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

D-29
유감스럽게도 계급 차별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아무 진전도 있을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이 없어지기를 바랄 ‘필요’는 있되, 그만한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그 바람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직시해야 할 사실은, 계급 차별을 철폐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는 점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번거롭게 자신의 습성과 ‘이데올 로기’를 바꾸지 않고도 계급 차별을 철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E-3. 9장과 10장에서 오웰은 유산계급의 속물근성, 속물의식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냄새’에 대한 지적을 읽으며 영화 《기생충》을 떠올린 건 저 뿐이었을까요? 2020년대 한국 사회에서 유산계급이 갖게 되는 속물근성은 어떤 게 있을까요? 명품, 아파트, 자동차, 교육, 문화소비 등 머리를 스치는 단어들이 몇 가지 있네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예시를 들어주세요. (p. s. 이 질문과 관련해서 한은형 소설가님의 단편소설 「식물성 관상」을 추천합니다. 소설집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에 실려 있어요!)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 월급사실주의 2024동시대 한국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는 규칙을 공유하며 결성된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단편소설 앤솔러지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월급사실주의 2024』가 출간되었다.
E-3 저는 속물스러움과 계급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장은 사교육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E-3 '평당 1억' 아파트에서 미혼 입주민의 결혼을 주선한다고 합니다. 고급 아파트라는 계급이 결혼을 결정짓는 배경으로 되어버린 오늘날의 속물적인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51510717
가장 심한 속물근성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의대에 가기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학원으로 등교하는 학생들. 정말 사람을 살리고 싶어서 의사를 꿈꾸는 것일까요? 아니면 높은 연봉을 받고 사회적 우월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의사를 하려는 것일까요?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저는 명품에 대한 소비가 떠오릅니다. 최근들어 국내에서 명품시장도 점점 커지고 명품 앰버서더에 유명 연예인이 많이 발탁되면서 명품을 접하게 되는 나이도 많이 어려지고 보여주기식으로 여유없이 소비하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E-3 속물근성하면 학벌이라 생각됩니다. 학별로 계급을 만들고 그 계급내에 진입하기 위해 학원을 돌려 학벌을 가지게 만들고 있는 것같습니다. 얼마나 서울대 패밀리 스티커 뉴스가 떠오르면서 속물의식이라 생각됩니다. https://youtu.be/tZ6YpAXieS4?feature=shared
E-3. 제가 당장 떠오르는 유산계급이 갖게 되는 속물근성은.. '줄 서기'or '라인 타기' 입니다. 나한테 도움이 되어 줄 사람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어떤 거짓말에도 동조하고.. 나아가 그것을 옹호하고~ 핏줄까지 세워가며 방어하는.. 그런 모습이 제가 생각하는.. 유산계급자들의 최악의 속물근성입니다. 그들에게는 사람 목숨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내 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이 없어도 대출을 끼고서라도 내 집을 마련해야하고 월세나 전세는 ’자가‘인 사람을 결혼시장에서도 더 선호하는 것을 보면요. 게다가 간간이 뉴스에서 보이는 것처럼 유치원, 초등학교에서조차 임대아파트 아이들과 소위 ‘이름 있는’ 브랜드 아파트 아이들 간의 차별이 생기는 것만 봐도 요즘 시대의 속물근성이 여기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속물근성을 만드는 것도 그걸 이용하는 것도 귀족이고, 속물근성을 가진 이상 사회주의가 될 수 없고, 더욱 귀족만 배불린다는 사실이 기분이 좋지 않네요. 빚으로 얻게되는 모든 것이 그렇다고 봅니다.
질문에 책 추천을 더해주시니 좋네요, 요즘 아주 핫한 책이던데 오웰 책 다 읽으면 권해주신 작품도 얼른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저도 아파트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이미 한국은 사는 곳과 아파트에 따라서 계급이 나눠져있단 인상을 자주 받곤 합니다. 나는솔로를 자주 보는데 자기소개때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거나 핵심지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는 곳을 말할때 표정과 그에 대한 리액션들을 보고 있으면 가장 잘 대변해주는게 아파트가 아닌듯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저 역시 갖고싶다 아파트 ㅠㅠ
E-3. 한국의 속물근성은 정말 곳곳에 있는데,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교육에 이르는 전반에 구체적이고 잔인하게 포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남과 다른 특별한 나를 주장하며 그룹에서 지배층이고자 하는 마음은 한국이라는 사회안에서만 유독 심해지는 것 같아요. 월급사실주의 <식물적 관상>에 이런 문구가 있죠. "슬기롭고 평화로운 비건 생활 같은 건 그냥 이데아야. 하지만 우리는 그걸 믿는 시늉을 하면서 그 일을 해야 하지.(p259)"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것들이 또다른 위선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답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 단편집이 여러모로 참고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읽은 월급사실주의2023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에 실린 임성순 작가의 '기초를 닦습니다'에 나온 문장을 하나 소개해볼까 합니다. "도면에 직선밖에 없잖아. 그런데 이런 사선 하나 들어가면 아주 좋아해. 건축주 새끼들이 졸라 신경써서 도면 그려준 줄 안다고. 사선 하나 넣어주면. 이 바닥이 그렇다." 우리 사회의 속물근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사 같아요.
E-3 가장 직관적으로 떠오른 건 명품소비네요. 명품관에 늘어선 줄을 보면 한국에 이렇게 부자가 많다고 ? 싶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11장, 12장 ■■■■ ● 함께 읽기 기간 : 8월 25일(일) ~ 28일(수) 위건부두로 함께 갔던 우리의 여정도 이제 마무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위건부두를 생각하면 폭염주의보와 함께 했던 유난히 더운 책 여행이 떠오를 것 같아요. <2부 민주적 사회주의와 그 적들>에서 비교적 속도가 안 나셨던 분들도 있으시지요? 세 장만 더 읽으시면 완독이니 마지막까지 같이 힘 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F-1. 여러분은 11장, 12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어요. 12장에서 오웰은 이 작품을 여러 번 언급했어요. '멋진 신세계'에 관한 오웰의 평가를 엿볼 수 있어서, 또 제 평가와 비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F-1 우리가 기계에 의존에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오웰의 시대의 기계의존이 이제는 더 발전되어 더 많은 부분, 아닌 모든 부분에서 의존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런데 사회주의가 기계에 의존하는 사회로 거꾸로 말해 기계에 의존하는 사회가 사회주의를 낳을 수 있다는 말은 잘 다가오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는 기계에 의존된 사회이지만 자본주의체제에 있기에 오윌의 예측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오웰은 11장에서 사회주의가 자리를 잡기는 커녕 후퇴하는 이유에 대해 신랄하게 짚어내는데요, 그가 지적하는 방식들이 현재에도 여러 형태로 변형시켜 정치적 프레임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는 반대하지 않지만 사회주의자는 반대한다"는 말은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종종 주변에서 기독교 혹은 이슬람교는 반대하지 않지만, 기독교도(이슬람교도)는 반대한다,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요, 이와 유사한 맥락이 아닐까싶습니다. 사회주의자는 별난 구석이 있다는 인식, 그리고 이것을 채식주의자를 예로 드는데 이 부분도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더군요. 요즘에도 비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지는 않고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별난 사람이라는 인식이 없는 건 아니니까요. 노동 계급 출신이면서 노동자로 남지 않으려는 사람들. 대체로 노조 간부들이 이에 해당할텐데, 그들은 동료들을 위해 싸우라고 선출됐지만, 그 자리는 편안한 일자리와 신분 향상의 기회로 삼는데요, 오웰은 부르주아와 싸움으로써 부르주아가 되려는 것이라는 말로 정곡을 찌릅니다. 이처럼 11, 12장 읽기에서는 유독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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