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

D-29
F-1 사회주의, 그리고 그를 구성하는 인간들의 평가. 저는 종교와 닮은 두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바로 단어와 구성원들의 인상입니다. 보편적인 단어가 아닌 그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는 곧 폐쇄성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이 되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그들만의 언어로 묶여 끈끈하게 만드는 역할. 그는 곧 외부와 단절된 좁은 사회를 만들고 맙니다. 그로 인해 사회주의가 왜 사람들에게 설득되지 않고 어필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오웰을 생각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평가할 때 그 안에 있는 구성원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흥미롭습니다. 종교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 있는 가르침보다는 그에 몸 닮고 있는 성직자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들의 입을 통해 깊은 뜻이 어떻게 대중에게 전달되느냐는 곧 그 입이 올바른지를 판단합니다. 오웰이 걱정한 대로 사회주의는 단어의 폐쇄성과 독특한 구성원들로 인해 정작 다가가야 할 사람들에게는 닿지 않았음을 역사가 증명하였습니다.
11장, 12장은 저에게는 추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별히 정치적으로 신념이 있지도 않고, 아직 사회에서 많은 경험도 하지 않아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와 같은 이야기들이 저에게는 많이 낯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이미 쌓여온 정치적 체제 속에 있다보니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그 당시의 사회를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오웰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F-1. 제가 생각하기에 조지 오웰의 가장 큰 장점은.. (솔직히 아직 그를 자세히는 모르기에.. 섣부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분석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문제 의식에 대해 깊게 파고 들어서. 가장 적절한 문제 의식을 찾아내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정의와 자유.. 정말 쉽게 말들 하지만~ 쟁취하기도, 쟁취한 후에 지키기도.. 정말 어려운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훔.... 정의와 자유의 무게가 과거와는 분명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 마음이 한편으로 무겁기도 합니다.
11,12장은 붕 떠있는 추상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있어 개인적으로는 별로 몰입하지 못한채 읽어나갔습니다. 사회주의 몰락하고 민주주의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서 살고있기 때문이었을까요. 사회주의에 대한 반감이 왜 발생했는가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사회주의가 정확히 어떤건지 알려줬으면 했는데 정작 그건 듣지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정의와 자유를 바탕에 둔 사회주의를 꿈꾸면서 파시즘을 극도로 경계하며 경고를 했던 오웰이 이 글을 쓴 뒤 세계가 파시즘의 광기로 망가져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괴로워했을지, 그 시대가 얼마나 끔찍하게 느껴졌을까 싶어서 조금 슬퍼지기도 했어요. 그런 시대의 아픔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곱씹고곱씹어 나중에 1984와 동물농장 같은 걸작들을 써내려냈다는 사실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F-1. 11장에서 전형적인 사회주의자는 노동자가 아니라 ‘별난’ 사람들이라고 알려주는 조지 오웰의 친절함. 사회주의 홍보에 가장 해를 끼치는 것은 바로 그 신봉자들의 모습을 그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잘 짚어주어서 좋았다. 12장에서는 기계 문명과 파시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계가 압도함에 따라 손상되지 않을 인간 활동이 ‘과연’ 있겠는가? 사회주의가 표방하고 있는 기계 문명의 문제점과 사회주의에 대안을 표방한 파시즘에 대해 설명한 부분들이 인상적이다.
12장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주의가 어떻게 파시즘을 추동해 나가는가를 풀어낸 과정이, 극우파시즘이 보수주의처럼 취급되고 확산하는 국내외 정치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요. '파시즘은 쾌락주의와 '진보'라는 값싼 관념에 반발하는 모든 충동을 이용할 수 있었다. 다릴 말해 파시즘은 유럽 전통의 옹호자 시늉을 할 수 있었으며, 기독교 신앙과 애국주의와 군사적 가치에 호소할 수 있었던 것이다.'
F-1 사회주의, 파시즘, 유독 어렵네요. 어떤 걸 지향하긴 하는데 그게 정치적, 사회적 용어로 뭐에 부합되는지 모르겠어서 어질어질합니다. 허상 같은 단어들인데 저도 허상 같은 단어 중에 포함되어 있겠죠. 저도 정확하게 이름 붙이고 내가 사는 세상의 위치를 잘 파악하고 싶었어요.
이 책과 《이토록 사소한 것들》을 같이 읽었는데요.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습니다. 저는 정치에 대해 잘 몰라 보수니 진보니 파시즘이니 하는 말을 흘려 읽었지만 1부에서 보여준 오웰의 마음은 알 것 같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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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간의 자질로 찬미하는 것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재앙이나 고통이나 어려움에 맞서는 과정에서만 발휘될 수 있다. 그러나 기계적 진보의 경향은 재앙이나 고통이나 어려움을 제거하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기계적 효율이라는 이상에 매달리다 보면 유약함이라는 이상에 매달려야 한다. 그러나 유약함은 역겨워 보이고, 그래서 모든 진보는 절대 도달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목표를 향한 광적인 발버둥처럼 보이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기계는 보다 효율적이 됨으로써, 즉 보다 결함없는 것이 됨으로써 진화한다. 그러니 기계적 진보의 목표는 결함없는 세상인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 부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혁명이란 그들이 어울리고 싶어 하는 서민이 주체가 되는 운동을 뜻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똑똑한 '우리'가 하층 계급인 '그들'에게 부여할 일련의 개혁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책으로 단련된 사회주의자를 감정이란곤 없는 냉혈한으로 본다면 잘못이다. 착취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의 증거는 많이 못 내놓는다 해도, 착취하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좀 괴상하고 이론적이며 공허한 증오)는 아주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242,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지금 현재 기계가 얼마나 무서운 속도로 세력을 뻗쳐오고 있는지는 그냥 주변을 둘러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274,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우리가 인간의 자질로 찬미하는 것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재앙이나 고통이나 어려움에 맞서는 과정에서만 발휘될 수 있다. 그런데 기계적 진보의 경향은 재앙이나 고통이나 어려움을 제거하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12장 사회주의는 어떻게 파시즘을 키웠는가,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영국 가톨릭교도의 경우 자의식이 대단히 강하다는 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들은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하는 듯하며, 그것 말고는 아무 글도 안 쓴다.
전형적인 사회주의자는 두려움으로 덜덜 떠는 노부인들의 상상과는 달리 기름투성이 작업복에 목소리가 걸걸하며 인상 험악한 노동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5년 뒤면 부잣집 딸과 결혼하고 가톨릭교도로 개종할 가능성이 다분한 젊고 속물적인 과격파다. 아니면 그보다 전형적인 경우로, 비국교도 출신에 절대 잃을 생각이 없는 사회적 지위를 지녔으며, 은근히 금주주의자인 데다 종종 채식주의자인 경향이 있으며, 사무직 종사자인 작고 깐깐한 사람이다.
다른 별을 식민지화하면, 기계적 진보의 게임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결함 없는 지구 대신 결함 없는 태양계를, 나아가 결함 없는 우주를 추구해야 하니 말이다. 기계적 효율이라는 이상에 매달리다 보면 유약함이라는 이상에 매달려야 한다. 그러나 유약함은 역겨워 보이고, 그래서 모든 진보는 절대 도달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목표를 향한 광적인 발버둥으로 보이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우리가 함께 목표로 삼고 단결할 수 있는 이상은 사회주의의 바탕이 되는 이상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정의와 자유다. 허나 이런 이상은 거의 완전히 잊혀버려 '바탕'이란 말을 쓸 수도 없는 지경이다. 이 이상은 이론 일변도의 독선과 파벌 다툼과 설익은 '진보주의'에 층층이 묻혀버렸다. 똥더미 속에 감취져버린 다이아몬드가 되어버린 셈이다. 사회주의자가 할 일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정의와 자유 말이다! 이 두 마디야말로 온 세계에 울려퍼 져야 하는 나팔소리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290,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기계의 기능은 일을 덜어주는 것이다. 완전히 기계화된 세상에서는 모든 지겨운 고역은 기계가 해줌에 따라, 우리는 보다 흥미로운 것들을 추구하기 위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말해놓고 보니 참 근사한 일 같다. 마땅한 기계를 쓰면 단 몇 분 만에 해치울 수 있는데도, 배수관 묻을 도랑을 만드느라 대여섯 사람이 죽도록 땅을 파는 모습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 그런 일은 기계가 하고 사람들은 가서 다른걸 하는 게 낫지 않은가. 그러나 금세 이런 질문이 나온다. 다른 무얼 한단 말인가? 그들은 '일' 아닌 무엇을 할수 있도록 '일'에서 해방된 듯 보인다. 그러나 무엇이 일이고 무엇이 일이 아니란 말인가?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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