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6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낯설게 돌아보며 그녀 팔을 부여잡았다. 모두가 눈이 아름다웠다. 사람의 눈은 누구나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가 코비드19의 절망 가운데서도 재미있는 일을 찾아내려 했던 것 같아요. 그 때 당시 마기꾼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던 게 생각나네요. 그때는 모두가 잘 생겨보이고 예뻐보였던 것 같아요. 코로나가 끝나고 마스크를 벗었는데 어찌나 제 자신이 못생겨 보이던지요.
[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실비향기
바르미
우리가 진정으로 견디지 못하는 대상은 회사가 아니라 자유다.
『냉담』 p.50-51, 김갑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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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미
자유도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을 때, 맛보는 즐거움이겠죠. ㅎㅎ
소전서가
회사원이면서도,그래서 더욱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소속되어야만 했던, 저로선, 정말, 밑줄 쫙 긋고, 형광펜으로 색까지 입힌 문장이었습니다.
jay
'사무실에 도착하면 복수심에 지쳐 기진맥진해 있다. 누구를 더는 미워하기 지친 그때 슬픔이 찾아온다. 사무실 일은 슬프다. 모든 일이 그렇다. 누구나 일의 보람이나 분노, 슬픔 따위를 이야기해도 유독 슬픔에 관해서는, 그 비통함이 못된 상사나 거래처 탓이 아니라 애초 태생적인 감정임을 인정하지 못한다. 일의 슬픔은 정말이지 태생적이다.'
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아요. 일에서 마주치는, 혹은 일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점점 커지다가 한계점을 넘어서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지면, 무언가 외부로 표출될 수 있는 감정인 분노가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변한다는 고찰이 인상깊었어요. 제 생각에 슬픔이라는 감정은 분노라는 감정에 비해 느끼면 느낄수록 무언가가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특징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에 대해 생각할수록 그 부정적인 감정-슬픔-이 내면으로 향하는 것마저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일이라는 것은 일상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고, 사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기에 '일의 슬픔' 에 대해 서술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화자의 깊이있는 고찰에 대한 신선한 충격과, 덩달아 암울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소전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