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재생산 유토피아>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8기

D-29
돌봄 노동과 관련된 불평등은 우리 아이들에게 이분법적 성 관념을 매우 적극적으로 강화하면서 되풀이되고 있으며, 우리가 의존하는 거의 모든 사회제도에 의해서도 유지되고 있다.
재생산 유토피아 - 인공자궁과 출생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정치적·윤리적·법적 질문 p.238, 클레어 혼 지음, 안은미 옮김, 김선혜 감수
임신을 '탈젠더화'하는 데에는 임신을 자동화하는 수단이 필요치 않다. (…) 즉 자신의 성별을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고, 임신 관련 돌봄에 대한 접근성과 여성이 아닌 임신 부모의 친권을 보호하는 일이 바로 그런 일들이다.
재생산 유토피아 - 인공자궁과 출생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정치적·윤리적·법적 질문 p.248, 클레어 혼 지음, 안은미 옮김, 김선혜 감수
임신이 힘들고 좌절감과 불쾌감, 불공평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이유 중 하나를 가리켜 '사소하다'고 치부하는 것은 여성들의 경험을 비하하는 일이다.
재생산 유토피아 - 인공자궁과 출생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정치적·윤리적·법적 질문 p.231, 클레어 혼 지음, 안은미 옮김, 김선혜 감수
사람들은 똑같은 이유로 인공자궁을 꿈꾸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재생산 유토피아 - 인공자궁과 출생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정치적·윤리적·법적 질문 p.259, 클레어 혼 지음, 안은미 옮김, 김선혜 감수
한국과 일본은 아버지에게 유급 휴가를 1년 이상 보장하는,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육아휴직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를 활용하는 남성은 많지 않다. 성역할에 대한 구시대적 규범을 계속 유지하는 곳에서는 지정 휴가나 의무 휴가 같은 조치로 아버지의 휴가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
재생산 유토피아 - 인공자궁과 출생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정치적·윤리적·법적 질문 234, 클레어 혼 지음, 안은미 옮김, 김선혜 감수
임신을 중요한 문제로 여기지 않고 적절히 다루지 않아 생기는 위험은 오히려 성차별주의와 의학의 가부장적 간섭주의의 책임이다.
재생산 유토피아 - 인공자궁과 출생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정치적·윤리적·법적 질문 p.237, 클레어 혼 지음, 안은미 옮김, 김선혜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6-3. 6장 깊이 읽기 쉽지 않은 책을 그 간 잘 읽어주셨습니다. 답을 제시한다기보다는 많은 질문을 제기하는 책입니다. 책 표지에 적힌 것처럼 그 중에는 사회적인 질문도 있고, 정치적인 질문도 있고, 윤리적인 질문도 있고, 법적인 질문도 있습니다. 답하기 어렵지만 회피할 수도 없는 질문들이지요. 책을 읽고 난 지금, 여러분의 마음에 떠오른 가장 큰 질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답을 함께 제시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 자신도 아직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 여럿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 책을 읽고 났지만 그래도 풀리지 않은 궁금증, 자유롭게 나누어 보아요.
동일한 것을 가르킨다 해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이 책에서 낙태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임신중지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임신중지라는 단어는 특히 낙태를 옹호하는 쪽에서 선택하는 단어라고 알고 있는 데 그래서 일까요? 그런데 책을 읽는 중에는 예를 들어 임신중지 금지가 부당하다..이런 문장은 뭔가 돌려 말하는 느낌이 들어 직관적으로 잘 다가오지 않을때는 낙태라는 단어로 다시 읽어보곤 했습니다.
6-3 언어는 힘이 세죠. 이 책에서 '낙태'라는 단어 대신 '임신중지'라는 어휘가 사용된 점에서 저자의 재생산 관점을 유추해 볼 수 있었어요. 재생산권이 건강불평등을 넘어 보편적 복지를 획득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그러니까 먹고 살기 바쁜 개인이 건강평등을 앞당기기 위한 실제적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저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런데 과연 한 개인이 일상에서 참여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이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그게 또 씁쓸하네요:)
저는 낙태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거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임신중지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저는 그 이유를 대충 알것 같습니다
인공자궁이란 개념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는데, 이번 기회로 인해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된 것 같아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동시에 세상에는 참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그래도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숙고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환경호르몬과 전파에 노출되고 있는 시대에서 불임에 고통받고 있는 부부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인공자궁'은 이들을 위한 획기적인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보지만 여전히 세상의 시선은 따갑습니다. 생명윤리사상에 의한 불가침 영역인 어머니의 자궁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에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재생산 유토피아'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피부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인구절벽인 요즘 상황에서 한 번쯤은 고민해볼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생각하고 논의할 거리가 많은 책입니다. 인공자궁과 인류 미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여성 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회 전반에 관련된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생각의 정리가 쉽지 않네요. 저는 생명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 인간이라는 존재를 언제부터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같이 되어져야하지 않나 싶네요. 사실 우리를 헷갈리게 했던 한국식 나이의 관점에서 보자면 사실 태아 단계부터 (아니면 배아 때부터) 이미 생명 존재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죠. 아마 이런 숨어있는 생각들 때문에 헌재 판결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진행이 안되는 건 아닌가 짐작도 해봅니다. 아니면 가족의 남성우월적 지위의 대표적인 제도였던 호주제 폐지도 겨우 2008년에나 이루어졌는데 우리 사회가 너무 보수적인건가요? 좋은책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낙태’ 대신 ‘임신중지’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원어인 ‘abortion’이라는 단어 자체가 낙태만큼 부정적인 의미나 낙인을 담고 있는 표현은 아닌 듯하며 한국에서도 형법상 '낙태의 죄'가 폐지된 만큼, 편견을 강화하고 부정적 가치판단이 이미 내재화된 ‘낙태’라는 용어보다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는 의견을 반영하였습니다.(참고로 모자보건법상에서는 인공임신중절수술로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의 재생산권 운동에서는 임신중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임신중지를 사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전히 여성만이 임신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남성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면 세상의 모든 자원은 이미 임신의 대안을 만드는 게 집중되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 의지 부족이었다.P218
임신이 힘들고 좌절감과 불쾌함, 불공평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이유 중 하나를 가르켜 '사소하다'고 치부하는 것은 여성들의 경험을 비하하는 일이다. P231
그믐의 장점이 이거구나!하면서 읽었어요. 사실 평소의 제 독서 습관으로는 손이 잘 가지 않는 분야인데..이번 기회에 독서의 폭이 조금은 넓어진 느낌이고요. 그리고 처음에는 조금 어렵지 않나??라며 걱정하며 읽었는데 어려운 주제를 쉽게 써주셔서 잘 읽었어요. 미처 그 동안 깊게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를 촘촘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그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믐의 장점이라고 생각 됩니다
공감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마무리 ■■■■ 안녕하세요, 비욘드북클럽 8기와 함께 <재생산 유토피아>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실제 임신한 상태에서 썼기에 아기의 움직임과 기대, 불안, 감정 및 몸의 변화, 사회가 임신한 사람에게 지우는 무게, 규제, 권고까지 풀어내면서 기술 담론이 거르는 인간 생명과 인간됨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인간 ‘임신’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전망대로 머지않아 인공자궁 기술이 현실화될 경우,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는 과연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게 될까요? 언뜻 생각하기 어려운 먼 미래처럼 생각되지만 책에 나온 예시처럼 이렇게 우리 모두가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작은 기계를 들고 다니는 현재도 예전에는 그리 쉽게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모임이 종료되면 아쉽지만 더 이상 글을 남길 순 없고 남겨진 글을 읽는 것만 가능합니다. 이 공간이 닫히기 전인 8월 9일 자정 전까지 못다한 이야기 남겨 주세요. 북클럽에 열심히 참여해주신 분들에게는 모임 수료증이 발급됩니다. 수료증은 내 서재, 또는 내 프로필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29일의 시간 동안 함께 해주신 8기 멤버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우리 인식의 경계를 넘는 또 다른 책으로 곧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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