭐 먹었어?” “맛은 어땠어?” 하면서 별것도 아닌 것으로 연락을 수시로 취한다. 그러나 일본은 이렇게 하면 상대에게 미움을 살까, 안 한다는 것이다. 그래 상대가-그들의 표현대로-내 병적인 마음을 (사랑하니까 궁금해 수시로 연락하는 거) 접하고 나를 미워하면 어쩌나, 해서 참고 있다가 갑자기 상대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혼자 울고불고한다는 것이다. 마음을 중간중간 표현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야 하는데, 그걸 회피해 연인끼리도 소통이 잘 안 되어 나중에 한꺼번에 폭발해 이별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녀는 또 일본에 왜 이렇게 바람피우는 걸 쉽게 생각하고 너도나도 많이도 하는지 그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일본에서 바람을 많이 피우고 불륜이 많은 것도 자기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고 상대도 나에게 살갑게 대해주는 제3자가 나타나 그에게 마음을 쉽게 빼앗겨 바람으로 이어지고, 한류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 것도 한국 남자 배우가 상대 여배우에게 자기 마음을, “자기는 공주고 나머진 다 자기를 돕는 시녀 같아.”, “내 눈에 다른 사람들은 다 지워지고 자기만 보여.” 같이 오글거리는 것도 잘 표현하고, 상대 여배우도 남자에게 거침없이 세게 표현하는 것에 매료되어 그렇다는 거다. 진심으로 믿고 마음을 깊이 나누는 상대가 아니라서 뭔가 채워지지 않아 그 공허를 메꾸기 위해 여러 상대를 전전하며 헤매는 거 아닌가. 어장 관리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란다. 어디 마음 둘 곳 없어 정처 없어 떠도는 것이다. 결국 나도 상대에게 좀 무뚝뚝하고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고, 겨우 표현한다 해도 글로 이렇게나마 끼적이는 게 전부인데, 이런 것이 일본인과 많이 닮이 그들의 마음이 너무 잘 이해가 되고 동정심도 생기고 나를 보는 것 같아 연민까지 들어 일본인을 그렇게나 좋아하는 건 아닐까.
글은 자기 책을 내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자기 나름대로 통찰한 것을, 자기 글에 담는 작업이다. 이 통찰은 자기 세계이고도 해서 글은 자기 세계를 만들고 그것을 공고히 하는 자기만의 틀을 완성해 나가는 자기만의 아주 위대하고 신성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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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연희>의 다정한 책방지기와 함께~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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