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38쪽입니다. 우리가 자주 당면하는 '솔직함'이 갖는 딜레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네, 저도 이 문단을 마주하고는 일상에서 자주 겪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어 익숙했습니다. 그런 관념적인 감정들을 활자로 마주하니 속시원했고요. <솔직함>이 정말 솔직한지...를 생각하면, 늘 이런 곤란함, 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결국 진정한 진실의 추구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문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앞서 내가 고백했으므로 이제 그녀의 고백을 들을 차례라는 듯이, 그것은 공정이 아니다. 나는 고백이 필요치 않았다. 고백을 강요하는 줄도 모르고 글을 쓰게 했다. 관성적으로 그게 자유인 줄 알고. 한사코 거부하고 노트북 앞에서 쓰기를 망설이던 그녀를 끝없이 독려했다.(...) 그녀의 눈물이 감동이나 꺠달음 때문이 아니라 수치에서 비롯되었음을 눈치챈 뒤로 다시는 글쓰기를 권하지 않았다.
냉담 p40-41, 김갑용 지음
(1-1) 종종 선의를 기반으로 하는 제안이라고 여겨 미처 강요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강요인 줄 알면서도 좋은 의도였다고 핑계를 대지만 실상 상대가 그것을 원하는지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너무 흔하게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고요.
네, 맞아요. 이 장면을 읽으면서 저도 제가 가했던, 그리고 당했던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
사무실의 완결성은 구성원 개개, 혹은 정족수의 달성에 좌우되지 않고 공간이 이루는 사각 프레임만으로 손쉽게 사람들을 일원으로 끌어들여 획책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냉담 P.55(일에 관하여)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 받지 못한 채 겉도는 '나'의 시선이 보입니다, 김갑용 지음
저도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어떤 공동체에는 완벽할 수 없는 그런 고민들이 늘 이루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여깃도 회사원으로서...ㅋ 지금 공유해 주신 문장 앞에 있는 이 문장 <직원들은 잘 섞이지 않고 각자 따로 놀다가도 대표의 단호한 붓 터치 한 번에 사각 프레임 속 하나의 완결적인 구성을 이루었다.> 강렬한 추상화를 이렇게 폭력적인 느낌으로 활용하다니!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의 상사를 그렇게 생각해보기도 하고요. 지금 단호한 붓터치를 놀리고 계시는군.... ㅎ
이 부분 숨막히게 읽었네요. 제가 2호선 타고 강남으로 출퇴근하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 특히, '가로막은 그들을 처벌하는게 아니라, 누구든 간에 형벌 도구가 살갗을 죄는 순간에 몰입한다.' 이 문장 날카롭네요.
네, 역시 지옥같은 출퇴근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더 공감이 갔을 테죠. 저도..... 수년 째 출퇴근을 하는 회사원으로서, 매우 공감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우리가 부정할 수 없었던 타인에 대한 <혐오>의 감정을, 이 소설에서는 <형벌 도구>를 상상하는 인간의 너무나 당연한, 잔혹한 상상력으로 보여 준 것 같아, 시원하면서도, 순간 씁쓸했습니다.
당신 하나로 끝이 아닙니다. 그런데 당신 하나로 끝난다는 착각에 빠진 것처럼 구는군요. 왜 스스로가 모두와 연관 없는 혼자라고 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이거야말로 여러가지로 아이러니 입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늘 혼자였는데, 갑자기 혼자가 아니라니요. 코로나 팬데믹과 연결을 지어도 당시에 우리 모두는 혼자여야만 했죠. 질병이 모두를 연결시키는 바람에 말이에요 ㅠㅠ
네!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렇게 직접적인 언어로 들으니까 그것 자체가 극적이죠!
사람들을 비집고 전철로 뛰어든다. 누가 소리친다“밀지 좀 마요!“그러자 발작이 일어난다. 이 한량에 들어찬 사람이 몇 명인데 밀지 않을 수 있겠냐고, 밀지 좀 말라고 소리치는 사람마저 손 대기도 불결해 팔꿈치로 밀어 대는 이 바닥에서 우리는 꼼짝없이 붙어 서서 서로로부터 고개를 돌려 심호흡한다. 전철이 선로를 틀거나 급제통할 때마다 서로에게 쏟아진다. 우리는 전철에서 튕겨 나온다. 지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지하 샛길을 통하여 각자 소굴로 기어 올라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인파에 같혀 컨베이어가 천천히 돌아가는 꼴을 견디며, 속으로 곱씹는다
냉담 페이지48-49 , 김갑용 지음
지옥철이 딱 떠오르더라구요.
"사람들은 말한다. 괜찮으니 숨김없이 고백하라고.그들은 솔직함에 집착한다.진실하기를 바라서라기보다는 상대가 품은 비밀이 자신을 괴롭힐까 경계해서다. 솔직함은 대부분 타인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솔직함이 나의 장점이자 미덕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뭔가 묵직하게 한방 맞은 느낌이네요...누군가에가 저런 마음으로 솔직함을 강요한적이 있었나 반성해봅니다.
솔직함은 장점도, 미덕도 되죠. 하지만 그 반대도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 구절에 이르러서 저는 이 소설이 가진 여러 양면 구도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와 그녀, 개인과 단체, 소설과 소설가. 이들은 하나인 듯하지만, 극단적으로 멀어지고, 또 다시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그 과정을 상상해 보는 것이 이 작품을 읽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18쪽] 경광등을 켠 경찰차 한 대가 길 건너편에 있었다. 머뭇거리며 따라오는 나를 그녀가 잡아끌었고, 어느새 눈앞에서 빙글빙글 도는 회전문 칸에 함께 들어갔다. 유리 문짝에 부딪혀 우리를 감싼 회전문이 잠시 작동을 멈췄다. 그렇게 갇혀 있는 동안 푸른 경광등 불빛이 주위를 둘러쌌다. [115~116쪽] 호송차와 경광등을 켠 경찰차 여러 대가 길 건너편에 서 있었다. (중략) 억센 힘이 나를 잡아끌어 어느새 눈앞에서 빙글빙글 도는 회전문에 집어넣었다. 유리 문짝에 살짝 부딪히는 바람에 문이 잠시 작동을 멈췄다. 푸른 경광등 불빛이 번쩍이며 내가 갇힌 회전문을 포위했다. 위의 구절들을 포함하여, 하나의 선율을 변주한 듯 중첩되는 구절과 상황들(예: 빗살무늬 벽, 황동빛 빌딩, 푸른 돔, 여성의 이미지 등)이 많이 나오는데요. 이 소설의 이런 특징이 아래의 문장에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듯합니다. [114쪽] 본디 하나인 곡의 주제가 다변화하면서도 도로 하나로 귀결했다.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1부를 천천히 2번 읽었습니다. 두 번째 읽을 때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더라고요.
아, 겨울매미 님! 저랑 비슷합니다. 그런데 저는 더 읽을수록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은 느낌도 잠시! 또 다른 면이 보이는... 껍질이 끝임없이 있는, 양파같은 소설입니다. ㅋ
아! 멋진 발췌문들입니다. 강한 알레고리들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는 즐거움이 있는 소설입니다.
사람들은 말한다. 괜찮으니 숨김없이 고백하라고, 그들은 솔직함에 집착한다. 진실하기를 바라서라기보다는 상대가 품은 비밀이 자신을 괴롭힐까 경계해서다. 솔직함은 대부분 타인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해가 되기에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
냉담 38, 김갑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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