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

D-29
B-2. 광부들의 대표적인 직업병은 바로 안진증이다. 이것은 밝은데로 오면 안구가 이상하게 마구 떨 리는 병이다. 반 암흑 속에서 일하는 탓인 듯한데, 이 증세는 때로는 완전한 실명으로 이어진다. 이래저래 불구가 된 광부들은 탄광회사로부터 보 상을 받으며, 그것은 목돈으로도 주별 연금으로도 지급된다. 연금으로 받을 경우 주당 29실링을 넘 지 못하는데, 15실링이 못 될 경우 불구자는 복지 기관이나 생활보호위원회에서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내가 불구가 된 광부라면, 나는 목돈으로 지급받기를 훨씬 선호할 것이다. 그래야 적어도 내 돈을 확보한 셈일테니 말이다. 장애연금은 중 앙에서 관리하는 기금의 보장을 받는 게 아니라, 탄광회사가 파산하면 그 길로 불구가 된 광부의 연금도 끝이다. 여러 채권자 가운데 하나의 자격 은 있겠지만 말이다. 위건에서 나는 안진증으로 고생하는 광부와 한동안 함께 지낸 적이 있다. 그는 방 안에 있는 것들은 대충 볼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볼 수 없었다. 그는 이전 아홉 달 동안 매주 29실링을 보상금으로 타 썼으나, 탄광 회사 에서는 그를 매주 14실링의 '부분 보상금' 지급 대상자로 전환할 참이었다. 판가름은 그에게 지 상에서 가벼운 일을 할 수 있는 정도라 판정한 의 사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었다. 말할 필요도 없지 만, 의사가 그렇게 판정했다 해도 그가 가벼운 일 거리를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복지기관의 보조금을 탈 수 있었고, 회사에서는 매주 15실링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그가 탄광 으로 가서 보상금을 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 직도 '신분'이 만들어내는 심각한 격차에 놀라고 말았다. 여기 그 무엇보다 유용한 일을 하다 반 맹인이 된 사람이 있고 엄연한 권리가 있는(누가 무엇에 대한 권리라는 걸 가질 수 있다고 할 때) 연금을 타러 갔다. 하지만 그는 이 연금을 말하 자면 '요구'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이를테면 자신 이 원하는 때 원하는 방식으로 그 돈을 탈 수 없 었다. 그는 매 주 한 번씩 회사가 지정하는 때에 탄광으로 가야 했고, 가도 찬바람을 맞으며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내가 알기론 돈을 내주는 사람이 누구건, 그에게 모자에 손을 대며 감사를 표하게 되어 있었다. 아무튼 그는 오후를 허비해야 했고, 버스비로 6페니를 써야 했다. 부르주아의 일원이라면, 나 같은 가난뱅이라도 사정이 전혀 다르다. 나는 굶어죽기 직전이라 해도 부르주아라는 내 신분에 매달릴 특정한 권리를 갖는다. 나는 광부의 수입보다 벌이가 별로 낫지 않지만, 적어도 내 은행계좌에 그것 을 신사답게 지급받아 원할 때 찾아 쓸 수 있다. 그리고 내 계좌가 바닥이 나도 은행 사람들은 여전히 그런대로 공손하다. 교보eBook pc뷰어 22/95
B-2. 이렇게 저열한 불편과 냉대를 당하고, 늘 기다려야 하고, 모든 걸 상대방 편한대로 해야 하는 것은 노동 계급의 생활에선 당연한 일이다. 밀리 p63 나는 이따금 자유의 대가는 언제나 긴장하는 것보다는 언제나 지저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p93
평균치라는 것은...... 소득이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인 주당 30~40 실링밖에 받지 못하는 수많은 성인 노동자의 처지를 나타내지 못한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이렇게 저열한 불편과 냉대를 당하고 늘 기다려야 하고 모든 걸 상대방 편한 대로 해야 하는 것은 노동 계급의 생활에선 당연한 일이다. 무수히 많은 영향력이 끊임없이 노동자에게 압략을 행사하며 '피동적인' 역할로 축소시켜버린다. 그는 향동하는 게 아니라 무엇에 따라 처신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신비로운 권위의 노예임을 자각하며, 자신이 이것이너 저것이나 다른 그 무엇을 원해도 '그들'이 결코 허용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글이란 게 그렇게 미약항 것이다. '지붕 샘'이나 '여덟 식구에 침대 넷'이란 짤막한 문구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흘려 보면서 아무 인상도 남기지 못할 말에 불과하다. 그런가 하면 이 짤ㅈ은 말들에 얼마나 비참한 현실이 담길 수 있는가!" "나는 이따금 자유의 대가는 언제나 긴장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언제나 지저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글이란 게 그렇게 미약한 것이다. '지붕 샘'이나 '여덟 식구에 침대 넷'이란 짤막한 문구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흘려 보면서 아무 인상도 남기지 못할 말에 불과하다. 그런가 하면 이 짧은 말들에 얼마나 비참한 현실이 담길 수 있는가! 여성은 끝이 없는 일에 허우적거리는 가련한 노역자일 뿐이다. 아무리 정신을 차려보려 한들 만족할 만큼 깨끗하고 단정하게 살림을 할수가 없다. 언제나 해야 할 일이 있으며, 일하기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돌아설 공간도 없는 정도다. 한 아이의 얼굴을 씻어주자마자 다른 아이의 얼굴이 더러워져 있으며, 한끼 먹고 설거지를 하기도 전에 다음 끼니를 준비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번듯한 집을 줘보라. 그러면 그들은 그것을 번듯하게 가꾸는 법을 금세 배울 것이다. 나아가 근사한 집을 주면, 그들은 그 수준에 맞춰 보다 자존적이고 청결한 생활을 해나갈 것이고, 아이들은 더 나은 삶을 시작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사랍들에게 번듯한 집을 줘보라. 그러면 그들은 그것을 번듯하게 가꾸는 법을 금세 배울 것이다. 나아가 근사한 집을 주면, 그들은 그 수준에 맞춰 보다 자존적이고 청결한 생활을 해나갈 것이고, 아이들은 더 나은 삶을 시작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부르주아 출신인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합당한 한계 내에서는 얻을 수 있다는 일정한 예상을 하고서 살아갈 수 있다. 때문에 비상시에 ‘배운’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재주가 더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교육’은 대개 그 자체로는 거의 쓸모없다. 하지만 그들은 남에게 어느 정도의 존경을 받는 데 익숙하고, 그래서 남을 부리는 위치에 서는 데 필요한 낯이 있는 것이다. 그들이 ‘기꺼이’ 전면에 나서려는 경향은 언제 어디서나 당연시되어 온 듯하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당국은 주택에 대해 '사용 부적합' 판정을 내릴 수는 있지만, 세입자가 이사 갈 집이 없는 한 철거 명령을 내릴 수는 없다. 때문에 사용 부적합 판정을 받은 집들은 철거되지 않고 남아 있게 되며, 그 때문에 더 열악한 집이 되어버린다. 언제 부숴버릴지 모를 집을 집주인이 수리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B-3. 이보다 더 노동 환경이 열악할 수가 있나 싶은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탄광에는 광부들을 위한 목욕탕이 있습니다. 목욕탕이 있는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과 그렇지 않은 광부들은 삶의 질이 굉장히 달랐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2020년대 한국에서 도시에서 일하는 사무직 근로자를 위해 회사에서 갖췄으면 하는 복지시설로 가장 바라는 게 무엇인가요? 구내식당? 어린이집? 통근 버스?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사무직 근로 경험이 거의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당장 떠오르는 건 보육 시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출산 문제가 큰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아마 제일 필요하고 유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구내식당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점심을 밖에서 챙겨먹기에는 돈도 많이 들고 메뉴선정도 어려울 때가 많아요. 그리고 식당에 사람들이 몰리면 점심시간이 빠듯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끔은 도시락을 싸고 다니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기도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회사의 구내식당이 가장 큰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도 안 바라요. 휴게실이요. 생각보다 휴게실 없는 회사가 많더라고요. 침대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커피 한잔 하면서 앉아 쉴 수 있는 쇼파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어요.
B-3 보육 시설, 구내 식당, 휴게실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문득 회사에서 사내에 이와 같은 시설을 갖출 수 있는 규모의 기업이 얼마나 될 것이며, 또한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복지 시스템이 이루어지려면 회사에만 맡겨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대부분의 노동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B-3 보육시설이 가장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시대가 많이 달라져서 보육에 대한 혜택이 많이 늘어났지만 과거 아이를 맡기는데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직장내 보육시설이 있다면 점심시간에 잠깐씩 아이를 볼 수 도 있고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바로 달려가 챙기기 용이할 것 같아요.
저는 사무직인 이상 컴퓨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안마의자와 스트레칭 시간 같은 게 의무적으로 있었으면 합니다. 어떤 날은 정말 출근해서 점심 시간까지 한번도 못 일어나고 일할 때도 있어서 허리병, 안구건조증 같은 건 달고 사네요. 광부들의 삶에 비하면야 정말 좋은 여건이지만 의자병도 장기적으로 무서운 병인듯 해요.
B-3. 서울시는 8월 1일 부터 육아공무원 주1회 재택근무를 시행한다고 하는데요. 일반 기업들까지 확장되기는 시간이 걸릴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은 의식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육아근무자들이 '잘릴 걱정' 하지 않고 육아휴직도 쓰고 탄력근무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B-3. 저는 무엇보다.. 평균적인 인식의 변화를 원합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어느 정도의 복지를 갖춘 중소기업에서는 직원들에 대한 복지가 어느 정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렇지 못한 회사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아주 기본적인 휴식 시간 이라던지.. 휴식 공간 이라던지 심지어 냉난방 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MBC 스트레이트에서 나왔던.. 코스트코 근로자 사망 사건 관련하여;; 봤던 내용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제목이.. <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한국은 그래도 되니까> 직접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상 링크 공유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feAJLp_Z1o
수면실이요. 야근 많이 하는 이미지 때문에 침대를 놓지 않는 회사들이 많은데, 점심시간에 잠깐 자는 쪽잠이 좋더라고요.
저는 구내식당이요. 물가가 비싸서도 있지만 대부분 모든 회사의 점심시간이 겹치다 보니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힘들더라고요.
저도 하느리님처럼 작은 휴게실이라도 잘 갖춰져있으면 좋겠어요. 대부분 탕비실은 있지만 휴식공간은 잘 갖춰놓은 곳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잠시 앉아서 생각을 정리하거나 잠시 눈 붙일 수 있는 소파 하나라도 있는게 짧은 휴식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쓸수 있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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