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히려 <자유>군요. 고유명사를 제한하는 이 방식은 실은 이렇게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네요.^^
[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소전서가
장안나
이름이 주는 어떤 특정의 이미지조차 배제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소설을 읽으며 무미, 무취, 무색... 이런 느낌들이 있거든요.
소전서가
무색, 무미, 무취...... 아, 보드카의 특징인데. 그 특징은 술의 본질적 목적을 가장 잘 구현시킨다고! 그래서 완벽하게 아무것도 없는 것(!)을 가장 가치 있게 여긴다네요. 이 소설도 그런 것일까? ㅋㅋ 라고 생각해 봅니다.
하뭇
어떤 한 사람으로 특정화하지 않고 대상을 확장시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읽는 입장에서는 누가 누군지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력을 계속 유지해야 하네요.ㅎ
소전서가
이야기가 확장적이라는 것은, 포용성과도 연결이 되려나요? 저는 그런 고민도 하면서 읽었습니다.
연찐빵
이름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어떠한 상징성을 가진다. 고유명사 역시 어떠한 사람이나 사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담고 있다. 태도나 마음씨가 동정심 없이 차가움, 어떤 대상에 흥미나 관심을 보이지 않음을 뜻하는 냉담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고유명사는 사치스러운 존재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소설 속 주인공의 이야기이자 책을 집필한 작가 내면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책을 읽고 있는 독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고유명사의 존재는 불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소전서가
아. 냉담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고유명사는 사치스러운 존재라니요. 찐 멋진 문장입니다. 또 팔뚝을 쓰다듬습니다(소름....)
이날
@소전서가 그들은 '나'이고 '너'이고, 또 '우리'니까요. 내 옆에 있는 이일 수도 내가 증오해마지않는 이일 수도 있으니까요. 책을 읽으며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해도 여전히 이것이 현실의 이야기라고 느끼는 것은 내 이야기기 때문입니다.
소전서가
이날 님, 네 이 이야기가 환상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현실을 계속하여 확인하게끔 합니다. 리얼리즘 예술이라는 게,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라아비현
고유명사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고유명사를 넣게 되면 선입견을 가질 것 같아요 그 고유명사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작가가 고유명사를 안 넣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소전서가
네! 이름을 정말 많은 역할을 합니다. 존재를 인식하게 하기도 하지만, 라아비현님의 말씀처럼 선입견을 불러오기도 하는군요.
실비향기
글을 읽는 독자가 나이자 그녀이자 또 소설에 나오는 그 누군가 일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저는 읽으면서 상상하는 시점이 이 인물에서 저 인물로 잘 옮겨 가더라구요.
소전서가
독자가 각 장면과 인물들에 대한 이입이 쉬웠다는 것부터, 이 소설에 잘 맞는 좋은 방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일씨
다른 분들 의견처럼 누구를 특정하지 않았다는 건 그 누구도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남자의 모습에서 저의 어떤 모습을 보기도 했답니다.
소전서가
역시, 마찬가지로 저를 비롯하여 제 주변의 사람들을까지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2부에서의 주인공은, 독자와 좀 더 거리가 생깁니다.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바르미
책의 내용도 코로나로 격리된 주인공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코로나 때 감염된 사람에 대해 말할 때, 혹은 방송에서 이름이 아니라, 숫자였던게 기억하네요. 감염된 사람들에겐 마치 이름조차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거 같아요. 그건 타인만 아니라 나 또한 그런 존재가 된 다는 것이겠죠
소전서가
네, 그렇군요. 코로나19 시기의 모습을 소설적 기법으로도 표현하고 있네요.
Henry
정확한 이유야 작가님만 알테지만, 제가 생각한 바로는 어디에서나 있고 혹은 어디에서도 없는 인물, 사건, 상황을 만들어 보이려는게 아닌가 했습니다. 그래서 흐릿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고요..
강츄베베
이름이 없다는 것은 확실한 대상으로 단정짓지 않겠다는 작가님의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독자들에게 자유성을 부여함으로서 '각자가 느끼는 대상으로 포괄한다'라는 넓은 의미의 배려라고 보여집니다.
또 한 편으로 이름이 없다는 것은 정체성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명확하지 않은 그 어떤 것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이지요.
우리의 삶이 그렇듯 살다가 흩어지는 존재이니 세상속에 티끌과 같은 인생을 빗댄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전서가
1-5. 「벽의 틈새」는 외전 소설로, <1부>와 <2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합니다. 주인공인 <나>가 격리소에서 겪는 모습을, 다른 주인공을 등장시켜 그 옆의 부가적 인물로서 보여 줍니다. 『냉담』에서 이 외전 소설이 가지는 역할이나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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