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클럽-나와 해방을 위한 글쓰기

D-29
시기는그렇다쳐도 부러워는 괜찮은거 아닌가 물론 부러움이 도가 지나쳐 나를 잠식하는 경우를 말하겠죠? 어제 오늘 직을 그만두고 떠나는 동료들 소식에 부러워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나의 부러움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캬 ~ 무슨 득도한 선승의 법문과 같습니다. 인간이란게 못나서 이런 지혜로운 경구도 오래 새기질 못하여 성사가 풀투명한 쓸데없는 도전으로 무모한 분란을 일으켜 패가망신하고 .. 오랜 살아온 날들로 꽤나 숙성된 저도 거기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하고 ..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마음에 추를 달아 간직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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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의 세계로 오신 걸 축하드립니다. 또 다른 묘미가 있는 곳이에요.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공유하게 되기를 빌어요.
울 시대에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 장강명의 대구 북콘 ( 율하소재 동네서점 " 책방아이 " ) 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 최근 한 권을 추가, 그의 소설 10여권을 열독 "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이야기를 밀고 나가는 힘, 치밀한 취재로 현장감을 살린점,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폭력을 노출 " 이라는 소설 ' 댓글부대 ' 작품평으로 북콘의 기대치를 두근두근 대신합니다. ^^
외롭고 높고 쓸쓸한 백석의 일곱 해를 만나다    시 수업을 할 때 처음 두 시간은 무작정 시를 읽힌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시를 2, 30편 골라 2단으로 편집하고 양면으로 인쇄해서 시를 준다. 인터넷 검색으로 복붙하면 오류가 있을 수도 있고 백지에 시가 한 구절 한 구절 새겨지는 순간이 좋아 웬만하면 직접 자판을 친다. 다 같이 소리내어 읽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읽고 소리내지 않고 속으로도 읽고. 다 읽고 나서 제일 좋은 시를 하나씩 골라 좋은 이유를 말한다. 맨 끝에는, “이 중에서 쌤이 제일 좋아하는 시는 뭐게?” 묻는다. 물으면서 나도 속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를 고르는데 항상 둘 사이에서 주춤한다. ‘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와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사이. 둘 사이에서 멈칫거리다 항상 마지막에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한테로 간다.     월북시인이라 나는 학교에서 이름을 들어본 적도 배운 적도 없는 백석 시인을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는 모르겠다. 여러 시들 중에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보았을지 모른다.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가 한숨에 훅 들어와 숨이 막혔다. 이런 시를 쓴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고흐의 그림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듯 백석의 시를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내일 당장 떠날 수학여행 짐을 꾸리면서 김연수의 소설집 <일곱 해의 마지막>을 마지막으로 챙겨넣었다. 학년부장의 세심한 배려로 교사들은 1인 1실을 쓰게 되었다. 12시간이 넘는 인솔 노동을 끝내고 밤 11시 협의회 이후 뽀송한 침구에 널부러져 책을 펴들고는 백석의 분신인 기행의 이야기를 듣다 잠에 빠져들었다.     책은 1957년부터 1963년까지 북한에서 백석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상허 이태준이 백석을 찾아와 국숫집에서 술 한잔을 꺼내지만 선뜻 받아주지 못한다. 이태준은 불순분자로 낙인찍혀 공허하게 대동강변을 돌아다닌다. 새로운 사회를 꿈꾸며 월북한 모더니스트들은 자아비판을 강요당하며 사회주의형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내다버리거나 버릴 것을 강요당한다. 사람들은 기행을 소련문학 번역가로 알 뿐이다. 나는 책에서 일곱 해 동안 시를 쓰지 않는 혹은 시를 쓰지 못하는 시인 기행의 뒤를 따르며 외롭고 높고 쓸쓸한 백석을 그려본다. 백석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사회와 문학을 꿈꾸었을 이태준과 박태원은 또 어떤 고뇌를 하였을지 어떤 순간에 기뻐하였을지 어떻게 늙어갔을지 혹시 더 아름다운 작품을 쓰지는 않았을지 상상해본다. 겨울이면 영하 40도에 잉크가 얼어붙어 글을 쓸 수 없다는 삼수에서 그를 알아본 서희가 있어 조금은 덜 외롭고 쓸쓸했기를.      ㅡ 사람들로 북적대는 혜산역 대합실 한켠에서, 어떤 두려움이나 부끄러움도 없는 선한 표정으로 그녀는,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라며 시를 낭송하기 시작했다. 그런 곳에서, 오래전에 잊어버렸던 시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니 그의 목구멍으로 뜨거운 것이 치밀어올랐다. 여학생 시절, 국어 선생을 따라 외웠다는 그 시의 한 음절 한 음절은 쇠도끼 날처럼 그의 머리통을 내리쳤다.
안녕하세요. 새로운 월요일입니다. 오늘부터는 새 책, 김연수 장편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 독서일기를 제안합니다. 먼저 체의시가님의 글 옮겨 왔어요. 함께 읽고 쓰고 나눠요.
일곱해의 마지막! 제가 젤 좋아하는 책 중 하나
우리가 본적도 배운적도 없는 분단 이후 북한의 어느 한 시대가 정말 눈앞에 그려진듯 펼쳐지는게 신기했어요 요즘 여름 휴가 계획 짜고 있는데 만약 갈 수만 있다면 정주 갑산 이런 잘 알려지지 않은 고장에 여행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 전에 kbs1라디오에 가서 책 낭독한적 있는데 그때도 이책 낭독했어요 벨라랑 비 피하면서 비를 우리말로 뮈라고 하는지 발음하는 부분
네네 꼭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화가 무르익으니 책을 아직 안 읽은 분들도 어서 어서 읽으셔야겠어요.
조선어로는 비를 어떻게 부르나요? 머리에 물기를 털어내며 벨라가 물었다 비 기행이 짧게 대답했다
출연하셔서 이걸 낭송하신거군요. 다음에 만나면 직접 듣고 싶습니다.
아 이거 뭐 책을 안 읽어서 뭐라 해야할지 ㅠㅠ 시에 대해 말해 볼까요? 고등학교 때 백합이었던가 시동아리가 있었어요. 산문을 쓰고 싶었던 저는 그 동아리선생님이 너무 좋았는데도 차마 시동아리는 들어갈 수 없었어요. 그때 산문을 쓰는것도 허용해 주었다면 제가 쓸데없이 과학 동아리에 들어가서 전혀 이해 안되는 물리 실험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텐데. 그때부터 시는 저랑 가까와질 수 없는 사이였어요. ㅎㅎ 시보다 차라리 물리를 택했으니까요. 소설이나 시나 문학에 취미도 없으면서 영문과를 선택했던 것도 영어를 공부하는 곳으로 알았기 때문이죠. 주절주절 억지로 관련 지어 봤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
ㅋㅋㅋㅋ과학동아리에서 물리실험
그럼, 곧 있을 8월에 잠깐이라도 고명재 시인이 함께하는 시 읽기를 맛보는 것이 어떨까요. 백석으로 가는 수월한 길이 될 것 같기도 해서.
@보슬비 시보다는 물리라니 그 간극이 너무 큰데요
@보슬비 저도 이건 좀 충격인데요. 물리는 생뚱맞잖아요. 글쓰기를 하다 보니 음, 뭔가 대단한 발견을 한 것 같아 뿌듯하기까지 하고
비가 와서 마음이 차분하니 좋을 수도 있는데 오늘은 심기가 불편하네요. 이런 날 어울리는 시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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