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저는 이 소설이 희망과 절망, 긍정과 부정이 끊임없이 순환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우리의 삶이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치 변증법처럼요!
너라면 이해해 주겠지. 너는 예술적이잖아. 나는 네 관점에 종종 상처받았어. 옳은 건 없지만 틀린 것은 있다는 관점 말이야. 네가 곁에 있어도 가끔 내가 틀렸다는 느낌에 사로잡혔어. 살아온 과정의 말로가 이렇게 외로운 거였다면 내게 그렇게 복잡한 행로가 필요했을까 싶어. 나는 너를 친구로 생각했어. 그것도 틀린 건가?
냉담 P.162 지금까지 나온 인물들과는 다른 결이면서도 써주길 바란다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김갑용 지음
@소전서가 "어느 사람이든 살아 있다는 자체만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되기 마련이지. 너 누구를 괴롭히는 건 아니겠지?" p.159 의도치 않게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존재라는 것에 깊이 동감하며 읽었습니다. '너 누구를 괴롭히는 건 아니겠지?' 라는 말은 늘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할 질문 중에 하나가 될 것 같고요.
저는 이 구절을 읽으며 이렇게도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나 자신은 결코 모두에게 무해한 사람은 아니므로 나 자신의 유해성을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닐까! 하고요.
'비가 내리지 않는 가을이었다. 수직 공동 위 하늘은 깊이를 짐작 못하도록 짙게 푸르렀다.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보잘것없이 작은 정방형 하늘에 충분히 만족했다. 그 역시도 어느덧 이곳 도서관의 소탈한 기조에 물들어 밖에서는 누구나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기쁨과 가치를 포기하고 작은 사실에 기뻐하는 사람이 되었다.' 라는 구절이 인상깊었어요. 사실 읽으면서 굉장히 반가웠다고 해야 하나, 왜냐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이자 개념인 '자적'에 관한 문장이기 때문이에요. "누구나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기쁨과 가치를 포기하고 작은 사실에 기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자랑인데, 책을 통해 또 한 명의 자적하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읽으면서 내심 반가운 느낌이 들었어요.
저도 jay님처럼 자적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소설과는 달리, 저는 아무리 책이 좋아도 도서관에는 못 갇히겠습니다. 작은 사실. 제게는 작은 사실을 깨닫는 일이 아주 크고 힘든 일로 다가옵니다. 요새 벤더스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도 주인공이 jay님처럼 자적하는 인간으로 나옵니다. 참으로 부럽기도 하였는데, 너무도 이상적인 자적인지라 왜인지 제게는 왜인지 비애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현실의 도서관은 출입구가 있지요 ^^ 우리는 <냉담>이라는 소설보다 더 자유롭고 더 자적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관점에서 <냉담>의 2부의 도서관은 어떤 이상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에 묻혀 살며 작은 기쁨으로 삶을 채워나가는... 소설의 방향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으나 저 또한 이런 도서관을 감히 상상한답니다 ㅎ
하루 늦었네요 ㅠㅜ 냉담이라는 제목을 관통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부분의 문장들이 와닿았습니다. 그들은 함께 잔존했지만, 죄다 혼자였고, 각각 홀로 이곳 도서관에 종속되었다. 그들이 공유하는 유일한 부분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공동의 패배 의식이었다. (중략) 그는 예전에만 해도 종종 자신과 똑같은 이들로만 이루어진 공동체를 상상하고는 했다. 인제 와서 보건대 자신과 같은 이들로만 이루어진 공동체는 결코 이루어져서는 안 되었다. 그들이 무리를 지어 이루어진 공동체는 재앙이었다.
<냉담>을 공동체에 관한 화두로 바라보는 독자 분이 꽤 있다는 걸 실감해요! 냉담한 공동체, 공동체를 향한 냉담...
체온을 갈구할 뿐만 아니라 정서적 온기와 공감을 기대하듯, 마스크를 막 벗으면서 드러나는 생기다 만 흐릿하고 처량한 낯을 타인의 맨살에 비비며 구역질 나는 뜨끈한 눈물과 한숨 p224 외로워보이지만 애써 아닌 척하는 모습같다 . 애정을 향해 갈구하는 모습이 애처로워보이는데 또 뒷면으로 괴기스러운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건 괴롭히고 괴롭힘당하는 거야. 어느 사람이든, 살아 있다는 자체만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되기 마련이지. 너 누구를 괴롭히는 건 아니겠지?"
냉담 159p, 김갑용 지음
책들을 한가득 꺼내 바닥에 쌓아 놓고 주저앉아 한 권씨 찬찬히 읽는 중이었다.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묘사라고 생각해요.
네 좋은 발견입니다. <나>는 읽지 않았던 책을... 찬찬히... 읽기 시작하네요. 정말. 그다음에 오는 <나와의 작별> 파트가 이 소설 속 저의 베스트 3 안에 드는 장면입니다...ㅋ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 가장 읽기 어려웠거나 의문스러웠던 장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이유도요.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긴 했는데, 187-190 페이지에 나오는 너와 나의 한탄 부분이요...ㅎ 거창한 이유는 아니고 그냥 저의 입장에서는 아무말처럼 보였어요. 진짜 의미 없는 말이요. 물론 의미는 있겠지만 의미가 와닿지 않았다고 할까요?ㅜㅠ
아, 맞아요. 그 부분, 의미가 없는 말을 늘어놓는! 장면이군요. 구구절절! 청산유수! 무슨 대단한 의미와 진정이 있는 듯이! 그러나 190면에서 그 둘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서술자가 말하죠. <이 모든 건 말뿐이었다!> 네, 저도 <말 참 많네! 이 공허한 말들!> 이러면서 읽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어떠한 뜻이 내포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역시 이 작품의 맥락 속에서 그 말들은, <말을 위한 말>을 보여 주기 위한 조금은 의도되고 과장된 장면 아닐까 생각하면서 보았습니다. 왜 청산유수처럼 말을 아주 유려하게 늘어놓는 사람들 많잖아요! 화려하게 보이지만, 그 의미나 의도는 힘도 가치도 없는 말들이 이 세상에 너무 많고, 그것으로 사람들은 속고 속이죠. 김갑용 작가는 그 부분을 본문 디자인을 <대본>처럼 해달라는 요청을 따로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묻진 않았지만, 편집자로서 이 장면이 <발화하는 말>로서 보여졌으면 하나보다, 하고 이해했습니다. 그러니 밍묭 님이 느끼신 그 <의미가 와닿지 않은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읽기의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읽기 어려웠던 장면이나 특정 부분이 있다기보다는 사건 전환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읽기에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의도치 않게(?) 제 나름으로 공들여 읽은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희한한 특징입니다! 이 소설은 분량에 비하여 사건이 많아요. 소챕터마다 크고 작은 클라이맥스가 꼭 한 번은 벌어지는데, 그게 이 소설을 지루하지 않게 읽도록 해주면서도 또한 더 길게 이어지고 설명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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