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애트우드의 <고양이 눈2>도 혼자 읽어볼게요.

D-29
안녕하세요. 도리입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고양이 눈2> 이어서 읽으려고요. <고양이 눈1>은 진입장벽이 있었으나 후반부에 갈수록 빠져 들어갔는데요. 유년 시절의 미묘하게 읽힌 관계 묘사가 탁월했어요. 2권도 무척 궁금합니다. 코딜리어와 일레인의 관계가 과연 어떻게 될지! 잘 읽어볼게요! ▼ 1권 모임 참고 https://www.gmeum.com/meet/1566 - 책 소개 ■ 고양이 눈, 푸른빛 구슬을 통해 만난 행복하고 잔혹한 시절 “나는 코딜리어에게 팔을 뻗치고, 몸을 굽히고, 손을 펴 내게 무기가 없음을 보여 준다. 내가 말한다. ‘괜찮아, 이제 집에 가도 된단다.’” ― 「고양이 눈」에서 권위적인 남성 중심 사회에 대한 재치 있는 환상 소설을 펴내며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즘 여성 작가로 평가받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대표작 『고양이 눈』이 세계문학전집 424, 425번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애트우드의 대표작인 『고양이 눈』은 화가 일레인 리슬리의 성장을 그려 낸 ‘예술가 소설’이다. 변형된 작가의 자아인 일레인의 삶을 그린 자전적 소설에서 애트우드는 1930년대 말 문화의 불모지였던 캐나다에서 출생한 여성이 예술가로서 입지를 다져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예술적 형상화의 문제, 시간의 문제, 용서와 치유의 문제를 다룬다. 제목인 ‘고양이 눈’은 유년기 유희의 대상이자, 아무도 보호해 주지 않는 어린 일레인을 지켜 주는 부적이며, 잃어버린 과거를 망각에서 되살려 삶 전체를 보게 만드는 제삼의 눈이자, 잃은 것, 부서진 것들을 되살리고 결합해 주는 예술의 상징이다. 애트우드는 이전 문학 작품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소녀들 간의 갈등을 작품 중심에 놓아 그것을 당대 사회를 들여다보는 렌즈로 사용한다. 여자아이들의 문화에 새로 편입된 일레인의 낯선 시선을 통해 친한 친구들 사이의 미세 권력에 투영된 사회 구조를 탐색한다. 즉 일레인을 희생자로 만드는 소녀들의 잔인성에 스며든 당시 토론토 백인 중산층 사회의 관습과 종교와 성차별을 보여 준다. - 개인전을 위해 고향인 토론토로 돌아간 중견 화가 일레인은 ‘물속을 헤엄치듯, 시간의 심연을 통과하여’ 유년의 기억과 만난다.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떠돌던 기억, 토론토에 정착한 후 처음으로 사귀게 된 여자 친구들, 채찍을 들고 다니던 여선생, 코딜리어로부터 매일같이 받았던 독설과 모욕, 습관처럼 살갗을 벗겨 내 피가 나고 부르트던 발…… 사라지지 않고 남아 불쑥불쑥 고개를 들이미는 추억을 일레인은 조심스레 더듬는다. 하지만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코딜리어가 주도하는 잔인한 학대의 기억은 결국 눈 오는 겨울 밤, 얼어붙은 강가에 홀로 남겨지던 끔찍한 상처에 가 닿는다.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일레인과 코딜리어의 관계는 뒤바뀌고, 이번에는 일레인이 코딜리어에게 언어 폭력을 가하고 위태로운 친구를 외면한다. 가해자가 희생자가 되고 희생자가 가해자가 된 두 사람. 과연 다시 만나 화해할 수 있을까.
내 두 딸은 "그래서요?"라고 되받아치던 시기를 거쳐 갔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죠?"라는 의미다. 첫째가 열두 살인가 열세 살이 되던 즈음이었다. 그들은 팔짱을 끼고 나를, 자기들 친구를, 서로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래서? 나는 말하곤 했다. "그러지 마. 미칠 것 같아." "그래서요?" 코딜리어 역시 같은 나이에 같은 짓을 했다. 똑같이 팔짱을 끼고, 똑같이 고정된 표정을 하고,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코딜리어! 장갑을 껴라. 밖은 무척 추워. 그래서? 나는 너희 집에 갈 수 없어. 숙제를 끝내야 하거든.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코딜리어, 너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여기도록 만들었어. 그래서? 그에 대한 대답은 없다.
고양이 눈 2 p.16-17,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이거 근데 난데. 내가 이렇게 코딜리어처럼 굴면서 몇몇의 일레인을 만들었을까. 조졌다.
아버지가 수돗물이나 전기도 없는 노바스코샤의 오지에 있는 농장에서 성장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물건을 만들고 도끼질을 할 줄 알았다. 그곳에서는 모두가 도끼와 톱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았다. 아버지는 부엌 탁자에 앉아서 등유 램프 아래에서 공부하며 고등학교 과정을 통신으로 마쳤다. 제재소 막사에서 일하고 토끼 우리를 청소해서 번 돈으로 대학을 마쳤으며, 너무 가난해서 여름에는 돈을 아끼기 위해 텐트에서 살았다. 아버지는 스퀘어 댄스파티장에서 컨트리 피들을 연주했으며, 스물두 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어 보았다. 우리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하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나는 아버지가 내가 알기 이전의, 신화와 같은 자기만의 삶을 가진 다른 사람이 아닌, 그냥 항상 그랬듯이 똑같은 나의 아버지였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에 대해 너무 많이 알면 결국 그 사람들의 손아귀에 굴복하게 되는 법이다. 그들은 자기들에 대한 나의 관심을 요구하고, 자기들 행동의 근원적 동기를 이해하도록 강요하며, 결국 나를 유약하게 만든다.
고양이 눈 2 p.48-49,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마지막 문장도 찔리는데... 이걸 어쩌지. 관심을 요구하고 행동의 근원적 동기를 이해하길 갈구하는 행동을 안하고 살 수가 있나...
"너무 지겨워!!!" 코딜리어는 밑줄을 세 겹 그어 가며 이렇게 쓴다. 지겹다는 사실에 매우 열광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녀의 수다스러운 문체는 진실되게 들리지 않는다. 나는 때로 내가 자신을 쳐다보는 줄 모를 때 코딜리어를 보곤 한다. 그녀의 얼굴은 잠잠하고 아득하고 무감각하게 보인다. 마치 그녀가 그 안에 들어 있지 않은 것처럼. 그러나 이내 코딜리어는 내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웃는다.
고양이 눈 2 p.5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코딜리어와 일레인이 친하게 지내는 게 요상했다. 내가 뻔하게 예상했던(이를 갈며 복수) 그림대로 가지 않는 군. 이 부분 다시 읽으면서도 묘하다. 자신을 쳐다보는 줄 모를 때의 남의 얼굴을 볼 때 재밌고 신기하지. 근데 그 얼굴이 코딜리어의 얼굴이라니. 일레인이 코딜리어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행위에서 많은 생각이 스쳐갈 게 느껴진다.
요상하다고 뱉어 놓고 생각해보니 나도 그랬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그 친구와 잘 지냈다. 그럼에도 절대 잊지 못했다. 함께 깔깔대면서도 전혀 웃기지 않았다. 일레인도 나와 같았겠지. 그래서 코딜리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그림은 그리기 무척 힘들었다. 코딜리어를 한 시점, 어느 나이에 고정시키는 것이 내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열세살 정도의 그녀를 그리고 싶었다. 반항적인, 전투적으로까지 보이는 눈초리로 쳐다보는 그녀를. "그래서?" 그러나 그 눈이 나를 곤경에 빠뜨렸다. 이 작품 속의 눈은 강해 보이지 않는다. 그 눈 때문에 그녀의 얼굴은 자신감 없고 우유부단하며 원망하는 듯한 표정을 담고 있다. 겁에 질린 얼굴. 이 그림 속에서 코딜리어는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 나는 코딜리어가 두렵다. 코딜리어를 만나는 것은 두렵지 않다. 코딜리어가 되는 것이 두렵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서로 입장이 바뀌었다. 그리고 나는 그게 언제였는지 잊어버렸다.
고양이 눈 2 p.63,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이제 곧 나오는 걸까. 코딜리어처럼 된 일레인...
우리가 묘사한 스미스 씨 가족은 매력 없고 인색하며 밀가루 반죽처럼 무겁고 하얀 마가린처럼 지루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이 하얀 마가린을 디저트로 먹는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그들의 신앙심과 적은 수입과 발크기, 그리고 그들 가족을 요약적으로 보여 주는 고무나무를 비웃는다. 마치 아직도 그들을 알고 있는 양, 우리는 모든 것을 현재 시제로 이야기한다. 이 놀이는 내게 충족감을 준다. 나 자신의 잔인성을 설명할 수 없다. 내가 이것을 왜 이토록 즐기는지, 아니면 코딜리어가 왜 이런 놀이를 하는지, 왜 이 놀이를 하자고 고집하는지, 왜 놀이가 시들해진다 시으면 다시 활기를 찾도록 몰아 대는지 나는 묻지 않는다. 코딜리어는 나를 곁눈질로 살펴본다. 마치 우리 둘 다 분명히 야비한 배신행위라고 인식하고 있는 이 짓거리를 내가 얼마나 더 오래, 더 심하게 할지 가늠해 보는 것처럼. 내 머릿속에 그레이스의 모습이 스치듯 다시 떠오른다. 어깨끈 달린 치마와 보풀이 인 스웨터를 입고 앞 현관문을 지나 집 안으로 사라지는 모습. 그녀는 우리 모두의 흠모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그리고 지금 코딜리어의 묘사에 따르면, 단 한 번도 우리의 사랑을 받았던 적이 없었다.
고양이 눈 2 p.70,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공동묘지가 우리 앞에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협곡은 왼쪽에 있고, 새 콘크리트 다리가 살짝 보인다. 나는 옛 다리와 그 아래의 시내를 잠시 떠올린다. 우리 발 아래에서 죽은 자들이 녹아들어 차갑고 맑은 물로 변해 언덕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즉시 잊어버린다. 공동묘지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나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린다. 이곳은 너무 실용적이고, 너무 꼴사납고, 지나치게 단정하다. 물건을 치워 정리하는 부엌 선반 같다.
고양이 눈 2 p.7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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