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을 심각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바로 그들의 몸이다. 수화기를 귀와 어깨 사이에 끼고 복도에 앉아서 나는 그들의 몸을 듣는다. 나는 말보다는 침묵에 귀를 기울인다. 이 침묵 속에서 이 몸들은 스스로를 재창조하고, 나에 의해 창조되며, 형태를 갖추게 된다. 남자아이들이 없어 심심할 때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들의 몸이다. 나는 영화관의 어둠 속에서 담배를 들어 올리는 그들의 손을, 어깨의 경사를, 엉덩이 각도를 관찰한다. 곁눈으로 살펴보며 그들을 여러 관점에서 점검한다. 그들에 대한 나의 사랑은 시각적인 것이다. 내가 소유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그것이다. 나는 속으로 말한다. '움직이지 마. 그대로 있어. 내가 가질 수 있도록.' 나에 대한 그들의 지배력은 눈을 통해 유지된다. 내가 그들에게 싫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한편으로는 신체적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시각적으로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
『고양이 눈 2』 p.86,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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