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냉담>을 공동체에 관한 화두로 바라보는 독자 분이 꽤 있다는 걸 실감해요! 냉담한 공동체, 공동체를 향한 냉담...
체온을 갈구할 뿐만 아니라 정서적 온기와 공감을 기대하듯, 마스크를 막 벗으면서 드러나는 생기다 만 흐릿하고 처량한 낯을 타인의 맨살에 비비며 구역질 나는 뜨끈한 눈물과 한숨 p224 외로워보이지만 애써 아닌 척하는 모습같다 . 애정을 향해 갈구하는 모습이 애처로워보이는데 또 뒷면으로 괴기스러운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건 괴롭히고 괴롭힘당하는 거야. 어느 사람이든, 살아 있다는 자체만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되기 마련이지. 너 누구를 괴롭히는 건 아니겠지?"
냉담 159p, 김갑용 지음
책들을 한가득 꺼내 바닥에 쌓아 놓고 주저앉아 한 권씨 찬찬히 읽는 중이었다.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묘사라고 생각해요.
네 좋은 발견입니다. <나>는 읽지 않았던 책을... 찬찬히... 읽기 시작하네요. 정말. 그다음에 오는 <나와의 작별> 파트가 이 소설 속 저의 베스트 3 안에 드는 장면입니다...ㅋ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 가장 읽기 어려웠거나 의문스러웠던 장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이유도요.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긴 했는데, 187-190 페이지에 나오는 너와 나의 한탄 부분이요...ㅎ 거창한 이유는 아니고 그냥 저의 입장에서는 아무말처럼 보였어요. 진짜 의미 없는 말이요. 물론 의미는 있겠지만 의미가 와닿지 않았다고 할까요?ㅜㅠ
아, 맞아요. 그 부분, 의미가 없는 말을 늘어놓는! 장면이군요. 구구절절! 청산유수! 무슨 대단한 의미와 진정이 있는 듯이! 그러나 190면에서 그 둘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서술자가 말하죠. <이 모든 건 말뿐이었다!> 네, 저도 <말 참 많네! 이 공허한 말들!> 이러면서 읽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어떠한 뜻이 내포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역시 이 작품의 맥락 속에서 그 말들은, <말을 위한 말>을 보여 주기 위한 조금은 의도되고 과장된 장면 아닐까 생각하면서 보았습니다. 왜 청산유수처럼 말을 아주 유려하게 늘어놓는 사람들 많잖아요! 화려하게 보이지만, 그 의미나 의도는 힘도 가치도 없는 말들이 이 세상에 너무 많고, 그것으로 사람들은 속고 속이죠. 김갑용 작가는 그 부분을 본문 디자인을 <대본>처럼 해달라는 요청을 따로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묻진 않았지만, 편집자로서 이 장면이 <발화하는 말>로서 보여졌으면 하나보다, 하고 이해했습니다. 그러니 밍묭 님이 느끼신 그 <의미가 와닿지 않은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읽기의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읽기 어려웠던 장면이나 특정 부분이 있다기보다는 사건 전환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읽기에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의도치 않게(?) 제 나름으로 공들여 읽은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희한한 특징입니다! 이 소설은 분량에 비하여 사건이 많아요. 소챕터마다 크고 작은 클라이맥스가 꼭 한 번은 벌어지는데, 그게 이 소설을 지루하지 않게 읽도록 해주면서도 또한 더 길게 이어지고 설명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요!
P.203-212 한 선생님은 그에게 왜 쓰는 것을 바랬을까, 왜 그를 수삼목이 있는 곳으로 데려간 걸까. 쓴다는 것은 그에게 어떤 감정을 들게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가족들이 죽은 아버지의 속을 비워내고 원예기술을 이용해서 속을 식물로 채워서 피와 숨이 돌게했다던 장면이요. 끝까지 읽은 지금도 그 장면 무슨뜻인지 이해가 안돼요.
2부 자체가 사실 너무 어렵고 이해가 안됩니다. 오염 이후의 장면들은 눈먼사람들의도시를 읽는 것 같았어요. 어쩌면 등장인물들이 모두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것 때문에 힘든것도 같아요
이 그믐의 다양한 질문과 답변들을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어렵고 이해가 안 갔던 지점을 넘어선 분들이 계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소설이 읽기가 힘들었던 것은, 많은 장면들이 너무 간절하게 저의 이야기 같았기 때문입니다. 힘들었다는 것보다는, 음, <진도가 안 나갔다>는 표현이 좋을지도. 한 장면씩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제가 대충 넘어 온 곳이 있나 하면서 자꾸 되돌아 갔어요. 주말을 냉담 완독에 보내고 어제부터 게시판을 읽기 시작했는데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감탄하기도 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질문으로 생각할꺼리를 주셔서 책을 더 정성껏 읽을 수 있었습니다. 편집자님께 감사합니다.
그믐 책 모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을 때에도 이렇게까지 독자분들과 자세한 감상과 질문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어려운 질문에도 같이 고민해주시고 생각해주시고 그 내용을 나눠주셔서, 기쁩니다. 저도 이번 3주간이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3. <그녀>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본인만의 해석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그녀가 무엇이었는지는 정말 감이 안오지만, 이 부분을 접했을 때 2-1 질문에 했던 답변이 떠올랐어요. 주인공이 경외하는 무언가 같기는 해요.
아~ 그렇군요. 발췌해주신 부분과 함께 생각해 보게 되네요. <원예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아버지 속 장기들을 긁어 내고 대신 다른 걸로 채웠다. 무엇으로? 그의 물음에 여동생이 야무지게 대답했다. 아버지 속에서 식물을 키운다고.> 그토록 미워하는, 정신적인 시체나 다름없는 아버지의 내부가 식물로 채워지는 장면. (이 부분 저는 인상적이면서도 좀처럼 쉽게 넘어가지 않아서 제 뇌리에 계속 박혀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이 죽은 시대의 도서관에 거대하게 자리잡은 나무가 등장하고. 밍묭님의 발췌문과 함께 보니 그 대비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네요. 죽음과 반대되는 개념 같기도 하고, 절망에서 싹틀 수 있는 희망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하필 그 나무는 거대하고요. 경외하는 무언가, 추구하는 무언가인 것처럼요. 네. 언젠가 작가에게 근본적으로 <식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봐야겠습니다. 왜 하필 식물이었을까요.
그녀=죽음 아닐까요? 마치 뮤지컬 <엘리자벳>에 등장하는 '죽음'이라는 캐릭터처럼요. '그'의 곁을 지키고 늘 가까이 있고 머릿속을 장악하던 죽음이 <그녀>로 형상화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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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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