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클럽-나와 해방을 위한 글쓰기

D-29
김애란 참 좋아요
그냥 좀 공감해주면 안 돼? 아이들에게 진정한 공감을 하는 건, 어려운 것 같네요. 아이가 어릴 때는 대충 공감해줘도 몰랐겠지만, 청소년이 되니까 기막히게 압니다. 공감 못하면 엄마는 "T"냐고, 어설프게 공감하면 "영혼이 없어~"라고 하죠. 책을 많이 읽어도 공감이 어려울 수가 있네요.
" 영혼이 있는 부모 " , 흔히 " 연목구어 " 라고 하지요. ㅎ
오늘은, 책에 "늘 과묵한 태도를 지키고 꼭 필요한 말만 간략하게 하도록 하라. (중략)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말은 삼가고, 특히 남을 헐뜯거나 칭찬하거나 비교하는 말들은 삼가야 한다." 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안 그래도 오늘은 '남 탓'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려고 했는데, 통했나 봐요? 칭찬은 좀 다른 이야기라고 쳐도 남을 헐뜯거나 비교하는 말도 따지고 보면 권한을 넘어서려고 하니까 나오는 것 같네요.
장애에 부딪히거나 괴로운 일을 당하거나 슬픈 일을 당하게 되면, 그 탓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지 말고 나 자신, 더 정확히 말해 자신의 생각으로 돌려야 한다. 무지몽매한 사람은 제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늘 남 탓만 한다. 하지만 깨우치기 시작한 사람은 자신을 탓한다. 깨우친 사람은 자신도 남도 탓하지 않는다.
나와 해방을 위한 글쓰기 같은 책 p29_5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행위 그 자체가 아니다
무지몽매한 사람, 깨우치기 시작한 사람, 깨우친 사람으로 나뉘는군요. ' 근묵자흑이고 근주자적 ' 인가요? ㅎ 어쩐지 제 주변의 인물들은 매사에 남 탓을 하며 사는 인물이 많은 것 같네요. 제 탓이라든가, 자신도 남도 탓하지 않은, 이성적인 사람은 드물어요. 이 험하고 모순된 세상, 남의 탓을 하며 사는 게 때로는 맘이 편할 것도 같네요. ㅎ
오늘 주역괘는 둔(준)괘입니다. 언땅을 뚫고 나온 새싹처럼! 언 땅을 뚫고 나온 어린 새싹 같은 당신에게 당신은 언 땅을 뚫고 나온 새싹처럼 강인하고 큰 나무로 자라날 가능성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여전히 매서운 바람을 견뎌야 하고 뿌리는 여리기만 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발길에도 힘없이 꺽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능한 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청혼하는 일조차 오해의 대상이 됩니다. 도둑놈, 사기꾼처럼 취급당할 것이고 이런 오해가 사라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언 땅을 뚫고 새싹을 피어올릴 정도로 강인한 당신은 이런 오해와 한발도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을 겁니다. - 시로 읽는 주역 중- 때론 후일을 기약하며 기다리는 것이 더 필요한 법이지요. 그걸 아는 순간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보슬비님의 주역괘 설명을 보니, 결국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는 깨우친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다리면 깨우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나이 들면서 느끼는 건, 성급해서 좋을 건 없는 것 같아요. 일이 어떻게 진행될 지 한번이라도 생각해보고 행동해야겠어요. 물론 청춘시절은 무모함이 있어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언 땅도 뚫을 수 있는 새싹도 오해를 뚫는 건 참 힘드는군요. 주역의 괘가 이어지는 흐름이 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싹아 나온다고 애썼다 그래도 좀더 기다려라
' 터져 나온다 ' 는 말이 있습니다. 오랜 인고 끝에 더 참을 수가 없어서 언땅마져 뚫고 나온다는 뜻이라 보입니다. 때로 이것은 하늘의 뜻, 천명일수도 있고 자연의 뜻, 이치일수도 있겠지요. 가장 아름다운 물상의 발아입니다. 온 저녁 보다 나은 주역공부를 위해 책방아이에 갈까 합니다. ^^
말을 줄여야지 하는 생각을 자주하는 요즘 입니다 말을 많이 하고 온 날은 항상 후회가 좀. .. 글도 가끔 그렇기는 한데 , 글은 좀 다른가 싶기도 하고
글도 비슷한 것 같긴 해요 다 말하자니 구차하고 안 하자니 전달이 안 되고 딱 맞는 지점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가 더 남는 건 말인 것 같아요
말과 글이 소통의 수단인데 나 귀찮다고 오해 불러올 일 알면서 짧게 할 수는 없는 일이고 또 길게, 자세하게 한다고 해서 서로 완전 이해되었다고 볼 수도 없으니 .. 참으로 세상살이가 무엇 하나 지난하지 않는게 없네요.
어제는 '탓'에 대한 에픽테토스의 문장에서 시작해 이것이 일상과 관계에서 어떻게 말과 글로 번져가는지에 대해 나누었네요. 오늘은 여기에 관련된 문장을 하나 더 뽑아보겠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기분도 안 좋고 꼴보기 싫은 인간들 몇명 보고 나서 찌뿌둥했는데, 기적처럼 좋은 사람 없나 생각해 보자 싶었어요. 세상에! 불편하거나 거슬리는 학생이 단 한명도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이 아이들은요 눈만 마주쳐도 웃어요. 복도랑 교실을 지나가는데 행복하네요. 안 맞는 사람에 대해 생각마시고 좋은 사람 떠올려 보세요. 이렇게 된 것은 오늘 읽은 이 책 덕분입니다. 그 세번의 위크숍을 통해 나는 평생 써먹을 모든 숙론 기술 discourse technique 을 다 익혔다. 1999년 2학기가 시작되던 날 서울대 내 연구실에서 하버드대 메일로 그의 부음을 전해 들었다. 창이 유난히 넓은 내 연구실에서 서울대 교정을 내려다보며 나는 한참 동안 흐느껴 울었다. - 숙론 / 최재천-
<숙론> 매우 궁금해지는 책인데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책방아이에도 들여놓아야겠어요.
오늘 <숙론> 2권이 책방에 입고되었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철학적인 삶을 살려면 사람들의 조롱을 극복하라 철학적인 삶을 추구하려면 지금부터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어디서 무슨 철학자가 나타났군." 혹은 "어디서 이렇게 잘난 사람이 나타나셨나." 하고 비웃을 것이기 때문이다. 잘난 척하지 말고 신이 내게 주신 분수를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잃지 않도록 하라. 이렇게 하다 보면 처음에 조롱하던 사람들도 나중에는 감명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조롱을 극복하지 못하면 오히려 그 조롱이 두 배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나와 해방을 위한 글쓰기 같은 책. p55. 22편
생물학자 최재천선생은 워낙 유명하시나 문득 떠오른 기억 하나 ; 저의 최애 정유정작가의 ' 진이 지니 ' 라는 장편이 있는데 정작가가 이 소설을 쓰면서 최재천선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해요. 약간 놀랍게도 책 표사에 최선생의 글이 있었고 두 분이 일간지에 대담한 것도 어림풋이 생각나네요. " 사람은 자신이 동물을 도와준다, 길들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동물이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다. 동물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또 우리 마음을 움직일 힘도 갖고 있는지 모른다. " 보노보라는 영장류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느낀 계기, ' 공감의 시대 ' 라는 번역서가 있다는 것도 덤으로 알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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