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을 비집고 전철로 뛰어든다. 누가 소리친다“밀지 좀 마요!“그러자 발작이 일어난다. 이 한량에 들어찬 사람이 몇 명인데 밀지 않을 수 있겠냐고, 밀지 좀 말라고 소리치는 사람마저 손 대기도 불결해 팔꿈치로 밀어 대는 이 바닥에서 우리는 꼼짝없이 붙어 서서 서로로부터 고개를 돌려 심호흡한다. 전철이 선로를 틀거나 급제통할 때마다 서로에게 쏟아진다. 우리는 전철에서 튕겨 나온다. 지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지하 샛길을 통하여 각자 소굴로 기어 올라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인파에 같혀 컨베이어가 천천히 돌아가는 꼴을 견디며, 속으로 곱씹는다 ”
『냉담』 페이지48-49 , 김갑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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