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네, <나>라는 남자는 자신의 외의 모든 것에 시달린 것 같아요! 자신도 그 상태에서 벗어나길 바랐을 것이고. 많은 이들이, 어떤 <계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어떤 변화를 위해서 말이죠.
[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소전서가
슝슝
고백하기 어렵지만 주인공 <나>와 같은 충동에 종종 빠지곤 했습니다. 아무에게도 섣불리 내비칠 수 없던 마음이 소설 속에서 너무도 담담하게 나와서 속마음을 모두 들켜버린 기분에 부끄러워졌습니다.
소전서가
네 맞아요, 담담하게 나왔죠. 동전의 앞면이 삶이라면, 당연히 그 뒷면이 존재한다는 것처럼요. 고양이도 기침을 하면서, 그 응축된 단어를 외치고요. 2부에서 주인공은 유일하게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 부분이, 슝슝님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느낌이 오네요. 꼭 읽어봐 주세요. ^^
호디에
(1-2)
제가 '그'에게서 시종일관 느낀 감정은 '외로움'이었습니다. 그 처절한 외로움을 어쩌지 못해서 고통스러워한다고 느껴졌어요. 차라리 '그녀'처럼 노트북을 산산조각 내고 뛰쳐나갈 용기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소전서가
외로움에 관해서라면, 저는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어요. 56-57면에 걸쳐 있는 건데요.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다. 나조차도 말을 걸지 않는다. 외로워 죽을 지경이다. 내게 말을 걸지 않는 자에게 말을 걸고파 죽겠다.> 아니 소설에서 이렇게 직접적인 문장을 볼 줄이야. 네, 그러나 이 소설의 화자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게, 참 신선하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담는 결
<나>는 아주 무기력하면서도 아주 얇은 열망의 끈을 잡고 있는 느낌이들고 <그녀>는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어하면서도 자신은 내비추고 싶어하지 않는 느낌이였어요. 제가 본 <나>와 <그녀>는 인간이라면 내면에 하나씩 있는 성격을 인간화 시킨 모습인 것 같아요. 어느날은 타인에게 솔직하고 싶고 어느날은 타인과 거리를 두고 싶은...
소전서가
얇은 끈... 이라는 표현이 너무 적절한 듯합니다. 끊어질 듯, 도움이 필요한 듯 , 위태로운 그런 상태....
하뭇
나와 그녀 모두 명쾌하거나 선명하지 않은 느낌이에요. 곁에 있어도 잘 모를 것 같은 사람이요.
소전서가
어려운 인간들...... 명쾌하고 선명했다면 더 읽기 쉬웠을 것 같지만, 우리 인간 본연의 모습이 정말 어떠한지를 고민해 보게 되는 인물들인 것 같습니다.
위버m
그는 얼핏 지치고 무기력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반드시 주관대로 하고야 마는 사람 같아요. 어쩌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내가 자살을 염두에 둔 건 궁지에 몰려 떨어져 죽기 전에 먼저 떳떳이 뛰어내리고 싶어서였다. 나는 누군가의 선의로도, 악의로도 무너져 내릴 수 있었다.” (p, 23)
소전서가
< 어쩌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 아주 날카로운 발견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남자에게는 아주 극단적인 양면이 공존하고 있네요.
스마일씨
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스마일씨
나는 좀 무기력하고 자신감 없어 보여요. 코시국이라 그런 성향이 더 두드러진 느낌이고요. '그녀'가 '나'를 구원해주는 역할일까 싶었지만 그녀 역시 큰 역할을 하지 못 하고 물러난 기분이예요. 2부에서 등장할까요?
소전서가
그녀가 나를 구원했으면 싶지만! 네, 1부에서는 행방불명, 사라져 버리죠. 그래서 미스터리어스하고, 더 절망스럽고, 그럽니다. 동시에 남자도 격리되어 버리고요. 그 남자는 왜 이렇게 불쌍한 거죠? 이렇게까지 몰아가다니! 다행히 2부에서는 새출발의 느낌이 있습니다. 다시 취직하거든요. 2부에서는 그녀가 어떻게 등장할지, 기대해 주세요.
Henry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에서 <나>가 주인공일테지만, 왠지 <나>와 <그녀> 모두 흐릿하게 썬팅된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는 느낌이랄까요? 명쾌하게 묘사되고 표현되지만 그런 흐릿하고 명쾌하지 않은 인상으로 종종 읽혔습니다. 제가 가끔 억지로라도 속해있는 무리에서 일정 거리 혹은 시간을 두며 객관화하곤 하는데, 그런 태도나 뉘앙스를 비슷하게 나마 느낄 수 있어서 이런저런 상황들에 묘한 공감이 들었습니다.
소전서가
흐릿한 인상이라는 말에 동감해요. 작가가 깊숙이 이입하기 저어하는 것일까요? Henry님의 개인적 경험처럼 이 소설 또한 화자 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 가족, 그밖의 공동체에도 마찬가지로 일정한 거리를 두는 인상이 있어요!
siouxsie
처음엔 의식의 흐름이 계속 돼서 집중해서 못 읽다가 중간 중간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맥락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주인공 <나>는 미안하지만, 잉여인간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그녀>는 우렁각시처럼 <나>가 필요로 할 때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하는 요정인가요? 아직 초반이라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하지만, 문장의 흐름이 매끄럽고 왠지 끌리는 작품입니다.
소전서가
재밌고 현실적인 감상입니다! 그녀가 마지막까지 어떤 식으로 재등장하고 언급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한 재미일 거예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전서가
1-3. <1부> 속 출근길의 전쟁이며, 회사 내에서의 불신 관계들, 카페에서의 외롭고 무기력한 풍경, <굴속으로>에서의 은폐와 추적의 이미지 그리고 「벽의 틈새」 격리소 속 남자 절박한 울부짖음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우리의 몸으로 겪었던 코로나19 시기를 떠오르게 합니다. 힘겨웠던 현실을 시간이 지난 뒤 가공의 소설로 다시 접하면서, 어떤 느낌을 가졌나요?
밍묭
저는 성격이 내향적이다보니까 사람들과 격리되고 마스크를 쓰며 살아가는 일상이 오히려 좋았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그 시기가 힘들진 않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 했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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