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

D-29
A-3. 거대한 산업현장을 경험한 일은 없는데, 농촌의 한 여름과 초가을의 채취현장을 떠올려봅니다. 할머니는 주말이면 학교에 가지 않는 저를 해가 뜨기 전부터 깨우셨죠. 이슬이 맺혀 있는 잡초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죠. 몇 시간이고 마당과 밭에 쭈그리고 앉아 땅을 파다보면 무념무상 모기를 쫓는 것 조차 귀찮아지죠. 고추를 따는 것은 또 어떤지. 앉는 것도 서는 것도 아닌 구부정한 자세로 고추를 따다가 가지라도 부러뜨리는 날에는 혼쭐이 났었죠. 햇볕은 따갑고, 목은 마르고, 감시하는 할머니의 눈은 매섭고. 제가 시골생활의 환상이 없는 이유가 되어버린 어린 날의 노동현장이었네요.
A-3. 저의 첫 직장은 생수 제조회사 였습니다. 그곳에 서는 미생물 실험 업무가 메인이었기에~ 솔직히 공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을 수는 있지만 직접 육체 노동을 했다고 볼 수 없을겁니다. 하지만 두 번째 직장은 달랐습니다. 오늘은 제가 겪은 두 번째 직장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제가 다녔던 두 번째 직장은 재생플라스틱 원료 제조 회사였습니다. 주로 재생 PP 제품을 생산 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분께서는 아마 생소 할 수 있는데.. 재생 PP가 뭐냐면.. 쉽게 설명을 하자면 이런겁니다. 플라스틱 분리수거 버릴 때 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플라스틱 용기 에 재질이 반드시 법적으로 의무 표기되어야 합 니다. 거기에 보면 PP, PE, PVC 등등.. 재질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되 고.. 각각 약자를 따온 명칭이지만 굳이 자세히 적진 않겠습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가 제조한 재생 PP가 사용되는 곳은.. 자동차 내부에 들어 가는 플라스틱 부품들이었습니다.(당장 떠올릴 수 있는 자동차 핸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부품들 이 아마도 재생PP 재질로 구성되어 있을겁니다. 그 이유는 이 또한도.. 환경 개선을 위한 법적 제 도 중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어떻게 바 뀌었는지 자세히 모르겠습니다만.. 그땐 그랬습 니다.) 그래서 주요 거래처는 자동차 제조회사 입니다. 저희는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어내는 일 을 했는데~ 그 공정을 생각나는대로 짧게 설명 하자면 이렇습니다. 볼펜 뚜껑(PP재질)들을 잔 뜩 모아서 녹인 다음 그것을 알갱이로 만들어낸 것이 주요 원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받은 원료(볼펜 뚜껑)+레진(새 제품PP) +필요한 물성을 위한 재료들을 한 곳에 넣고.. 배합기를 돌립니다. 일정 시간 배합이 끝나면 배합된 내용을 국수 뽑아내듯이 수조로 녹이며 쏟아냅니다. 그러면 수조에서 식은 플라스틱들 (대충 기억하기로 10가닥~20가닥 사이)을 손 으로 잡고 반대쪽 커팅기에 집어넣습니다. 그러면 국수같던 여러 가닥들이 커팅되어서 알갱이로 자루에 담기게 됩니다. 그러면 해당 제품이 완제품이 되는 겁니다. 설명이 너무 단순했던 것 같아서~ 사진 한 장과 잘 설명해 놓은 블로그기 있기에 링크도 함께 남겨드립니다.
여행지에 가서 양조장 투어를 간 적이 있어요. 그때는 투어 마지막에 있을 시음시간만 기다리며 영혼없이 투어를 한 것도 있고 아무래도 투어 상품이라 힘들게 노동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가이드의 설명만 듣고도 엄청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부산에서는 학교 다닐때 포항제철 견학이 필수코스였는데요, 그때 본 엄청난 규모의 공장 크기와 소음, 열기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의 에너지에 매료됐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직접 경험해본 건 농사를 도우러 다녔던 일 정도인데, 요즘에는 기계로 많이 한다지만 예전에는 정말 하나하나 다 사람의 손을 거쳐야 심고, 잘 키워지고, 수확이 된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던 느낌이 남아있네요, 한동안 식탁 앞에서 앞에 놓여있는 음식물들을 하나하나 다 감사해하며 먹었던 때도 있었네요, 지금은 종이가 만들어지는 공장과 책이 인쇄되는 대형공장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책과 더불어 오래 살아왔음에도 어떻게 만들어지는건지 다큐같은 곳에서만 잠깐 봤지 실제로 본 적이 없다는걸 새삼 생각해보게 됐네요,
기억에 남는 현장을 본 기억은 크게 많지 않아서 남길 만한 것은 없지만, 요즘 온갖 배터리 생산으로 인기가 치솟아 리튬을 생산하는 채굴 현장에 관한 르포를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남미 지역에 위치한 리튬 산지들은 지금 무리한 채굴로 땅이 가라앉고 있고, 이 리튬 산지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치열한 싸움도 계속 되고 있지만 정작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농민들은 이로 인해 여러가지 피해를 보고 있으며 리튬이 발견되는 곳에서는 농민들이 채굴 반대 시위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에 그 현장을 직접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커피농장 투어한게 생각나네요. 커피콩 따는 체험도 했는데 저야 잠깐 하는거지만 뙤약볕 아래서 이거 하려면 정말 어렵겠다 싶었어요. "채취"관련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소설속의 묘사는 <분노의 포도>에서 조드 가족이 목화 농장과 복숭아 농장에서 일하는 부분인데, 굉장히 노동이 세밀하고 피지컬한 느낌이 물씬나게 묘사가 되어있어서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저는 할머니가 해녀라서 어릴 때부터 바다 속을 물질하는 해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어요. 그때는 마냥 멋지고 쉬운 일인 줄 알았는데 커가면서 바다의 무서움을 알게 되고 할머니의 아픈 모습을 많이 보게 되면서 해녀로서의 할머니의 모든 시간이 내가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시간과 다를 바가 없었겠구나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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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탄광촌 하면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었다고 봐도 되고 우리들의 겨울 되면 따듯하게 해주었던 이젠 추억이 되었지요 탄공에서 사고 나는 뉴스를 볼때 노심초사 하면서 티비를 봤던 기억이 있네요 세월이 지나 사라지고는 있지만 어쩌면 또 서민들은 더 힘들어 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참하고 참혹한 현실을 정확하고 세세하게 그려내는데 문장은 아름답고 절묘한 비유와 표현이 웃겨서 쉽게 잘 읽히네요. 조지 오웰을, 이 책을 만나게 해주신 모임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
신문 외판원이란 사람들은 내가 생전 처음 만나보는 부류였다. 나는 그들의 일이 워낙 절망적이고 지독한 것이어서 어떻게 감옥이라는 대안이 있는데 그런 일을 계속 참고 하나 싶었다. 브로커 부인은 에미를 이미 며느리로 부리고 있었으며, 아픈 사람이 흔히 그러하듯 교묘하게 정답고 집요한 방식으로 그녀를 들볶았다. 그가 말하는 "빌어먹을 여자들의 일"에 대한 적개심이 무슨 쓰디쓴 체액처럼 속에서 부글부글하는 모양이었다. 그는 불평불만을 되새김질하듯 계속 되씹을 수 있는 그럼 사람이었다. 브로커 부인은 비만과 자기연민의 무덤 같은 소파에 앉아 시시각각 같은 푸념을 하고 또 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 3장, 4장 ■■■■ ● 함께 읽기 기간 : 8월 9일(금) ~ 12일(월) 책 잘 읽고 계신가요? 북클럽 이용시 어려운 점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 주세요. 꼭 제가 아니더라도 함께 하는 다른 멤버분들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몇 가지 그믐 관련 팁을 드리자면, -모임지기가 화제로 지정한 질문들만 따로 모아 보고 싶으시다면 화면 하단의 불 모양 아이콘을 클릭해 보세요. 거기에서 말풍선을 누르시면 바로 답글을 다실 수도 있어요. -화면 하단의 i 모양을 누르시면 북클럽 기간을 비롯 모아놓은 문장을 한 번에 보실 수도 있고 여러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매일 오전 8시 29분에 여러분께 그믐레터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참여하신 모임에 관해 간단한 소식이 전달되니 참고해 주세요. 못 받으신 분들은 자신의 ‘설정’에 들어가셔서 뉴스레터 수신여부를 점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부터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3장과 4장을 읽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B-1. 여러분은 3장,4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적인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3장 광부들의 삶과 4장 주택 문제를 읽으면서 과거 한국이 산업화 당시 겪었던 문제들이 연상됐습니다. 전 비록 교과서에서 달동네 사진을 보고, 부모님께 학교도 졸업 못한 채 공장과 식모살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뿐이지만. 조지 오웰이 목격했던 문제들을 조금 더 가깝게, 실감있게 느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1장과 2장보다 그 시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어요. 여러 집들을 묘사하는 방식이 자세해서 좋았지만, 그 시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상상이 잘 안 되는 부분도 많더라고요. 그리고 집과 관련된 문제는 시대에 상관없이 매번 맞닥뜨려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광부의 삶을 읽고 나서 노동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였습니다. 생활에 꼭 필요한 석탄을 채굴하는 일에는 헐값으로 매겨지는 반면, 금융이나 기타 전문직에는 그 값이 매우 높습니다. 육체노동으로서 일의 강도가 무척이나 고되고 힘겹다고도 생각하는데 광부의 값은 충분히 지불되고 있는지 의문이었습니다. 석탄의 가치는 실 생활에서 빠질 수 없다는데, 땅 속을 기어 다니고 손에 남은 금액이 적다면 부당하지 않을까요. 이 같은 질문은 오늘날에도 똑 같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육체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당시 광부들의 처우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집이 '휴식과 안락함의 상징'이 아니었다는 게 참 마음 아프네요. 산업화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광부들이, 그에 알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B-1 3, 4장을 읽는 내내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이 떠올랐습니다. 소설 속에서 묘사하는 탄광 작업과 광부들의 주택과 급여 등 많은 부분들이 흡사한데요, 에밀 졸라가 광부들의 삶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썼다(오웰만큼은 아니어지만)는 점과 여러 부분에서 실제 벌어진 일들을 내용에 언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지 오웰이 이 책을 쓴 1930년대 영국이나 에밀 졸라가 <제르미날>을 쓴 1880년대나 광부들의 삶은 변함없이 척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것 같고요. 저는 글로 서술한 것 이상으로 랭커서 산업단지의 사진이 깊게 남습니다.
B-1 광부들의 열악한 모습에 놀라게됩니다. 그러한 환경에서도 그저 머물수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야하는 실상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주택문제는 하층민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전혀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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