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그의 머릿속에 대고 죽음이라고 외치던 자는 사라졌다. 이제 그 말은 좀 유치하게 느껴졌다." 151p 저는 첫 문장에 매료되는 유형인가 봅니다. 1부에서도 첫 문장이 인상 깊었는데 2부에서도 간결한 문체인데 확 몰입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는 충동에서 벗어난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작가님은 항상 첫 문장을 신경 쓰거든요. 이렇게 알아봐 주는 분이 있다니 기뻐하겠어요!
그의 머릿속에 대고 죽음이라고 외치던 자는 사라졌다. 이제 그 말은 좀 유치하게 느껴졌다.
냉담 p.151, 김갑용 지음
전지적작가시점인듯 하다가 1인칭주인공시점인듯 묘한 기분이 드는 시작이라 오히려 경쾌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말이죠.
저도 경쾌해지는 기분이라는 표현에 동감해요. 2부 또한 1부의 시점대로 '나'였으면 조금 답답하거나 축 처졌을 거라는 생각이!
"(...) 그녀가 그 속에서 이리도 아름답고 슬프도록 우거진 건 다 이유가 있어. 밀폐된 속에서도 그녀는 영원히 안전하고 완전해. 유리 벽을 두고 그녀를 바라볼 수 있음에 우리는 감사해야 해. 우리 시선에 병이 자리했다며 그녀는 진작에 썩어 문드러졌을 거야. 우리는 그녀를 만지지 못함에, 그녀와 함께 숨 쉬지 못하는 데에 기뻐해야 해. 우리 손과 숨에 병이 묻어 나올 수 있으니까.
냉담 p176, 김갑용 지음
저는 이 부분이 역설적으로 읽혔습니다.
"...... 두려워. 우리가 보는 건 이 유리 벽이야. 미끄럽고, 차갑고, 투영되지. 우리가 보는 대상은, 그녀의 상像이야. 빛이 사라지면 상 역시 사라져. 빛이 있어야 그녀가 있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는 그녀가 없는 거나 다름없어. 흠모가 오직 빛에서 비롯된 거라면, 우리가 빛을 좇는 무리와 다를 바가 뭐지? 도서관의 모든 불이 꺼짐으로써 시야가 가려지는 순간,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소리도 못 내고 누구와도 닿지 못한다면 우리는 존재를 확신할까? 불 꺼진 유리관 속에 방치된 그녀가 소리 없이 신음하는 모습을 상상해 봐...... . 난생처음으로, 빛이 사라질까, 어둠이 찾아올까 두려워. 우리에게 비치는 그녀의 완연한 모습이 꺼림칙하게 다가와. 그녀는 우리에게 항상 최적의 모습만을 보여 줘...... . 한 바퀴만 더 돌고 가지 않을래?"
냉담 p177, 김갑용 지음
일어나야 해.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냉담 p261, 김갑용 지음
저는 이 소설이 희망과 절망, 긍정과 부정이 끊임없이 순환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우리의 삶이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치 변증법처럼요!
너라면 이해해 주겠지. 너는 예술적이잖아. 나는 네 관점에 종종 상처받았어. 옳은 건 없지만 틀린 것은 있다는 관점 말이야. 네가 곁에 있어도 가끔 내가 틀렸다는 느낌에 사로잡혔어. 살아온 과정의 말로가 이렇게 외로운 거였다면 내게 그렇게 복잡한 행로가 필요했을까 싶어. 나는 너를 친구로 생각했어. 그것도 틀린 건가?
냉담 P.162 지금까지 나온 인물들과는 다른 결이면서도 써주길 바란다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김갑용 지음
@소전서가 "어느 사람이든 살아 있다는 자체만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되기 마련이지. 너 누구를 괴롭히는 건 아니겠지?" p.159 의도치 않게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존재라는 것에 깊이 동감하며 읽었습니다. '너 누구를 괴롭히는 건 아니겠지?' 라는 말은 늘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할 질문 중에 하나가 될 것 같고요.
저는 이 구절을 읽으며 이렇게도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나 자신은 결코 모두에게 무해한 사람은 아니므로 나 자신의 유해성을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닐까! 하고요.
'비가 내리지 않는 가을이었다. 수직 공동 위 하늘은 깊이를 짐작 못하도록 짙게 푸르렀다.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보잘것없이 작은 정방형 하늘에 충분히 만족했다. 그 역시도 어느덧 이곳 도서관의 소탈한 기조에 물들어 밖에서는 누구나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기쁨과 가치를 포기하고 작은 사실에 기뻐하는 사람이 되었다.' 라는 구절이 인상깊었어요. 사실 읽으면서 굉장히 반가웠다고 해야 하나, 왜냐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이자 개념인 '자적'에 관한 문장이기 때문이에요. "누구나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기쁨과 가치를 포기하고 작은 사실에 기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자랑인데, 책을 통해 또 한 명의 자적하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읽으면서 내심 반가운 느낌이 들었어요.
저도 jay님처럼 자적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소설과는 달리, 저는 아무리 책이 좋아도 도서관에는 못 갇히겠습니다. 작은 사실. 제게는 작은 사실을 깨닫는 일이 아주 크고 힘든 일로 다가옵니다. 요새 벤더스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도 주인공이 jay님처럼 자적하는 인간으로 나옵니다. 참으로 부럽기도 하였는데, 너무도 이상적인 자적인지라 왜인지 제게는 왜인지 비애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현실의 도서관은 출입구가 있지요 ^^ 우리는 <냉담>이라는 소설보다 더 자유롭고 더 자적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관점에서 <냉담>의 2부의 도서관은 어떤 이상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에 묻혀 살며 작은 기쁨으로 삶을 채워나가는... 소설의 방향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으나 저 또한 이런 도서관을 감히 상상한답니다 ㅎ
하루 늦었네요 ㅠㅜ 냉담이라는 제목을 관통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부분의 문장들이 와닿았습니다. 그들은 함께 잔존했지만, 죄다 혼자였고, 각각 홀로 이곳 도서관에 종속되었다. 그들이 공유하는 유일한 부분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공동의 패배 의식이었다. (중략) 그는 예전에만 해도 종종 자신과 똑같은 이들로만 이루어진 공동체를 상상하고는 했다. 인제 와서 보건대 자신과 같은 이들로만 이루어진 공동체는 결코 이루어져서는 안 되었다. 그들이 무리를 지어 이루어진 공동체는 재앙이었다.
<냉담>을 공동체에 관한 화두로 바라보는 독자 분이 꽤 있다는 걸 실감해요! 냉담한 공동체, 공동체를 향한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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